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65)
66. 자로딘(1)
#66
쾅! 머지않아 문이 다시 열렸다. 몸까지 비쩍 마른 자로딘의 모습은 꼭 인간화한 웨어 자벌레처럼 보였다. 자로딘이 흥분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와라. 내 부탁을 들어준다면 한 푼도 안 내도 좋다.”
“갑자기요?”
“그래, 일단 들어와라. 어서.”
사뭇 달라진 태도가 당황스러웠다. 로난과 아데샨은 얼떨결에 자로딘을 따라 들어갔다.
그의 집무실은 지나치게 깔끔하다 못해 황량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지나치게 높이 달린 창문 너머로는 회백색 하늘만이 눈에 들어왔다.
가구라고는 방의 귀퉁이에 놓여 있는 책상과 서랍, 의자와 바로 손이 닿는 거리에 세워진 책상이 전부였다. 코를 킁킁거리던 로난이 눈썹을 찌푸렸다.
‘아무 냄새도 안 나.’
향취가 없다는 점 또한 삭막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굳이 찾자면 먼지 냄새 정도일까. 언제나 홍차와 쿠키 굽는 냄새로 가득 차 있던 바렌의 집무실과 대비되는 환경이었다. 자로딘이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적당히 앉아라. 보다시피 번잡한 걸 싫어해서.”
응접을 위한 가구 따위는 없었다. 로난은 머뭇거리는 아데샨을 뒤로 한 채 그의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쿵. 자로딘이 문을 닫는 순간 외부의 소음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꺅?!”
아데샨이 어깨를 움츠렸다. 급작스레 닥쳐온 고요함은 귀 옆에서 터지는 폭죽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로난이 질문했다.
“방 전체에 사일런트 마법이 걸려 있는 건가요?”
“그래. 방해당하는 것만큼이나 참견받는 것도 싫어하거든.”
자로딘은 각기 다르게 생긴 걸쇠를 하나씩 걸어 잠궜다. 쇠붙이가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걸쇠는 로난이 예상했던 것보다 하나 많은 일곱 개가 달려 있었다. 냄새에 이어 소리까지 사라진 자로딘의 집무실은 꼭 감각을 가두는 감옥 같았다. 걸쇠를 모두 걸어잠근 자로딘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그러죠. 부탁이란 게 뭐예요?”
“우선 그 반지를 줘 보겠나?”
자로딘이 손을 내밀었다. 잠시 고민하던 로난은 왼손을 칼자루에 얹은 채 사란테의 반지를 건넸다. 혹시나 개수작을 부리면 당장 외팔이로 만들어 버릴 셈이었다.
“막 다루지는 마요. 친구가 준 물건이니까.”
“당연하지. 그나저나 이걸 준 사람이 친구라니. 굉장히 귀한 인연을 맺고 있군.”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토록 오래 산 마법사와 친구로 지내는 건 쉽지 않거든. 족히 이천 살은 넘어 보이는데···드래곤은 아니고 엘프로군. 마나의 결이 부드러워.”
로난의 눈이 커졌다. 이어서 자로딘은 사란테가 주로 다루던 속성과 마법을 사용할 때의 버릇까지 술술 유추해 냈다.
“바람 마법을 주로 다뤘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속성을 다룰 줄 알았군. 대단한 마법사야.”
“그런 걸 다 어떻게 아는 거예요?”
“이런 재주라도 있으니 근근이 밥벌이를 하는 거지.”
로난이 눈을 가늘게 떴다. 본인은 대충 얼버무렸지만 역시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반지를 세심하게 살피던 자로딘이 입을 열었다.
“아무튼 내 부탁은···이 반지에서 마력을 조금만 추출하게 해 달라는 거다. 가능하겠나?”
“마력을 추출한다고요?”
“그래. 오랫동안 마법을 다뤄왔던 장수 종족의 마나가 필요하던 차였거든. 실험에 꼭 필요한 소재라서 말이다.”
“필레온에도 엘프는 몇 명 있잖아요.”
“이렇게 오래 산 엘프는 없지. ”
말하는 걸로 미루어 보아 사란테는 엘프 기준으로도 오래 살았던 모양이었다. 로난은 그가 아이처럼 들떠 있다는 사실을 어렵잖게 알아챘다.
