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85)
제185화. 나 혼자 다른 팀
가디언.
시련의 탑에 들어가면 흔히 만날 수 있는 존재들로, 사실상 보스인 천사를 제외하면 전부 다 가디언이라 볼 수 있다.
‘난 가디언이라고 해서, 어마어마한 몸집을 가진 몬스터들이 나타날 줄 알았는데….’
그것은 김진성의 착각이었다.
“죽어라!”
“한 발짝도 여신님한테 다가갈 수 없다!”
연신 외치면서 김진성 등 일행들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몰려들고 있는 가디언들의 정체는….
인간이었다.
심지어,
콰앙!
‘이크.’
일반 헌터들처럼 개인 고유 능력까지 보유한 각성자들이었다.
‘이건 뭐, 클랜전이랑 차이가 없네.’
얼마 전 보코하람 소속으로 슬러터하우스 클랜이랑 단체전을 벌였을 때가 떠오르는 김진성이었다.
당시에도 이렇게 수많은 적군 헌터들이 김진성을 향해 달려들었었고,
촤촤촥!
하나같이 모두 김진성의 검에 의해 목이 날아가 버렸었다.
차이점도 있었다.
‘진짜 인간은 아닌 모양인데.’
현실과는 달리, 지금 죽어 나간 적들의 목에서는 피가 아닌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아까 전 멜라헬의 오른팔을 잘라냈을 때와 똑같은 현상이었다.
‘상태창을 보니 확실히 인간은 아니야.’
김진성은 바로 눈앞에 떠오른 상태창을 다시금 확인해 보았다.
▶ 몬스터를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150포인트 얻었습니다.
▶ 이미 상대 몬스터의 특성인 ‘천계의 광신도’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각성한 후 봤던 상태창에서, 인간을 몬스터로 표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
인간이라면 반드시 악인이거나, 혹은 악인이 아니거나. 이 두 부류로 표현했었다.
하지만 그게 김진성한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비스 크리마 포인트만 많이 쌓을 수 있으면 됐어.’
어차피 몬스터나 인간이나, 새로운 능력을 얻지 못하면 김진성에게는 단지 포인트 적립용일 뿐이었다.
촤촤촤촤촥!
김진성의 검이 다시 한번 수많은 가디언들의 목을 갈랐다.
한 번 벨 때마다 바람의 기운을 담아서 휘두르니, 더 넓은 범위 안의 적들을 빠르게 베어 넘길 수 있었다.
“와아아!”
“여신을 위하여!”
하지만 베어도 베어도 몰려드는 가디언들의 수는 끝이 없었다.
말 그대로 광신도처럼 달려드는 적들의 모습에 김진성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잘하면 멜라헬을 다시 만나기 전에 최초 5만 포인트 돌파도 가능하겠는데.’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적립되고 있는 비스 크리마 포인트 숫자를 확인하면서 김진성은 검을 휘두르고,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퍼엉! 퍼엉! 퍼엉!
그러는 그의 옆에서는 연신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주안의 짓이었다.
한 번 그의 손바닥에서 굉음이 터질 때마다, 달려오던 수많은 전방의 가디언들이 마치 소멸하듯이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역시 여긴 나의 홈그라운드야!’
빛으로 이루어진 몬스터인 가디언들을 천기(天氣)를 이용해 손쉽게 잡아내면서 속으로 기뻐하는 주안.
그의 고유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싸우는 덕분에, 현재 그는 김진성 다음으로 빠른 속도로 가디언들을 물리치는 중이었다.
주안 다음으로 빠르게 가디언을 상대하고 있는 선수들은,
촥! 촥! 촥!
가디언들의 모든 공격을 ‘유령화’ 상태로 피하면서, 정작 자신은 가디언들에게 모든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는 기안.
푹! 푹! 푹! 푹!
제노사이드 애로우를 발사해 가디언들을 연이어 처치함과 동시에 정면으로 육탄전까지 벌이고 있는 단테.
그리고, 독 늪지대를 만드는 탄환을 발사해서 범위 내 수많은 가디언들을 녹여버리고 있는 한스 정도가 있었다.
