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144)
145. 겨울의 잔향
#145
이벨린 드로자가 눈을 뜬 것은 이른 아침이었다. 올려다본 천장이 낯설었다. 아주 오랫동안 잠을 잔 것 같았다.
“여기는···?”
그녀는 천천히 상체를 들어 올렸다. 몸을 덮고 있는 이불에서는 포근한 냄새가 났다. 커튼 사이로 스며든 서광이 실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실내는 깔끔했다. 도톰한 침대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는 풍경이었다. 분명 필레온 아카데미의 보건실이었다.
‘내가 왜···여기에 있는 거지? 나는 분명···.’
이벨린이 눈살을 찌푸렸다. 기억이 드문드문 끊어져 있었다. 눈보라 속에서 온통 새하얀 여인과 마주치고, 그녀와 포옹을 한 것까지는 떠오르는데 그 뒤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바로 옆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이 좀 들어요?”
“···에르제베트 선배님?”
고개를 돌린 이벨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검보랏빛 머리의 소녀가 팔짱을 낀 채 그녀를 내려보고 있었다.
새하얀 목의 가운데는 자신이 낸 동상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에르제베트가 말했다.
“흥, 잘도 선배님이라 부르는군요. 본인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모르시죠?”
“그, 그게···죄송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건지···제가 혹시 실수라도 한 건가요?”
“했죠. 그것도 아주 큰 실수를. 우선 이분에게 감사 인사부터 하세요. 당신의 은인이니까.”
에르제베트가 눈짓했다. 그녀의 뒤에는 처음 보는 청년이 양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서 있었다. 큰 키와 새카만 머리카락, 노을처럼 주홍색을 띠는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사납게 생기기는 했어도 굉장히 잘 생긴 사람이었다. 그가 툭 던지듯이 말했다.
“어이, 아픈 곳은 없어?”
“네? 아아, 네.”
이벨린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군. 그리 중얼거린 등을 돌렸다. 뒤늦게 에르제베트의 말을 떠올린 이벨린이 입을 열었다,
“저, 저어···감사···!”
하지만 청년은 이미 방을 빠져나간 뒤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추측건대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 분명해 보였다. 에르제베트가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저런 분이니까.”
“도,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죠···?”
“그걸 설명해 주려고 제가 온 거예요. 자, 받아요.”
문득 그녀는 언제나 시려오던 손발에 온기가 감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심장 가운데 자리 잡고 있던 한기도. 간이 의자에 앉은 에르제베트가 머그컵을 내밀었다.
“지, 직접 말해 주시려고요? 아뇨, 그럴 필요는···.”
“시끄러워요. 아직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으니 잠자코 들어요. 안 받을 거예요?”
“아앗, 바, 받을게요. 죄송해요···!”
이벨린이 컵을 받아들었다. 머그컵 안쪽에서는 뜨거운 레몬차가 모락모락 김을 내뿜고 있었다.
“그러니까 당신은 겨울의 마녀라는 존재에게···”
목청을 한 번 가다듬은 에르제베트가 지난 일 년간 있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문간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난이 입을 열었다.
“우린 필요 없을 것 같죠? 선배가 들어가면 집중도 못 할 것 같고.”
“응. 에리는 참 착해.”
아데샨이 동의하듯 주억거렸다. 그녀는 길고 두꺼운 가죽 코트가 아닌 봄과 가을에 입는 무예과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이벨린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머리도 안 빗고 달려온 건데, 에르제베트가 먼저 와서 그녀를 간호하고 있었다. 로난이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본인은 그걸 부정하고 싶어 한다는 게 웃긴 점이죠. 그냥 솔직하게 살면 될텐데.”
이전에 슐리펜의 여동생을 도와 준 것도 그렇고 그냥 천성이 선한 사람이었다. 왜 그걸 부끄러워하는 건지. 로난을 힐긋 돌아본 아데샨이 눈웃음을 쳤다.
“후후, 그건 내가 아는 누구랑 비슷하네.”
