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21)
22. 누이를 위하여(1)
#22
“로난.”
“엉?”
“머리···빗었네?”
“불만 있냐?”
로난은 뒷짐을 진 채 으르렁거렸다. 아셀이 재빠르게 시선을 피했다.
“아, 아니···그럴 리가.”
서늘한 공기가 상쾌한 아침. 그들은 제도 서쪽의 마차역에서 이릴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셀은 계속해서 로난의 머리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평소의 머리가 까마귀의 둥지였다면 오늘은 예쁘게 엮은 움집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옷도 최대한 깔끔한 것을 입은 것이 평소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덜컹!
그때 마차 한 대가 역 앞에 멈춰섰다. 다리를 쭉 뻗고 쉴 수 있게 설계된 고급 마차였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백은발의 여인 한 명이 걸어 나왔다. 이릴은 안 그래도 큰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연신 주위를 둘러보았다.
“와아아아···! 여기가 제도···!”
“···저게 다 뭐야?”
그녀의 모습을 본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줄곧 두리번거리던 이릴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닿았다.
“앗! 로난! 아셀!”
이릴이 해맑게 웃으며 소리쳤다. 로난은 대답하는 대신 검지를 뻗어 그녀의 양 손에 들려 있는 보따리를 가리켰다.
“···뭘 그렇게 많이 가져왔어?”
정확히는 보따리가 아니라 보따리’들’ 이었다. 양손에 하나씩, 등에 하나. 이릴은 총 세 개의 큼지막한 보따리에 입체적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헤헤, 너네 먹으라구 가져왔지.”
이릴이 보따리 하나를 풀었다. 안에는 흙투성이인 감자가 잔뜩 들어있었다. 나머지 두 개의 보따리에는 각종 채소와 그녀가 직접 만든 치즈 같은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로난이 헛웃음쳤다.
“젠장, 어디 피난 가?”
“에헤헤, 이번에 농사가 잘 됐어. 치즈는 얼마나 맛있는데.”
분명 감자 같은 건 그만 캐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하여튼 제멋대로인 건 집안 내력이다. 로난이 보따리를 집어들려는 차였다.
“인비저블 핸드.”
익숙한 영창과 함께 세 개의 보따리가 공중에 둥실 떠올랐다. 로난과 이릴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아셀은 두 손을 다소곳이 모은 채 어설픈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 이건 제가 숙소에 가져다 놓을게요. 잘 먹겠습니다.”
“어? 아셀은 어디 가?”
“앗···! 저는 오늘 따로 일이 있어서요. 내일 입학식 때 뵈요.”
말을 마친 아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로난은 점점 멀어져 가는 아셀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건방진 자식.”
“으음···아쉽네. 아셀도 오랜만에 보는 거였는데.”
“그러게.”
“뭐, 내일도 있으니까!”
이릴이 다시 해맑게 웃었다. 그녀의 말대로였다. 로난은 내일 있을 입학식에 참관해 달라는 명목으로 이릴을 불렀다.
“그나저나 로난.”
별안간 이릴이 로난의 손을 움켜쥐었다.
“잘 지냈어? 밥은 잘 먹고 다녔지? 왜 이렇게 말랐어? 갑자기 으리으리한 마차가 찾아와서 누나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돈은 어디서 났어?”
“잘 지냈고, 밥도 잘 먹었어. 마차는 얼마 안 했으니까 신경쓰지 마.”
로난이 덤덤하게 말했다. 마차 비용 따위는 그간 벌어들인 수입에 비해서는 정말 티끌만한 돈이었다. 애초에 더 좋은 마차를 구하지 못해 저걸 보낸 것이었다.
“으웅···못 믿겠는데에··· 참, 편지도 봤어! 차석으로 입학했다면서?!”
“응. 무예과.”
“진짜? 누나 기분 좋게 해 주려고 거짓말하는거 아니지?”
“진짜야.”
