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35)
36. 땅속의 비명(3)
#36
손가락을 따라 흘러내린 피가 검신에 떨어졌다. 핏방울은 맺히거나 미끄러지는 대신 그대로 검신에 스며들었다. 로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먹밥 영감쟁이···도대체 뭘 만든 거야?”
여러가지 면에서 상식과는 거리가 먼 검이었다. 피를 흡수한 검신의 표면에 붉은 기운이 번들거렸다. 반투명한 검신의 뒤쪽으로는 대장간의 풍경이 비쳐 보이고 있었다.
무게 또한 놀라우리만치 가벼웠다. 같은 면적의 볏짚을 휘둘러도 이보다 가벼울 것 같지는 않았다. 허공에서 칼을 몇 바퀴 돌려 본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젠장, 어디 닿자마자 부러지는 거 아냐?”
로난은 불안한 마음에 롱소드와 단검을 한 자루씩 더 챙겼다. 혹시나 새로운 칼이 힘을 못 쓸 경우를 대비해서였다.
대장간을 나서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시타와 아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잔해가 공중에 떠오를 때마다 파묻혀 있던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미 구조된 이들은 일렬로 바닥에 누운 채 시타의 치유 마법을 받고 있었다.
마르야가 부르러 간 지원군은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로난은 거인들의 발자국을 따라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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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디디칸이 걸음을 조심스레 내디뎠다. 다행히도 발소리는 크게 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호흡을 해야 살 수 있는 생물이라는 사실조차 원망하고 있었다.
“크어어억···크어어어억···.”
드넓은 동굴의 한복판. 디디칸의 주변에는 동굴 거인 세 마리가 퍼질러져 있었다. 못생긴 돌덩이들이 숨을 내쉴 때마다 지독한 유황 냄새가 새어 나왔다.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졸도해 버릴 것 같았다. 원체 민감한 웨어울프의 후각과 전신 갑옷 속에 고이는 열기가 그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디디칸은 갑옷을 벗을 수 없었다. 갑옷에 부여된 투명화 마법이 풀리는 순간 동굴 거인들이 그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터였다. 디디칸의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냐···!’
모든 문제는 새롭게 파 내려간 갱도에서 시작되었다. 갑자기 암반이 무너지며 널찍한 공동이 나타났다.
그리고 불행히도 그곳은 동굴 거인들의 보금자리였다. 영역을 침범당한 거인들은 인부들을 뒤쫓으며 그란 카파도키아에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동굴 거인들은 불과 몇 시간 만에 그란 카파도키아를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 집채만 한 바위를 던져 가며 건물들을 부수고, 손으로 용암을 퍼올려 길거리에 끼얹었다.
전례가 없던 일이었거니와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터라 대응할 수가 없었다. 마을을 파괴한 거인들은 인부나 장인 몇 명을 도시락 삼아 챙겨갔다.
도론 영감 또한 그 중 하나였다. 디디칸은 자기 작품들을 지켜야 한다며 설치다가 붙들려 가는 도론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미련한 영감 같으니. 자기가 전사라도 된 줄 알았나?’
디디칸은 살금살금 거인들을 피해서 동굴 깊숙이 들어갔다. 마침내 거인들이 보금자리 삼던 공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디디칸이 침을 삼켰다. 열댓 마리의 동굴 거인이 잠을 자거나 주변을 거닐고 있었다. 그 순간 웨어울프의 예민한 청각이 무언가를 감지했다.
“죽기 싫어···죽기 싫어···젠장, 도론 장인님. 저희는 죽겠죠? 역시 그렇죠?”
“그럴 가능성이 크지. 그래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
대화에는 도론의 목소리가 섞여 있었다. 디디칸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머지않아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도론은 극도로 불안해 보이는 청년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
“장인님은 무섭지도 않으세요? 주, 죽는다고요···저 거인들에게 잡아먹힐 거라고요···.!”
“난 괜찮다. 후회 없는 삶이었어. 다만 그 아이에게 검을 전해주지 못한 것은 조금 미련이 남는구나.”