무슨 실험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히도 찾아다닌 모양이었다. 불현듯 로난이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반지를 낚아챘다.
“싫어요.”
꿈도 꾸지 말라는 듯한 말투였다. 자로딘이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어째서지?”
“안 내켜서요. 반지가 망가지면 어떡해요?”
“장담하건대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샘플로 쓸 만큼의 마력만 채집할 거니까. 마력을 살짝 덜어낸다 하더라도 곧장 복구될 거다.”
“그래도 싫어요. 차라리 돈을 내고 말지.”
“그렇다면 썩 나가라.”
“네. 돌아가요, 아데샨.”
“로, 로난?”
아데샨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로난은 일말의 주저도 없이 문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막 첫 번째 걸쇠에 손을 올리려는 차였다.
“잠깐.”
자로딘의 목소리가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로난은 웃음기가 묻어나지 않게 주의하며 입을 열었다.
“왜요?”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네 문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해결할 때까지 너를 전폭적으로 도와주마. 물론 돈도 안 받을 거고.”
“아데샨 선배의 문제도요.”
“그건 이야기가 조금 다른데.”
“잘 있어요.”
“네 말대로 하지.”
결국 자로딘이 항복선언을 했다. 로난은 발뒤꿈치를 축 삼아 몸을 돌렸다. 그의 입가에 서려 있는 미소를 본 자로딘이 입술을 비틀었다.
“장래가 기대되는군.”
“그런 말 많이 들어요.”
로난은 이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초면부터 대뜸 돈을 요구해오는 모양새가 영 마음에 안 들었는데 기분이 조금 풀렸다. 역시 최고의 협상 수단은 간절함이었다.
“마력 추출은 얼마나 걸리죠?”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이면 된다. 그 전에 네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지.”
“그건 얼마나 걸릴까요?”
“마나 불순 따위는 몇 분이면 충분해. 먼저 네 상태를 파악해야겠으니 저쪽에 서라.”
자로딘은 집무실의 한복판에 로난을 서게 했다. 그는 로난의 등에 손을 얹은 채 알아듣지 못할 주문을 영창했다.
“와아아···.”
로난의 피부를 타고 번져나가는 마나를 본 아데샨이 감탄을 흘렸다. 눈을 감은 채 상태를 분석하던 자로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 이런 경우는 또 처음 보는군.”
“왜 그래요?”
“불과 며칠 전에 감각이 트였어. 고작 하루···길게 잡아도 이틀이 지난 것 같은데. 설마 여태껏 마나를 느낀 적이 없나?”
“뭐, 그렇죠.”
“그런데 검기를 발현했다라···.”
자로딘의 표정이 점차 굳어갔다. 등줄기를 타고 서서히 내려가던 그의 손바닥이 심장 뒤편에서 멈춰 섰다. 그의 입에서 짓씹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혹시 저주에 걸려 있나?”
“어떻게 알았어요?”
“그러지 않고서야 말이 안 되니까. 틀림없이 마나가 몸을 타고 흐른 흔적은 남아있는데 지금은 완전히 막혀 버렸어. 너무 감쪽같아서 하마터면 놓칠 뻔 했군.”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들킨 것은 사란테 이후 처음이었다. 로난이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저주인가. 그럼 방법은 없는 건가요?”
“기다려 봐라. 한번 강제로 열어볼 테니까.”
“네?”
강제로라니? 로난이 고개를 돌리려는 차였다. 불현듯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이 그를 덮쳤다.
“아악! 씨발!”
슐리펜에게 검기를 쏘았을 때와 같은 감각이었다. 가슴에서부터 시작된 저릿한 통증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로난이 머리를 쥐어 싼 채 몸을 웅크렸다. 다행히도 통증은 몇 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염병, 당신 지금 미쳤···”
“커어억!”
로난이 욕지거리를 하며 몸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자로딘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부채꼴로 튄 선혈이 돌바닥을 적셨다. 아데샨이 기겁하며 달려왔다.
“교수님?!”
“뭐야, 왜 그래요?”