이릴이 고개를 들어 로난의 눈을 마주보았다. 오랜만에 만난 누이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로난과 같은 색을 띠는 노을빛 눈동자가 봄볕 아래서 아롱이고 있었다.
“못 믿겠으면 봐봐.”
로난은 미리 준비해 온 입학증명서를 내밀었다. 고급스러운 종이에는 로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차석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릴은 증명서를 몇 번씩이나 다시 읽은 뒤에야 로난에게 돌려주었다.
“헤헤. 진짜네.”
한번 웃어 보인 이릴이 고개를 숙였다. 잠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 메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다 컸네, 내 동생.”
작은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로난은 뭐라 말하려는 듯 입술을 우물거리다가, 아주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이릴을 안았다.
“···누나, 고개 들어봐. 소개해 줄 애가 있어.”
“으우···으···소개···?”
고개를 든 이릴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뽀얀 뺨 위에는 눈물자국이 나 있었다.
막나가던 동생이 정신을 차린 걸로 모자라 대륙 최고의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그것도 차석으로.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만,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오늘은 즐거워야 하는 날이니까.
손을 둥글게 말아 입에 가져간 로난이 하늘을 향해 외쳤다.
“시타!”
“뺘아아아-!”
그러자 하늘을 선회하며 날아온 시타가 순식간에 로난의 어깨 위에 착지했다. 이릴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꿈에서도 본 적이 없는 생물이었다.
“와아! 얘는 뭐야? 귀엽다!”
“앗, 막 만지면···!”
말릴 틈이 없었다. 코를 훌쩍이던 이릴이 손을 뻗어 시타의 머리를 만졌다.
“뺘아앙~”
“엥?”
하지만 로난의 예상과는 달리 시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되려 기분이 좋다는 듯 골골대는 소리를 냈다.
“진짜 푹신하다. 무슨 동물이지? 이름이 뭐야?”
“어···음···이름은 시타. 무슨 동물인지는···나도 몰라.”
심지어 시타는 이릴의 어깨로 건너가서 그녀의 뺨에 얼굴을 비벼댔다. 로난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행동이었다. 로난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뺘아~뺘아아~”
“아하하! 간지러워!”
···뭔가 조금 열이 받기는 했지만 사이가 좋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로난은 누이를 데리고 번화가로 향했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이제 내일이면 입학식이었다. 오늘은 아카데미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들일 예정이었다. 겸사겸사 누이에게 은혜도 갚으면서.
****
로난은 미리 알아둔 식당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제도 입성 첫날에 마르야와 갔던 황소 스테이크 집이었다.
“태어나서 이런 건 처음 먹어바···!”
“맛있어?”
고기를 포크로 찍을 때마다 육즙이 폭발하듯 스며 나왔다. 이릴이 상하로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로난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차는 것 같았다.
“많이 먹어.”
“응응! 로난, 너도 얼른 먹어!”
이릴은 자기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썰어서 로난의 접시에 옮기기 시작했다. 거절은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기어코 고기 한 점을 동생의 입 근처에 가져다댄 채 말했다.
“아~”
“아~는 무슨. 내가 애도 아니고.”
“아~~”
이릴은 완고했다. 한숨을 내쉰 로난이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도 식당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
로난은 악어가 사냥감을 무는 것처럼 빠르게 고기를 물어챘다. 이릴이 발을 동동 구르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때! 진짜 맛있지!”
“···괜찮네.”
로난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릴은 로난과 시타에게 돌아가면서 고기를 한 조각씩 내밀었다.
식사를 하는 내내 누이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가게를 떠날 때, 로난은 접시 밑에 동전 몇 닢을 끼워 넣은 채 자리를 떴다.
****
식사를 마친 남매는 [실크의 노래] 라는 대형 부티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문을 맡겼던 교복을 수령하고, 수수한 옷만 입는 이릴에게 도화지에 어울리는 옷을 몇 벌 사 주기 위함이었다.
