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134)
134. 때 아닌 겨울(4)
#134
“나와 한번 겨뤄 보자.”
나비로제가 칼자루를 잡아당겼다. 간드러지는 쇳소리와 함께 비검(飛劍) 우루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론이 자부하는 걸작 중 하나. 열 종류의 광석을 섞어 만들었다는 검신은 그녀의 눈동자처럼 짙은 녹색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로난은 벙찐 채 서 있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비로제가 짜증 섞인 말투로 그를 재촉했다.
“뭐 하나. 뽑아라.”
“젠장,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혀를 찬 로난이 검을 뽑았다. 오늘의 나비로제는 어딘가 이상했다. 예민하고 괴팍한 것이 꼭 장미에 찔린 고양이 같았다.
스르릉! 라만차의 시커먼 검신이 그림자를 흩뿌렸다. 이미르는 여전히 허리춤에 꽂혀진 채였다.
“단검은 안 쓰는 건가?”
“네.”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중간하게 이도류로 설쳤다간 본전도 챙기지 못할 것 같았다. 자세를 잡은 나비로제가 낮게 읊조렸다.
“전력으로 와라.”
목소리가 진지했다. 이유가 뭐가 됐건 진심인 것은 확실해 보였다.
로난은 대답하는 대신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화르륵! 아찔한 선홍색이 검신을 타고 올라왔다. 어쩐지 이전보다 검에 마나를 먹이는 것이 훨씬 쉬워진 것 같았다. 나비로제가 눈썹을 으쓱였다.
“그런가. 거기까지는 갔나.”
“거기라 하심은?”
“코어가 생겼군. 진짜 네 코어가.”
로난의 눈이 커졌다. 그러고 보니 심장이 맥박치는 것이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피보다 뜨거운 무언가 준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이것도 해주의 여파인가···?’
어쩌면 이게 몸이 가벼워진 이유일지도 모른다. 두 사람은 서른 걸음 정도의 간격을 두고 물러섰다. 로난이 자세를 잡은 것을 확인한 나비로제가 입을 열었다.
“시작하겠다.”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나비로제의 형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펑! 녹색 섬광이 번쩍이더니 그녀가 서 있던 자리로부터 검기가 쏘아졌다.
“니미···!”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두 개의 초승달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십자로 교차하며 날아오는 검기는 길이가 족히 30m는 되어 보였다.
정신을 집중하자 검기 뒤에 바짝 붙어서 달려오는 나비로제가 보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로난은 그녀가 수업을 할 때 얼마나 실력을 감추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2년 전이라면 반응조차 못 해봤을 속도였다.
‘재밌는데.’
하지만 당혹스러움과는 별개로 피가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토록 고대해 왔던 전대 검성과의 전투였다. 쾅! 직감에 몸을 맡긴 로난이 땅을 박차며 도약했다.
‘높다···!’
가벼워진 몸은 예상보다 높게 솟아올랐다. 검기는 어느새 자신의 목전까지 다가와 있었다. 로난은 앞쪽으로 제비를 넘으며 검을 휘둘렀다.
서걱! 칼날이 원을 그리며 두 개의 검기가 교차하는 부분을 양단했다. 네 조각으로 나뉜 검기가 로난의 뒤편으로 날아갔다.
콰아앙! 벽면에 부딫힌 검기들이 폭발을 일으켰다. 마나의 잔흔이 불티처럼 휘날렸다. 달려오던 나비로제가 급히 멈춰섰다. 로난은 한 바퀴를 더 회전하며 검을 내리 벴다. 위력이 몇 배는 증폭된 참격이 나비로제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흐읍!”
“그건···!”
나비로제의 얼굴이 굳었다. 자신의 회전검과 닮은 것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달랐다. 잔잔하면서도 예리한 검로는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의문이 고개를 쳐들었지만 지금 그런 걸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칼자루를 양손으로 고쳐 쥔 그녀가 공격에 응수했다. 두 개의 날붙이가 허공에서 충돌했다.