“커헉, 허어어억···! 비켜···!”
로난은 그가 입 뿐만이 아니라 코와 눈, 귀에서도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비틀거리면서 책상 앞으로 달려간 자로딘이 서랍을 마구 헤집기 시작했다.
그는 끝내 포션으로 보이는 병 하나를 찾아서 그대로 입에 때려 부었다. 꿀꺽. 액체가 목구멍으로 넘어간 지 정확히 삼 초가 지났다. 다시금 자로딘의 입에서 피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커흐억!”
“꺄아아악!”
포션과 뒤섞여 있어서 더욱 양이 많아 보였다. 그 와중에 라만차는 검신에 튀긴 피를 흡수하고 있었다. 황급히 뛰어간 로난이 그를 부축했다. 가느다란 몸이 폭풍 속의 잔가지처럼 경련하고 있었다.
‘니미. 이러다가 죽는 거 아냐?’
사태가 심각해 보였다. 하필이면 시타는 님버튼에 가 있었다. 로난이 가장 가까운 병동의 거리를 가늠하던 차였다. 별안간 로난의 손길을 뿌리친 자로딘이 책장에 매미처럼 들러붙었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꺼흑, 내가 말하는 책을 뽑아라. 왼쪽 맨 위, 세 번째 칸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위, 위쪽에 있는 건 내가 뽑을게!”
로난과 아데샨은 자로딘이 가리키는 책을 하나씩 빼냈다. 총 열 권의 책이 뽑혀 나왔다.
‘이 배열···어디선가?’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책들이 듬성듬성 빠져나간 책장의 모습이 어딘가 낯이 익었다. 책장의 모습을 확인한 자로딘이 피를 토하며 외쳤다.
“카쉬파, 루나지에, 델피림···!”
“뭐?”
기억에 있는 주문이었다. 틀림없이 에르제베트가 영창했던 적이 있었다.
쿠구궁! 별안간 책장이 뒤쪽으로 밀리며 길고 어두운 복도가 나타났다.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그는 이 통로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고 있었다. 자로딘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커흐···크흐억···.”
“제기랄, 따라와요 아데샨.”
“으, 응.”
로난은 자로딘을 업고 복도를 내달렸다. 눈앞이 완전히 어두워지나 싶더니 익숙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아데샨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 여기는?”
사면이 책으로 뒤덮인 거대한 서재. 저주학 교수 세크리트의 사무실인 세파라치오였다. 어디선가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게. 자로딘.”
“세크리트!”
로난이 외쳤다. 서재 한복판에 앉아 책을 읽던 아이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일어섰다.
“로난? 네가 왜 여기에…”
“오랜만인데 인사할 겨를이 없네요. 이 사람좀 봐 줘요.”
“자로딘? 어쩌다가 그런 꼴을 당한 게냐.”
“나도 몰라요. 제 마나를 열어보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쓰러졌어요.”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군. 음, 일단 보자꾸나.”
로난은 자로딘을 바닥에 눕혔다. 아직 해가 떠 있는 터라 세크리트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분필로 바닥에 간단한 마법진을 그린 그가 자로딘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세크리트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허, 이런 무모한 짓을 하다니.”
“왜 이렇게 된 거예요?”
“네 저주가 극소량 옮겨붙었어. 지금 뽑아낼 테니 얼른 처리하거라.”
뭐라 뭐라 중얼거린 세크리트가 자로딘의 이마에서 손을 뗐다. 꿈틀거리는 그림자 같은 것이 손바닥에 들러붙은 채 끌려나왔다.
“저게 뭐야 시발.”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꼭 심상 세계에서 봤던 그림자의 축소판 같은 모습이었다. 세크리트가 손을 뿌리듯이 휘둘렀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그림자가 기괴한 소리를 내며 꿀렁거렸다.
-■■■■!!
그림자가 다시 자로딘을 향해 도약하는 순간이었다. 로난이 칼자루를 잡아당겼다. 서걱! 라만차가 호를 그리며 그림자가 반으로 갈라졌다. 로난이 씹어 뱉듯이 중얼거렸다.
“젠장, 아침부터 재수가 없으려니까.”
