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100)
창가 기준 왼쪽에 앉은 니시자와와 마코토. 오른쪽에 앉은 올리비아와 린.
그리고 부실 문쪽 테이블 끄트머리에 빈 의자가 있었다.
그 앞에는 가타카나로 ‘김덕성’이라 쓰인 명패가 놓여 있다.
내 지정석인 모양.
부실 벽에는 라고 크레파스로 삐뚤삐뚤하게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테이블 위에는 1.5리터짜리 콜라 페트병이 여러 개, 그리고 일회용 접시 위에 담긴 쿠키와 과자들이 잔뜩 보인다.
“거기 앉아. 후배 군. 내가 후배 군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야.”
탁.
부실 문을 닫고 카스미 선배가 말한 지정석에 앉는다.
한눈에 테이블이 전부 들어온다.
“그럼 후배 군도 왔으니까, 뒤풀이 파티 시작······. 하기 전에 먼저 할 말이 있어.”
카스미 선배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다.
카스미 선배가 가슴 위에 손을 올리면서 말한다.
“후배 군, 보나파르트 양, 카미야 양, 니시자와 양. 시노자키 양. 모두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나······. 적의 스파이였는데도······. 나쁜 아이였는데도 나랑 친구 해줘서······. 모든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괜찮다고 말해줘서······. 정말로 고마웠어.”
카스미 선배의 목소리가 떨린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카스미 선배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낸다.
원작에서 나온 것과 비슷한 대사.
그녀의 말이 끝나자 잠깐 정적이 흐른다.
“흥. 따, 딱히 당연한 일 가지고 감사할 필요 따위는 없다고요!”
정적을 깬 건 올리비아.
그녀가 팔짱을 낀 채 츤츤대며 말한다.
“별거 아닌 일입니다. 호시노 선배. 보나파르트의 말대로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올리비아의 뒤를 이어 린이 말한다.
“맞아맞아. 호시노 선배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는걸. 나쁜 건 악당 놈들이야! 에리링이 그 악당 놈들 다 혼내줄게!”
“호시노 선배, 너무 죄책감 갖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어요.”
니시자와와 마코토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모두가 상냥하게 한마디씩 하는 지극히 라노벨스러운 상황.
와작.
아무 말 없이 앞에 놓인 초코칩 쿠키를 씹어먹는다.
쿠키 꽤 맛있네.
“후배들 덕분에 나, 혼자가 아니게 될 수 있었어. 버틸 수 있었어. 고마워.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야. 레나도, 이렇게 든든한 후배들도 내 옆에 있는걸? 그러니까······.”
카스미 선배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그녀가 뭔가 큰 결심을 했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말한다.
“독서부는 여기서 이만 해산할까 해. 어차피 정식 부활동도 아닌 유령 부활동. 더 유지하면 학원에 민폐만 될 거야. 나는 이제······. 독서부가 없어도 내가 믿는 후배들이 있으니까 괜찮아. 필요 없어.”
원작에 나온 것과 거의 비슷한 대사가 카스미 선배의 입에서 튀어나오면서 뭔가 감동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려던 지금.
타이밍이다.
탁.
내가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린다.
맥이 탁하고 끊긴다.
“······후배 군?”
카스미 선배를 포함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그녀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말한다.
“부활동 해산은 반대입니다.”
“······바, 반대라고. 왜?”
“필요하니까요. 선배의 부활동이.”
나에게.
뒷말을 삼키면서 내 할 말을 내뱉은 그 순간.
내 말을 들은 카스미 선배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스윽.
그녀가 황급히 테이블에서 책을 집어들고 펼쳐서 얼굴을 가린다.
“호, 호에에······.”
카스미 선배의 입에서 이상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또 저러냐? 돌겠네.
쿨찐?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냐?
책을 펼쳐 얼굴을 가린 카스미 선배의 손이 떨린다.
그녀가 쑥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후, 후배 군······. 가, 갑자기 그렇게 과감하게 말하면······. 나 또 두근거려버려······. 후배 군은 나쁜 남자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고 계신 겁니까?”
왜 이렇게 다들 급발진이야.
[네 잘못이야. 파트너. 무조건 네 잘못인 걸로 하자.]‘넌 좀 입 닫아봐.’