“누구요?”
“그런 사람이 있어.”
로난이 재차 물었지만 그녀는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 어쨌든 이벨린이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었다. 한결 마음을 놓은 두 사람이 발걸음을 옮겼다. 아데샨이 질문했다.
“그래서, 아직 아침인데 오늘은 뭘 할거야?”
“일단···조금 더 쉬고 싶어요. 며칠간 밤낮으로 시달렸더니 영 피곤해서.”
로난이 질렸다는 듯이 혀를 내둘렀다. 그는 로돌란에서 돌아온 며칠간 온갖 곳을 돌아다니며 공을 치하받았다. 심문관 카라카의 상세한 증언으로 공적을 하나도 빠짐없이 인정받았는데, 도리어 그 때문에 일이 귀찮아졌다.
순례를 끝내고 필레온으로 돌아와도 끝난 것이 아니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감사를 표하고, 선물도 어마무시하게 많이 받았다. 아직도 겨울을 끝낸 영웅의 동상을 세우겠다며 주접을 떨던 상인들의 얼굴이 눈에 선했다. 로난이 말했다.
“그래도 잘 풀렸으니 다행이죠.”
“응. 정말로.”
이벨린과 아셀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대마법사 로르혼이 변호를 해 준 덕이었다.
하긴 자기 책임도 크거니와 제자로 영입할 인재가 범죄자가 되면 곤란하겠지. 워낙 저질러 놓은 게 많아서 해명에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맞아. 황궁 초대장도 받았다고 하던데. 언제 가는 거야?”
“아아, 사흘 전에만 연락해 주면 언제든지 괜찮대요.”
“그렇구나. 대강 언제쯤 가는지만 말해 줘. 시간은 최대한 맞춰 볼 테니까.”
“시간을 맞춘다고요?”
“응. 황제 폐하를 알현하는데 평소처럼 입고 갈 수는 없잖아.”
아데샨은 황제를 알현할 때의 복장은 자신이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로난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녀의 태도는 굳건했다.
갈레리온 관을 나서자 뒤늦게 봄을 맞이한 교정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은 약간 서늘한 공기가 주변에 감돌고 있었다. 새들의 재잘거림이 희끄무레한 서광 속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풋풋한 들풀과 이파리, 며칠 새 만발한 봄꽃들이 곳곳에서 싱그러운 잔향을 흘리고 있었다. 늘어지게 하품을 한 로난이 기숙사로 돌아가려는 찰나였다. 아데샨이 그의 소매를 붙잡으며 말했다.
“로난. 나한테 시간을 조금만 할애해 줄 수는 없을까?”
“흐아아암···응? 무슨 일이에요?”
“자세한 건 설명 못하고···가서 말해줄게. 어제 눈이 내렸거든.”
“눈? 이제 완전히 봄이 된 거 아니었어요?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어제 새벽에 잠깐 내리더라. 해가 뜨기 전에 가야 해.”
로난은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뒤따랐다. 소매를 꼭 쥔 채 놓지 않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중요한 일인 것 같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일까.
로난은 아데샨에게 이끌려 부지의 서쪽으로 걸어갔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교정을 거니는 학생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하긴 이런 시간이니까 학생회장님께서 나 같은 놈과 어울릴 수 있는 거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익숙한 언덕을 올려다본 로난이 눈썹을 으쓱였다.
“사계의 언덕?”
해주 전에 아데샨과 함께 올라갔던 언덕이었다. 서로 어깨를 기댄 채 한참이나 노을을 바라보던 기억이 났다. 네 그루의 나무가 한곳에 모여 자라나 있었다.
“진짜 눈이 왔나 보네요. 별일일세.”
“응. 올라가자.”
아데샨의 말은 사실이었다. 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한 곳이라 그런지 언덕과 그 주변은 정말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아데샨은 아예 로난의 손을 붙잡아 당겼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계절마다 한 그루씩은 꽃을 피운다고 했었지.
