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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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나갈 수 없는 곳
“살인 청부?”
“네.”
양중근의 물음에 이동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수용소의 교관 한 명, 그리고 청부를 부탁할 수감자 한 명을 돈으로 포섭하는 정도는 일도 아닙니다.”
“흠···.”
실제로 세상이 격변하듯 바뀐 이후, ‘뛰어난 치안을 보유한 대한민국’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정부는 헌터부를 창설하여 끊임없이 몬스터를 처치하면서 치안을 바로잡고자 했지만 이미 쉬운 상태가 아니었다.
범죄자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문제였지만, 몬스터들로 인해 생명이 경시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였다.
결국 정부가 택한 것은 ‘헌터’ 범죄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 생겨난 것이 미성년자 수용소였다.
“그리고 알아본 결과, 김진성은 평소 운동 한 번 안 한 매우 왜소한 아이더군요. 작업이 어렵진 않을 겁니다.”
* * *
“아악!”
김진성이 또 한 번 비명을 질렀다.
이번에는 허벅지다.
조금 깊게 베였는지, 이번엔 굵은 핏줄기가 바로 흘러내린다.
하지만 아파할 겨를도 없이, 김진성은 살아남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거리를 벌리고 엉거주춤 자세를 잡는 그를 향해 빠르게 다가가려던 문신 소년이 다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앗!”
그러다가 비눗물이 있는 곳을 잘못 밟아 미끄러질 뻔한 자세를 고쳐 잡았다.
“썅! 더럽게 미끄럽네.”
아마 여기가 샤워실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바닥이 온통 비눗물 범벅이 아니었다면 벌써 김진성은 차디찬 시체로 변해 있었을 것이다.
문신이 휘청이자 김진성이 재빨리 외쳤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김진성의 목소리가 샤워실을 크게 울렸다.
그러나 굳게 닫힌 샤워실 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큭, 백날 소리쳐 봐라. 누가 오나!”
문신이 비웃으며 다시 잭나이프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김진성은 이번에도 뒤로 훌쩍 물러나면서 피해내려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미끄러지고 말았다.
콰당!
“악!”
돌바닥에 큰 소리를 내며 넘어진 김진성. 문신이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미처 일어서지 못한 김진성을 덮쳤다.
“뒤져!!”
김진성을 깔고 앉은 그는 양손으로 있는 힘껏 나이프를 김진성의 목에 내리꽂았다.
하지만 그가 원하던 결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운 좋게 김진성의 두 손이 나이프를 잡은 손을 붙잡고 막아낸 것이다.
그때부터 둘은 목숨을 건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이익···!”
“으으··· 어?”
먼저 표정이 변한 것은 문신 이었다.
위에서 체중까지 실어서 있는 힘껏 누르는 두 손이, 조금씩 위로 올라가고 있던 것이다.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작은 놈이 어떻게 이런 힘을···?’
그는 전혀 몰랐다.
양동주의 특성 ‘강골’을 흡수한 김진성은, 현재 어지간한 성인 남성을 훨씬 웃도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으아아아!!”
계속 나이프를 밀어내던 김진성은, 이내 기합과 함께 있는 힘껏 몸을 비틀었다.
그 결과, 미끄러지듯 자세가 역전되었다.
문신 을 깔고 앉은 김진성이, 이제 역으로 나이프를 문신 소년의 목을 향해 누르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어, 어어! 잠깐, 잠깐만!”
당황한 문신 소년이 다급히 외쳐댔지만, 어느새 두 눈동자가 살기로 가득 찬 김진성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왜 나를 죽이려고 했어?
난 아직 죽기 싫어!
니가 대신 죽어!
죽어!
죽어 버리라고!!
“사, 살려···허···윽···!”
점점 애절하게 외치던 문신 소년의 눈이 부릅떠졌다.
나이프가 결국에는 그의 목을 뚫고 들어와 버린 것이다.
금세 콸콸 피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점차 눈의 생기를 잃어가던 문신 소년은 이내 더 움직이지 못했다.
사망한 것이다.
▶ 악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5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방의 특성인 ‘기민함’을 획득했습니다.
▷ 기민함 : 영구적으로 민첩이 3 증가
▶ ‘기민함’ 특성으로 인해 민첩이 3 증가하였습니다.