[쯧쯧. 하긴 이렇게 모르는 척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나? 그럴 수도 있겠다. 파트너. 생각해보니 네가 잘하고 있는 거 같아. 이대로만 하자. 이 흑태자 님께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고.]기다렸다는 듯 머릿속을 울리는 흑태자의 참견을 무시하면서 말한다.
“아무튼 부활동을 폐지하면 안 됩니다.”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야······?”
카스미 선배가 묻는다.
다른 여자들의 시선도 내쪽으로 향한다.
그녀들의 시선을 받으며 심호흡을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상냥한 세상에서는 타인을 설득하는데 아주 대단한 논리나 큰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다.
그냥 널 믿으니까! 같은 감성 팔이만 하면 된다.
‘문제는 신뢰 운운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내기가 심하게 쪽팔린다는 거지······.’
빙의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이 빌어먹을 미친 라노벨 세상에도 제법 익숙해진 상황.
웬만한 라노벨 상황극은 예전처럼 발작하지 않고 그냥 속으로 좀 구시렁대며 참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맞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대사를 치는 건 좀 상황이 다르다.
아무리 필요에 의한 일이라 해도 어떻게 사람이 입으로 그런 말을······.
[뭐가 쪽팔리다는 거지? 신뢰와 유대의 확인이야말로 인간관계의 꽃이지. 파트너. 넌 대체 어떻게 살아 왔길래 그렇게 인간이 삭막하냐?]흑태자가 느닷없이 딴지를 건다.
신뢰와 유대의 확인이라니?
어떻게 말을 해도 저렇게 오글거리는 말만 골라서 할 수 있지?
저것도 재주다.
‘시끄러워. 오글거리는 걸 어떻게 하라고.’
[오글거린다니. 그런 쿨찐 감성 유행 때문에 제대로 된 감정의 교류까지 사라지고 있는 거라고. 저신뢰, 저신용 사회. 이거 참 문제야 파트너.]‘쿨찐?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냐?’
[파트너가 보는 한국 인터넷에서. 정령이 된 이후에는 다른 나라 문자와 말도 이해할 수 있게 됐거든. 몇 안 되는 장점이야.]‘살판 났구만.’
에고 소드가 인터넷을 하는 세상이라니.
말세가 따로 없다.
[아무튼. 소녀들한테 너의 진심을 전하라고. 파트너. 자꾸 튕기지 말고.]‘진심 아니거든?’
누구는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아나.
[튕기기는. 파트너, 너. 사내자식이 그러는 거 아니다. 남자답게 가자고.]흑태자의 말을 무시하면서 어색하게 더듬더듬 대답한다.
“선배를 포함한 모두와의 추억이 깃든 부활동을······. 함부로 폐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반대합니다.”
으아악!
내 손발.
진짜 오글거리고 미치겠다.
[잘했어. 파트너.]흑태자가 칭찬을 건넨다.
“후, 후배 군······.”
카스미 선배가 눈물을 글썽인다.
“나, 정말 감동 받았어······. 후배 군, 역시 후배 군은 나쁘지만 상냥한 사람이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말도 안 되는 멘트를 듣고 바로 결정을 호떡처럼 뒤집어?
‘이래서 무지성 신뢰가 위험한 거야.’
이쯤 되면 편리한 걸 넘어서 좀 무섭다.
믿는다는 말 한마디면 간이고 쓸개고 전부 내주는 세상이라니.
무슨 초코파이 정이야?
[친구끼리 이 정도는 당연한 거야. 네가 너무 인간 불신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 파트너?]‘중요한 순간인데 좀 조용히 해줄래?’
[그래. 뭐. 파트너가 정 원한다면.]흑태자가 입을 닫는다.
눈물을 닦아낸 카스미 선배가 얼굴을 가리던 책을 내려놓는다.
“알았어. 해산은 없는 일로 할게. 다른 후배들도 다들 동의해주는 거지?”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뭐, 딱히 관심도 없고 내키지도 않지만······. 저, 전속 시녀의 의무를 지키려면 그의 곁에 있어야 하니까 어, 어쩔 수 없이 동의해주죠. 여, 영광으로 아세요!”
