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147)
‘여름 학교라······.’
6권 핵심 에피소드인 여름 학교의 중요 이벤트는 세인트 조지 학원과의 합동 훈련.
합동 훈련에서 가장 분량을 많이 차지하는 건 작품 중반에 등장하는 침식지 탐사 훈련이다.
세인트 조지 학원과 슈오우 학원에서 각각 2명씩 차출, 4인 1조를 형성해서 산호 해변의 특정 지역을 2박 3일 일정으로 탐사하는 훈련인데, 원작에서는 유지와 올리비아, 윌리엄과 윌리엄의 이복누나인 에반젤린 스튜어트가 한 조가 된다.
주인공 조의 탐사 목적지는 이름 없는 무인도.
그렇다. 바닷가 이벤트에서 빠질 수 없는 무인도 조난 에피소드를 위해 만들어낸 어거지 설정이다.
이 무인도에서 윌리엄과 유지의 갈등, 그리고 노을 지는 무인도 외딴 해변에서 올리비아의 심경 고백 이벤트와 유지의 약혼자 배틀 신청이 이루어진다.
영국 공주인 에반젤린이 서브 히로인으로 부상하는 건 덤이고.
하지만 6권에 예정되어 있던 약혼자 배틀 이벤트를 내가 박살내 버렸으니.
어떻게 흘러갈지 이제는 나조차도 감이 안 잡힌다.
확실한 건, 프랑스에서 그렇게 깽판을 친 덕분에 영국과의 합동 훈련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도?
“다들 정숙, 정숙하세요! 선생님, 전달 사항이 하나 더 있어요!”
탁탁.
마유즈미 선생님이 지시봉으로 교탁을 친다.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교실.
마유즈미 선생님이 미소짓는다.
“이번 여름 학교에는 특별히 영국 세인트 조지 학원 친구들도 같이하기로 했어요! 합동 훈련이에요!”
뒤이어 마유즈미 선생님의 입에서 튀어나온 ‘전달 사항’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 그 빌어먹을 토미 놈들이랑 합동 훈련을 한다고? 파트너. 영국 놈들 머리가 좀 이상한 거 아냐? 그 일을 겪고도 합동 훈련이라고?]흑태자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머릿속에서 소리친다.
그의 말이 맞다.
영국과의 합동 훈련이라니?
99.9% 무산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0.1%의 기적 같은 가능성을 뚫어버렸다.
이게 SSR 뽑기였으면 참 좋을 텐데. 아니라서 문제다.
영국 놈들 대체 무슨 생각이지?
“영국과의 합동 훈련?”
“세인트 조지 학원이라면 그 백금의 기사공주의 원래 약혼 상대가 다니던 학원?”
“너희들 검은 귀축이 약혼식에 난입한 거 봤어? 솔직히 조금 설레던데.”
“이젠 검은 귀축이 아니라 검은 신사일지도?”
“그런 귀축이라면 나도 좋을지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약혼식에 난입해서 구해준다니, 낭만이잖아. 나라도 반할 것 같아. 그런 남자 어디 없나?”
“이번에 그쪽 학생회장이 에반젤린 공주님으로 바뀌었다던데, 그분이 오는 거 아냐?”
“영국 공주님과 프랑스 공주님의 빅 매치 성사?! 엄청 기대되는데?!”
순식간에 다시 시끄러워진 교실.
평소에는 영양가 없는 라노벨 리액션이었지만, 오늘은 개중에서 몇 개 건질 정보가 있었다.
에반젤린이 학생회장이 되었다니.
학생회장이 황제 뺨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지닌 라노벨 학원 특성상, 이번 합동 훈련 강행은 에반젤린의 결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왜? 어째서?
거기까지는 모르겠다.
원작에서 에반젤린은 그리 비중 높은 히로인이 아니었으니까.
6권에 처음 등장한 이후, 온천도시 벳푸가 배경인 9권 수학여행 에피소드에서 교환학생으로 재등장하며 9권 타이틀 히로인을 꿰차지만, 라노벨 후반부 히로인이 으레 그렇듯 공기화를 피하지 못한 캐릭터이다.
공주라는 캐릭터 속성이 올리비아랑 겹치기도 하고.
팬덤에서는 전체적으로 올리비아 하위호환 취급이었다.
‘그러게, 왜지? 아무리 생각해도 감이 잘 안 잡히는데.’