카아아아앙-!
금속음과 파공음이 뒤섞이며 울려 퍼졌다. 충격파를 견디지 못한 창문들이 산산이 부서졌다. 서로의 힘에 놀란 두 사람이 이를 악물었다.
“으음!”
“크으으···!”
허나 아무도 뒤로 밀려나지는 않았다. 짧은 힘겨루기를 마친 두 사람이 다시금 검을 내질렀다.
카강! 캉! 인지를 아득히 뛰어넘는 쾌검이 연쇄적으로 격돌했다. 칼날이 맞닿을 때마다 적녹색 섬광이 허공에 피어났다. 문득 로난의 눈동자에 의문이 스쳤다.
‘어라?’
뭔가 이상했다. 합을 나눌수록 이질감이 더해졌다. 하지만 당장은 확인할 길이 없었기에 로난은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화륵! 검신 안쪽에서 일렁이던 붉은빛이 표면으로 올라왔다.
“진심으로 갈게요.”
“시건방지긴.”
나비로제가 입술을 비틀었다. 쿵! 짧은 기합을 내지른 로난이 오른발을 굴렀다. 순식간에 자라난 반짝이는 뿌리가 나비로제의 몸을 휘감았다.
“이건···.”
나비로제의 눈이 커졌다. 로난이 속박된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차였다. 콰직! 뿌리를 찢고 튀어나온 발이 로난의 복부에 처박혔다.
“크억!”
로난이 이를 악물었다. 내장이 뒤집히는 듯한 충격이었다. 그는 튕겨남과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펑! 진홍빛 검기가 나비로제를 향해 발사되었다.
다만 기존의 초승달 모양이 아닌 물보라처럼 유기적인 형태의 검기였다. 그토록 염원하던 검기의 변형에 로난이 탄성을 터트렸다.
“씨발, 됐다!”
“결국 해냈나.”
나비로제가 헛웃음을 쳤다. 붉은 급류가 밀어닥치고 있었다. 그녀는 검을 가볍게 회전시키며 검기를 방어했다. 콰과광! 액체화된 예기가 우루사의 칼배를 쉴새없이 두드렸다. 불현듯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뒷목의 털이 곤두섰다. 나비로제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뒤로 돌아온 로난이 횡으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쾌속의 참격이 붉은 꼬리를 끌며 날아오고 있었다.
“큭···!”
황급히 몸을 돌린 나비로제가 방어 자세를 취했다. 허나 로난의 참격은 이미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 거리라면 우루사가 밀려나면서 나를 때린다. 한발 늦었음을 직감한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
허나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라만차는 대태도 바로 앞에서 멈춰서 있었다. 나비로제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로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검을 내리기 무섭게 라만차의 색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한층 더 얼굴을 일그러뜨린 나비로제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뭐 하는 짓이냐고 물었다.”
“다 나으면 다시 붙어요.”
로난이 담담하게 말했다. 깨진 창문 너머로 눈이 새어들고 있었다. 나비로제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라?”
“정상이 아니잖아요 교관님. 사고라도 당한 거예요?”
한순간 끔찍한 적막이 내려앉았다. 몇 초를 침묵하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나는 다치지 않았다.”
“빌어먹을,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예요? 만사는 왜 안 쓰는 거고요.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너무 많아졌잖아요.”
로난은 자신이 느낀 이변을 속사포처럼 나열했다. 나비로제의 실력은 전체적으로 퇴화되어 있었다. 사납게 몰아치는 기세만큼은 좋았으나 그뿐이라고 해야 하나. 명상할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기는 했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로난···.”
“솔직히 말해봐요. 뭐가 문제인 거예요?”
처음으로 아데샨이 미워졌다. 다들 건강하기는 개뿔이. 퇴화의 정도로 봐서 검사로서 치명적인 부위를 다친 것이 분명했다.
