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RAW novel - Chapter (610)
전쟁에서 승리하면 지도자 대 지도자 간 의 배상만으로 끝나지 않는 세상이다.
현대 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약탈이 일어나고, 물건 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잡아 다가 팔아버리며, 그게 또 합법이다.
같은 인족끼리도 그러는데 마족은 어떻겠 는가? 안 그래도 마족에 대한 경각심과 인 식이 바닥을 기는 수준인 놈들이다.
그것들 이 보기에 마족이라는 종족은 강하고 신기 한 짐승 나지는 몬스터지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고 가치가 높 다.
타국의 사령관이 제기하는 명령 불복종 으로 인한 페널티 정도는 감내하고 싶어질 정도로.
어차피 돈 벌러 온 거였는데 제대로 벌지도 못할 거 크게 한탕 하고 간다는 마인 드가 팽배한 것이다.
그야말로 여행객 등처먹는 지방 상인 수 준조차 안 되는 인간 말종 계산법.
하지만 그걸 이티스엘의 왕실이나 황실이 과하게 제재할 수 없다.
그냥 곱게 포장해서 자기네 나라로 송환하는 게 최선일 뿐.
그 자리에서 목을 친다거나 감옥에 가두 면 마족과의 전쟁을 핑계 삼아 왕국 연합의 군사력을 감소시키고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 려는 게 아니냐는 핑계가 붙어 버리기 때문 이다.
놈들의 지원이 아쉽지 않다면야 좋까 라한뒤싹 다쳐 내겠지만, 저 제국마저도 그렇게 호언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티스엘은 이미 많은 국력을 갈아 넣었 고, 제국은 넓은 땅만큼이나 적이 많기에.
-꼴은 우습지만, 왕국 연합에서 우리의 행 동에 핑계를 붙인다면 얼마든지 붙는 상황 이니라.
어차피 위험한 적성 종족이니 이 기 회에 싹 다 밀어 버리고 노예로 삼으면 되는 거 아니냐, 그걸 왜 막느냐, 다른 꿍꿍이가 있거나 자기네 왕국을 견제하려 드는 거 아 니냐 등등 정말 많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 깊은 한숨을 내쉬는 동안에도 손은 쉬지 않고 움직이며 서류를 확인하는 에스뮈에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짙은 피로가 내려앉는 듯했다.
-거기서 그대라는 존재가 정말 말도 안 되 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니라.
본디 마신의 용사라 함은 당연히 마족만 을 위한다고 하여 신뢰받기 힘들어야 정상 이다.
에스뮈에 역시 그리 판단하고 있으며, 자 세한 내막을 모르는 왕국에서 정치적으로 나를 견제하고 공격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 마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 문제 로 트집을 잡는다고 한다.
원래대로라면 이 런 문제 제기를 원천봉쇄하거나 변호하기 위해 골머리가 썩었어야 했지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의 변호를 완벽하게 해 내는 중이었다.
내는 중이었다.
-제국을 구하고, 왕국을 구하고, 결과적으 로 대륙도 구했을 뿐만 아니라 이는 현재진 행형이지.
그 모든 게 낭설이 아니라 대외적 으로 정식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게 또 재밌는 점이니라.
요즘 여의 즐거움 중 하나가 무엇 인지 아느냐? “어… 내 꼬투리 잡으러 오는 타국 외교관 들에게 방금 말한 사실을 제시한 뒤 당황하 는꼴 구경하기?” -어떻게 알았느냐? 이렇게나 구체적인 대답이 돌아올 줄은 몰랐던 것인지 연신 움직이던 펜조차 잠깐 멈추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에스뮈에였 다.
-각설하고, 외교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대는 지금 그림으로 그린 듯한 용사 그 자체 인 상황이니라.
그나마 억지로 흠결을 잡는 다면 서부 왕국지대에서 영지를 상대로 싸 움을 걸었던 것뿐인데, 켈바스트 변경백의 증언으로 인해 그대가 단신으로 평원의 오 크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음이 이미 증 명된 탓에 놈들 뜻대로 흘러가지 않지.
