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50)
제150화. 파훼 완료
간부들로서는 당연히 김진성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삭 정도 되는 강자가 현재 보코하람 쪽에서는 마스터인 당고테하고 알롭스키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코하람 클랜의 마스터인 당고테를 지금 내보내는 것도 곤란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아무래도 알롭스키가 나가는 게 맞겠군. 난 제이슨을 상대해야 하거든.”
당고테가 바로 자신이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직접 설명해 주었다.
동시에 반대편의 제이슨을 증오 섞인 눈빛으로 죽일 듯이 노려보는 모습….
그걸 본 김진성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알겠습니다.”
김진성 본인도 일찍 나가고 싶었던 만큼, 반대 의견 없이 바로 앞으로 걸어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앞으로 튀어나가는 이가 한 명 있었다.
“아니, 아쿠마, 자네가?”
놀란 목소리로 묻는 당고테를 쳐다도 보지 않으면서 계속 중앙 쪽으로 걸어가는 아쿠마.
곧 걸음을 멈춘 그를 확인한 이삭이 의외라는 듯이 쳐다보았다.
“…네가 다음 타자로 나올 줄은 몰랐는데… 분명 너는 1팀장, 브루스한테 제대로 한 방 맞고 죽기 직전까지 가지 않았었나?”
대답 없는 아쿠마를, 이삭은 이죽거리며 계속 도발했다.
“브루스도 못 이기는 놈이 감히 나를 잡겠다고 올라오다니, 갑자기 일찍 죽고 싶기라도 한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몸을 풀던 아쿠마는, 이내 공격 자세를 잡았다.
같잖다는 듯이 피식 웃은 이삭은, 역시 전투 자세를 취하면서 말했다.
“그래도 굳이 먼저 기어 나온 걸 보면, 숨겨둔 한 수는 있는 모양이군. 한번 보여줘 봐!”
그러면서 아까 전 위쉬안에게 했던 것처럼 손짓으로 도발했다.
동시에 아쿠마가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오는 그의 모습에 이삭은 감탄사를 터뜨렸다.
“오~ 아까 위쉬안보다는 확실히 빠른데?”
놀리듯이 그리 말한 이삭은, 이내 여유롭게 팔을 들어 가드 자세를 취했다.
탁! 하고 아쿠마의 주먹이 가볍게 그의 가드에 막혔다.
동시에 아쿠마가 이삭의 품으로 파고들어 팔꿈치를 휘둘렀다.
하지만 이삭은 예상했다는 듯이 반대 팔을 들어 올렸다.
“고작 이 정도 연계 공격 따위….”
빡!
“……!”
이삭의 말은 다 이어지지 못했다.
아쿠마의 팔꿈치 공격이, 이삭의 들어 올린 팔에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가드로 막았는데도 이삭의 온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강력한 공격이었다.
그 기회를 아쿠마는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이삭의 얼굴에 니킥을 꽂아 넣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삭은 반사적으로 두 팔을 들어 올려 간신히 그 공격을 막아내었다.
두 팔로 동시에 가드 자세를 잡는 바람에, 이어지는 아쿠마의 주먹 공격은 어쩔 수 없이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퍼퍽! 하고 두 주먹이 연이어 꽂히는 소리가 이삭의 턱에서 들려왔다.
“컥…!”
처음으로 신음과 함께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이삭.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는 그의 두 눈동자는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이 새끼, 강하잖아?’
솔직히 브루스한테도 당했다는 소식에 조금 방심하고 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금 겪어본 아쿠마의 전투력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실력이었다.
‘이 정도면 브루스보다도 강한 것 같은데…?’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이삭을 향해, 아쿠마는 다시금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때 브루스한테 제대로 한 방 먹은 건 사실이다.”
그러면서 이삭을 향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다시 붙으면 100% 내가 이긴다.”
거기까지 말한 후 다시금 이삭을 향해 달려드는 아쿠마.
이후 주먹을 휘둘러오는 아쿠마를, 이젠 진심을 담아 전력으로 상대하기 시작한 이삭이었다.