하지만 셋 모두 주안에게는 크게 위협이 되는 경쟁자는 아니었다.
루카에 비하면 말이다.
“하아아압!”
콰앙!
기합과 함께, 거인으로 변한 루카의 거대한 주먹이 다시금 전방의 가디언들을 향해 꽂혔다.
주먹에 맞은 다수의 가디언들이, 한 방에 소멸해 버리는 모습이 주안의 시야에 들어왔다.
퍼억!
루카가 커다란 다리로 앞차기를 하자, 수많은 가디언이 소멸하면서 뒤로 날아가 버렸다.
‘씨발, 저 능력 진짜 개사기네.’
주안은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루카를 바라보았다.
어제부터 예상하긴 했었다. 거대화 능력이라면 대인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그런데 실제로 보니까 활약상이 말도 안 됐다.
‘지금까지 해치운 숫자만 보면 나랑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콰앙!
또다시 몇 마리의 가디언들이 루카의 주먹을 맞고 소멸했다.
하지만 주안은 다급해지지 않았다.
‘어차피 장기전으로 가면 내가 우위다. 난 가디언들을 해치우는 데 마나를 거의 소모하지 않고 있지만, 저 녀석은 아니니까.’
마침 루카가 허리춤에서 마나 포션을 꺼내 입에 들이붓는 모습이 보였다.
주안이 확인한 것만 벌써 두 번째다. 정작 주안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마나 포션을 마시지 않았는데 말이다.
거대화 스킬이 꽤 많은 마나를 잡아먹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마나 소모를 생각하면 루카가 나를 역전할 가능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고, 문제는 알롭스키인데….’
주안의 시선이 전방으로 향했다.
역시 마나 포션 하나 사용하지 않은 채로, 손쉽게 전방의 가디언들의 목을 우수수 베어내고 있는 알롭스키의 모습.
냉정하게, 지금까지 주안을 포함 9명의 선수가 처치한 가디언 숫자보다 알롭스키가 혼자 처치한 숫자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 정도로 알롭스키의 활약상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괜찮아. 어차피 신전에 들어서기 전에 ‘사고’로 없애버릴 계획이니까.’
순간 알롭스키의 등 뒤를 바라보며 살기를 내뿜었던 주안의 눈빛을, 분명 알롭스키는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 주안은 확신했다.
* * *
[3라운드 경기가 시작된 지 현재 2시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슬슬 중반을 지나가고 있죠?] [이제 슬슬 던전 후반부죠. 선수들도 그걸 알기에 더더욱 전력을 다해 가디언들을 상대하고 있고요.] [그러면 현재 평가단이 매긴 중간 점수가 포함된 최종 순위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최종 순위.
1위 : 6팀 (-)
2위 : 4팀 (-)
3위 : 5팀 (-)
4위 : 1팀 (↑3)
5위 : 2팀 (↑3)
6위 : 3팀 (↑3)
7위 : 7팀 (↓3)
8위 : 8팀 (↓3)
9위 : 9팀 (-)
10위 : 10팀 (-)
[아! 1, 2, 3팀 선수들의 순위가 많이 올라왔네요! 확실히 3라운드 내내 활약상이 눈에 띄었는데, 그게 그대로 순위에 반영된 모습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도 알롭스키는커녕 4, 5팀의 단테, 한스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말씀하신 두 명 역시 1, 2, 3팀 선수 못지않게 괜찮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제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1, 2팀의 주안과 루카는 던전의 끝인 신전에 도착할 때쯤에는 2, 3위 자리까지 올라올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1위 자리는 계속 알롭스키가 유지한다는 말씀이시죠?]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지금도 사실, 주안과 루카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거든요.제가 보기에는 마지막 보스 전에서 주안 혹은 루카가 혼자서 처치하는 수준의 맹활약을 펼치지 않으면, 대역전은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군요…. 아, 말씀드리는 순간, 일행들이 지하로 향하는 동굴에 진입했습니다.]
토마스 캐스터의 말대로, 동굴 입구로 일제히 들어가는 선수들이 모습이 TV 중계를 통해 확인되고 있었다.