“부창부수. 미래 남편이 하는 일에 아내가 반대할 수는 없는 법. 저도 전적으로 찬성입니다. 호시노 선배.”
“에리링은 주인님 말이라면 무조건 찬성이야!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 뭐든 다 할래! 밤시중까지 맡겨줘!”
“저, 저도 찬성이에요······. 주군을 지키려면 주군의 곁에 있어야 하니까······.”
어질어질한 멘트를 내뱉으며 부활동 존속에 만장일치로 찬성하는 여자들.
목적 달성은 성공했다.
“그런데 후배 군. 부활동을 존속하려면 독서부를 임시 부활동이 아닌 정식 부활동으로 승급해야 하는데······. 정식 부활동이 되려면 부활동 주제를 변경해야 해. 독서부는 문예부와 주제가 겹쳐서······. 고문 교관도 구해야 하고······. 응.”
카스미 선배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부원도 더 구해야 해. 두 명 정도······? 거기에 바로 승급할 수도 없고 학생회 심사도 받아야 하니까······.”
카스미 선배가 손가락을 꼽으면서 말한다.
“묘하게 현실적이군요. 호시노 선배.”
카스미 선배의 말에 무겁게 가라앉은 침묵.
마코토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러게.
이럴 때 묘하게 현실적이네, 좀 의외다.
매일 후에에? 호에에? 하길래 머리가 꽃밭인 줄 알았더니.
[호시노 카스미라는 소녀, 제법 꼼꼼한데? 살림도 잘 하겠어.]흑태자가 나불대기 시작한다.
그의 말을 무시하면서 말한다.
“그건 제가 다 해결할 테니까. 부활동 주제 바꿀 고민이나 하십쇼.”
중복 부활동은 개설할 수 없다.
카스미 선배의 말대로 독서부의 주제는 문예부와 겹치니 정식 부활동으로 승급하려면 부활동의 주제를 변경해야 한다.
“그러게, 뭐가 좋을까. 후배 양들은 주제 변경 뭐가 좋아?”
카스미 선배가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고민하다가 탁자를 둘러보며 질문한다.
“선배. 선배는 독서부가 독서부가 아니게 되도 괜찮아요?”
마코토가 넌지시 묻는다.
“응. 카미야 양. 나는 괜찮아. 후배 군과 후배 양들과 함께라면 어떤 주제건 상관없어. 책은 혼자서도 볼 수 있잖아? 나, 이제 책 말고도 다른 친구가 많이 생겼으니까······. 괜찮아.”
카스미 선배가 책을 만지면서 배시시 웃는다.
“와······. 카스미 선배 방금 진짜 어른 같았어. 조금 멋질지도?”
그런 카스미를 보면서 니시자와가 입을 가리며 말한다.
“선배······. 대단합니다.”
뒤이어 린이 말끝을 흐리며 감탄한다.
“흥. 따, 딱히 정론을 말한 것뿐인데 뭘 그렇게 감동하는 건가요? 다들! 프라이드가 없는 건가요!”
탕탕.
올리비아가 책상을 친다.
아니, 거기서 프라이드가 왜 나와?
“후후. 다들 날 좋게 봐줘서 기뻐. 그래서, 다들 무슨 부활동을 하고 싶니?”
“······저는 검도부가 좋습니다.”
가장 먼저 손을 든 건 린.
그녀가 말한다.
“젖소. 그건 이미 있잖아. 너는 우리 학원에 무슨 부활동이 있는지도 몰라? 한심하긴.”
“큿······.”
니시자와의 태클에 입술을 깨무는 린.
그녀가 니시자와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럼 빨래판. 너는 뭘 하고 싶은 거지?”
“나? 흐음. 에리링은 요리부가 좋아. 마침 학원에 요리부가 없는 게 조금 불만이기도 했고. 요리는 여자력의 기본, 현모양처의 소양이잖아. 안 그래? 마코삐?”
니시자와의 시선이 마코토를 향한다.
“아, 응. 맞아. 니시자와 양. 나도 니시자와 양의 의견이 좋다고 생각해.”
마코토가 고개를 끄덕인다.
마코토의 동의를 얻어낸 니시자와가 올리비아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황녀님은? 황녀님은 어떻게 생각해?”
“뭐······. 그쪽 같은 서민이 낸 아이디어치고는 나쁘진 않네요.”