그때부터 둘은 누구 하나 한 치도 밀리지 않는 치열한 혈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공방을 주고받는 둘. 가끔 아쿠마나 이삭이 한 대, 혹은 연타를 맞을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누구 하나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참이나 백중세를 이어가는 둘의 모습에, 지켜보던 양쪽 클랜 간부들은 놀란 감정을 숨기지를 못했다.
‘뭐야? 저 원숭이 따까리 새끼 왜 저렇게 잘 싸워?’
‘내가 아는 아쿠마는 절대 저 정도의 실력자가 아닌데…?’
‘왜 실전에서 보여주던 모습보다 몇 배는 더 강해 보이지?’
다들 이삭보다 아쿠마의 선전에 주목하고 있을 그때.
“…그래. 잊고 있었군.”
당고테의 조용한 목소리가 김진성의 귀에 들려왔다.
“이렇게 무기 없이 싸우는 결투 상황일 때 훨씬 더 강해지는 게 아쿠마라는 걸 말이지.”
무기 없이 맨몸으로 공격에 성공하면, 반드시 적에게 대미지를 주는 특성.
그것이 아쿠마의 고유 능력이다.
이건 여기 있는 이들 중 초창기부터 함께해왔던 당고테만 알고 있는 비밀이다.
‘아무리 이삭이 강해도,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맨손 격투 상황에서 아쿠마를 이기는 건 쉽지 않을 거야.
아니, 상황을 보니 어쩌면 아쿠마가 이길 수도….’
퍽!
그때, 유난히 커다란 타격음이 당고테의 귀에 들려왔다.
아쿠마의 연타 공격이 다시금 이삭의 얼굴에 꽂힌 것이다.
충격을 많이 받았는지, 뒤로 물러서면서 크게 휘청이는 이삭의 모습.
“어어?!”
“왔다!”
“안 돼!”
누가 봐도 큰 위기에 빠진 상황에, 양쪽 클랜 간부들이 화들짝 놀라 크게 외쳤다.
그리고 아쿠마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력을 다해 이삭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잘 가라!!”
크게 외치는 아쿠마는 속으로 확신했다.
이 주먹 한 방이면 반드시 이삭의 머리통을 박살 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내 그의 주먹이, 이삭의 관자놀이에 제대로 꽂혔다.
퍼억! 하고 커다란 타격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아무런 일도 없었다.
‘뭐, 뭐야?!’
뻐억!
경악해서 눈을 부릅뜨던 아쿠마의 머리가 갑자기 격하게 옆으로 꺾였다.
이번엔 이삭의 주먹이 그의 턱에 꽂힌 것이다.
“!!”
“아니?!”
“뭐야!!”
힘없이 날아가는 아쿠마의 모습에 보코하람 쪽 간부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경악성을 내질렀다.
아쿠마가 휘두른 주먹에 왜 이삭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단 말인가?
반대로 아쿠마는 정타 한 방에 저렇게 멀리 날아가 버렸는데!
“…….”
단 한 명, 김진성만 아무런 반응 없이 날카롭게 관찰하는 눈빛으로 이삭을 쳐다볼 뿐이었다.
곧 바닥에 쓰러진 아쿠마는, 억지로 충격을 이겨내면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
동시에 그의 두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미 이삭이 그의 코앞까지 다가온 상태였던 것이다.
반사적으로 그는 주먹을 휘둘렀지만, 아직 충격이 다 가시지 않은 상태라 제대로 조준점이 맞지를 않았다.
그로 인해 쉽게 공격을 피해낸 이삭은 다시금 아쿠마의 턱에 어퍼컷을 갈겼다.
빠각! 하고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순간 아쿠마의 두 눈이 충격 때문에 뒤집혔다.
그런 그의 머리를 이삭이 두 손으로 잡은 뒤, 힘껏 옆으로 돌려버렸다.
으드득!
머리가 180도 돌아간 아쿠마가 힘없이 그 자리에 쓰러졌다.
즉사한 것이다.
“……!”
“부, 부마스터님!”
“예에쓰!”
“잘했어, 이삭!”
양쪽에서 경악성과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충격에 빠진 보코하람 클랜의 간부들. 그중에서도 마스터인 당고테가 받은 충격이 가장 커 보였다.
