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165)
166. 검의 제전(9)
#166
해가 저물자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어스름한 빛무리가 거뭇해진 지평선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로난은 러셀과의 대화를 마친 뒤 식당으로 돌아왔다.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했다. 문을 열자 한층 후끈해진 열기와 고기 굽는 냄새, 사람들의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도대체 저게 몇 그릇 째야?”
“대단하군. 고작 세 명이서.”
“소공작께서는 거의 먹지도 않았어···!”
싸움이라도 났나 싶어 두리번거리던 로난이 헛웃음을 쳤다. 사람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쏠려 있었다. 로난의 일행이 앉아 있는 테이블이었다. 나비로제와 린, 슐리펜이 서로를 마주보며 앉아 있었다.
그때 앞치마를 두른 주인장이 소뿔로 만든 맥주잔과 큼지막한 대접을 세 사람 앞에 내려 놓았다. 어지간한 쟁반보다 큰 접시에는 노릇노릇하게 익은 멧돼지 구이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그가 나비로제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저, 정말 잘 드시는군요. 여기 맥주랑 멧돼지 나왔습니다.”
“고맙군. 나는 이쯤이면 될 것 같은데···린. 더 먹을 수 있나?”
“응. 먹을래.”
나비로제의 권유에 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그새 친해진 모양이었다. 주인장의 눈매가 한순간 일그러졌다.
영업용 미소를 어색하게 보인 그가 주방으로 향하자 구경꾼들이 재차 환호성을 터트렸다. 도대체 몇 접시를 해치웠길래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추측하기가 두려웠다. 그때 냅킨으로 린의 입가를 닦아주던 나비로제와 로난의 눈이 마주쳤다.
“로난. 늦었군.”
“···예, 어쩌다 보니.”
“앉아라. 네 것까지 주문해 놨다.”
나비로제가 맞은편의 의자를 가리켰다. 털푸덕 걸터앉은 로난이 그녀 앞에 놓인 맥주잔을 단번에 들이켰다. 껄떡이던 목울대는 한참이 지나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쾅! 그가 비어버린 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푸하···제법 하네요. 여기.”
“원래 파르잔의 맥주는 맛이 훌륭하기로 유명하지. 이걸 먹으려고 참가하는 놈들도 있을 정도니까. 그나저나 흡연에 이어서 음주라니, 과감하구나.”
“필레온도 아닌데 뭐 어때요.”
로난이 피식 웃었다. 마시지 말라고 목에 칼을 겨눠도 오늘은 마실 생각이었다 그는 주인장을 불러 추가로 맥주를 주문했다. 로난을 위아래로 훑어본 나비로제가 입을 열었다.
“핏자국이 없는 걸 보니 검기로 마무리를 했나 보지?”
“예?”
“너더러 따라오라 하던 놈 말이다. 덩치에 비해 내실이 없어 보이던데, 예상대로군.”
러셀의 이야기였다. 당시 분위기가 험악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대련을 핑계삼아 죽인 것을 확신하는 눈치였다. 린은 고기를 우물거리며 흥미롭다는 듯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죽였어요.”
“알고 있다.”
“예?”
“네 표정이 영 어두워서 해 본 말이다. 이런 것도 설명해 줘야 하나.”
나비로제가 픽 웃었다. 평소에 안 하던 농담까지 치는 걸 보니 제법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제야 다소 상기되어 있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로난이 눈썹을 으쓱였다.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예요?”
“좀 마셨다. 사랑하는 제자들이 검의 제전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스승으로서 진정할 수가 있어야지. 아하하···너희를 만나서 기쁘다.”
로난과 슐리펜의 얼굴이 굳었다. 두 사람의 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방금 틀림없이 ‘사랑하는’ 제자들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보통 마신 게 아닌 것 같았다. 참지 못하고 웃어버린 로난이 입을 열었다.
“저두요.”
“그래야지. 귀여운 놈들.”
