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210)
213. 북부의 왕(7)
#213
“이건···자이파 글씨인데.”
양피지를 들여다본 로난이 미간을 좁혔다. 언젠가 자이파와 파르잔에서 술을 마실 때 그가 끄적여 놓은 낙서를 본 적이 있었다. 틀림없는 자이파의 필적이었다.
‘확실해.’
양피지는 전부 바르카의 앞으로 온 편지였다. 각 편지의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는 수신 일자로 보이는 날짜가 별도로 기재되어 있었다.
시간순으로 정렬된 편지들은 모두 테두리가 찢어질 정도로 닳아 있었다. 가장 최근에 쓰여진 편지를 비롯하여 몇 장은 특히나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한 번 갈기갈기 찢었다가 아교로 붙인 듯했다.
‘어지간히도 많이 읽었나 보군. 그나저나 바르카의 말이 사실이었나.’
불현듯 얼음굴에서 바르카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분명 자이파가 편지로 내 이름을 언급했다고 했었다.
‘설마···.’
저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의심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갑자기 멈춰선 로난의 모습에 아데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난? 거기서 뭐 해?”
“잠깐···잠깐만요.”
로난이 손을 들어 기다려달라는 의사를 표했다. 이걸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것 같았다. 그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첫 번째 편지는 8년 전에 온 것이었다.
“동생아. 병사를 모으는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느냐···내가 비록 황제와 맹약을 맺었다지만···이런 시발.”
속삭이듯 편지를 읽던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건 그냥 반란 모의 계획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이 적힌 본문 아래로는 제국군의 기밀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제이거의 말은 틀렸다. 그는 자이파가 항복한 이후 터르겅 형제의 사이가 완전히 갈라졌다고 했었지만, 그것은 완벽히 잘못 알려진 정보였다. 자이파는 누구보다 긴밀하게 바르카와 내통하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고양이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기분이었다. 로난은 계속해서 다음 편지를 집어들며 빠르게 훑었다. 참으로 반항적인 내용이 이어졌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자이파는 북부의 해방과 잿더미가 될 제국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글자 하나하나마다 살의가 느껴졌다. 나비로제가 그토록 위험하다 경고하던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굉장한 배신감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도대체 과거에 무슨 일을 당하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되는지 궁금했다. 가끔가다 나오는 처자식과의 추억 이야기가 어렴풋이 과거를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온 가족이 죽었다고 했던가.’
편지내에서의 자이파는 누구보다 제국을 증오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네뷸라 클라지에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기는 했지만, 언제나 주요한 주제는 제국에 대한 분노와 북부의 규합이었다. 순식간에 수십 장을 해치운 로난이 다음 편지를 집어들었다.
“오늘은 작전을 수행하다 로난이라는 놈을 만났다···엥?”
익숙한 이름을 본 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날짜를 보니 2년쯤 전에 쓰여진 편지였다. 아셀, 자이파와 함께 와이번에 탄 네뷸라 클라지에를 처리한 날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웃기는 놈이었다···흥미만 따지면 전에 말했던 나비로제라는 검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아직 스무 해도 살지 않은 놈이 대의를 품고 있더구나···”
로난은 자이파가 자신을 굉장히 유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쬐끄만 것이 네뷸라 클라지에라는 거대 조직과 맞서는 것이 제법 흥미로웠던 모양이었다.
그때부터 편지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주 내용은 제국에 대한 증오가 아닌 앞날에 대한 대책이 되어 여백을 채웠다.
“대단한 놈이다. 나더러 세상에, 이사를 도와 달라 하더구나. 믿어지느냐?”
“로난이라는 애송이의 말을 듣고 조사해 봤다. 놈들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해···동생아, 네뷸라 클라지에를 조심해라. 지금은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어느 기준으로 편지에는 더이상 반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현재 날짜에 가까울수록 독기가 빠지는 것이 눈에 띄었다.
간단한 근황, 그리고 지금은 반란의 때가 아니며 모두 힘을 모아 그 광신도들을 말살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읽던 바르카가 성질이 났는지, 이 무렵부터의 편지는 전부 한 번씩은 찢겼다가 다시 붙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두 달 전에는 로난과 술을 마셨다···파르잔의 정상에서 다르만이라는 놈에게 습격을 당했는데···.”
마지막 편지는 검의 제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적혀 있었다. 자이파는 더는 로난을 애송이와 같은 멸칭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북부가 뭉쳐서 네뷸라 클라지에와 싸워야 한다는 주장을 마지막으로 편지는 끝이 났다.
편지 열람은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끝이 났다. 편지에서 시선을 뗀 로난이 픽 웃었다.
“···늙은이가 오락가락하기는.”
자이파는 배신자가 아니었다. 믿는 도끼는 발등을 찍지 않았다. 로난은 다름 아닌 자신이 그를 변화시켰음을 깨달았다. 이것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전생과 달라진 부분’이었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자이파는 나를 만남으로서 증오를 잊고 또다른 대의를 쫓게 되었다. 바르카가 형을 왜 그토록 증오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사건의 윤곽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로난이 다시 추격을 이어나가려는 차였다. 혈계침이 가리키는 문짝 너머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걸···읽었나.”
