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352
3화 그를 찾는 이들 (2) >
감숙성(甘 肃省)의 북부.
기련산에서 멀지 않은 주천의 작은 마을.
도림(導林)이라고 적혀 있는 입간판과 회색 차양막이 휘날리고 있는 한 객잔에 죽립을 쓰고서 흰 옷으로 둘러싼 두 명의 인물들이 들어왔다.
자연스레 객잔에 있던 객들의 시선이 그들에게로 향했다.
한 사람은 건장한 체구에 등 뒤에 교차하고 있는 검 두 자루를 착용하고 있었고, 또 한 명은 십삼 세에서 십오 세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이었다.
소년이 들뜬 목소리로 건장한 체구의 사내에게 말했다.
“크으. 스승님. 드디어 중원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돈황이나 옥문을 거쳤을 때만 하더라도 토반에 낙타 등 서역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는데 감회가 남다릅니다.”
“너에겐 더욱 그렇겠구나.”
들떠서 좋아하는 소년을 보며 사내가 피식 웃었다.
사내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누런 천 조각을 풀었다.
“후우.”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의 얼굴은 흉터 투성이었는데, 그 분위기가 마치 야수를 연상시킬 만큼 강렬하여 그를 힐끔거리며 쳐다보던 객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모두가 그를 두려워했지만 객잔의 점소이는 아니었다.
“어서오십쇼.”
장사를 해야 하니 인상으로 누굴 가리겠는가.
점소이가 그들을 빈 자리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가 주문했다.
“소면과 이 객잔에서 가장 독한 화주…..넌 또 왜 그런 표정이느냐?”
소년의 뚱한 얼굴에 사내가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이에 소년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오랜만에 객잔에 들렸는데 스승님 제대로 된 요깃거리를 드시는 게 어떻습니까?”
“요깃거리라…..녀석. 고기라도 먹고 싶은 게로구나.”
“헤헤. 들켰네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사내가 점소이에게 주문을 바꾸었다.
“오리탕과 고기로 된 요리가 있으면 내오게.”
“알겠습니다요. 화주는 그대로 가져올깝쇼?”
“그러게.”
주문을 받은 점소이가 주방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점소이가 가고나자 소년이 허리춤에 있던 물주머니를 꺼내서 벌컥벌컥 마셨다.
스승이라 부르는 사내가 빤히 쳐다보자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객잔에 들렸으니 물을 채우면 되지 않겠습니까?”
“됐다. 어차피 이제 물이 떨어질 일은 없을 테니 마음껏 마시도록 하거라.”
“정말입니까?”
“이 스승이 허튼 소리를 하는 걸 보았느냐?”
이에 소년이 활짝 웃으며 좋아했다.
서역의 사막 지대에서 태어난 소년은 늘 물주머니를 채워놓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얼마 있지 않아 음식이 나오자 소년은 신이 나서 흡입하듯이 그것을 먹었다.
어느 정도 허기를 채우자 소년이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거의 일 년만에 중원에 오신 셈인데, 스승님은 기쁘지 않으십니까?”
“사람 사는 곳은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에이. 말은 그렇게 하셔도 좋으시지 않습니까?”
붙임성이 좋은 소년의 말에 사내가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이 소년은 그가 신강의 화전에 있던 사막 마을에서 만난 소중한 인재였다.
평생 제자를 들일 생각이 없었지만 이 소년을 만나고 나서 완전히 생각이 바뀐 그였다.
‘이 녀석은 나를 능가할 인재다.’
그 또한 수많은 무림인들에게 천재라 불렸다.
마땅한 스승도 없이 혼자서 자신만의 무를 완성하여 팔대고수의 일인으로 군림하였으니 말이다.
그의 이름은 혁천만.
중원 무림에서 낭왕(浪王)이라 불린다.
최고의 무림인이자 중원에서 낭인으로 활동하던 그가 어떻게 이 먼 서역까지 다녀오게 된 것일까?
