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11)
12. 사자와 꿈새(2)
#12
오감을 짓누르는 듯한 위압적인 마나가 구체 내부에서 맥동하고 있었다. 지금껏 수많은 마나를 경험해 왔지만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바렌이 힘겹게 말을 이었다.
“마르페즈 너, 도대체 무슨···.”
“제기랄, 도대체 이게 뭔데 그래요? 갑자기 폭발하고 이런 건 아니죠?”
“우선 제가 확실하게 설명드릴 수 있는 것은···그것이 마르페즈의 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느껴지는 마나로 봐서는 도저히 뭐가 나올지 짐작이 안 가는군요.”
“짐작이 안 간다고요?”
-피이이이··· 피이이이···.
마르페즈는 로난의 무릎 위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푹신한 깃털을 주물대던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알이라면서요. 그러면 그냥 얘 닮은 파란 털뭉치가 나오는 거 아니에요? 콩 심은 자리에서 갑자기 수박이 자라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문제입니다. 꿈새는 그게 가능합니다.”
“예?”
“수박 뿐만이 아니라 물소나 숲, 궁전도 자랄 수 있지요.”
바렌의 설명이 이어졌다. 요컨대 이 괴상한 새는 특정한 대상이나 주변의 마나를 흡수하는 것으로 잉태하고 알을 낳는다 했다.
일생 단 한 번만 알을 낳기 때문에 환상종 중에서도 개체 수가 적었다.
“그러한 특징 때문에 같은 모습을 한 꿈새는 한 마리도 없지요. 저는 강철 부리와 화염 깃털을 가진 꿈새도 본 적이 있습니다.”
“겁나 멋지다··· 그건 내가 밀렵꾼이었어도 노렸을 거 같은데.”
바렌은 알 상태의 마르페즈를 북부의 어느 영험한 호수에서 만났다고 했다.
파란 깃털이나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특징도 호수의 마나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헌데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입니다. 일반적인 경우는 꿈새 고유의 마나가 7할. 나머지가 3할 정도로 느껴져야 하는데···이건 온갖 마나가 뒤죽박죽 섞여 있습니다. 쇳물이 뒤엉킨 용광로처럼.”
“그 ‘온갖’에 뭐가 포함되나요?”
“으음···그러니까···.”
알을 살피던 바렌이 침음을 흘렸다. 광인이 그린 상상화를 설명하라 해도 이보다 난해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강바닥을 흐르는 화염. 춤추듯 일렁이는 그림자와 하늘로 치솟는 선혈의 격류. 창백한 별빛. 세상의 경계를 따라 비행하는 꿈새 한 마리.
바렌은 결국, 수치스럽다는 듯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뭐라 확답을 드릴 수가 없군요. 제 기량으로는 설명드릴 수가 없습니다.”
“얌마, 너 도대체 뭘 낳은 거냐?”
로난이 마르페즈를 콕콕 찔렀다. 잠시 깨어난 마르페즈는 눈을 게슴츠레 뜬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다시 가슴에 머리를 폭 박고 잠들어 버렸다.
로난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허, 이런 뻔뻔한 놈을 봤나.”
“···혹시 그 알을 맡아 주실 수 있겠습니까?”
“으음?”
너무나도 뜬금없는 소리에 로난이 고개를 들었다. 바렌은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양 무릎에 양손을 얹고 있는 것이, 딸아이를 부탁하는 장인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느닷없는 부탁인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르페즈가 여러분 앞에서 알을 낳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낳을 때 되서 낳은 거 아니예요?”
“아니요. 꿈새는 아무 곳에서나 알을 낳지 않습니다.”
바렌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잘 빗어진 갈기가 신사적으로 흔들렸다.
그는 마치 거스를 수 없는, 태곳적부터 내려온 예언을 읊는 듯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동물 대부분이 안전한 곳에 새끼를 낳듯, 꿈새는 가능성이 고이는 곳에 알을 낳습니다. 저는 마르페즈를,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께해온 제 친구의 뜻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어···솔직히 별 상관 없기는 한데, 괜찮겠어요?”
“물론이지요. 오히려 느닷없는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제쯤 깨어날까요?”