몸을 앞으로 기울인 나비로제가 두 사람의 뺨을 쓰다듬었다. 세상 다정다감한 것이 평소와 다른 사람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녀는 이후로도 고민이 있냐며 두 번 정도 추가로 질문을 던졌으나, 로난은 넌지시 둘러대기만 할 뿐 대답을 피했다.
이게 말해도 되는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대상이 그녀라면 더더욱. 그런 로난을 관찰하듯 지켜보던 린이 나비로제의 소매를 꾹꾹 잡아당겼다.
“응? 왜 그러지?”
“나 화장실.”
“아아. 식당을 나가서 오른쪽으로 돌면···.”
“어두워서 무서워. 같이 가 줘.”
린이 뻔뻔스레 말했다. 자칭 레이디가 할 만한 소리는 아니었다. 잠시 벙찐 채 린을 바라보던 나비로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두 제자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천천히 먹고 있어라. 아예 바람까지 쐬고 올 테니까.”
“그냥 키우지 그래요? 조금만 태워서 데리고 다니면 모녀라고 해도 믿겠는데.”
자연스레 손을 맞잡고 있는 것이 영락없는 어머니와 딸이었다. 딱! 나비로제는 로난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은 뒤 식당을 나섰다. 문이 닫히기 직전 로난을 돌아본 린이 한쪽 눈을 깜빡여 보였다. 로난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웃었다.
“쬐끄만 게···.”
누가 봐도 일부러 자리를 피해 준 것이었다. 구경거리가 사라지자 취객들의 이목도 자연스레 흩어졌다. 테이블에는 로난과 슐리펜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더 안 먹냐?”
“식사라면 한 시간 전에 마쳤다.”
“일부러 기다려준 건가. 과연 귀족이시군.”
“원한다면 나도 자리를 비워줄 수 있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건가.”
“···아냐, 앉아라. 너한테는 말해도 되겠지.”
로난이 고개를 내저었다. 어차피 이 자식 말고는 딱히 말할 놈도 없었다. 그는 러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슐리펜에게 전달했다. 산의 건너편에서 심상치 않은 놈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과, 그가 여명 부대를 학살한 이들 중 한 명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나비로제가 언젠가 만났다는 흰 머리 검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경청하던 슐리펜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교관님이 들으시면 동요할 만한 일이군.”
“엉. 괜히 일이 틀어지면 안 되니까.”
러셀이 알려준 악마의 인상착의는 구원자를 배신한 로브쟁이. 즉 친부로 예상되는 사람과 생김새가 매우 흡사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었지만, 하얀 머리에 주홍색 눈동자는 러셀의 말마따나 흔한 특징이 아니었다.
물론 로브쟁이 본인은 아닐 가능성이 컸다. 사용하는 검법이 유사하고 악마라는 놈도 굉장한 실력자는 분명해 보였다만, 그의 검술과는 결이 달랐으니까. 다만 중대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가 않았다.
‘뭐가 올라오고 있는 걸까.’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지금 당장 악마라는 놈을 잡아 족칠 명분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학살 현장에서 발견된 반짝거리는 마나는 로난의 눈에만 보이는 점은 둘째 치고, 다른 공범이 남긴 흔적일 수도 있었다. 손목을 자른 잔악무도한 행위 또한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막상 넘어갔는데 당사자가 아니면 그냥 좆 되는 거지.’
가장 큰 문제는 여기가 검의 제전이 벌어지는 파르잔이라는 점이었다. 애초에 몰래 넘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란 파르잔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형상 무조건 정상에 있는 성지를 넘어야 했고, 그곳은 불가침의 영역인 것을 떠나 검의 제전을 주관하는 원로들이 직접 경계를 섰다. 그들 한 명 한 명이 못해도 소드마스터 급의 강자였다.
‘무조건 잡아야 해.’
물론 여명패를 보여 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아직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난은 진심으로 그 자식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섵불리 나서서 일을 그르치기 보다는 확실한 장소에서 확실하게 조져버려야 했다. 슐리펜이 그의 심정을 대변하듯 말했다.
“일단 확인이 우선이겠군.”
