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22)
제122화. 몰래 잠입하려 했지만
“빨리 몰아붙여서 끝내버려!”
프랑코가 외치자 동료들이 더 전력을 다해 카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카렌은 곧바로 방어 자세로 돌입했다.
까가강!
카렌은 연달아 공격을 막아냈지만 뒷걸음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쉴 새 없는 공격에 정신없을뿐더러 마나가 봉쇄된 탓에 막아내기가 더욱 쉽지 않았다.
‘큭…!’
손아귀가 터져나갈 듯한 고통에 카렌은 이를 악물었다.
사실 이들 상대로는 마나를 활용할 수만 있다면 방어와 동시에 반격도 가능했다. 지금까지 검을 섞어본 카렌이 내린 결론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마나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해도 체내의 마나는 꿈쩍도 하지를 않았다.
‘젠장!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스킬이…!’
깡-!
카렌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다시 공격을 막아냈다. 카렌의 얼굴이 점점 흙빛으로 물들어갔다.
헌터에게 있어 마나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
그 말은 즉, 현재 상황을 역전할 수 없다는 이야기와도 같았기 때문이었다.
* * *
쿵!
마지막 남았던 혼종 몬스터의 거대한 육체가 육중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제야 김진성은 검을 내려놓았다. 이후 핏물을 털어내며 시체들의 숫자를 확인했다.
‘총 여섯 마리군. 이거 딱 봐도 초대형 몬스터 같은데.’
그동안 섬에서 봤던 트윈 헤드 오우거 역시 대형 몬스터였다.
그런데 그보다 눈에 띄게 차이가 날 정도로 큰 덩치였으니 충분히 초대형급은 되어 보였다.
‘뭐, 초대형이 아니라도 입국 시험은 끝났으니.’
지금까지 파티원들과 같이 잡은 대형 몬스터가 마침 열네 마리였다.
방금 막 여섯 마리의 초대형 몬스터를 잡았으니, 시험 통과 기준인 대형 몬스터 스무 마리도 충족한 상황이었다.
‘물론 자루를 가지고 있는 프랑코를 잡은 뒤의 얘기지만.’
오우거의 잔해들은 모두 프랑코가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더더욱 프랑코를 잡아야만 했다.
김진성은 이내 시체로 다가가, 프랑코가 했던 것처럼 배꼽 부분만 절단하기 시작했다.
입국 관리소에서 받았던 검은 봉투 안에 잔해를 집어넣으면서 김진성이 생각했다.
‘그나저나 진짜 이종교배 몬스터였나?’
김진성은 사냥하느라 잠깐 치워놨던 알림창을 다시 확인해 보았다.
▶ 몬스터를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215포인트 얻었습니다.
▶ 몬스터의 종합 특성인 ‘신이 빚어낸 변이 오우거’를 획득했습니다.
▷ 신이 빚어낸 변이 오우거 : 다음과 같은 특성과 영구 저장 스킬을 얻습니다.
– 영구적으로 힘, 체력이 100 증가하며, 민첩이 80 증가합니다.
– 영구적으로 피부 방어력이 100 증가합니다.
– 글래스고 키스 : 전력으로 상대방에게 박치기합니다. 스킬 사용과 동시에 피부 방어력이 5초간 1,000% 증가합니다. 마나를 250 소모합니다.
‘얻은 능력치도 트윈 헤드 오우거와 미노타우로스에게서 얻었던 것을 합친 것과 비슷하네.’
생김새뿐만 아니라 이름까지 ‘미노타오우거’인 걸 보면 이종교배로 태어난 몬스터가 정말 맞아 보였다.
‘설마 신대륙에는 이런 이종교배 몬스터가 흔한가?’
그렇게 여섯 마리 시체의 전리품을 모두 자루 안에 챙긴 김진성.
이후 곧장 몸을 돌려 무너진 동굴 입구 쪽으로 향했다.
깡! 깡! 까강! 촥!
그런데 김진성의 예민한 고막에 전투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왔다.
게다가 분명 무너진 동굴의 입구 바깥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소리만 들어도 알겠어. 프랑코가 파티원들과 아직도 싸우는 중이야.’
김진성은 속으로 확신했다.
사실 입구 바깥의 전투 소리는 김진성이 몬스터들을 해치우기 전부터 들려왔었던 것이다.
* * *
촥!
또 한 번 카렌의 몸에서 핏줄기가 튀었다.
“윽…!”
카렌이 신음을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이미 온몸은 크고 작은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로 인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인상을 쓰며 고통스러워하는 그를 향해 적들이 다시 한번 달려들려 할 그때였다.
“잠깐, 잠깐.”