[그 한서진이라는 파트너의 비서한테 정보 수집 부탁해보는 건 어때?]머릿속에서 흑태자가 제안한다.
살짝 놀랍다.
웬일로 흑태자가 쓸모 있는 제안을?
윌리엄의 약점을 미리 입수했었던 한서진과 국정원이라면, 세인트 조지 학원이 합동훈련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서도 뭔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휴대폰을 켜서 한서진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영국 세인트 조지 학원, 얘네가 왜 합동 훈련 강행한지 그 이유랑 관련 정보 좀 조사해줘.] [알겠습니다. 김덕성님.]읽음 표시가 뜨자마자 오는 답장.
이제 조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지.
휴대폰 화면을 끈다.
이 걱정도 이제 마무리니까, 1교시 준비만 잘 하면 될 텐데.
내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그때.
“김덕성.”
귓가에 차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든다.
거기에는 목소리의 주인공, 남색 포니테일 미소녀 린이 있다.
척.
그녀가 가슴 위에 손을 얹으면서 비장한 표정으로 말한다.
“오, 오늘! 시간 괜찮다면 방과 후에 우리와 같이 여름 학교 준비 쇼핑을 가지 않겠는가!”
뭐?
여름 학교 준비 쇼핑?
게다가 우리라고?
의문이 든 그때, 린 옆에 에리와 마코토가 선다.
그녀들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주인님. 같이 쇼핑 가자! 에리링, 주인님이랑 쇼핑하고 싶어.”
“지이이이이······.”
그래서 우리였냐?
속으로 한숨을 쉬던 그때.
“자, 잠깐만요! 뭘 그렇게 작당 모의하고 있는 거예요?! 준비 쇼핑에 당신들만 보낼 수는 없어요! 그의 전속 시녀인 저,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도 동행하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니겠어요?!”
의자에서 일어선 올리비아가 얼굴을 붉히며 린에게 삿대질한다.
뭐야.
내 의사는?
라노벨에서야 쇼핑 장면이 데이트도 겸한 장면이라 사실상 필수였지만, 여기는 현실이니까.
그런 거 할 필요 없다.
임간학교 때도 느낀 거지만 괜히 쇼핑 가봤자 피곤하기만 하다.
되도록 빠지고 싶다.
라고 말하기에는, 네 여자가 벌이는 신경전이 너무 살벌하다.
염병.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
“그래, 가자.”
어쩔 수 없다.
쇼핑 제안을 수락해야 한다.
내 대답에 기뻐하는 린, 에리, 올리비아, 마코토.
그 모습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빌어먹을 쇼핑 지옥에서 대체 언제쯤 해방될는지.
나도 모르겠다.
집에는 언제 가는 거지?
점심시간.
학원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끝낸 나는 잠시 기숙사의 내 방으로 돌아와 한서진과 일대일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 말씀하신 세인트 조지 학원 관련 정보 보고서입니다.”
한서진이 발코니 쪽 테이블에 앉은 내게 두툼한 서류 뭉치를 건넨다.
아침에 말한 걸 오전 안에 전부 처리해서 보고서로 제출하다니.
한서진과 국정원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유능한 모양이다.
파르륵.
보고서를 펼친다.
“콜라는 여기 있습니다.”
치이익.
한서진이 얼음컵에 콜라를 따른다.
콜라를 한 모금 머금자 입 안에 탄산이 톡톡 터진다.
햇볕 쨍쨍한 여름에는 역시 콜라가 최고지.
겨울에도 콜라가 좋다.
콜라를 마시면서 서류를 읽는다.
‘이번 훈련 강행은 전적으로 세인트 조지 학원의 신임 학생회장으로 취임한 에반젤린 스튜어트의 결정······.’
내 예측 그대로다.
세인트 조지 학원에서 학생회장의 권력과 영국 공주의 권위를 동시에 보유한 에반젤린을 거스를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원래 6권에서는 윌리엄이 독재자 포지션이었는데, 그 윌리엄이 여름 학교 입구 근처도 가지 못하고 컷 당했으니 자연스럽게 에반젤린에게 독재자 포지션이 돌아간 것이다.
원래는 윌리엄의 약빨에 밀려 학원 내에서도, 영국에서도 만년 2등 취급이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닐 테니.
[아스칼론, 결국 에반젤린한테 돌아갔구나? 파트너. 하긴 그 아이는······. 윌리엄과는 달리 꽤 재능 있는 소녀였지.]흑태자가 서류를 보며 중얼거린다.