올리비아가 흥, 하면서 고개를 돌린다.
그녀 기준에서는 좋다는 뜻이다.
“젖소. 네 생각은 어때? 그냥 참고만 할 거야.”
“······큿. 분하지만······. 요리는 여자력의 기본이라는 네 말에 틀린 점은 없으니······. 반박할 수가 없다. 인정할 수밖에 없군. 나의 완패다. 니시자와.”
니시자와의 말에 입술을 깨물면서 답하는 린.
“좋아. 주인님! 주인님도 요리부가 좋지? 그렇지?”
눈을 부담스럽게 반짝이는 니시자와.
솔직히 말해서 요리부를 하건 뭘 하건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
검도부처럼 몸 쓰는 거만 아니면 된다.
‘몸 쓰는 건 귀찮잖아.’
[야, 파트너. 그걸 귀찮아하면 안 되지 인마. 이러니까 단련이 부족하지. 쯧쯧. 연습에서 흘리는 땀 한 방울이 실전에서 흘릴 피 한 방울을 대신한다는 거 몰라?]‘잔소리는 무슨, 네가 내 엄마······.’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사념을 멈췄다.
무심코 떠올린 엄마라는 말에 원래 세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집안 사정과 부모님 걱정이 머릿속에 파도처럼 밀려든다.
‘아냐, 됐다.’
[파트너······. 그래.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모양이네. 괜한 말 꺼내서 미안하다.]갑자기 저자세로 나오는 흑태자.
‘알았으면 좀 조용히 좀.’
대답이 없는 흑태자.
이제 좀 살 것 같네.
“주인님?”
니시자와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는 상관없으니까 알아서 해.”
“알았어! 선배. 호시노 선배는 요리부로 하는 거 어때?”
“요리부. 여자력의 기본······. 좋아. 나도 그걸로 할게. 니시자와 양.”
카스미 선배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부활동 주제 변경 얘기는 끝났다.
카스미 선배가 입가에 손가락을 대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이제 남은 건 고문 교관이랑 부원 2명 구하기네······. 후배 군. 혼자 할 수 있겠어?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
“호시노 선배! 새치기는 반칙입니다! 김덕성.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 이번에야말로 너의 도움이 되는 아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겠다!”
“주인님! 이번에야말로 에리링을 데려가줄 거지? 응? 그렇지? 에리링 기대할게!”
“주군. 나도 주군 옆에 서고 싶어······. 주군한테 도움이 되는 검이 되고 싶어.”
“다들 조용히 하세요! 그의 옆자리는 당연히 전속 시녀인 이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것! 당연히 제 차지니까요! 안 그래요? 당신?”
다섯 명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죄 많은 남자구나. 파트너.]흑태자의 한마디가 머리를 아프게 한다.
죄가 많기는 개뿔.
나처럼 법 없이도 살 사람이 대체 어디 있다고.
내가 지은 죄를 굳이 꼽자면 불효밖에 없다.
아, 그래서 내가 이 미친 세상에 떨어진 거구나.
‘염병.’
관자놀이를 짓누르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냥 나 혼자 가서 전부 해결하고 올 테니까 다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얌전히. 어디 가지 말고.”
안 그래도 흑태자까지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혹을 더 붙여서 데리고 다닐 바에야 그냥 혼자 가고 말지.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곧 다가올 어질어질한 멘트 세례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한다.
얘네가 이 한마디로 순순이 넘어갈 리가 없다.
분명 또 쓸데없는 헛소리를 내뱉으며 따지고 들 터.
아까 흑태자 때문에 도진 두통이 벌써 심화되는 기분.
[오올. 파트너. 방금 꽤 남자다웠는데?]흑태자가 또 헛소리한다고 생각하던 그때.
“아, 알았어. 후배 군. 후배 군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카스미 선배가 책을 펼쳐 얼굴을 가리는 걸 시작으로.
“에리링, 주인님의 말에 따를게. 방금 주인님이 평소보다 조금 더 멋져 보였을지도?”
헤실헤실 웃는 니시자와.
“남자답군······. 김덕성. 나는 오늘 또······. 아니다. 아, 아무것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젓는 린과 그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마코토.
“알았어. 주군의 명을 따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