그것은 스스로의 한계까지 몰아붙이기 위해서였다.
중원에서 마지막으로 맡았던 임무에서 그는 또 다른 천부적인 재능의 소유자를 만났다.
그로 인해 수련의 필요성을 느낀 혁천만은 서역으로 향하게 되었었다.
“제자는 스승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던 사백을 뵐 생각을 하니 흥분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천하제일검이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아서라. 그 칭호는 아직 모르는 법이다.”
일 년이나 서역에 박혀있던 그가 돌아온 이유는 단 하나였다.
천하제일검의 칭호를 얻은 사제 진운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서역 수만 리라고 해도 중원의 소문이 들어오지 않는 게 아니었다.
‘천하제일검이라니.’
그 소문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도 여전히 자신이 한 수 위라고 자부했던 그였다.
한데 불과 일 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그 수많은 고수들을 제치고서 진운휘가 천하제일의 칭호를 얻어냈다.
‘직접 확인해보겠다.’
중원 무림인들이 그렇게까지 그를 추앙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 역시도 일 년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세상은 넓었다.
중원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고수들이 서역에서 즐비하고 있었다.
혁천만은 그곳에서 살아남았고 한계를 뛰어넘었다.
‘사제. 이 사형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리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특유의 투쟁심 때문에 내심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스승의 얼굴을 보며 키득거리고 웃던 소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승님. 무쌍성에 들려서 사백을 뵙고 나서 기회가 되면 빙한여제 설백 여협을 보러가면 안 됩니까?”
“설백?”
그러고 보니 새로이 팔대고수의 일인이 된 여자고수라 들었다.
불과 일 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그가 중원에 있을 무렵만 하더라도 초인들 중에 유일하게 홍일점이 악심파파 철수련이었다.
한데 지금은 검혈마녀를 비롯해 빙한여제 등 두 명이나 걸출한 여자 절세고수들이 탄생했다.
“하고 많은 이들 중에 왜 빙한여제가 보고 싶더냐?”
“듣기로는 빙한여제가 선녀처럼 곱고 신비할 만큼 아름답다고 하던데, 스승님께선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런 제자의 말에 혁천만이 피식하고 웃었다.
한참 이성에 눈을 뜰 때라 그런지 외모에 먼저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나무를 바라보는 게 아니더냐?”
장난스러운 혁천만의 물음에 소년이 쑥스럽다는 듯이 답했다.
“그렇다기보다 그 정도 되는 여협이라면 스승님과 잘 어울릴 듯 하여……”
“뭐라고?”
소년의 말에 혁천만은 실소를 터뜨렸다.
그저 아름답다는 소문에 취해서 관심을 가지나 했더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자신을 생각해주는 제자의 마음에 기특해졌다.
‘이래서 제자들을 키우는 거였군.’
흡족한 기분이 들었다.
“스승님께선 관심이 없으십니까?”
“글쎄다.”
평생을 낭인 생활과 무(武)에만 매진했던 그였다.
여자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살아왔던 그였지만 확실히 제자의 말대로 그런 여인이라면 배후자로 내쁘진 않을 것 같았다.
‘절세미녀에 절세고수라……’
그런 여인에게서 후사를 본다면 뛰어난 자식이 태어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흠.”
제자의 말대로 그 정도 여자라면 한 번쯤 만나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여기고 있을 때였다.
“어서옵쇼!”
객잔 안으로 또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회색 무복을 입은 한 무리의 무사들이었는데, 그들은 특이하게도 식사나 숙박을 하러 온 것이나 아니라 대량의 음식을 포장 주문했다.
‘흠.’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그들은 구석 편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대부분이 쓸데없는 이야기였는데, 그 중에 혁천만의 관심을 끄는 화제가 나왔다.
“한데 정말 그곳에 있겠습니까?”
“무쌍성에서 이야기해준 정보가 맞다면 확실하겠지.”