그들은 머지않아 정상에 도착했다. 아데샨의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돌린 로난이 그 자리에 굳었다.
한순간 머릿속을 떠다니던 잡생각이 전부 날아가 버렸다. 어떠냐는 듯 웃어 보인 아데샨이 당당하게 말했다.
“내가 말한 거 기억나? 겨울에 예쁘다 한 거.”
“···따지고 보면 봄이기는 한데요.”
“눈이 내렸잖아. 오늘은 겨울이야.”
로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겨울이 되면 또 같이 올라오기로 약속했던 기억이 났다.
이건 부정할 수 없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뒤늦게 만발한 벚나무들이 교정 동편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탐스럽게 피어난 연분홍색 꽃잎 위로 새하얀 눈꽃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희푸른 태양이 저 멀리서 천천히 솟아나고 있었다.
휘이이잉···! 느닷없이 불어온 봄바람이 나무 사이를 내달렸다. 셀 수 없이 많은 꽃잎이 바람을 따라 떠오르며 눈과 함께 흩날렸다. 두 사람의 눈이 커졌다.
“와아아···!”
백만 마리의 나비가 동시에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바람이 언덕 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꽃잎들은 그대로 두 사람을 향해 날아왔다.
로난이 멍하니 장관을 감상하던 와중이었다. 바로 옆에서 아데샨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하하, 로난, 이것 좀 봐.”
로난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콧잔등 위에 내려앉은 벚꽃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턱을 치켜든 채 균형을 잡고 있었다.
밤하늘처럼 새카만 머리카락 위에는 이미 눈 묻은 꽃잎 몇 개가 들러붙어 있었다. 가만히 아데샨을 바라보던 로난이 입을 열었다.
“예쁘기는 하네요.”
“후후, 그렇지?”
아마 영원토록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았다. 두 사람은 해가 완전히 떠오른 뒤에야 언덕에서 내려왔다. 언덕길을 내려가던 로난이 입을 열었다.
“참, 만년설화 진주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선배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에요.”
“으응···? 영웅?”
“네. 그게 아니었다면 용들이랑 전쟁이 났을지도요.”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무튼 도움이 되었다니 기뻐.”
아데샨이 눈웃음쳤다. 그때까지 손은 여전히 맞잡은 채였다. 그러고 싶었다는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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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야아아아아악!!”
사건은 다음날 오후에 벌어졌다. 새된 비명이 나바르도제 관의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것이 아셀의 목소리라는 것을 눈치챈 로난이 곧바로 그의 방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빌어먹을, 무슨 일이야?”
“로, 로난···! 나 어쩌지? 이제 나도 괴물이 되는 걸까?”
잠옷 차림의 아셀이 전신거울 앞에 선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어디 모서리에 이마라도 찧었는지 양손으로 앞머리를 가리고 있었다.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갑자기 뭔 헛소리야?”
“이, 이거 봐···!”
아셀이 천천히 손을 치웠다. 앞머리 일부분이 하얗게 물들어 브릿지를 이루고 있었다. 기분이 나쁠 정도로 새하얀 것이 마녀의 머리카락과 완벽히 같은 색이었다. 로난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이건 뭐냐. 기분나쁘게시리.”
“모, 모르겠어. 자고 일어나니까 나 있었어.”
아셀이 울먹거리며 말했다. 그는 평소처럼 자고 일어나서 거울을 보는데 머리에 이런 것이 돋아 있었다고 말했다. 로난이 그의 머리를 살피기 시작했다.
“마녀에게 빙의당했던 부작용인가? 어디 보자···.”
“으약!”
로난이 만지작거리던 머리카락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뽁!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새하얀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뽑혀 나왔다. 아셀이 뽑힌 자리를 쥐어 싸며 몸을 웅크렸다.
“아, 아파아···!”
“얼씨구, 이거 봐라.”