눈앞에 알림창이 떠오른 뒤에야, 김진성의 두 눈동자를 가득 채우던 살기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허억···.”
피로 물든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다가 가쁜 숨을 내쉬며 파르르 떨기 시작하는 그.
‘또··· 사람을···죽였어···.’
충격에 빠져 있던 그때, 벌컥! 하고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렸다.
들어온 이는 김진성을 샤워실에 마지막으로 집어넣었던 교관이었다.
그는 샤워실 상황을 확인하고는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너, 너가 어떻게···!”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 *
“만약에 실패하면?”
또 한 번 되묻는 양중근.
이동식은 미리 생각해 온 계획을 바로 대답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미리 포섭한 교관을 이용해 역으로 김진성에게 누명을 씌우면 되니까요.”
“누명을?”
“네. 김진성에게 최소한 살인 미수라는 누명이 씌워질 겁니다. 그러면 무조건 ‘강제노역자’로 격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
양중근의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 * *
여기는 수용소장실.
“김진성.”
탁자에 앉아 있는 수용소장이, 여기저기 붕대를 감고 있는 김진성을 노려보았다.
“너는 수용소의 규율을 어기는 걸 넘어서, 살인이라는 중죄를 또 한 번 저질렀어. 이건 먼저 공격을 당했다는 변명으로는 씻을 수 없는 사건이야.”
“······.”
“이건 굳이 법원으로 넘길 필요도 없어. 내 재량으로 지금 바로 이번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리겠다.”
푹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김진성을 향해 수용소장은 냉정하게 선언했다.
“지금부터 김진성의 신분을 강제노역자로 격하시키겠다. 끌고 나가.”
* * *
강제노역자.
주로 씻을 수 없는 중죄를 저지른 자들이 받는 판결이다.
이들은 보통 국가에서 가장 환경이 열악하면서, 동시에 가장 일손이 부족한 곳으로 강제 이동해 노역 생활을 하게 된다.
“강제노역자가 보통 어디서 일하는지 아십니까?”
“뭐··· 마기로 오염된 지역에서 광물 캐는 거? 아니면 몬스터 다수 발생 지역에 고기 방패 역할로 먼저 투입된다거나···.”
“그 장소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부 외딴 오지라는 점이죠.”
“뭔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 십중팔구는 죽어 나가는 주변에 사람이 살 리가 없잖아!”
“그런 오지로 끌려가면, 김진성이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 알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
양중근이 고개를 끄덕였다. 양중근은 김진성이 어떻게 죽는지 두 눈으로 봐야만 속이 풀릴 것만 같았다.
“김진성의 생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시려면, 제 방법대로 따르시는 게 어떻습니까? 불법으로 빼돌리는 거라 뇌물을 좀 줘야 가능한 방법이긴 한데···.”
“아, 언제부터 그런 걸 걱정했어? 됐고 빨리 말해봐!”
“실시간으로 강제노역자들의 죽음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어딘데?”
이동식이 대답했다.
“파이트 클럽이라는 곳입니다.”
* * *
“내려!”
소총을 든 직원 둘이 멈춘 봉고차의 문을 연 뒤 안에 있던 소년들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마지막에 내린 김진성이 낯선 환경을 둘러보았다.
‘여긴 어디지?’
햇빛 하나 안 들어오는 으슥한 골목길.
김진성 등이 서 있는 건물 정면 입구에는 이런 이름의 간판이 붙어있었다.
[파이트 클럽]‘파이트 클럽?’
“아, X발··· 파이트 클럽이었어?”
김진성의 궁금증을 옆에서 대신 해결해 주었다.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흉악한 인상의 소년이, 혼자서 계속 중얼거렸다.
“여기 오면 무조건 뒤진다고 들었는데··· 좆됐네, 썅.”
“닥쳐! 앞으로 가!”
근처에 있던 덩치가 총구를 등에 겨누며 거칠게 그를 입구로 밀었다.
지하로 내려가자마자 김진성이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움츠렸다.
엄청난 함성소리가 귀를 때리듯 울린 것이다.
“와아아아!”
“죽여버려!”
중앙의 경기장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는 수많은 관객.
그리고 철장 경기장 안에서 두 명의 남성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잠깐만, 나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데?’