“바르카.”
“여기까지 쫓아오다니···너희도 참···허억, 끈질기군.”
바르카였다. 껄떡대는 걸로 봐서는 아직 목의 상처가 낫지 않은 듯했다. 편지를 내팽겨친 로난이 문을 향해 검기를 쏘았다. 콰앙! 벽면이 통째로 날아가며 뒤에 있는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훅 밀려온 악취가 두 사람을 덮쳤다.
“윽···!”
“연구실?”
제이거의 집무실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얼음 바다를 통째로 파내서 만든 방은 수백 개의 선반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실험 도구로 가득 차 있었다.
다섯 층으로 이루어진 널찍한 선반에는 특수 처리를 한 시체들이 가지런히 누워 있었다. 악취 대부분은 거기서 풍기고 있었다. 꼭 시장을 연상케 하는 기괴망측한 모습에 로난과 아데샨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리 나와라!”
혐오스러웠지만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은 곧장 연구실 내부로 돌입했다. 어디 선반 뒤에 숨어 있는지 바르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금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 형제는···후우,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제국에게 빼앗겼다.”
“씨발, 어디에 숨은 거야?”
원체 넓고 어지러워서 추격이 어려웠다. 앞을 가로막는 것을 모조리 때려 부수고 있음에도 혈계침을 따라 직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바르카가 말을 이었다.
“나는 처자식이 없어서 그나마 나았지만···허억, 자이파는 그토록 끔찍이 여기던 가족까지 제국 돼지들의 손에 무참히 살해당했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나···?”
“닥쳐 이 새끼야. 감성팔이 하지 마.”
“원래대로라면 우리 형제는 둘 다 사냥꾼이 되었겠지···쿨럭,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의 일이다···.”
여전히 추격은 난항을 겪고 있었다. 바르카는 로난의 말을 무시한 채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송곳니의 밤이 벌어지기도 한참 전, 북부에 대한 탄압이 극심하던 시절의 비극. 맹렬하게 기침하던 바르카가 말을 이었다.
“언제나와 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접경 지대는 혼란스러웠지만 우리 마을은 북부에서도 외진 곳에 있었지···누구도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원래 터르겅 형제는 전쟁에 별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살인조차 한 적이 없었으니 말을 다 한 셈이었다. 제국군과 마찰이라는 게 있었다면 주변에서 알짱거리며 동포를 못살게 구는 군인들을 조금 주물러 준 것 뿐이었다.
“우리의 소망은 그저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이었다···제국군도 정말 악질이 아니라면 적당히 겁만 줘서 쫓아 보냈지···허억, 하지만 놈들은 그런 행동조차 겁탈이라도 당한 것처럼 수치스럽게 여기더군···제국의 돼지들은 우리 형제에게 보복하겠다는 이유만으로 별동대를 조직했다···.”
비극은 형제가 사냥을 떠난 사이에 벌어졌다. 제국군은 터르겅 형제가 마을을 비운 틈을 타 학살을 자행했다.
사냥에서 형제가 본 것은 불타는 마을과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머리 없는 시체들, 마을 어귀의 수호석 위에 보란 듯이 진열된 주민들의 머리였다.
“우스운 것은 복수가 우리가 아닌 마을 사람에게 행해졌다는 점이지···눈을 희번득하게 뜨고 있는 머리 중에는 내 부모와 자이파의 처자식도 있었다.”
뻔하면서도 끔찍한 이야기에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아데샨의 표정은 이야기를 듣는 내내 경직되어 있었다.
“송곳니의 밤을 일으킬 당시의 자이파는 검게 타오르는 태양이었다···제국에 거짓 항복을 한 이후로도 증오를 결코 잊지 않던, 존경스러운 형제였지···헌데, 어느 순간부터 편지의 내용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더구나···로난, 네놈과 만난 기점부터 말이다.”
“난 아무것도 안 했어.”
“그렇겠지···하지만 자이파는 이상해졌다···지금은 제국에게 신경을 쓸 때가 아니라며 나를 회유하려 들더군. 우리의 진정한 적은 따로 있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면서···나는 그때를 기점으로 자이파와의 연을 끊었다.”
쾅! 로난이 눈앞의 선반을 어깨로 들이받아 넘어뜨렸다. 방금 얼핏 꼬리 같은 것이 보인 것도 같았는데, 또 놓쳐 버리고 말았다. 혈계침의 바늘은 바르카의 움직임을 따라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었다.
“나는 제국을 증오한다···그리고 지금은 그만큼이나 증오를 잊은 자이파를 증오한다. 내가 별의 이름을 부르게 된 것도 그 때문이지. 나는 놈이 그토록 경계하는 힘으로 제국을 파멸시킬 것이다···.”
“미친 새끼 아냐 이거.”
로난이 헛웃음을 쳤다. 놈은 단순히 자이파에 대한 반발심으로 네뷸라 클라지에의 일원이 된 것이었다. 로난은 그가 무려 네뷸라 클라지에의 북부 교구 주교라는 위치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강령술과 저주를 배웠지. 얼마 전에는 제국과 자이파를 모두 파멸시킬 병기도 하나 개발했다. 그건···”
“이제 그만 닥쳐. 안 궁금하다.”
