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43
19화 조성원 (2)
나는 여타의 무인들과 다르게 하단전뿐만이 아니라 중단전도 쓸 수 있다.
내공만으로는 일류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선천진기는 달랐다.
불과 한 달 전 나는 성명신공 4성에 도달했다.
지금의 나는 일류 고수라 불리는 벽의 한계를 넘어섰다.
-슉!
조성원이 당황해하며 벌떡 일어나 보법을 펼쳤다.
비틀거리며 취한 듯이 움직이는 저 보법은 아마도 개방의 취팔선보일 것이다.
나는 빠른 속도로 녀석에게 따라붙었다.
“큭.”
곤욕스러울 것이다.
아무리 장법의 고수라고 해도 적수공권으로 검에 대항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녀석과 나의 격차는 확연했다.
-슈슈슈슈!
검세가 유려하면서 변화무쌍하게 움직였다.
성명검법의 제 3초식 비추형검(泌鰍形劍)이었다.
버들가지처럼 부드럽게 파고드는 검초에 조성원 역시도 장초를 펼쳤다.
-파파파파파팍!
변화에 대항하기 위해 녀석도 항룡십팔장 특유의 맹렬한 기세가 아닌 초식에 변화를 가미하여 검초의 날카로움을 막아내려 했다.
교묘하게 검날을 빗겨 검신 부근을 쳐내며 검초를 막아냈다.
확실히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
다만,
“큭!”
녀석의 손보다 내 검이 빨랐고, 공력에서도 훨씬 앞섰다.
검력에 손바닥이 얼얼할 거다.
연달아 여덟 식 정도를 막아낸 조성원의 얼굴이 점차 붉게 상기되어갔다.
‘빈틈.’
통증을 참지 못한 녀석에게서 작은 빈틈이 생겨났다.
나는 절묘하게 그 틈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우측 쇄골 부위를 파고드는 검 끝에 녀석이 당황해서 장법으로 검을 쳐내려 했다.
“그럴 줄 알았다.”
“뭐?”
그 순간 나는 변초를 일으켰다.
검의 방향을 위로 틀어 녀석의 머리를 내리쳐 둘로 쪼개려고 했다.
‘!!!’
죽음을 직감한 녀석이 움찔하면서 두 눈을 감아버렸다.
나는 가차 없이 녀석의 머리를 향해 검을 내리쳤다.
-깡!
“악!”
녀석이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녀석의 머리는 쪼개지지 않았다.
검날로 했으면 비명은커녕 곧바로 죽었겠지만 일부러 검신으로 틀었다.
“어어억.”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녀석은 자신의 머리가 쪼개졌나 싶어서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머리가 무사한 걸 확인한 녀석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어째서?”
“봐준 거 아닌데.”
-퍽!
“끄억!”
나는 녀석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일반인이든 무림인이든 방비하지 않고 복부를 맞으면 숨이 끊어질 것처럼 고통스럽다.
선천진기까지 실어서 괴로울 거다.
녀석은 얼굴이 터질 것처럼 새빨개져서 몸이 새우등처럼 굽어졌다.
나는 그런 녀석의 혈도를 점했다.
-타타타탁!
이제 내공을 쓸 수 없을 거다.
점혈을 당한 녀석이 놀라서 다급히 내게 말했다.
“자, 잠깐….일단 대화로….”
“말로 하려고 했는데. 누가 나한테 장법을 날리더라고?”
“그, 그건….”
변명하려는 조성원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꽉!
“뭐, 뭐하려고?”
“안 그래도 미친 노인네 때문에 일 년 동안 많이 쌓였었는데, 정말 고맙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고 말이야.
흔들리는 녀석의 두 눈동자에 주먹을 쥐고 있는 내 모습이 비춰졌다.
나는 그런 녀석의 면상을 향해 인정사정없이 주먹을 날렸다.
-퍽!
“끄엑!”
녀석의 입에서 돼지 멱을 따는 소리가 들려왔다.
차지게 감기는 주먹의 맛에 왜 해악천이 구타를 즐겼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 *
분풀이를 했더니, 십 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것 같다.
속이 아주 시원했다.
-애를 곤죽으로 만들었구만.
소담검이 혀를 찼다.
구타에 죽사발이 난 조성원은 숨을 헐떡이며 쓰러져 있었다.
그래도 나름 신경을 썼다.
내공을 쓰지 않고 순수 완력만으로 두드려 팼다.