“로, 로난! 이런 옷은 누나랑 안 어울려···! 어서 다른 걸···.”
“어울려.”
“너, 너무 하늘하늘하잖아. 이 차림으로는 밭에도 못 나가···!”
“애초에 일할 때 입는 옷이 아니야. 그나저나 아직도 밭일을 하고 있다고? 내가 준 돈은?”
“물론 썼지! 얼마나 잘 썼다구!”
이릴은 전에 로난이 준 돈에서 은화 세 닢을 썼다고 말했다. 밭에 심을 모종과 새 옷을 몇 벌 사고, 닭 네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큰 맘 먹고 샀어! 아침마다 달걀을 먹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이릴이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로난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얼마를 줬더라? 대충 금화 삼백 닢이 넘었던 거 같은데.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 로난은 손뼉을 쳐서 점원을 호출했다. 가게 안의 사람들은 모두 이릴을 홀린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고른 거 다 주세요.”
“로, 로난!!”
“잘 들어 누나. 나는 차석을 해서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이 나와. 그 외에도 각종 지원금이 쏟아져서 돈이라고는 쌓이기만 하고 쓸 데가 없어. 그러니까 제발, 나 대신 돈 좀 써 줘.”
진심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말 돈을 쓸 곳이 없었다.
아셀은 다른 전사들처럼 장비를 맞추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하지만 로난에게 있어서 갑옷은 거추장스러운 껍데기에 불과했고, 칼은 다 똑같은 물건일 뿐이었다. 못 쓰게 될 시기가 다를 뿐.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이릴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알았어. 그럼 이번에 돌아가면 거위도 살래. 토끼도 기를 거고, 술 담그는 통도 살 거야!”
“······”
“토, 토끼는 뺄까?”
로난은 말없이 옷을 계산했다. 가게를 벗어나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노도처럼 쏟아졌다.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이릴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 온 천사처럼 아름다웠다.
이릴은 로난과 팔짱을 끼며 말했다.
“헤헤, 동생이랑 이렇게 걸으니까 너무 좋다. 우리 이제 어디 가?”
“음···공방 거리나 가자. 나 칼 사야 돼.”
“지금 그건 망가졌어?”
“응. 어떤 얼간이가 다짜고짜 시비를 걸어서.”
로난이 혀를 찼다. 근래 요긴하게 썼던 흑철검은 슐리펜과의 시비 이후 완전히 못 써먹을 물건이 되고 말았다.
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 번화가를 가로질렀다. 로난은 양손을 주머니에 꽂고서는 누이를 노골적으로 구경하는 행인들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거 구경이라도 나셨나. 남의 가족을 빤히 꼬나보고 있어.”
“뺘아아-“
위축된 행인들이 좌우로 비켜섰다. 시타 또한 로난의 어깨 위에서 털을 한껏 부풀리고 있었다. 그때 익숙한 뒷통수가 로난의 눈에 들어왔다.
“음?”
심해처럼 짙푸른 머리통은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달리 높게 솟아 있었다.
시각보다 먼저 반응한 직감이 로난의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로난이 속삭이듯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씨발.”
“웅? 갑자기 왜 멈춰?”
그러자 파란 머리통도 제자리에 멈춰섰다. 그가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이었다. 로난이 황급히 누이의 팔을 잡아끌었다.
“누나, 우리 이쪽으로 가자. 지름길이야.”
“응? 그래!”
로난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다소 좁긴 했지만 공방 거리와 이어져 있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저 미친놈이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녹이 슨 배관과 뜯겨나간 벽보가 양 옆을 스쳐 지나갔다. 영 음침한 풍경이었지만, 이릴은 그조차도 즐거워 했다. 두 사람이 골목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간만이군, 로난.”
“하···제기랄.”
그곳에는 슐리펜이 고개를 꼿꼿이 쳐든 채 서 있었다. 이미 한참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말투였다. 그는 로난의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왜 그렇게 숨은 거지? 그런 어설픈 은신은 아무 소용도 없는 걸 알 텐데.”