도론이 씁쓸하게 읊조렸다. 그는 자신의 생애 마지막 작품을 그런 역작으로 마무리 지었다는 사실에 만족함과 동시에, 그것을 주인에게 전달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나마 내 몸을 버리고 대장간을 지켜서 다행인가.
줄곧 손톱을 씹던 청년이 자리를 박차며 일어났다.
“젠장! 난 여기서 죽을 수 없어! 저런 괴물들의 밥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이보게, 기다려!”
도론이 말렸으나 허사였다. 청년은 그대로 출구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발소리가 이목을 끌었고, 가장 근처에 있던 거인이 그를 뒤쫓았다.
쿵. 쿵. 쿵. 쿵. 청년을 고작 네 걸음 만에 따라잡은 거인이 그를 낚아챘다.
“흐아아아악! 살려줘!!”
거인의 손에 쥐어진 청년이 비명을 질렀다. 동굴 거인은 그대로 청년의 머리를 입에 넣었다.
디디칸이 고개를 돌렸다. 콰직! 암석으로 이루어진 입술 사이로 피가 폭발하듯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청년을 잡아먹은 거인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디디칸이 이를 악물었다.
더 늦기 전에 도론이라도 빼 와야 했다. 그 순간 오싹한 소름이 그의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크웍?”
“젠장.”
디디칸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동굴 거인 하나가 자신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을 떨군 디디칸은 갑옷의 투명화가 해제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필이면 이때..!’
아직 인챈트가 불완전한 것이 원인으로 보였다. 서둘러 목적만이라도 달성해야 했다. 디디칸이 도론을 향해 뛰쳐나가려는 순간이었다.
“크워어어!”
“컥!”
갑자기 그의 뒤에 나타난 동굴 거인이 디디칸을 걷어찼다. 쾅! 그대로 날아간 디디칸이 벽에 처박혔다.
“웁, 커어억···!”
정신을 잃을 듯한 충격이 갑옷을 넘어 전해졌다. 피를 토한 디디칸이 벽면을 타고 미끄러져 내렸다. 그제야 디디칸을 발견한 도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디디칸? 네가 여길 왜···”
“쿨럭, 시끄러 영감. 도망치기나 해···!”
이제 방법이 없다. 디디칸이 투구를 내팽개쳤다. 그의 덩치가 두 배 가까이 커짐과 동시에 전신에서 회갈색 털이 자라났다. 수인화한 디디칸이 자신을 걷어찬 거인에게 달려들었다.
“덤벼라!”
“크워어억!”
거인에게 올라탄 디디칸이 주먹을 휘둘렀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거인의 얼굴을 뒤덮던 바위가 부서졌다. 붙잡혀 있던 사람들이 혼비백산 도망치기 시작했다.
“허어억! 디디칸?”
“지, 지금이야! 도망가!”
“크아어어억!”
소리를 들은 동굴 거인들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의 이목은 온통 디디칸에게 쏠려 있었다. 아직도 제자리에 굳어 있는 도론을 본 디디칸이 버럭 소리쳤다.
“아직도 안 가고 뭐 해? 도망가라니까!”
동굴 거인들은 이미 목전까지 다가와 있었다. 욕지거리를 내뱉은 디디칸이 몸을 날렸다. 그가 도론을 감싸 안으며 바닥을 구르기 무섭게 바위로 된 주먹과 발길질이 쏟아졌다.
“윽! 크으윽! 크흑!”
네 마리의 거인이 디디칸을 둘러싼 채 밟아대기 시작했다. 공성추를 연상케 하는 충격이 쉬지 않고 그의 몸을 두들겼다. 웨어울프 치고 덩치도 힘도 좋은 디디칸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싸우는 법도 좀 배웠어야 했나. 형님 말을 좀 들을걸 그랬군.’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형제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때 거인 하나가 거대한 바위 하나를 들어 올렸다.
“크워! 크워!”
어지간한 닭장보다 큰 거석이었다. 여기까지군. 체념한 디디칸이 눈을 질끈 감는 순간이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늦었네. 다행이다.”