원작에서도 윌리엄 리타이어 이후 에반젤린이 아스칼론의 주인이 된다.
흑태자 말대로 윌리엄처럼 약빨로 올라간 가짜 천재가 아니라 진짜 천재이기도 하고.
현 왕비 소생인 윌리엄과 달리 왕세자 더글라스와 함께 죽은 전 왕비 소생이라 윌리엄과는 이복 남매지간이기도 하다.
참고로 둘 사이는 사실상 원수지간인데, 변태 중의 변태인 윌리엄이 시도 때도 없이 이복 누나인 에반젤린을 무시하면서도 은근히 추파를 던졌기 때문이다.
[파트너, 다음 장 넘겨 봐.]원작 설정을 떠올리던 내 머릿속에 흑태자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래,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보고서를 넘긴 순간.
눈앞에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문장이 나타났다.
「이번 파리 대첩에서 김덕성 님의 활약에 감명받은 걸로 보이며, 가면을 쓴 채 ‘영국여자’라는 이름으로 너튜버 활동을 시작함. 뛰어난 영상 퀄리티와 빠르게 느는 한국어 실력으로 현재 구독자 숫자가 빠르게 증가 중이며, 일주일 만에 100만 구독자를 돌파하였음.」
뭐라고?
영국여자가 에반젤린이었다고?
내가 지금 대체 뭘 읽고 있는 거야?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손이 파르르 떨린다.
그냥 국뽕 코인 탑승한 외국인 너튜버인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다고?
갑자기 오한이 들고 식은땀이 흐른다.
「김덕성 님을 만나기 위해서 합동 훈련 강행을 결정하였다는 소문이 세인트 조지 학원 내부에 파다하며, 진위 확인 결과 실제로 그러하였다고 밝혀짐.」
이어지는 문장은 경악의 연속이었다.
에반젤린이 원래도 본인을 핍박했던 윌리엄을 물리쳤다는 이유로 호감을 가진, 쉽게 말해서 앞뒤 개연성 없이 플래그가 꽂히는 ‘금사빠’ 히로인이긴 했다.
그런데 이게 나에게도 적용될 줄은.
거기다가 국뽕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말이다.
상상 이상으로 어이가 없다. 황당하다.
보고서는 더 볼 필요도 없다.
그렇게 서류를 덮으려고 할 때.
「특이사항으로 트릭시 스미스라는 여생도가 3일 전에 세인트 조지 학원에 전학옴.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지만, 해당 여학생의 경력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몇 군데 있음. 주의 및 지속적인 관찰 요망.」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트릭시 스미스.
그 여학생의 사진까지 보인다.
안대로 한쪽 눈을 가린 금발 미소녀.
모습은 미묘하게 다르지만, 나는 이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트릭시는 영미권에서 베아트리체의 애칭으로 쓰이는 이름.
그리고 원작에서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는 단 한 명밖에 없다.
17권 타이틀 히로인.
교단의 성녀 베아트리체.
그녀가 쓰는 가명이 트릭시 스미스다.
국뽕 너튜버 영국 공주에 이어서 이제는 성녀까지?
17권에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히로인이 대체 왜 지금 이 시점에 영국 학원에 위장 전학을?
머리가 어지럽다.
원작 파괴를 각오하기는 했지만, 이건 좀 너무하잖아.
어딜 가도 지뢰밭이다.
뭐, 이미 벌어진 일.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성녀를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성녀의 기프트는 사이코메트리. 접촉한 대상의 기록을 읽는 능력.
성녀는 그걸로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걸 방어하기 위해서는.
‘야, 흑태자.’
[불렀나, 파트너.]‘너 정신 간섭 방어 능력 사용할 수 있지?’
흑태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원작에서도 진명해방에 성공한 올리비아는 정령인 흑태자의 도움으로 정신 간섭에 거의 완전한 면역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완전한 진명해방의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흑태자에게 질문을 던진 건데.
[당연하지. 파트너. 이 흑태자 님을 뭘로 보고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뭐, 가능하다니까 다행이다.
운이 좋군.
‘그래, 역시 네가 최고다.’
[흐흐흐흐흐흐. 이제야 파트너가 이 몸의 진가를 알아보는구만. 그래. 그래야지.]한번 띄워주니까 어린애처럼 신난 목소리로 떠드는 대영웅을 무시하면서 보고서를 덮었다.