“아니. 대체 무슨 연유로 삼대 금지에 갔단 말입니까?”
‘삼대 금지?’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에 혁천만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삼대 금지(三代 禁地)는 말 그대로 들어서서는 안 되는 세 가지 장소를 의미했다.
섬서성의 봉림곡(封林谷),
사천성의 귀암석굴(鬼巖石窟)
그리고 여기서 멀지 않은 기린산의 협곡 안에 숨겨져 있다는 혈로림(血露林)이 바로 그 세 곳 중 하나였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혁천만은 더욱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정말 속삭이는 소리로 이야기를 했지만 심후한 내공의 소유자인 혁천만에게는 선명하게 들렸다.
“혈로림에서 구할 것이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건 모르겠군.”
“쯧쯧.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삼대 금지라 불리는 곳에 어찌…..”
“그렇다 해도 명색이 천하제일검이라 불리는데 별 일이야 있겠나.”
‘뭐?’
그런 그들의 말에 혁천만이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진운휘가 무쌍성에 있을 거라 여겼던 그였다.
한데 저들의 말대로라고 한다면 진운휘는 지금 삼대 금지 중 하나인 혈로림에 있다는 것이 아닌가.
‘별호가 확실하다면 사제가 틀림없다. 하면 저들은 누구지?’
어떤 단체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제의 소식을 알고 있었다.
좀 더 대화를 들어보면 짐작할 수 있으리라.
“하긴 그렇겠군요. 오히려 그분들의 손에 붙잡힐 것을 더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굴 붙잡아?’
“두 분 모두 이 참에 확실히 끝장을 볼 모양이던데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설령 천하제일검이라고 할 지라도 이번만큼은 별 수 없겠더군요.”
“각오해야 할 걸세.”
이들의 대화에 혁천만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스승님?”
이에 의아해진 소년이 그를 불렀다.
혁천만이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하고서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때마침 주방에서 나오는 포장된 음식 자루들에 저들이 하던 대화를 멈추고, 그것들을 등에 짊어지고 객잔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에 혁천만이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일어나거라.”
“어찌?”
“아무래도 네 사백이 위험에 처한 것 같구나.”
“네?”
“서둘러 저들을 뒤쫓아야 한다.”
스승의 보챔에 놀란 소년이 황급히 짐 보따리를 동여맸다.
* * *
객잔 밖으로 나온 두 사제는 서둘러 음식을 사간 무사들을 추적했다.
다행히 무사들의 무공 실력으로는 그들 사제가 추적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확실한 건 그들의 대화대로라고 하면 사제인 진운휘를 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았다.
아무리 무공이 높다고 해도 무림에서 방심은 금물이었다.
저들의 뒤를 쫓는다면 어떤 식으로 사제를 궁지로 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추적한지 반 시진 가량이 지났다.
나무 위에서 그들을 쫓고 있던 와중에 마차와 한 무리의 무사들을 발견했다.
수행원처럼 철두철미하게 마차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혁천만의 그곳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그 외에도 초절정에 이른 고수도 함께 있는 듯 했다.
한데 그 외에도 또 한 사람의 기척이 미묘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판단이 맞았던 것 같다.
이대로 저들을 놓쳤다면 사제인 진운휘가 예상치 못한 뒤통수를 맞았을 지도 모른다.
‘다행이로군.’
그래도 하나뿐인 사제였다.
그가 위험에 처해지게 내버려둘 순 없었다.
지금의 자신이라면 마차 안에 있는 자들을 비롯해 저들 모두를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녀석에게 좋은 경험이 되겠군.’
위험을 무릅 쓴 경험만큼 값진 것이 없다고 여기는 혁천만이었다.
보호하듯이 끼고 있어봐야 성장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팟!
혁천만이 먼저 신형을 날리자 소년이 뒤를 따랐다.
갑자기 그들이 나타나자 마차를 호위하고 있던 무사들이 일제히 도검을 뽑았다.