쿵! 별안간 바위를 들고 있던 거인의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 거인은 눈을 끔뻑이며 자신의 하반신으로 시선을 내렸다. 잘려나간 발목의 단면에서 누런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크웍?”
몸에서 떨어진 발은 멀지 않은 곳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거인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려던 차였다. 거인의 몸을 밟으며 달려온 그림자가 그대로 칼을 휘둘렀다.
서걱. 거인의 목에 노란 선이 생기더니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쿠욱?”
“크워어억?!”
디디칸을 밟아 대던 거인들이 고개를 돌렸다. 천천히 머리를 든 디디칸의 입에서 꿈속을 헤매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는···.”
“음. 역시 이건 필요 없겠네.”
로난은 오른쪽 허리춤에 차고 있던 롱소드를 내던졌다. 그의 손에 쥐어진 검을 본 디디칸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로난이 디디칸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멋지던데 디디칸. 싸우는 거 잘 봤어.”
“로···난? 여, 여길 어떻게···다른 거인들은?”
“아. 오는 길에 있던 놈들?”
로난이 뭐라 말하려던 차였다. 정신을 차린 거인 하나가 로난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크워어억!”
로난은 그대로 거인의 주먹을 밟고 위로 뛰어올랐다. 거인과 눈을 마주칠 높이까지 떠오른 로난이 세로로 회전하며 검을 휘둘렀다.
서걱! 얇은 검로가 거인의 얼굴을 양단함과 동시에 거대한 몸뚱이가 앞으로 무너졌다. 머리가 땅에 부딪히는 순간 튀어 오른 뇌수가 디디칸의 얼굴을 적셨다. 로난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다 죽였어.”
“뭐?”
그러고 보니 공동을 배회하던 거인들이 보이지 않았다. 로난은 그대로 나머지 거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반투명한 칼날이 허공에서 춤을 출 때마다 거인들의 팔다리가 숭덩숭덩 잘려나갔다.
“크억! 커어억!”
“쿠어어억!”
거인들의 입에서 산발적인 비명이 터져 나왔다. 기이한 칼은 광석으로 이루어진 거인의 피부를 두부처럼 썰었다.
“맙소사···.”
디디칸은 아픔도 잊은 채 로난의 살육을 지켜보았다. 도론의 검도 검이었지만, 칼솜씨 자체가 지난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완숙해져 있었다.
제국 검술, 나비로제 류, 심지어는 마르야에게서 훔친 강검술까지. 각각의 상황에 맞는 검술이 연속적으로 발현되었다.
불현듯 디디칸이 몸을 떨었다. 로난이 마음만 먹었더라면 첫 만남 때 정말 죽을 수도 있던 것이다. 쿵! 몇 분 지나지 않아 마지막 거인이 쓰러졌다.
“크···워···억···.”
“좆같은 돌멩이 새끼들.”
로난이 허공에 뿌리듯이 검을 휘둘렀다. 피를 털어내기 위해 습관적으로 한 동작이었지만, 기이한 검은 피를 뱉지 않았다.
“오, 오오오···! 결국 찾았구나···!”
그때 웅크리고 있던 디디칸의 가슴 아래에서 도론이 기어 나왔다. 상처 하나 없는 모습을 본 로난이 머리를 쓸어넘겼다.
“살아 있었네요 영감님. 똥으로 뵙는 게 아니라 다행이에요.”
“그래. 내 도제 덕분에.”
자그마한 몸뚱이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피식 웃은 디디칸이 무너지듯 쓰러졌다. 도론은 만신창이가 된 조수의 갑옷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맙구나 디디칸. 정말로.”
“알았으면···정식 대장장이로 승급 좀 시켜 주쇼···.”
디디칸은 그 말을 남긴 채 기절했다. 피식 웃은 도론이 로난에게 고개를 돌렸다.
“참 성미가 급한 놈이야. 어차피 내 자리는 이놈이 가지게 될 텐데 말이지.”
“영감님처럼 수백 년을 살 수 없는 종족이니 그렇죠.”