“그치.”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산은 올라갈수록 좁아진다는 것이었다. 검의 제전에 왔다는 것은 성검을 노리고 왔을 가능성이 컸다. 목표가 가까워질 수록 포기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마침내 결론을 내린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뭐가 됐든 올라가야겠네. 건너편 놈들만 불쌍하게 됐어.”
“그런 것 같군. 식사는 마쳤나?”
“엉?”
“대련 상대를 해 주마. 남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지 않겠나.”
슐리펜이 몸을 일으켰다. 눈을 끔뻑이며 그를 쳐다보던 로난이 실소를 터트렸다. 돌이켜 보면 이 자식의 배려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손님. 맥주 나왔···어엇?!”
로난은 주인장이 나르던 맥주를 빼앗아 들이켰다. 아까보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죽어도 책임 질 사람 없는 거 알고 있지?”
로난은 낄낄거리며 슐리펜을 따라 나섰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산 중턱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한 시간 뒤, 그들은 지형을 파괴한 혐의로 당일 대련을 제재당했다.
****
선별 시험은 총 네 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다. 각 시험을 치를 때마다 이틀에서 사흘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모든 시험을 치르는 데는 대략 일 주일 정도가 소모되었다.
로난과 그 일행은 무난하게 두 번째 시험을 통과했다. 진영을 나누어 벌이는 깃발 쟁탈전이었는데, 확실히 첫 번째 시험에서 어중떠중이들이 대부분 걸러져서 그런지 훨씬 더 싸울 맛이 났다.
남아 있는 자들은 대부분 실력자라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는 이들이었다. 실제로 나중에 동료로 삼고 싶은 인재도 몇 명 찾아낼 수 있었다.
“로난. 이번 제전이 끝나면 우리 왕국으로 와라. 네가 원하는 건 뭐든 손에 넣을 수 있게 해 주겠다.”
“그러지 말고 아예 저희 가문의 일원으로 들어오시죠.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신분의 벽을 이번 기회에···네? 아칼루시아 가문보다 위세가 높냐고요? 그건 아니지만···.”
재미있는 점은 그놈들 중에서도 로난을 원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 시험이 끝난 날 밤, 스무 명이 가량 되는 참가자가 줄줄이 로난을 찾아왔다. 말투나 제시하는 조건은 저마다 달랐지만 대화의 내용 자체는 다 비슷비슷했다. 나, 혹은 우리의 사람이 되어라.
그란 파르잔에서 올라가는 실력자 중 세 명을 꼽으라면 단연 로난과 슐리펜, 나비로제였는데, 뒤의 두 명은 이미 확고한 소속과 지위가 있었기에 차마 영입을 할 수 없었다. 반면 로난의 경우는 제도의 봄을 되찾아준 영웅으로 유명하기는 했지만 엄연히 학생 신분이었다.
정확히는 황실 직속의 비밀 요원이었으나 그런 정보를 알 리가 없었고, 구인을 목적으로 파르잔에 온 이들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탐나는 인재였다. 더군다나 두 번의 시험을 통해서 확인한 로난의 실력은 부풀려졌다 생각했던 소문을 아득하게 상회하는 수준이라, 그들은 모두 달콤한 제안으로 로난을 유혹하려 들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여기 말고 정상에서 말해. 그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테니까.”
한마디로 네 실력도 입증하라는 뜻이었다. 아무리 조건을 좋게 불러도 로난은 완고했다. 사람들은 이내 타협이 불가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투지를 불태우며 발걸음을 돌렸다. 개중에는 재수 없다며 궁시렁거리는 놈도 있었으나 그런 부류는 애초에 대화 상대가 아니었다.
‘많다고 다 좋은 게 아냐. 정상까지 올라오는 놈들이 진짜다.’
로난은 오히려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는 참가자들을 주시했다. 진짜 실력자는 침묵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문득 칼 배달부 다르만을 떠올린 로난이 눈썹을 으쓱였다.
‘아란 파르잔에서 올라오고 있는 건가.’