오크에게 지긋지긋하게 시달려서 만장일 치로 켈바스트라는 불굴의 요새를 만들어 낸 서부 왕국지대다.
그 고민거리를 일시적 으로나마 혼자서 해결했다는 소문이 진즉에 퍼져 있었던 탓에 내 기행조차 그 일환으로 취급되는 분위기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었 다.
이거 나중에 켈바스트 영주 얼굴 볼일 있 으면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겠군.
이 정도면 용 비늘 하나 정도는 줘도 아깝지 않을 거 같다.
-‘일신의 무력도 충분할 뿐만 아니라 잠재 력도 있으며, 단순히 마신의 용사에서 그치 거나 국가적 이권 다툼에 얽매이는 것이 아 니라 그저 정의를 추구한다.’ 이티스엘 왕실 과 황실이 외국의 사절들에게 이런 평가를 보낼 때마다 놈들의 속에서 천불이 나는 꼴 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게 얼마나 아쉽던지.
어깨까지 떨어가며 입꼬리를 움찔거리고 웃는 에스뮈에라니, 이건 귀하군요.
하는 건 기분 탓이겠지…? 어째 팔불출 부모의 자식 자랑을 연상케 -그런 그대이기에 지원군들에게 비수를 꽃을 수 있느니라.
음… 그리고… 흠흠, 잠시 기다려줄 수 있겠느냐
“응? 그래.”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나 싶어 고개를 끄 덕이니 에스뮈에는 의자 팔걸이 너머로 상 체를 힙겹게 쭈욱 빼서 서류 바깥의 누군가 에게 뭐라 지시하기 시작했다.
작은 소리라 잘 들리진 않았지만 대충 잠깐 자리를 비우 라는 소리였던 모양이다.
저러다가 의자 쓰러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불안정한 자세였지만 다행히 그녀는 고꾸라지는 일 없이 자세를 고쳐잡은 뒤 헛 기침과 함께 수정구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 다 대었다.
다 대었다.
-그… 아니, 놀랐잖느냐! 너무 가깝느니 라! 대체 무슨 비밀 이야기를 하려나 싶어서 나도 얼굴을 가져가 됐다가 한 소리 듣고 말 았다.
-사실 이건… 차기 황제나 황녀로서 제안 하는 게 아니라 여의 개인적인 바람에 가깝 느니라.
내 어지간하면 좋게 좋게 해결하고 싶었으나, 그대가 한 몸 바쳐가며 마신교를 비롯한 마족들을 돕고자 나서고 있는데 사 리사욕에 눈먼 기회주의자들이 날뛰는 걸 보고 있자 하니 배일이 뒤틀려 요즘은 소화 도잘안 되느니라.
아무래도 엄청난 비밀 이야기인 게 아니 라 그냥 자기의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는 게 목적이었던 모양이다.
보통은 아까같은 이 야기를 할 때 부하를 물려야 하는 거 아닌 가?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는 광경이었지 만, 우물쭈물하면서도 ‘그러니 꼭 본떼를 보 여줬으면 하느니라!’ 같은 말을 하는 에스뮈 에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이게 정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하지 마.
뭐 어려운 부탁이라고.”
자가용도 있으니 이동이 오래 걸리는 것 도 아니고, 이미 그런 개수작은 리그니스에 게 감자줄기처럼 줄줄이 보고가 들어가고 있을 터이니 위치를 특정짓는 것도 어렵지 않다.
사념 님을 레비엥으로 모시는 동안 한 번, 수도까지 가서 장비를 수선한 다음 돌아 오면서 또 한 번 털어내면 충분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어려운 부탁이 맞느니라.
“듣고 보니 맞는 말이로군.”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평범을 논하며 잠깐 화기애애하게 웃는 타임을 가지며 이 야기를 마무리 짓자, 에스뮈에가 다시 깃펜 을 놀리며 화제를 전환했다.