다시 보니, 둘의 얼굴이 매우 앳되어 보였다. 많아 봐야 김진성보다 두 살 정도 위?
하지만 그 둘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혈투는 어지간한 성인 관람 등급 이상으로 더 잔인했다.
퍽!
“허윽···!”
이미 피투성이였던 소년이 또 한 번 주먹을 맞고 쓰러졌다.
쉽게 못 일어나는 그를 향해 상대방이 마운트 자세로 올라섰고,
퍽! 퍽! 퍽!
전력을 다해 소년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려치기 시작했다.
몇 대를 맞은 순간 이미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렸지만, 주먹질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만해! 저러다 죽는다고!’
속으로 외치는 김진성. 하지만 소년을 걱정하는 건 그 한 명뿐인 듯했다.
관객들은 더 큰 목소리로 환호했으며, 심지어 심판조차 경기장 안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
그렇게 일방적인 구타가 끝난 것은, 무자비한 주먹질이 쏟아진지 1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윽고 때리던 소년이 지친 얼굴로 일어나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이번 대결의 승리자는, 고 준 경!”
그제야 장내 아나운서가 마이크로 크게 외쳤다.
거의 모든 관객이 환호했고, 일부 소수는 좌절하거나 분노했다. 마치 쓰러진 소년에게 돈이라도 건 모양새였다.
“야 이 씨발놈아! 내가 너한테 건 돈이 얼만데?!”
“에라이 잘 뒤졌다, 개새끼! 캬악, 퉤!”
“망했다··· 다시는 역배 안 걸기로 맹세했는데···.”
관중들을 지켜보던 김진성은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사람들이 어린 소년들이 서로 죽이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환호하고, 또 화를 내고 있었다.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곳에 왜 끌려온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똑똑히 봐 둬라.”
그때, 그들을 데리고 온 덩치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저기가 앞으로 너희들이 목숨을 걸고 싸울 장소니까.”
“······!”
김진성의 얼굴이 파랗게 변했다.
* * *
“허!”
설명을 들은 양중근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미성년자들만 따로?”
“네. 미성년자 버전 콜로세움인 셈이지요. 요즘 음지에서 꽤 유명해져서 관객들도 많다고 합니다.”
“허허허···.”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 양중근.
성인판 서바이벌 데스 매치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콜로세움’이라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그런데 설마 미성년자들만 모아서 불법으로 데스 매치를 여는 대회까지는 상상도 못 했었다.
아무리 음지라고 해도···.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라지만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니까, 거기에 김진성을 보내자고?”
“네. 그러면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김진성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다크웹에서 생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음··· 그런데 거기서 안 죽고 계속 이기면?”
“상관없습니다.”
이동식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파이트 클럽에 들어간 이들 중 살아서 나온 소년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
“네. 오래 버텨도 결국 최후는 똑같습니다. 어차피 그곳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없으니까요.”
* * *
지하 2층으로 내려간 김진성은 ‘선수 대기실’이라 적혀 있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윽···!”
“우욱!”
소년들이 일제히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드넓은 공간 안이 무언가 썩는 냄새로 진동했기 때문이었다.
김진성 역시 간신히 토악질을 참으며 냄새의 원인을 확인해 보았다.
‘저긴가?’
철문으로 굳게 잠긴 감옥이 수없이 존재하는 드넓은 공간.
그 끝자락에, ‘소각장’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는 어두운 공간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공간 안쪽에 쓰러져 있는 ···.
‘아까 패배한 사람 아냐?’
피투성이인 얼굴과 얼룩진 몸에서 조금 전 경기장에서 무차별 난타를 당한 흔적이 가득했다.
상황을 파악한 김진성이 곧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설마, 사람을 태우는 건··· 아니지?’
“김진성.”
그때 그들을 끌고 온 덩치가 손에 든 명단을 바라보며 호명했다.
김진성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자,
“99번 방.”
이라고 짧게 한마디 했다.
김진성은 빠르게 99라고 적혀 있는 방문을 확인했다.
그리고 99번 방의 위치를 보고선 입을 벌렸다.
‘소각장 옆···.’
본능적으로 제일 들어가기 싫었던 방에 배정된 것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김진성은 앞으로 소각장 시체 처리를 맡는다.”
“······!”
김진성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