로난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더는 들을 가치도 없었다. 확실히 안타까운 이야기였으나 그것이 악행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었다. 세상에 불행한 일을 겪는 사람은 수없이 많지만, 그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동력원을 전환한 로난이 칼자루를 잡아당겼다. 반짝거리는 마나로 뒤덮인 검신이 뽑혀 나왔다. 그가 아데샨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한테 붙어요. 최대한 가까이.”
“응.”
아데샨은 군말 없이 그렇게 했다. 로난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칼끝을 아래로 향하게 고쳐 잡은 그가 바닥을 내리찍었다. 콰아아아앙-!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로난을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크윽?!”
어디선가 바르카의 당혹성이 들려왔다. 과거에 주교 테라닐에게서 훔쳐 온 오러였다. 해주가 거듭되며 더욱 강해진 충격파는 주변에 있는 선반과 실험 도구, 진열되어 있는 시체들을 모조리 날려 버렸다. 가공할 위력을 본 로난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진작에 이럴걸.”
더는 시야를 가릴 것이 없었다. 두 사람은 혈계침이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희뿌연 먼지구름 저편, 아수라장이 된 연구실의 한복판에 바르카가 서 있었다.
“크르르르···.”
로난과 눈이 마주친 그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수세에 몰리니 본연의 야성이 드러난 것 같았다.
기껏 잘라놓은 팔다리는 그새 재생되어 있었다. 양손에는 큼직한 검 두 자루가 쥐어진 채였다. 칼끝으로 바르카를 겨눈 로난이 입을 열었다.
“칼 좋아 보이는데 그래, 유언은 그걸로 끝이냐?”
“잠깐만 로난. 뭔가 이상해.”
막 오러를 발동하려는 차였다. 별안간 아데샨이 로난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요?”
“저거···바르카가 아니야.”
“네?”
영문 모를 소리에 로난의 미간이 좁아졌다. 확실히 듣고 보니 뭔가 이상한 것 같았다. 바르카보다 체격도 작았고, 풍기는 기운도 훨씬 강렬했다. 다만 기운의 결이 워낙 비슷한 탓에 착각하고 말았다.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저건 누구에요?”
“나도 잘 모르겠어. 다만 이 기척은 분명 자이파의······설마.”
한순간 아데샨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무언가 상상조차 하기 싫은, 무서운 사실을 알아낸 사람 같았다. 어색한 적막이 흐르던 와중이었다. 가만히 서 있던 괴한이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크아아아!”
“뭔, 씨발···!”
로난이 헛숨을 들이켰다. 시야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엄청난 속도였다. 황급히 아데샨의 앞을 가로막은 로난이 검을 쳐들었다. 카아아앙-!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르륵! 크아아악!”
“이건···!”
로난의 눈이 커졌다. 세 개의 날붙이가 맞붙은 채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온몸이 검은 털로 뒤덮인 웨어타이거 소년이 자신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커허엉!”
“크윽!”
바렌의 오러를 발동해야 겨우 밀려나지 않을 정도의 괴력이었다. 속도 면에서나 힘 면에서나 바르카를 아득하게 초월했다. 갑자기 이런 괴물이 어디서 불거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깊은 흉터 자국이 그이 두꺼운 목을 한 바퀴 감으며 새겨져 있었다. 소년이 입을 벌릴 때마다 시체 썩는 냄새가 풍겼다. 바르카의 다른 부하와 마찬가지로 강령술로 살린 시체 전사 같았다. 한순간 몸을 뒤로 뺀 소년이 다시금 달려들었다.
“캬아아악!”
“젠장, 도대체 뭐야?”
카가각! 회오리바람같은 검격이 로난을 향해 쏟아졌다. 노도처럼 퍼붓는 공격에는 일절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 연구실 저 멀리서 바르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개하지···허억, 나의 염원을 담은 역작을. 간신히 시간을 맞춰 해독할 수 있었다···.”
“바르카!”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는 정말로 바르카였다. 그의 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였다.
잘려나간 팔다리에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의수와 의족이 조잡하게 박아 넣어져 있었다. 당장 바르카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눈앞의 괴물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젠장, 좀 비켜···!”
“크라락!”
로난이 어떤 각도로 검을 휘둘러도 소년은 피하거나 응수했다. 칼날이 충돌할 때마다 불씨가 피어났다. 근래 싸워본 상대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준이었다.
‘이 새끼 진짜로 뭐지?’
불현듯 조금 전에 바르카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분명 자이파와 제국을 동시에 파멸시킬 병기가 어쩌고 했었는데. 문득 소년과 합을 나누던 로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너, 설마.”
칼자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소년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 한순간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쫙 올라왔다.
사람이 이토록 사악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직 앳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얼굴의 윤곽은 자신이 아는 사람과 똑 닮아 있었다. 숨을 고르던 바르카가 입을 열었다.
“그래···자이파의 아들, 아라단 터르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