“이런 개···아니지. 대낮부터 사람 열 뻗치게 하지 말고 갈길 가라.”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 온 건가? 목적이 같군. 나 역시 주문했던 검을 수령하러 왔다.”
“검을 수령해?”
슐리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검을 뽑아 로난에게 보여주었다.
로난과 칼부림을 했던 그 검이었다. 미스릴로 이루어진 푸르스름한 날에는 티끝만한 흠집이 나 있었다.
“그래. 저번에 너와 겨루던 도중 날이 상했더군. 미스릴로 만들어진 검에 상흔을 내다니···.”
“이런 젠장, 그 코딱지만한 걸 상흔이라 부르는 거냐? 내가 상흔이 뭔지 보여줘?”
로난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웃으며 흑철검을 뽑아들었다.
척 봐도 심각해 보이는 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예리하던 칼날은 추수당한 옥수수처럼 날이 숭숭 나가 있었고, 칼끝은 잘려나가 뭉툭해져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만한 쾌검을 다름아닌 미스릴에 연속으로 때려 박았으니까.
“이게 상흔이란 거야 인마. 양심이 있어야지 씨팔놈이···.”
로난은 흑철검을 슐리펜의 눈앞에서 흔들어 댔다. 줄곧 가만히 있던 이릴이 로난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로난!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그렇게 나쁜 말을 하면 어떡해?”
“뭐? 하지만 이 자식이 먼저···.”
“로난!”
로난에게만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 슐리펜은 그제야 이릴의 존재를 눈치챘다.
“음?”
그의 미간이 옅게 좁혀졌다. 정수리가 겨우 자신의 가슴께에 미치는 여인은 마치 아이를 타이르듯 로난에게 설교를 늘어놓고 있었다.
“아, 알았어. 욕 안 하면 되잖아.”
로난은 아무 대꾸도 못한 채 머리를 벅벅 긁고 있었다. 생소한 풍경이었다. 그랑시아 공작의 후계자인 자신에게 주저없이 박치기를 날린 인물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때 이릴이 슐리펜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죄송합니다아···욕은 언제나 나쁜 거라 가르쳤는데.”
슐리펜의 시간이 멈췄다.
고개를 한 번 숙였다 들어올린 이릴이 뭐라뭐라 말하기 시작했다.
“다 누나인 제가 부족해서···그러니까···교육이···욕설은···”
그것은 도덕성과 책임을 적절하게 거론한 상당히 괜찮은 사과였다. 하지만 슐리펜의 귀는 그 중에서 단 하나의 단어도 인식하지 못했다.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차단된 것 같았다.
백은색의 머리칼은 별빛에서 뽑아낸 비단처럼 아름다웠다.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이목구비는 지고의 조각사조차 흉내내지 못할 조형미를 갖추고 있었다.
난생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피가 아닌 다른 액체가 혈관을 내달리는 것 같았다.
사과를 마친 이릴이 그를 올려보며 말했다.
“저어···기분이 좀 풀리셨을까요?”
“······”
슐리펜은 대답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로난이 입을 열었다.
“대답해 인마. 우리 누나가 묻잖아.”
“누…나?”
그제야 슐리펜의 입이 벌어졌다. 그는 통나무처럼 뻣뻣한 동작으로 로난과 이릴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가 말을 하는 법을 기억해낸 것은 다시 몇 초의 정적이 흐른 후였다.
“아. 아니오. 다 내가 부덕했기에 벌어진 일이오.”
“······?”
“내가 책임을. 지겠소.”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리까는 시선에서 평소의 위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말투도 등신같이 변한 것이 뭔가 이상했다.
이릴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슐리펜의 손을 맞잡았다.
“와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엄청 좋은 분이네요!”
“···!”
슐리펜의 시간이 다시 멈췄다. 그의 귀가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본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런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