프랑코가 손을 내밀면서 달려드는 동료들을 멈춰 세웠다.
동료들이 일제히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쳐다보았지만, 프랑코의 시선은 계속 카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짝. 짝. 짝.
“대단해. 설마 마나를 봉쇄당한 상태로 이 정도까지 버틸 줄은 몰랐어.”
박수를 보내는 프랑코는 진심으로 감탄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순수하게 카렌의 실력에 놀란 모양이었다.
“일단 기본기가 굉장히 뛰어나. 검술과 신체 밸런스는 물론이고 체력, 힘, 속도…. 뭐 하나 모자란 부분이 없어.”
“…갑자기 왜 뜬금없이 칭찬을 하고 그래?”
옆에 서 있던 이반의 물음에 프랑코가 그를 돌아보았다.
“이대로 죽이긴 너무 아까운 인재야. 안 그래?”
프랑코의 말에 이반의 눈이 동그래졌다.
“…설마, 저 새끼를 영입하려고?”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프랑코.
놀란 이반에게서 시선을 떼어낸 그는 다시 카렌을 향해 질문했다.
“선택해라. 계속 싸우다가 이대로 뒤질 것인지, 아니면 내 밑으로 들어올 건지.”
“…….”
대답 없는 카렌을 바라보며, 프랑코는 허리춤에 손을 뻗어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만약 내 밑으로 들어올 거라면, 이 헌터용 족쇄를 착용해라.”
프랑코가 들고 있던 족쇄를 홱 던졌다.
족쇄를 받아든 카렌은, 여전히 말없이 족쇄를 내려다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카렌에게서 시선을 돌린 프랑코가 동료들을 향해 물었다.
“너희는 어때? 이 정도 실력이면 괜찮아 보이지 않아?”
곧 동료들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이내 한마디씩 의견을 꺼내기 시작했다.
“음….”
“나쁘진 않은 실력인데….”
“방해는 안 될 것 같긴 한데, 과연 우리 말을 잘 들을까…?”
다들 찝찝한 얼굴들이기는 했지만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카렌이 보여준 전투력은 그들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났던 것이다.
“반대 의견 없으면 다들 동의하는 거로 안다.”
프랑코의 이어진 말에도 반대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몇은 들고 있던 검을 비스듬히 내려놓기도 했다.
그렇게 동료들의 의견을 정리한 프랑코가 카렌을 향해 재촉했다.
“빨리 선택해라. 난 인내심이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야.”
“…….”
“딱 10초 준다.”
카렌은 계속 족쇄를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다만 이번엔 겉으로도 티가 날 정도로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정말…. 이걸 찬다고 저놈들이 날 동료로 맞이할까? 오히려 날 노예나 인육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는데.’
카렌은 고개를 들어 프랑코를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같이 알고 지냈다던 같은 클랜원조차 속이고 죽여 버린 놈이었다.
심지어 카렌과는 오늘 처음 보는 사이. 그런 상황에 프랑코를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걸 차지 않으면 나는 죽는다.’
마나가 봉쇄된 지금, 계속 전투를 이어가면 죽음이라는 뻔한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죽고 싶지 않다면 어쩔 수 없이 이 족쇄를 팔목에 차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였다.
“잠깐!”
이반이 손을 들면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이반의 시선은 넝마가 되어 완전히 찢어진 카렌의 왼쪽 가슴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곳엔 커다란 검은 용 문신이 그려져 있었다.
“저 새끼, ‘우코바치’ 출신이잖아!”
그 말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카렌보다 더 놀란 사람은 없었다.
그의 두 눈동자가 순간 심하게 흔들릴 그때, 프랑코가 재빨리 이반에게 물었다.
“그게 진짜야?”
“맞아! 원래 왼쪽 가슴에 불타는 악마 문신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걸 용 문신으로 뒤덮었네!”
이반의 대답을 들은 카렌의 두 눈동자가 더 심하게 흔들렸다.
‘어떻게 그걸…?’
악마 문신을 아무도 알아볼 수 없도록 완벽하게 용 문신으로 뒤덮었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이반에게 단번에 들켜버린 것이다.
“뭐야, 그러면 이 새끼 원래 신대륙 출신이었어?”
프랑코가 달라진 눈빛으로 카렌을 쳐다보며 말했다.
신대륙에서 얼마 전까지 꽤 유명했던 ‘우코바치’.
‘우코바치’ 출신이라면 이미 기존에 신대륙에서 활동하던 존재라는 소리였다.
“잘도 심사 기계에 안 걸리고 이 섬까지 들어왔네?”