‘흠.’
나는 곤죽이 되어 있는 녀석을 내려다보았다.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첩자로 훈련 받은 녀석이라면 정사를 막론하든 공통적인 것이 있다.
여차할 경우에 정보 누설을 막기 위해서 자결을 한다.
그런데 녀석은 두드려 맞는 내내 살려달라는 말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막상 코앞에 닥치니까 죽기 싫어서 그런 걸 수도 있잖아.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삶에 미련이 많은 자라면 정보 누설을 하고서라도 목숨을 구걸하는 첩자들도 정말 간혹 있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쉽게 나왔다.
적어도 손톱을 뽑는다거나 하는 고문조차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게다가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처해졌다고 곧장 나를 위협하는 것부터 시작해, 첩자치고는 상당히 어설펐다.
‘이상해.’
-또 뭐가 이상한데?
‘항룡십팔장.’
이 무공은 무림 전체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개방 방주와 그 직계만이 익힌다는 절세 장법을 녀석은 익혔다.
-그럼 이 녀석이 거지 두목의 후계자일까?
그럴 확률도 배재할 순 없었다.
한데 개방의 후계자를 굳이 첩자로 쓸 이유가 있을까?
상식적으로 첩자라는 것은 언제든지 폐기할 수 있는 용도에 가까운 인간들을 쓴다.
그런데 후계자를 첩자로 보낸다? 어불성설이었다.
-야. 근데 너 미래를 알면 개방의 후계자가 누군지 알지 않아?
안다.
그래서 더 이상하다는 거다.
회귀 전 개방의 후계자는 홍걸개라는 자로 복현당의 당주였다.
심지어 얼굴까지 본 적이 있었다.
‘흠.’
대체 이 녀석의 정체가 뭘까?
-뭘 고민하냐? 그냥 물어보면 되지.
‘그래야겠다.’
목숨을 구걸할 정도로 삶에 미련이 많다면 입을 열지도 몰랐다.
열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도 하나 있고.
“어이. 거지.”
“힉!”
맞다보니 관성이 되었는지 녀석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때리는 거 아니다.”
녀석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몸을 숙여서 녀석과 좀 더 가까이 시선을 마주했다.
실컷 두드려놨더니 바짝 긴장해 있었다.
녀석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대체 당신 정체가 뭡니까? 어떻게 내….”
뒷말을 잇지 못했지만 알 것 같다.
하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으니, 의문이 생기는 것도 당연했다.
녀석이 나에 대해 아는 정보라고 해봐야, 고작 익양소가의 쓰레기 삼남 그게 다였으니까.
나는 코웃음을 치면서 녀석에게 말했다.
“네놈이 알 바 아니잖아.”
나의 그 말에 녀석이 이를 악물었다.
상황은 내가 주도하고 있는데, 네 녀석에게 뭘 해명하듯이 알려줄 필요야 있나.
“질문은 내가 한다. 네놈은 묻는 말에나 답해.”
녀석이 입을 꾹 닫고서 인상을 찡그렸다.
계속 닫으면 신상에 좋지 않을걸.
무엇을 물을지 이미 생각해뒀기에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항룡십팔장을 배웠다면 방주 직계 문하일 텐데….너 정체가 뭐냐?”
장법을 이야기하자 녀석의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
그리 놀랄 일은 아닐건데.
이건 굳이 남천철검이 아니더라도 그 장법을 쓰면 알아볼 사람들이 많을 텐데 말이야.
하긴 그러니까 하오문의 무공으로 눈을 가렸겠지만.
“죽기 싫으면 말하는 게 좋을 텐데?”
위협이 섞인 내 말에 녀석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정보를 누설하면 안 된다는 사실 정도는 머릿속에 박혀 있는 듯 했다.
“후우.”
-꽉! 쿵!
나는 녀석의 머리채를 잡고서 얼굴을 바닥에 찍었다.
녀석이 고통스러운지 신음성을 흘렸다.
“끄으으으.”
“입이 무거울 수록 몸은 괴로울걸.”
녀석이 신음을 흘리면서도 이를 꽉 깨물었다.
두드려 맞는 것보다는 견딜만 하다 이거지?
그럼 질문을 바꿔볼까.
“좋아. 그럼 소방주 홍걸개와는 무슨 관계냐?”
항룡십팔장을 익혔다면 적어도 사형사제 관계이지 않을까 짐작되었다.