수상할 정도로 발이 빠른 소년과 자이파는 아직도 보이지 않았다. 자이파가 검의 제전에 참여했다면 만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배달은 잘 했을지가 의문이었다. 어차피 며칠 뒤면 다 알게 되겠지만.
사람들을 떨쳐낸 로난은 늘 그렇듯이 훈련에 돌입했다. 장소는 달빛을 받아 빛나는 거대한 바위의 위. 훈련 내용은 혈관에 얽힌 저주를 풀어내기 위한 명상과 마나 연공이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기립한 그가 눈을 감았다.
‘그러고 보니 좆같은 저주도 마저 풀어야 하는데.’
큰 해주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로 훨씬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힘이 제한 당하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잡념을 떨쳐낸 그가 한창 명상하던 와중이었다. 뒤편에서 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심히 하네.”
“안 자냐?”
로난은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린의 답변을 대신하듯 선선한 밤바람이 불어왔다. 어찌어찌 새로운 검을 구한 그녀는 무난하게 두 번째 시험을 통과했다. 활약이 도드라지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의 이목은 쏠리지 않았지만. 린이 말했다.
“너는 여기 왜 온거야?’
“니가 좋아하는 왕가슴 누나가 같이 오자고 해서.”
“저급해.”
“니가 할 말이냐. 그리고 엉덩이서 손 떼라.”
혀를 찬 린이 슬그머니 팔을 내렸다. 그녀는 언제나 로난이 훈련을 할 때마다 이렇게 주위를 서성거리고는 했다. 꼭 놀아 줄 사람을 찾는 아이처럼.
“그럼 성검에는 관심 없어?”
“성검이라?”
“응. 대부분은 성검을 찾아서 오는 거잖아.”
발소리로 미루어 보아 로난은 그녀가 바위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성검이라는 말을 곱씹던 그가 내뱉듯이 말했다.
“나는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 안 믿어. 보나마나 그 원로라는 늙은이들이나 마르야처럼 돈머리가 돌아가는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겠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 다 굶어 죽을 테니까.”
“마르야가 누구야?”
“있어. 힘 세고 가슴 큰 애.”
“그렇구나. 만나보고 싶다.”
린이 흥미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은 삼십 분 가까이 흉부라는 신체 기관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나누었다. 로난은 그녀가 나비로제의 셔츠 안쪽으로 손을 넣어보려 했다가 혼쭐이 났다는 말을 듣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 완전 상변태네 이거. 아마 남자였으면 그 자리에서 목이 떨어졌을 거다.”
“응. 화내니까 무서웠어.”
“미치겠군. 너 말야, 제전이 끝나면 우리 아카데미에 들어 올래? 마침 나이도 맞는 거 같고. 실력도 있고.”
“응?”
“재미있을 거야. 아까 말한 마르야랑 다른 친구들도 소개시켜 줄게. 그 빌어먹을 손버릇만 고치면 다들 좋아할 거다.”
한결 거세진 밤바람이 앞머리를 뒤집었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공기가 차가웠다. 문득 로난은 이것이 자신이 파르잔에 와서 한 첫 번째 영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침묵하던 린이 입을 열었다.
“···지금 꼬시는 거야?”
“단어 선정 하고는. 뭐…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
“싫어.”
칼처럼 단호한 거절이었다. 로난의 미간이 한순간 구겨졌다. 그가 뭐라 말을 이으려던 찰나였다.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
“여기서 말고, 정상에서 한번 더 말해 봐.”
“엉?”
“혹시 알아? 그때는 마음이 변할지.”
본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었다. 로난은 그제야 눈을 떴다. 평평한 바위 위에는 자신밖에 없었다. 황급히 주변을 둘러 보자 이미 저 멀리 달려가고 있는 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총총 내딛는 발걸음이 어째서인지 평소보다 경쾌해 보였다.
“이상한 놈.”
로난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보았다. 이제 몇 시간이 지나고 동이 트면 세 번째 시험이 시작될 터였다. 악마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