“아, 아니…!”
부릅뜬 눈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당고테의 귓가에, 파블로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번에도 이삭 승리! 보코하람은 바로 다음 선수 내보내라!”
잔인하리만큼 냉정한 파블로의 말에, 이윽고 한 명의 남성이 앞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환호하던 슬러터하우스 쪽 간부들이 일순간 입을 다물었다.
‘알롭스키다!’
‘드디어 나왔군….’
슬러터하우스 클랜 내에서는, 어쩌면 마스터인 당고테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고 평가받는 존재.
그래서 이번 위너스 매치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존재, 알롭스키.
그를 본 순간, 이삭의 표정도 한순간에 바뀌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던 긴장 가득한 얼굴로 바로 전투 자세를 취하는 이삭의 모습.
아무 말 없이 두 손을 털며 싸울 준비를 하는 김진성의 모습을, 유난히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리카르도였다.
‘보코하람 클랜이 일방적으로 슬러터하우스를 밀어붙인 원동력이 저 러시아놈 한 명 때문이라고 했었지.’
최근 두 클랜 간의 상황을 꾸준하게 당고테한테 보고받았던 리카르도는, 당연히 알롭스키의 활약상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일부러 이번 두 클랜 간의 결투 규칙을 대장전에서 위너스 매치로 바꾼 것이다.
알롭스키의 존재 때문에, 위너스 매치로 진행해야 그나마 보코하람 쪽이 승산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지금까지 나왔던 떨거지들보다는 나아 보이긴 하는데, 과연….’
리카르도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싸울 준비를 마친 김진성이, 이내 한 손을 들어 이삭을 향해 오라고 손짓했다.
아까 위쉬안, 아쿠마한테 했던 이삭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하.”
이삭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저런 역 도발에 넘어갈 정도로 이삭은 쉽게 흥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요지부동인 이삭의 모습을 본 김진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면 내가 먼저 가야지, 뭐.”
혼잣말과 함께, 그는 땅을 박차고 이삭에게 달려갔다.
아니, 날아갔다.
“……!!”
이삭의 눈이 부릅떠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코앞까지 다가온 김진성이, 이미 주먹을 자신의 얼굴로 내지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삭의 경지로는 도저히 피해낼 수 없는 속도였다.
‘젠장! 그래도 한 방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으니까….’
뻐뻑!
그의 생각은 중간에 끊겼다.
김진성의 연타 공격을 맞고서는 힘없이 뒤로 날아가 버렸던 것이었다.
이후 바닥에 털썩 쓰러지는 모습은, 아까 위쉬안과 아쿠마가 보여줬던 모습과 전혀 다른 바가 없었다.
“…으으…!”
하지만 둘과는 달리, 이삭은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 맞은 김진성의 공격에 두뇌가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던 이삭은,
“……!!”
바로 코앞에 서 있는 김진성의 모습에 그대로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이제 확실하게 알겠다.”
그런 그를 향해 김진성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 첫 공격은 무조건 대미지를 안 받는 능력 보유자구나?”
“!!!”
이삭의 두 눈동자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흔들렸다.
“아까부터 봤는데 계속 뭔가 이상했거든. 왜 정타를 맞았는데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할까? 위쉬안과 아쿠마가 실력이 한참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연타를 맞을 때는 타격을 받더라고. 그래서 깨달았지… 이크!”
김진성은 갑자기 휘둘러오는 이삭의 주먹을 몸을 젖혀 피해내었다.
이후 바로 어퍼컷으로 반격을 시도했다.
뻑!
제대로 이삭의 턱에 김진성의 주먹이 꽂혔지만, 이삭은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삭은 그 틈을 이용해 반격을 시도하려 했지만,
뻐뻑!
“커헉…!”
이어지는 김진성의 왼손 주먹 연타 공격이 더 빨랐다.
복부를 제대로 얻어맞은 이삭이 ㄱ자로 몸이 꺾여 괴로워하고 있을 그때.
“봐봐. 맞잖아.”
김진성이 확신에 찬 어투로 말을 이으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