“보나 마나 얼굴 전체를 갈아엎었겠지, 뭐. 그런 식으로 심사 피해서 들어오는 애들 많잖아?”
프랑코와 이반의 대화를 듣던 카렌은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둘의 대화에서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우코바치 출신이면 말이 달라지지. 아직도 그놈들 잡으면 현상금 주지 않아?”
“어, 최소 300억인 걸로 아는데.”
“그러면 더더욱 살려둘 수 없지.”
프랑코를 포함한 일행들의 눈빛에 다시 살기가 감돌았다.
“얘들아, 무려 300억짜리다! 빨리 죽여라!”
다시 프랑코들이 일제히 카렌을 향해 달려들려던 그때.
“……!”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한 느낌에 프랑코가 멈칫했다.
그리곤 무언가를 느낀 것처럼 높이 뛰어올랐다.
그와 동시에 그가 서 있던 바닥에서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왔다.
촥!
“악…!”
미처 피하지 못해 허벅지를 깊게 베인 프랑코가 비명을 질렀다.
그대로 뒤편으로 착지한 그는 피가 흐르는 허벅지를 한 손으로 감싸 쥔 채 자신을 공격한 이를 향해 고개를 들어올렸다.
‘…진!’
검은 머리의 동양인 청년.
진의 모습을 확인한 프랑코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서식지에서 탈출했지?’
서식지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반드시 무너진 입구를 뚫고 와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입구 쪽에서 어떤 소리도 들린 적이 없었다.
바위를 부수거나 구멍을 냈다면 필연적으로 큰 소리가 들려왔어야 했는데도 말이다.
‘설마…. 순간 이동 스킬 보유자인가?’
프랑코가 복잡한 머릿속을 채 정리하지 못하고 있을 때.
“날 떨어트린 이유가 이런 거였군?”
김진성이 주변을 둘러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의 눈에 일행이었던 이들의 시체가 들어왔다.
“그나마 제일 상대하기 까다로운 나를 따로 가둔 다음, 나머지 애들을 처리한 후에 나를 사냥하려고 했었어.”
프랑코의 동료들 면면을 확인하던 김진성의 시선이 이내 프랑코에게 고정되었다.
“얼마나 실력에 자신이 없으면 이렇게 귀찮은 꼼수까지 사용하지?”
“이 새끼가…!”
프랑코의 두 눈동자에 불꽃이 튀었다.
동시에 그가 동료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아까 내가 말한 그 검은 머리 새끼다! 이 새끼부터 처치해!”
그 말에 카렌을 에워싸고 있던 일행들이 일제히 김진성을 포위하기 위해 움직였다.
막 김진성을 중심으로 한 포위망이 형성되었을 그때.
갑자기 김진성의 몸에서 탁한 회색의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변을 뒤덮은 회색 연기에 프랑코가 당황했다.
‘이건…. 설마!’
갑자기 주변 인물이 사라지자 프랑코는 이내 회색 연기의 정체를 눈치챘다.
‘왜 이런 장소에 환영의 안개가…!’
프랑코가 불안한 눈초리로 고개를 연신 돌리면서 주변을 살펴봤다.
살면서 단 한 번 경험해봤던 환영의 안개. 그때의 기억이 여전히 안 좋은 기억으로 박혀 있기 때문이었다.
“프랑코!”
그때,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색 안개를 해치며 프랑코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여덟 명의 헌터들.
바로 그가 처치한 리오 등의 파티원들이었다.
“왜 날 죽였어!”
“어릴 적부터 한 번도 반항하지 않고 따랐던 나였는데!”
“고작 마정석 따위가 우리의 추억보다 소중했냐!”
분노에 찬 얼굴로 한마디씩 외치는 그들의 모습에 프랑코는 이를 악물었다.
“이익…! 꺼져! 실력도 없는 쓰레기들아!”
“쓰레기는 너야!”
“너가 쓰레기라고!”
“죽어라! 쓰레기 새끼야!”
이내 악귀와도 같은 얼굴을 한 채 프랑코를 향해 달려드는 리오 등 파티원들.
프랑코는 그들을 향해 악을 쓰듯이 마구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누가 쓰레기야! 꺼져! 죽어! 죽어버리라고!”
푹!
그때, 갑자기 프랑코의 목을 뚫고 앞으로 튀어나온 검 끝.
순간 정지 화면처럼 행동을 멈춘 프랑코의 귓가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나 봉쇄 스킬, 잘 쓸게.”
어느새 바로 등 뒤까지 접근해서 목 뒤를 단검으로 찌른 김진성이, 이내 손잡이를 비틀면서 그대로 사선으로 그었다.
촤악!
프랑코의 목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