“그건 잘 모르지만···제가 도움이 될만한 장소를 알고 있습니다.”
별안간 몸을 일으킨 바렌이 책상으로 걸어갔다.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는 고급스러운 종이 두 장과 양피지 한 장이 들려 있었다.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르페즈를 구해 드린 답례로 뭘 드릴지 고민하고 있었는데···마침 잘 됐습니다.”
“그게 뭐죠?”
“우선 이건 페나르도 샘으로 향하는 지도입니다.”
바렌은 먼저 양피지를 내밀었다. 까슬한 표면에는 그가 직접 그린 듯한 조잡한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그는 약지를 뻗어 별 표시가 되어 있는 장소를 가리켰다.
“지맥 중에서는 제도와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대지의 마나가 모여드는 장소라, 환상종들이 곧잘 찾아오고는 하죠.”
“세상에, 지맥이요? 정말로?”
바렌은 알을 들고 페나르도 샘을 찾아가볼 것을 권유했다.
부화를 앞당기거나 본인의 마나 감응력을 높이는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대신 장소에 대한 비밀을 꼭 지켜줄 것을 부탁했다.
양피지를 챙긴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이런 귀한 걸 주다니 고마워서 어째.”
“아직 안 끝났습니다. 자, 이것도 받으세요.”
바렌은 이번에는 고급스러운 종이 두 장을 탁자 위에 내려 놓았다. 뭐가 잔뜩 적혀 있었지만, 제국어가 아닌 탓에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건···?”
“필레온 입학 추천서입니다. 평생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드디어 꺼내게 되는군요.”
소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렌은 거의 지휘봉만 한 만년필을 집어들더니 무언가를 끼적이기 시작했다. 로난과 아셀의 이름, 그리고 필기체로 적은 자신의 서명이었다.
“제가 알기로 추천서를 받은 응시생은 별도의 시험 없이 간단한 면접만 보면 될 겁니다. 물론 장학금도 지원되지요. 그 외의 특전도···.”
“필요 없어요.”
바렌이 흠칫 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로난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마르페즈를 쓰다듬고 있었다.
“···네?”
“필요 없다니까요. 얘 것만 써 주세요.”
“저, 저도 괜찮아요!”
아셀 역시 손사래를 쳤다. 로난이 옆구리를 쿡쿡 찔러도 완고하게 도리질을 할 뿐이었다.
“너는 깝치지 말고 받아 인마.”
“내, 내 힘으로 합격하고 싶어···!”
“허, 참.”
로난이 피식 웃었다. 그는 아셀의 머리를 장하다는 듯 마구 헝클어트린 뒤, 마르페즈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렇다네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자, 잠시만요! 진심이십니까?”
“이거면 충분해요. 차 잘 마셨어요.”
그는 지도가 그려진 양피지를 눈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외투를 챙긴 로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뒤따라 일어선 바렌이 당황하며 물었다.
“제가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필레온의 입학 추천장은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추천장으로 입학하는 학생은 삼 년에 한 명이 있을까 말까인데···!”
“짐승 하나 구한 걸로 유세 떨 생각 없다니까요. 그리고 알은 솔직히 강철 부리가 어쩌고 하는 순간부터 갖고 싶었어요.”
로난은 거침없이 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절부절못하던 바렌이 성큼 뛰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몸집이 몸집인지라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
“기, 기다리세요! 이대로는 못 보내드립니다!”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시는군. 저 난쟁이면 한 끼 식사로는 충분할 겁니다. 저는 이만.”
“히이익!”
“그런 게 아닙니다. 마르페즈를 구해주시고, 알까지 맡아 주시는데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습니다!”
바렌이 씩씩 뿜어내는 콧김에 소년들의 앞머리가 휘날렸다. 기세만 보면 하나 이상 필요 없는 장기 정도는 그 자리에서 꺼내줄 것 같았다.
지맥이 그려진 지도를 주고도 저런 소리를 하다니. 어지간히도 고마운 모양이었다.
“뭐든지 말씀해 보세요! 제가 드릴 수 있는 거라면···.”
“웨어라이온 가죽 카펫.”