-챙! 챙!
“누구냐?”
무사들이 경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다그쳤다.
이에 혁천만이 내공을 실어서 외쳤다.
“누가 감히 내 사제를 노리는 것이더냐?”
“윽!”
“귀, 귀가!”
공력이 실린 목소리는 사자후와 같았고 이에 무사들이 고통스러워하며 귀를 틀어막았다.
이들이 꼼짝하지 못하자 혁천만은 다시 외쳤다.
“당장 마차 안에서 나오라.”
그 외침이 있고 얼마 있지 않아 마차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사제?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것이냐?”
‘여자?’
마차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여자의 것이었다.
게다가 목소리에 실린 힘만 보아도 틀림없이 벽을 넘어선 고수였다.
정체가 더더욱 궁금해졌다.
-스릉!
혁천만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보검 중 하나인 은랑을 빼들고서 마차를 향해 휘둘렀다.
-콰콰콰콰콰콰!
그 순간 검격이 날카로운 예기를 이루며 앞으로 뻗어나갔다.
땅을 가를 만큼 강한 일격은 당장에 마차를 반으로 가를 기세였다.
그때 누군가 마차에서 튀어나왔다.
-파앙!
반월 형태의 붉은 예기가 허공에서 그려지며 이내 마차를 노리던 예기를 반으로 가르며 흩어지게 만들었다.
피처럼 붉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여인의 모습에 혁천만이 미간을 찡그렸다.
‘저 여인은?’
분명 들어본 것 같다.
새로운 혈교의 교주 검혈마녀 백혜향의 외양과 같았다.
그때 마차 안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제자인 소년이 화들짝 놀라서 소리쳤다.
“스, 스승님. 빙한여제입니다!”
긴 은발을 쓸어 넘기며 나오는 절세미녀.
그녀는 빙한여제 설백이었다.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설백을 보게 된 소년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반면 혁천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초인의 벽을 넘어선 건가?’
기감을 최대한 열고 있었는데, 저 은발의 여인 설백의 기운을 제대로 감지할 수 없었다.
그렇다는 것은 자신과 거의 동급의 역량을 지녔음을 의미했다.
그러니 마차 안에 있던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었다.
“스승님 어째서 이분들이…..”
제자의 말에 혁천만 또한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현 무림에서 새로이 팔대고수와 오대악인의 일인이 된 여자 절세고수들이 자신의 사제를 노리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더군다나 그가 알기로 백혜향은 혈교의 부교주였지 않은가.
배신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이에 혁천만이 소리쳤다.
“그대들은 어째서 내 사제를 노리는 것이오?”
그런 그의 말에 백혜향이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까부터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거야? 네놈 사제가 누군데 그딴 소리를……”
그때 마차 안에서 내린 반백의 노인, 삼존 서갈마가 말했다.
“교주. 아무래도 저 자는 낭왕인 것 같습니다.”
“낭왕? 설마 혁천만?”
외양으로 그를 단번에 알아본 서갈마였다.
그런 그의 말에 백혜향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낭왕 혁천만이 진운휘의 동문 사형이라는 사실은 이미 무림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때 혁천만이 그녀들을 향해 외쳤다.
“이미 객잔에 보냈던 이들에게서 그대들이 내 사제와 끝장을 보려한다는 사실을 들었소. 대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백혜향이 그를 향해 신형을 날리며 거리를 좁혀왔다.
그것은 그녀뿐만이 아니라 설백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에 두 절세고수를 상대하게 생겼다고 판단한 낭왕 혁천만이 제자를 진기로 밀어내며 외쳤다.
“피하거라.”
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이 둘을 상대하면서 보호할 여력은 없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공격을 할 거라 여겼던 두 여인들이 이내 앞에서 멈춰서더니, 포권을 취하며 동시에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아주버님!”
‘!?’
순간 낭왕 혁천만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왜 이들이 자신더러 아주버님이라고 하는 것인가?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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