-이건 그대의 무구 상태를 보다 보니 떠오 른 것이다만, 마족령에서 용을 잡았다는 소 식을 들었느니라.
그걸 수도에 있는 자택으 로 옮겨서 아주 난리가 났다지?
“그건 금시초문인데.
난리가 났어?”
-수인들이 수도까지 와서 대놓고 내용물 을 드러낸 것은 아니다만 결국 소문은 퍼지 는법 아니겠느냐.
여는 그대가 꿈을 섬기는 자들과 연이 있다는 것도 그제야 알았느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하는 나였지만 어 째서인지 이번엔 에스뮈에도 이해할 수 없 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응? 이야기가 왜 그렇게 연결되지?” 몽순… 아니, 티에 이야기가 왜 여기서 나 와? -혹시 꿈을 섬기는 자인 것도 모르고…? “아니, 그럴 리가.
옌 티에를 말하는 거장 아.
걔는 엔벨데랑 엮였을 때의 인연으로 도 움을 받고 있는 게 맞아.
근데 갸랑 수도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용의 부산물이랑 무슨 연관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혹시 꿈을 섬기는 자들이 뭐 하는 이들 인지는 알고 있느냐? “자기 마음대로 얼굴을 바꿀 수 있는 몸값 비싼 첩보 성직자.
아니야?” 내 대답에, 에스뮈에의 반응은 매우 신선 했다.
처음엔 깃펜을 쥐고 있던 왼손을 멈춰 세 우고는 오묘한 표정으로 ‘아.’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뭔가 말을 정리하려는 것처럼 시선과 고개를 살짝 아래로 내리깔며 오른 손 검지를 세웠다가, ‘이게 아닌가?’ 라는 느 낌으로 고운 눈썹을 배배 꼬며 조심스럽게 주먹을 쥐는 동안 동공이 방황한다.
그게 에스위에가 말문이 막힐 때 보이는 반응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대가 말하는, 외형을 바꿀 수 있는 건 꿈을 섬기는 자들 중에서도 고위 성직자, 그 것도 성녀에 준할 정도로 타고난 이들만 가 능한 것이니라.
“어… 그건 이야기를 듣긴 했어.”
-여기서 중요한 요점은 ‘타고 나야 한다는 점이니라.
노력으로 어떻게 되는 게 아니라 선천적인 재능이 좌지우지하는 영역이지.
하지만 그들은 엄연히 교단이니라.
그런 재 능이 없는 대부분의 성직자들은 뭘 하는지 혹시 아느냐? “얼굴만 못 바꿀 뿐이지 기술이 어디 가는 건 아니잖아? 비슷하게 첩자로 고용되는 거 아니었어?” -그들이 추구하고 섬기는 건 첩자처럼 정 보를 모으는 게 아니라 ‘숨어드는 것’이니 라.
숲속의 나무처럼, 냇가에 조약돌들 중 하 나처럼 완전한 동화를 추구하는 것.
조심스 럽게 등받이에 몸을 기댄 에스뮈에는 내가 그걸 예상하지 못한 게 더 놀랍다는 듯 고개 를 내저으며 말했다.
-자기 목숨마저 양팔 저울 위에 올려 두고 철저하게 가치를 따지는 자들이니라.
주로 거래하는 게 타인의 목숨인 게 당연하지 않 겠느냐.
스파이 교단인 줄 알았던 곳이 사실 암살 교단이었다고…? 너무나도 어이없는 사실에 벙찐 와중에도 그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정확히는 암살 겸 호위지만 행동만 놓고 보면 다르지 않지.
평범한 시녀나 하인으로 위장하고 있다가 암살자를 암살하는 수준이 니 말이야.
그 옌 티에라는 자가 자신의 교 단에 연락을 취했는지 다섯 명이나 되는 그 림자 없는 이, 그러니까 교단의 일반 성직자 들이 그대의 집을 지키고 있는 중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