그런데 내 말에 녀석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계속 버틸 것처럼 굴더니 갑자기 반응을 보였다.
이에 녀석에게 다시 물었다.
“소방주 홍걸개와 무슨…”
‘응?’
그런데 녀석의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졌다.
슬퍼서 그렇다기보다는 뭔가 분해서 감정이 북돋은 듯 했다.
-얘 왜 이러는 거냐?
나라고 알겠는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나의 물음에 녀석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입을 열었다.
“확실한 겁니까?”
“뭐가 확실…”
“정말……정말 녀석이 소방주가 되었습니까?”
녀석의 그 말에 나의 눈매가 절로 가늘어졌다.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단순히 사형제 관계라고 추측했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럼?
‘왠지 이 녀석…..홍걸개와 후계자를 다퉜던 것 같은데.’
-경쟁 관계라는 거야?
‘그럴 지도.’
의도치 않게 녀석의 입을 열만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았다.
살짝 그림이 그려졌지만 아직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걔가 지금도 소방주 맞아?
‘몰라.’
-응? 그럼 지금 거짓말한 거야?
이걸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나?
홍걸개가 정확하게 언제쯤 소방주가 된 건지는 나 역시 모른다.
회귀 전 홍걸개의 나이가 서른을 넘겼으니, 십년 전인 지금쯤이면 후계자로 정해지지 않았을까 싶어서 소방주라고 이야기했던 건데, 제대로 얻어걸렸을 뿐이다.
“홍걸개가 소방주가 된 게 뭐가 잘못된 것이냐?”
“씨부럴 망할 늙은이!”
그때 조성원이 거칠게 욕을 내뱉었다.
그 말투가 워낙 자연스러워서 이게 이 녀석의 원래의 말투였던 것 같다.
하긴 홍걸개도 그렇고 거지 놈들의 말투가 상스럽긴 했지.
“고작 1년도 참지 못하고…..”
화를 내고 있는 조성원의 눈동자에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어지간히 화가 났던 모양이다.
잘하면 구슬릴 수 있겠는데.
-툭툭!
나는 머리채를 잡던 것을 풀고서, 녀석의 등을 두드리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하듯이 말했다.
“몰랐던 것 같네. 소방주가 누가 됐는지.”
“씨부럴.”
녀석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욕을 내뱉었다.
이 정도 격해진 감정이면 슬쩍 건드려 봐도 될 것 같았다.
“홍걸개와 후계를 다툰 거냐?”
그런 나의 물음에 녀석이 화를 버럭 냈다.
“누가 누구랑 후계를 다퉜다는 겁니까? 씨부럴 그 망할 놈의 애새끼가 그저 손주라는 이유만으로 무공도 좆도 못하는 걸 후계로 삼는다는 게 말이 된다고…”
-쫙!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녀석의 뺨따귀를 날렸다.
그리고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가며 말했다.
“조용히 말해. 소리가 크잖아.”
그런 내 말에 녀석이 진정했는지 숨을 크게 들이켰다.
그리고는 한결 조용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녀석은….녀석은 후계자고 뭐도 아닙니다. 오 년을 배웠는데 항룡십팔장의 십장도 겨우 익힌 놈이 무슨 소방주입니까.”
“너는 다 익혔고?”
그런 내 말에 녀석이 입을 다물었다.
인상을 쓰는 걸 보면 다 배우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럼 너도 마찬가지 아냐?”
슬며시 떠보았다.
그러자 녀석이 분에 차서 코를 벌렁거리며 말했다.
“…….망할 늙은이가 제 손주 놈을 위한답시고 일부러 안 가르쳐줘서 못 배운 겁니다. 장초만 알려줬어도 진즉에 장법을 완성했을 겁니다.”
이거 조금 긁으니까 제 입으로 다 말해준다.
소방주 자리를 정말 얻고 싶었나 보다.
-그래봐야 거지 아냐?
-뭐가 되었든 우두머리가 되고 싶은 게 사람의 본성이다.
남천철검의 말이 맞다.
셋만 모여도 대장을 정하는 게 사람이다.
방주에게 무공을 전수 받았으니, 당연히 이 녀석도 방주를 꿈꿨을 거다.
이 정도까지 들으니까 그림이 얼추 맞춰졌다.
화를 참지 못하고 있는 녀석에게 말했다.
“그래서 공을 세운답시고 어설프게 첩자 질을 한 것이냐?”
‘!!!’