무덤덤한 목소리였다. 정적이 집무실을 휘감았다. 창백해진 두 사람의 얼굴을 본 로난이 코웃음쳤다.
“농담이에요.”
“후우우우···다행입니다. 정말···정말 놀랐습니다···.”
“딱히 받고 싶은 건 없는데···그러면 나중에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요?”
“부탁···말씀이십니까?”
로난의 입꼬리가 음흉하게 올라갔다. 카펫 발언에서 이미 심장이 멎을 뻔한 아셀이 손톱을 깨물었다.
이윽고 그의 요구사항이 제시되자, 바렌과 아셀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음···정말 그거면 되겠습니까?”
“네. 대신 확실하게 지켜 주셔야 해요. 가능하시죠?”
“그야 물론입니다만···.”
“그럼 됐어요. 입학식 날 뵙죠.”
말을 마친 로난은 주저 없이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쿵. 문이 닫히는 소리에 깬 마르페즈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멍하니 서 있던 바렌은 한참이 지나서야 책상으로 돌아왔다. 그가 갈기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거 참.”
****
바렌의 집무실을 나온 두 사람은 곧장 시장으로 향했다. 물건이나 식재료를 구비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마르야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세련된 건물들 사이를 거닐던 와중, 아셀이 입을 열었다.
“저기, 로난.”
“엉?”
“아까전에···왜 그런 부탁을 한 거야?”
“아~ 그거?”
그가 바렌에게 한 부탁은 다름 아닌 자신이 만들 동아리의 책임자, 즉 고문이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필레온 아카데미를 조사하던 로난은 학생들끼리 자율적인 활동을 하는 모임인 ‘동아리’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군대가 그러하듯 이런 모임에는 책임을 져 줄 사람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척 봐도 입지가 높아 보이는 바렌은 완벽한 적임자였다.
로난은 머리 뒤로 깍지를 끼며 웃었다.
“뭐, 생각해둔 게 있어.”
“합격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못 붙으면 어쩌려고?”
“그걸 말이라고 하냐? 당장 다시 달려가서 내 추천서 돌려달라고 싹싹 빌어야지.”
“···추해.”
“걱정 마 인마, 너는 염력으로 바지 내리는 것만 보여줘도 붙을 테니까.”
아셀은 ‘그러면 너는?’ 같은 질문은 굳이 하지 않았다. 방금도 사실 노파심에 물어본 것이지, 로난이 떨어지는 모습은 결코 상상되지 않았다.
난폭한 루나 고블린도 그의 칼부림 앞에서는 도마 위의 당근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나저나 이거 참 괜찮네. 똥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쥐는 느낌이 아주 좋아.”
“조, 조심해···! 그러다가 떨어지면···.”
“미스릴보다 단단한데 떨구면 뭐 어때.”
로난은 아까부터 알을 공중에 던졌다가 받는 짓을 반복하고 있었다.
완전히 내 것이라 생각하니 더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가 발걸음을 재촉하며 말했다.
“빨리 그 계집애나 보러 가자. 책 때문에 어깨가 아프다.”
제도의 종합 시장은 마르바스의 시장과는 비교도 안 되게 규모가 거대했다.
소년들은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시장 중앙에서 좌판을 깔고 있는 카라벨 상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로난과 눈이 마주친 마르야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멍청이들! 왔구나!”
마르야는 접객용 치마를 입고 있었다. 머리도 단아하게 땋아 내린 것이 이제 좀 소녀 태가 났다. 소년들은 그녀에게 빌렸던 책을 돌려주었다.
“솔직히 걱정했는데, 어떻게 잘 찾아왔네. 제도에는 언제 왔어?”
“아침에.”
“와서 뭐 했어?”
“필레온에서 말하는 사자랑 차 한잔했지.”
“나랑 말하기 싫냐?”
“아니.”
마르야는 도끼눈을 뜬 채 로난을 째려보았다. 진실만을 대답한 로난의 입장으로서는 그저 억울할 뿐이었다. 그녀는 로난의 손에 쥐어진 알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 동그란 건 뭐야? 으,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지?”
“말하는 사자조차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해한 무언가.”
“너···진짜···.”
“아, 안녕! 마르야!”