“그런가? 허허허.”
도론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그가 로난의 손에 쥐어진 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라만차는 마음에 들더냐?”
“라만차요?”
“그래. 그 검의 이름이란다. 내가 사랑하는 몽상가의 이름을 따 왔지. 별에 닿고 싶어하던 미치광이 기사의 이름을.”
“별에 닿고 싶어하던···썩 괜찮네요.”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론은 콧김을 쉭쉭 뿜으며 말을 이었다.
“정말 대단하지 않느냐? 너는 내가 그 알껍데기를 녹여서 합금하기 위해 어떤 노고를 치렀는지 모를 게다. 열 가지 광석을 섞어 만든 우루사도 그거보다는 덜 까다로웠어.”
“고생하셨네요.”
“그건 그야말로 너를 위한 무기다. 경도는 미스릴 이상이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가볍지. 하지만 가장 놀라운 점은 피를 먹이면 상한 날이 복구되고 예기가 더해진다는 점이다. 맙소사, 별도의 인챈트를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라만차가 피를 마시는 이유는 도론 본인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로난은 피를 다루는 시타의 특성에서 비롯된 능력이라 지레짐작할 뿐이었다.
한참이나 라만차에 대해 떠들던 도론이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참, 붙잡혀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느냐?”
“다 무사히 도망쳤어요. 오는 길에 있던 거인들은 다 죽여놔서 안심해도 돼요.”
“그래, 그렇구나···네가 참 큰일을 했어.”
도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은 채 안타깝게 죽은 청년을 떠올리며 묵념했다.
이윽고 눈을 뜬 도론이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널브러져 있는 동굴 거인들의 시체가 눈에 들어왔다. 족히 수십 구는 되어 보였다. 문득 위화감을 느낀 도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뭔가 이상하구나.”
“뭐가요?”
“지금의 사태가 말이다. 동굴 거인의 생태에 대해 아느냐?”
“···어느 정도는요?”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전생에 징벌병 신분으로 동굴 거인 토벌 작전에 투입된 적이 있었다. 도론이 의미심장하게 수염을 매만졌다.
“그렇다면 대화가 빠르겠구나. 이놈들이 이렇게 모여든 이유가 뭐 때문일 것 같으냐?”
“엥? 원래 무리생활을 하는 몬스터 아녜요?”
“무리를 이루기는 하지. 하지만 기껏해야 서너 마리씩이야. 이렇게 많은 동굴 거인이 뭉쳐 다닌다는 전례는 들어본 적이 없구나.”
“그러고 보니···.”
로난의 눈이 커졌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당시의 토벌 작전은 서부의 어느 광산에서 벌어졌다. 그란 카파도키아 못지않게 깊고 거대한 광산이었음에도 거인은 고작 네 마리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로난은 당시의 지휘관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네 마리씩이나 뭉쳐 다니는 건 또 처음 보는군. 모두 긴장해라.
“흐으으음···.”
도론의 표정이 심각했다. 턱을 매만지던 로난이 입을 열었다.
“자기네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글쎄다. 나는 그리고 이 놈들이···지나치게 호전적이었던 점도 마음에 걸리는구나. 어쩌면···”
“크워어어어억!”
도론이 말을 이으려는 차였다. 공동의 저편에서 익숙한 포효가 울려 퍼졌다.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새로운 동굴 거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헛숨을 들이킨 도론이 뒷걸음질쳤다.
“이, 이게 무슨···더 있다고?”
“하여튼 말 끊는데는 기가 막힌 새끼들이네. 영감님 말대로 뭐가 있긴 한가 보네요.”
대충 봐도 스무 마리가 넘어 보였다. 거인들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로난은 라만차의 검신을 바라보았다. 그토록 많은 생명을 거두었음에도 형형한 예기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자세를 고쳐 잡은 로난이 거인들을 노려보았다.
“뭐, 죽이다 보면 뭐가 나오겠죠.”
“크워어어어어!!”
동굴 거인들이 동시에 포효했다. 라만차를 움켜쥔 로난이 앞으로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