다니엘 해설이 말했다,
[이 동굴을 통과하면, 바로 신전이거든요. 순위가 낮은 선수들은 이 동굴에서도 많은 점수를 따놔야 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참고로, 이 동굴에서 두 팀으로 나뉘어서 이동하는 갈림길이 하나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10명의 단합심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곳이죠. 이곳에서 누가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 *
“…갈림길이군.”
지금, 주안 등의 선수들은 중계진들이 말한 그 갈림길 앞에 서 있었다.
좌우로 나누어진 동굴 입구를 바라보던 주안이 이내 모두에게 말했다.
“보면 알겠지만, 한 동굴마다 다섯 명씩 들어가게끔 설계되어 있어.”
실제로 양쪽 동굴 끝에는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는데, 마법진 위에는 열 개의 발자국 모양 홈이 존재했다.
즉, 다섯 명이 발자국 모양의 홈을 두 발로 밟으면 마법진이 작동하게끔 만든 장치였다.
“그리고 오른쪽은 전투 위주의 관문이고, 왼쪽은 대체로 머리를 사용해야 하는 관문이야.”
주안이 말하면서 양쪽 동굴 위에 쓰인 글씨들을 가리켰다.
오른쪽 동굴 위에는 ‘전사들의 시험장’, 왼쪽 동굴 위에는 ‘지략가들의 시험장’이라 적혀 있었다.
“즉, 우리 중에서 제일 강한 놈들을 따로 골라 오른쪽 동굴로 향해야 한다는 소리야.”
주안은 몸을 돌려 선수들 면면을 바라보더니, 이내 호명했다.
“일단 나, 루카, 알롭스키. 그리고 기안까지는 무조건 오른쪽 동굴로 가야 해. 나머지 한 명은….”
주안은 단테와 한스를 바라보더니, 이내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원래대로라면 단테 아니면 한스인데, 둘이 그나마 우리 중에서 똑똑한 편 아냐?”
“맞아. 특히 한스, 쟤는 하버드대 출신이래.”
루카가 주안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면 둘은 그냥 왼쪽 가고, 남은 사람 중에서 아무나 이리로 와라.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넷만 있으면 오른쪽 관문은 쉽게 깨고도 남거든. 알롭스키도 있고…안 그래?”
말하는 도중 김진성을 돌아보며 묻는 주안의 모습.
김진성은 대답 대신 속으로 의아해했다.
‘이 새끼가 갑자기 왜 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1라운드 때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경계하고 거리를 두었던 주안이다.
당장 1분 전까지 동굴 안에서 가디언들과 싸울 때도 어떻게든 김진성이 상대하던 적들을 막타 쳐서 처치하려고 호시탐탐 노리던 놈 아니던가.
‘수상한데….’
“야, 챠노. 네가 와라. 반탄 능력 을 사용할 줄 아는 네가 그나마 더 도움이 되겠지.”
그때 주안이 10팀 막내인 챠노를 오른쪽 동굴 멤버로 불렀다.
쪼르르 달려오는 챠노를 본 김진성은 또 한 번 수상함을 느꼈다.
‘능력으로 고를 거면 ‘생명의 나무’ 스킬이 있는 8팀이 훨씬 낫지 않나?’
누가 봐도 HP, MP 회복 및 각종 능력치 버프를 주는 생명의 나무를 소환하는 8팀 선수를 서포터로 데려가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 보니 나 빼고 다 2라운드 때 블루팀 멤버들이잖아?’
굳이 별로 도움도 안 될 법한 블루팀 소속 챠노를 데리고 가는 것도 김진성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수상하기 그지없었다.
“자, 그럼 각자 동굴로 이동하자. 조금 이따가 동굴 출구 쪽에서 만나자고.”
주안은 그리 말한 후 몸을 돌려 오른쪽 동굴로 향했다.
나머지 일행들도 그의 뒤를 따랐고,
“…….”
김진성 역시 미심쩍은 표정을 지은 채 제일 마지막으로 따라 걸어 들어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