쉭쉭 거리고 있던 녀석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졌다.
정곡을 제대로 찌른 모양이다.
아무 말을 못하는 녀석에게 내가 짐작한 것을 꺼냈다.
“혈연에 밀리는 것을 참지 못한 너는 혈교에 잠입해서 근거지를 폭로하거나 큰 정보를 캘 생각을 했을 거야. 안 그래?
“……..”
“무림 연맹에서도 경계하는 것이 혈교의 부활이니까. 이 정도는 되어야 공로를 인정받겠지.”
녀석이 굳은 인상으로 나를 쳐다만 보았다.
뚫어지게 쳐다본다고 뭐가 바뀔 성 싶으냐.
“그런데 어째? 이미 소방주가 정해졌네. 이젠 무슨 수로 공로를 인정받고 방주의 후계자가 될 거지?”
“…….”
“그리고 공로를 세운 너를 과연 방주나 소방주가 그대로 내버려둘까?”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이 없던 녀석이 눈을 부릅뜨고서 물었다.
그런 녀석에게 내가 피식하고 웃으며 답했다.
“방주는 손주에게 개방을 물려주고 싶어 안달이 났다며? 그런데 네가 공로를 세워서 개방의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내버려두겠냐는 말이다.”
“내, 내버려두지 않는다면 뭘 한다는 겁니까?”
녀석의 눈동자가 떨리고 있었다.
대충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잖아.
뭘 모른 체 하고 그래.
“가령 방주가 첩자질을 했던 네 녀석의 소재를 혈교 측에 흘린다면?”
그 말과 함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녀석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갔다.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처리할 수 있겠다. 맞지? 그렇게 되면 네가 세운 공은 물거품이 되겠네? 아아, 아니다. 물거품까진 아니겠네. 방주의 명을 받고서 첩자 노릇을 한 일개 방도로서는 기억에 남을 수 있겠네. 그 공로는 개방 자체로만 남을 테지만.”
내 말에 녀석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아마 굉장히 혼란스러울 거다.
-와…..너 진짜 대박이다. 미친 늙은이 잔머리는 저리 가라네.
소담검이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이런 걸 생각했대? 저 녀석 동공에 지진 난 것 봐라.
‘아니. 앞으로 벌어질 일일 수도 있어.’
-벌어질 일?
생각해보면 회귀 전 조성원은 너무 쉽게 추살되었다.
그래도 개방은 명색이 십만 방도를 가졌다고 할 만큼 무림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개방이 첩자를 그렇게 쉽게 죽게 내버려둔다고?
게다가 방주의 무공마저 전수받았는데.
-고의적으로 죽게 내버려뒀다 이 말이야?
‘내 예상이 맞다면.’
녀석은 버려진 게 확실했다.
확실한 후계가 정해졌다면 다른 하나는 내쳐지기 마련이었다.
잔인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온통 살얼음판이다.
-쿵!
“크윽!”
녀석이 바닥에 주먹을 내리쳤다.
내 말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와 닿은 듯 했다.
-그럼 어떻게 할 거야? 쓸 만한 정보를 빼내서 그 늙은이에게 알려줄 거야? 공로 좀 인정받겠는데.
‘아니.’
-응?
그럴 필요야 있나.
그건 이 녀석의 상황을 파악하기 전의 일이었다.
녀석이 개방에서도 버리는 패라면 굳이 그 정도로 써먹기는 아까웠다.
굳이 혈교에 줄 필요가 있을까.
-그럼?
나는 피식하고 웃고는 망연자실해하고 있는 조성원에게 말했다.
“이대로 끝내긴 억울하지 않나?”
그런 내 말에 녀석이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홍걸개란 녀석은 소방주가 되고 넌 여기서 죽을 텐데 말이야.”
그늘이 진 것처럼 조성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망연자실을 넘어서 절망스러울 거다.
그런 녀석에게 말했다.
“기회를 주지.”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일각을 주겠다. 그때까지 생각을 정리해라.”
“정리하라니? 그게…”
“만약 네 녀석이 나를 따르겠다고 맹세한다면 우리가 나눈 대화는 일절 없던 걸로 하겠다.”
‘!?’
조성원의 두 눈이 커졌다.
나는 녀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었다.
흔들리고 있는 녀석에게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이름 없는 개방의 첩자로 죽을 테냐? 아니면 나와 함께 복수할 테냐?”
녀석의 눈동자에 파문이 제대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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