팔이라든가, 다리라든가.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거짓말을 했던 거겠지. 한참이나 말이 없던 나비로제가 힘겹게 입을 뗐다.
“···자이파에게 졌다.”
“네?”
“말 그대로다. 올해 초에 벌어진 일이지. 도저히 평정을 유지할 수 없더군.”
나비로제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올해 초에 검성의 자리를 놓고 자이파에게 재도전했지만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다친 곳은 없었지만 재도전임에도 패배한 것이 중점이었다.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 잠깐만요, 그럼 다친 곳은 없는 거예요? 한 군데도?”
“그래. 아까부터 말하지 않았나.”
나비로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부터 자꾸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한 말투였다. 목젖까지 치밀어 오른 욕설을 삼킨 로난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빌어먹을, 사람 놀라게 하고 있어.’
십 년은 늙은 것 같았다. 아데샨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었다. 앞머리를 쓸어넘기던 그가 입을 열었다.
“젠장, 안 다쳐서 다행이에요. 저는 무슨 팔이라도 잘려서 의수로 교체한 줄 알았죠.”
“글쎄. 차라리 그렇게 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군.”
“네?”
“이번 싸움으로 확신했다. 나는 그 고양이를 평생 이길 수 없다는 걸.”
그녀는 저번 싸움을 계기로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다고 했다. 그것은 자이파와 흰머리의 사내를 제외하면 평생을 이겨 오기만 했던 나비로제에게 있어서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그녀의 오러인 만사를 못 꺼내게 될 정도로. 나비로제가 쓴웃음을 지었다.
“애송이 같은 태도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줘서 미안하다.”
“교관님.”
로난이 입매를 뒤틀었다. 절대로 꺾일 것 같지 않던 사람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가만히 로난을 올려 보던 나비로제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지금은 좀 낫구나.”
“네?”
“나와는 달리 가능성이 있는 제자가 한명 더 나타났으니까.”
로난이 시선을 내렸다. 나비로제의 얼굴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검을 집어넣은 그녀가 로난의 가슴을 툭툭 쳤다.
“예전과는 비교하는게 부끄러울 정도로 성장했어···도대체 2년간 무슨 일이 있던 거냐?”
“그냥, 자신을 좀 돌아보고 왔죠.”
“누구는 오러를 각성해서 오더니, 너는 또 이런 식으로 나를 기쁘게 하는군.”
그리 말하는 나비로제는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다. 얼굴에 드리워 있던 어둠이 조금이나마 걷힌 것이 느껴졌다.
“나도 부끄러운 스승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
제자의 성취로 본인의 아픔을 잊을 수 있는 걸 보니 역시 타고난 스승이었다. 두 사람은 그간 있던 근황을 간단하게 주고 받았다.
“여기 오기 전에 아데샨을 만났다고? 그런데도 그 아이가 내 상태에 대해 말해 주지 않았나.”
“안 말했어요. 본인의 입으로 들어야 할 것 같다 하더라구요.”
“하여튼 착한 아이군. 이제 내 조교도 아니면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 교관님. 부탁이 하나 있어요.”
나비로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난이 입을 열었다. 로돌란에 가고 싶다는 말을 들은 그녀가 눈썹을 으쓱였다.
“로돌란이라. 겨울의 마녀를 만나러 갈 생각인가?”
“네.”
“그럴 줄 알았지. 돌아오자마자 소용돌이에 몸을 던지는구나.”
로난이 면목 없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잠시 턱을 매만지던 나비로제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알았다. 카라카 심문관에게 연락해 보지.”
“고마워요.”
“대신 무모한 짓은 하지 마라. 머지않아 검의 제전이 개최되니까.”
“에이, 제가 무슨 짓을 하겠어요.”
“뭐가 됐든 저질러 왔지. 그것도 상당히 요란한 것들로만.”
마주보던 두 사람이 동시에 킥킥거렸다. 나비로제가 널브러져 있는 수통을 집어들었다. 남아 있던 물을 털어낸 그녀가 입을 뗐다.