새하얀 머리카락이 솔솔 자라나더니 비어 있던 자리를 메웠다. 뽁! 뽁! 몇 번을 다시 뽑아 봐도 마찬가지였다. 로난이 헛웃음 쳤다.
“어이가 없군. 뭔가 비싸게 팔릴 것 같은데, 자루 하나 채울 만큼만 뽑아 볼까?”
“히이익···! 하, 하지 마!”
아셀이 뿌리치듯 손을 휘둘렀다. 동시에 무언가 차갑고 날카로운 것이 로난의 뺨을 스치며 지나갔다. 푹! 칼로 나무를 찌르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로난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건···.”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비수처럼 뾰족한 얼음이 나무 깊숙이 박혀 있었다. 헛숨을 들이킨 아셀이 황급히 달려왔다.
“히에엑···! 로, 로난. 괜찮아?!”
“너 이 새끼···!”
스친 자리에서 피 한 방울이 흘러내렸지만 지금 그런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얼음에서는 새하얀 냉기가 스멀스멀 새나오고 있었다.
석재로 만들어진 벽이 천천히 얼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겨울의 마녀가 다루던 얼음과 굉장히 비슷했다. 로난이 물었다.
“너 이제 얼음도 쓸 수 있냐?”
“그, 그게···.”
“인마. 똑바로 말해. 이건 엄연한 살인미수야. ‘다 벗겨서 복도로 쫒아내기’ 형을 당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히익! 아, 아니야! 사실은 돌아오고 얼마 안 지나서···.”
아셀이 머뭇거리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가 자신의 새로운 힘을 깨달은 것은 로돌란에서 돌아온 다음날 아침이었다. 혹시나 힘이 남아 있을까 하는 심정에 시도해 봤는데, 정말로 얼음이 발현된 것이었다.
“그럼 어제 눈 내린 것도 니가 한 짓이냐?”
“으, 응···. 맞아. 무서워서···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었어.”
아셀이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가끔씩 후천적으로 새로운 속성을 개화하는 마법사들이 있다고 듣기는 했지만 이건 좀 느낌이 달랐다. 차라리 우연히 바쥬라의 힘을 흡수해서 코어를 만든 자신과 비슷했다.
그건 그렇고 어제 그 장관이 요놈 덕에 나타난 거였군. 픽 웃은 로난이 아셀의 코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겼다.
“아윽!”
“좋아. 그럼 용서해 주지.”
“우으으···고, 고마워···그런데 갑자기 왜···?”
“덕분에 즐거운 일이 있었거든.”
로난이 웃었다. 사실 살인 미수는 그냥 농담이었고, 기분도 전혀 나쁘지 않았다.
되려 비싼 술로 연회를 벌이고 싶을 만큼 기뻤다. 안 그래도 사기적인 염력을 다루는 놈인데, 겨울 마녀의 능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말도 안 되게 큰 전력이 될 터였다.
-똑똑.
그때 뒤쪽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로난이 고개를 돌렸다. 웬 얼빠진 놈이 열린 문을 두드리나 싶었는데, 익숙한 얼굴이 그곳에 서 있었다. 로난과 눈이 마주친 슐리펜이 입을 열었다.
“상당히 소란스럽더군. 무슨 일이지.”
표정이 심각한 걸 보니 갑자기 괴성이 들려와서 여간 언짢았던 모양이다. 로난이 가 보라는 손짓을 보냈다.
“아아, 신경 안 써도 돼. 좋은 일이거든. 가서 마저 볼일 봐.”
이 경사는 동아리에 다같이 모아서 알려 줘도 늦지 않을 터였다. 슐리펜이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딱히 소리 때문에 온 게 아니다 로난. 너를 찾던 중에 우연히 들른 거지.”
“엉?”
“지금 당장 나랑 같이 가 줘야겠다.”
목소리가 진중했다. 늘 그런 놈이었지만 오늘은 어딘가 달랐다. 조금 긴장한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인데 그래?”
“나비로제 교관님의 호출이다. 검의 제전과 관련해서 할 말이 있으시다는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