위기를 감지한 아셀이 끼어들었다. 마르야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로난에게 콧방귀를 한번 뀐 그녀가 아셀을 바라보았다.
“귀염둥이도 안녕! 키가 좀 큰 것 같다?”
“안 그래도 이 난쟁이가 온종일 니 이야기만 하더라. 보고 싶다면서 어찌나 노래를 부르던지···”
“노, 노래까지는···!”
“뭐야, 보고 싶었으면 말을 하지. 이리 와!”
마르야는 아셀을 안아든 채 빙글빙글 돌았다. 마치 누나가 동생을 데리고 놀아 주는 듯한 광경이었다.
아셀이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는 사이, 로난은 두온과 인사를 나누었다.
“오랜만이에요 아저씨.”
“오오, 손님! 그간 잘 지내셨나요?”
“저야 언제나 잘 지내죠. 지난번엔 미안했어요.”
“허허, 아닙니다 손님. 이런저런 일이 있기는 했지만, 제 딸과 친하게 지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래 봬도 외로움을 꽤 많이 타는 아이거든요.”
두온은 행여나 마르야가 들을까 목소리를 낮췄다. 로난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카라벨 상단에서 남부산 담뱃잎을 한 주머니 구매했다.
고개를 돌리자 놀이를 마친 두 사람이 재잘대는 모습이 보였다. 로난이 담뱃대를 입에 문 채 고개를 들이밀었다.
마르야가 뭔가 중요한 것이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참, 너희 그 소식 들었어?”
“못 들었을걸.”
“이번에 그랑시아 공작의 장남이 필레온 입학시험을 치른대. 우리랑 같이.”
“그랑시아 공작?”
로난은 기억을 되짚었다. 원체 귀족 사회에는 관심이 없던지라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기에, 로난은 무성의하게 양어깨를 으쓱였다.
“뭐야, 정말 몰라? 이건 좀 심한데?”
“뭐 하는 놈팡이길래 그리 호들갑을 떨어?”
“이백 년 만에 나타난 천재라고 온 제국이 떠들썩했잖아. 슐리펜 시니반 데 그랑시아. 몰라?”
로난은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을 무지로 해석한 마르야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슐리펜을 모르는 사람은 적어도 제도 내에서는 아무도 없었다. 열한 살의 나이에 오러를 개화하고 지금은 각성의 경지로 달려가는 천재.
게다가 아칼루시아 가문과 쌍벽을 이루는 대가문인 그랑시아 공작가의 장남이 아닌가.
하지만 로난은 몰라서 대답을 안 한 것이 아니었다.
“슐리펜···? 방금 슐리펜이라 했냐?”
“그래. 정말 들어본 적 없어? 한 번도? 슐리펜. 시니반. 데. 그랑시아.”
왜 들어 본 적이 없겠는가. 로난은 계속해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주문처럼 들리는 단어의 나열 속에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이 섞여 있었다.
겨울 마녀의 살해자. 한때 같이 검을 휘두르던 제국의 검성. 끝내 거인을 베지 못하고 숨을 다한 비극의 천재.
“뭐야, 표정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음, 아니야. 알고 있지. 슐리펜.”
“그치? 솔직히 마나 감응보다 이게 더 심했어.”
잠시 과거를 뒤적이던 로난이 쓰게 웃었다. 만난 시간은 짧았지만 인상만큼은 강렬했다. 그는 전장을 뒤덮는 슐리펜의 오러를 기억하고 있었다.
“대단한 양반이었지. 살짝 돌아 버린 구석이 있긴 했지만.”
“꼭 만나본 것처럼 말한다?”
“만나봤어. 하나 더 말해주자면, 그 양반 남이 옆에 있으면 오줌 못 싸더라.”
“···그러시겠지. 그건 그렇고 나 배고파. 밥 먹으러 가자.”
마르야는 소년들의 손을 붙잡고는 식당가로 향했다. 그들은 제도 명물 중 하나인 황소 스테이크에 나무딸기 주스를 곁들여 먹었다.
세 사람은 낮에는 제도 곳곳을 관광하듯 돌아다니고, 밤에는 실기시험 대비 훈련을 했다. 이틀은 순식간에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