-■■···.
그림자는 재가 날리듯이 사라졌다. 자로딘의 경련이 멈췄다. 황급히 상체를 일으킨 그가 입에 고여 있던 피를 뱉어냈다.
“헉, 허어어억···! 빌어먹을···!”
“운이 좋군 자로딘. 조금만 더 늦었어도 죽었을 걸세.”
세크리트가 그에게 물병을 내밀었다. 앉은 자리에서 병을 비운 자로딘이 입가를 닦으며 몸을 일으켰다. 코와 눈 아래를 따라 생긴 핏자국이 흉측했다.
“후우우···둘이 원래 알던 사이였습니까?”
“그래. 한 번 말한 적이 있던 것 같은데. 전대미문의 저주를 해주하고 있다고.”
“그게 이 학생이었군요. 젠장···.”
로난이 눈썹을 으쓱였다. 세크리트와 자로딘은 어느 정도 친분이 있어 보였다. 두 사람은 자신에게 걸려 있는 저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로난이 말허리를 자르며 끼어들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이제 괜찮아진 거예요?”
“그래. 덕분에 살았다···라고 하기에는 네 저주 때문에 죽을 뻔한 거라 애매하군.”
“제 저주가 어쩌다가 교수님한테 옮겨붙은 거죠?”
“내 부주의였다. 아무리 강력한 저주라도 한 번 트인 적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전혀 아니었군.”
자로딘은 막혀 있던 로난의 마나혈을 건드리는 순간 저주가 옮겨왔다고 말했다. 피를 잔뜩 토해낸 그의 낯빛은 시체처럼 허여멀건 했다. 자로딘이 귀에서 흘러나온 피를 닦아 내며 말했다.
“그래도 목적은 달성했다.”
“네?”
“아주 미약하긴 하지만 감각을 트게 하는 데 성공했지. 세크리트, 한번 봐 주시겠습니까.”
“그러지.”
뒷짐을 지고 서 있던 세크리트가 로난의 등에 손을 얹었다. 그의 앳된 눈동자가 서서히 커졌다.
“정말이군 자로딘. 어떻게 이런 일이···!”
“내가 말했잖습니까.”
“로난. 혹시 최근에 아버지를 만난 적이 있느냐?”
“그게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에요?”
“그럼 커스 아이로 가득 채워진 구덩이에 빠졌다든가, 아무튼 저주에 크게 영향을 줄 만한 사건을 겪은 적이 없느냐?”
“···딱히 없는데요.”
로난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많은 일이 있기는 했지만 저주와 연관이 된 것 같은 사건은 별달리 존재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사란테가 반지를 건네준 일일까. 세크리트가 말을 이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전에 봤을 때보다 저주가 약해졌어.”
“네?”
“말 그대로란다. 네 몸 속에 있는, 저주만큼이나 기이한 힘이 저주를 약화시키고 있어. 꼭 비바람이 바위를 깎는 것처럼.”
로난의 눈이 커졌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원인 파악 따위가 아니었다.
“그럼 저도···이제 마나를 다루거나 느낄 수 있나요?”
“이론상으로는 그렇단다. 자로딘이 막혔던 길을 어떻게든 뚫어 놨으니까. 다만 이번 금제는 단번에는 해주가 불가능한 유형이야. 완벽하게 마나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녹을 벗겨내듯 저주를 조금씩 약화시켜야 해.”
세크리트는 앉은뱅이가 일어서는 기적이라도 목도한 사람처럼 감탄하고 있었다. 로난 역시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원숭이처럼 덜떨어진 놈들도 쓰는 검기를 드디어 뽑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난이 고양된 목소리로 물었다.
“얼마나 걸릴까요?”
“매일매일 꾸준히 단련한다는 가정 하에···20년 정도면 될 것 같구나.”
“니미, 20년이요?”
로난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기껏해야 일 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다. 20년이라니. 세상을 다 때려 부순 대머리들이 집을 짓고 살림을 차려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었다.
로난이 뭐라 말을 이으려던 차였다. 가만히 앉아 숨을 고르던 자로딘이 입을 열었다.
“···아뇨,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