알고자 하는 건 전부 알았다.
이제 남은 건, 여름 학교 준비뿐이다.
[방과 후 쇼핑, 잊지 않았지? 파트너? 숙녀와의 약속을 지키는 건 훌륭한 신사의 기본 매너라고.]염병할 쇼핑 같으니.
*
방과 후.
오다이바. 도쿄 플라자.
임간학교 준비 쇼핑 때도 왔던, 로봇 모형이 앞에 서 있는 쇼핑몰에 나는 또다시 끌려오게 되었다.
여름이라 그런지 서핑용품과 자외선 차단제, 비치 웨어, 수영복을 포함한 각종 피서 용품이 전시된 쇼핑몰.
거기에서 나는 네 명의 여자들에게 붙들려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었다.
“주인님. 주인님은 어떤 오일이 좋아? 이건 라벤더 향이래!”
“김덕성, 이 비치 가디건은 좀 어떤가? 내게 어울리나?”
한쪽 옆에서는 에리가 오일통 두 개를, 다른 쪽 옆에서는 린이 반투명한 비치 가디건을 들이대며 내게 묻는다.
“다 어울리고 괜찮으니까 좀 알아서 사.”
“알겠어! 주인님. 주인님이 원한다면······.”
음흉한 웃음을 흘리는 에리.
“어울린다······. 어울린다······. 어울린다······. 큿······.”
그리고 고장 난 녹음기처럼 붉어진 얼굴로 어울린다는 말만 반복하며 입술을 깨무는 린까지.
아직 시작도 안 한 여름 학교가 두려워지는 건 내 착각이겠지?
“역시······. 선크림은 이걸로······.”
“주군한테 잘 보이려면 피부 관리도 잘해야 해······. 아닌가? 구릿빛 태닝이 더 낫나?”
옆에서는 올리비아와 마코토가 선크림을 고르고 있었다.
전부 다 똑같아 보이는데 뭘 그렇게 쓸데없이 고르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구릿빛 태닝?
마코토 쟤는 대체 어디서 뭘 보고 듣는 거야?
“야, 마코토. 다 좋은데 태닝은 하지 마라.”
솔직히 태닝 그거 내 취향 아니다.
“아, 알았어. 주군. 내 혼잣말, 들어줬던 거야? 역시 주군은 상냥해. 나 엄청 기뻐!”
마코토가 앞에서 초록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헤실헤실 웃는다.
뭘 그거 가지고 기뻐하냐, 기뻐하긴.
내 말을 들은 린, 에리, 올리비아가 갑자기 눈에 불을 켜고 선크림과 자외선 차단제를 살핀다.
‘성능 다 고만고만해 보이는데 좀 대충 고르면 안 되나?’
[어허, 파트너. 소녀들의 섬세한 감성을 무시하지 마. 신사라면 숙녀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이건 네 업보야. 불평하지 마.]업보는 무슨.
그리고 그딴 게 신사면 신사 당장 때려치운다.
정말 한숨만 나온다.
그렇게 피서 용품 코너에서 3시간을 넘게 허비하고 나서야, 나는 그녀들과 함께 수영복 매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짐꾼 역할은 한서진이 맡아준 덕분에 내가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 일이 없다는 것 정도?
[파트너, 숙녀한테 짐꾼 역할이나 시키고, 부끄럽지도 않냐? 사나이라면 짐은 전부 혼자 들어야지!]그거 때문에 흑태자에게 한 소리 듣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내 몸은 편하니까 그걸로 됐다.
나는 뻔뻔한 사이다패스에 소인배니까.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고 보니 출발할 때도 의문이었지만, 카스미 선배가 없다.
“그런데 카스미 선배는 어디 갔냐?”
1학년끼리 쇼핑이라 빠진 건가?
안 보이니까 괜히 허전하네.
“부장 선배는 따로 일이 있어서 나중에 합류하기로 했다.”
내 말에 대답한 건 린.
뭐 그런 거라면야.
납득하고 다시 일행과 함께 쇼핑몰 복도를 걷는다.
그렇게 도착한 여자 수영복 매장.
그 앞에서 나는 입구 컷 당했다.
“여기서부터는 우리끼리 들어가겠다. 김덕성.”
“맞아. 주인님. 지금부터는 여자들만의 시간이니까! 아쉬워도 어쩔 수 없어.”
매장 유리문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비장한 표정으로 선언하는 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