“로난.”
“네?”
“돌아와서 기쁘다.”
나비로제는 그 말과 함께 등을 돌렸다. 도망치듯 빨라진 발걸음이 눈에 띄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부분이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로난이 픽 웃었다.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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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었음에도 하늘은 흐리멍텅했다. 울음 같은 바람소리가 불규칙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달빛이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바닥에 쌓인 눈이 은은하게 빛났다.
나비로제는 늦어도 내일이면 로돌란으로부터 답신이 올 것이라 했다. 그녀와의 대화를 마친 로난은 곧바로 갈레리온 관을 떠났다.
새로운 동아리 건물을 찾아가기 위함이었다. 원래는 조금 뒤에 찾아가볼 예정이었지만 마르야가 무조건 오늘 와야 한다고 난리를 쳐서 어쩔 수가 없었다.
“분명히 여기랬는데···.”
교정의 북측에 도달한 로난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원래는 꽃과 나무가 만발해 있던 정원은 새하얀 설원으로 변해 있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동아리 건물로 쓸만한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젠장, 잘못 알려준 거 아냐?’
담뱃대를 빼문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쉬지 않고 눈이 쏟아지는 탓에 불을 붙이기가 어려웠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 로난! 이쪽이야!”
“어엉?”
로난이 고개를 돌렸다. 웬 쥐방울만한 놈이 털옷을 껴입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튤립처럼 새빨간 머리는 그의 손에 쥐어진 등불보다 잘 보였다.
“거기 있었냐.”
젖은 담뱃대를 털어낸 로난이 발걸음을 옮겼다. 아셀은 완전히 꽁꽁 얼어붙어서 눈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너 인마, 괜찮아?”
“헤, 헤맬 거 같아서 잠깐 나왔어···.”
“쯧, 미련하게시리.”
로난이 그의 모자에 묻은 눈을 털어냈다. 아셀의 뒤편에는 웬 자그마한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기껏해야 창고로 쓰일 법한 작고 볼품없는 건물이었는데, 외벽이 새하얀 데다 지붕이 눈으로 뒤덮여 있어서 미처 보지 못했다.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크라티르 그 늙은이가 나를 속였군.”
“아, 아냐···안에 들어가면 놀랄 거야.”
“그야 그렇겠지.”
로난은 투덜거리며 건물 안쪽으로 들어섰다. 문을 닫는 순간 바람소리가 잦아들었다.
작은 등불 하나가 머리 위에서 아롱이고 있었다. 직사각형의 공간은 두툼한 장작더미로 가득 차 있었다.
“놀랍군. 장작 침대라.”
“저, 전부 눈속임이야. 계단이 갑자기 나오니까 조심해.”
“뭐라?”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셀은 주저없이 발을 뗐다. 그의 다리가 장작을 그냥 통과하는 것을 본 로난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놀랍게도 장작들은 전부 실체가 없는 환각이었다.
‘제법 공을 들이긴 했네.’
여명 마탑의 도서관에서나 보던 고급 기법이었다. 가짜 장작을 헤치면서 걸은 지 머지않아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났다.
제법 가파르고 깊은 계단이었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던 로난이 아셀에게 물었다.
“그래서 왜 오늘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한 거야? 다른 날도 많잖아.”
“그, 그건···.”
아셀은 뺨을 긁적이며 시선을 피했다.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 버리겠다 협박해도 대답하지 않는 것이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마침내 계단의 끝에 도달하는 순간 시야가 탁 트였다. 아셀이 외쳤다.
“데, 데려왔어요!”
“아, 드디어.”
로난의 눈이 커졌다. 뭔가 사람이 득시글하게 모여 있었다.
죄다 익숙하면서도 그리운 면면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반가움보다 놀라움이 앞섰다. 새로운 동아리의 모습을 본 로난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 정신 나간 늙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