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369)
#367
심판의 날(Doomsday)
하늘 위로 부유도처럼 떠오른 유적은 암반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요새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전 세계의 지반 아래 잠든, 마력이 흐르는 지맥의 원천, 마력이라는 초월적 에너지의 근원이 잠든 유적, 브로큰 월드.
메사이어의 금주마술 리버스 헤븐으로 인해 마침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 브로큰 월드에서 압도적인 마력 충격파가 주변으로 쏟아졌다.
파츠츠츠츠츠츠츠츠츠츠츳!
유적에서 뻗쳐 나온 마력 충격파가 마력 번개가 되어 주변을 후려쳤다.
휘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회색 마력 폭풍이 브로큰 월드를 중심으로 기류를 형성하며 모든 인간의 접근을 틀어막았다.
“아아······.”
그 모습을 본 메사이어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의 눈동자가 환희에 젖었다.
지상에 강림한 태양을 연상시키는 압도적이면서 강렬한 에너지.
밀도 높은 마력 에너지의 파장이 그의 피부를 저릿하게 만들었다.
저 압도적인 에너지야말로 신세계로 인류를 인도할 궁극의 힘.
그리고 동시에 구세계를 오염시킨 저주받은 힘이었다.
저주를 축복으로 바꾼다.
이능과 마력, 이계종으로 오염된 구세계를 멸망시키고, 오직 인간만이 살아가는 깨끗한 신세계를 창조한다.
전 인류의 구세가 목전에 다다랐다.
“독타 쉬나벨.”
[예, 나의 마스터시여.]“저는 지금부터 브로큰 월드로 향하겠습니다.”
메사이어의 말이 방주 아크에 있는 독타 쉬나벨에게 전달됐다.
[······제가 구세를 진행할 동안, 아군의 군세를 지휘해서 적 병력의 브로큰 월드 접근을 차단하세요.]구세주의 말을 들은 독타 쉬나벨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새 부리 가면 너머, 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알겠습니다. 나의 마스터시여.”
[그럼 뒷일은 당신께 맡기겠습니다. 독타. 신도 악마도 없는, 오직 인간만이 존재하는 이상향. 신세계에서 다시 뵙도록 하죠.]번쩍!
독타 쉬나벨에게 명령을 전달한 메사이어의 신형이 허공에서 검은 섬광과 함께 사라졌다.
콰-과-과-과-광!
그와 거의 동시에 검은 빛줄기가 브로큰 월드를 감싼 마력 폭풍을 반으로 갈라내며 안으로 들어갔다.
메사이어가 브로큰 월드 안으로 들어간 걸 확인한 독타 쉬나벨의 입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가 자리를 박차고 솟아올랐다.
열려 있던 전함의 해치를 통해서 하늘 위로 솟아오른 독타 쉬나벨의 시야에 아군의 군세가 보였다.
소련군의 전투기, 수송기, 그리고 게이트에서 지금도 꾸역꾸역 쏟아지는 수많은 이계종의 군세가 도쿄의 푸른 밤하늘을 까맣게 뒤덮었다.
번쩍! 번쩍!
형형색색의 섬광과 함께 독타 쉬나벨의 옆에 전신 장갑을 두른 영웅들이 가공할 기세를 흘리며 나타났다.
괴물 중의 괴물만 선별해서 뽑은 소련군 최정예 영웅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그 중에서도 EX랭크 이상만 차지할 수 있다는 스페츠나츠 번대장들이 독타 쉬나벨의 옆에 하나 둘 나타났다.
소련군 스페츠나츠 1번대부터 10번대까지.
무인도 사건으로 공석이 된 3번대 대장 이반 안토노프를 제외하고 총집결한 9명의 EX랭크 영웅, 스페츠나츠 번대장들의 뒤로 수많은 빌런과 스페츠나츠 소속 영웅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독타 쉬나벨의 시선이 전방을 향했다.
거기에는 구세계의 군세가 있었다.
지상에 넓게 산개되어 퍼져 있는 자위대 병력과 지원 요청을 받고 도쿄에 막 도착한 주일미군 병력.
그리고 일본 전역에서 모인 영웅들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선두에는 두 명의 영웅이 있었다.
일본 영웅 협회장, 시노자키 이치로.
그리고 검성의 아들, 쿠로사와 유지.
구세계의 정점, 검귀 시노자키 이치로와 무색의 소유자인 검성의 후예, 쿠로사와 유지를 본 독타 쉬나벨의 입가에 웃음이 터졌다.
착.
독타 쉬나벨이 뱀 두 마리와 날개 장식이 달린 지팡이형 초상병기, 카두케우스를 들어올렸다.
파츠츠츠츠츠츠츳!
카두케우스의 자루를 휘감은 두 마리의 뱀이 눈을 뜨면서 보랏빛 마력을 쏘아냈다.
“자랑스러운 리그의 종복들, 그리고 리그의 동맹인 소련의 군세여······.”
독타 쉬나벨의 말에 게이트를 통과한 이계종의 군세가 호응하듯 울부짖었다.
“오늘, 세계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쟁이 여기 도쿄에서 일어난다. 제군들······.”
독타 쉬나벨의 말과 동시에 이치로가 조용히 말했다.
마력을 담은 두 사람의 목소리가 넓은 도쿄 전체를 떨어 울렸다.
찌릿.
독타 쉬나벨과 이치로의 눈동자가 서로 마주쳤다.
“거짓된 구세계의 잔당을 일소하라! 도쿄를 잿더미로 만들어라! 마스터께서 신세계를 여는 그날, 산 자와 죽은 자 모두가 이상향에 도착할 것이라고, 마스터의 첫 번째 종복인 이 독타 쉬나벨이 약속하겠다! 전원 신세계를 향해 돌격!!”
“종말을 원하는 저 광신도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세계를 수호하라! 전 병력! 적의 공격을 방어하라! 세계를, 그대들의 가족을, 그대들의 친우와 지인들을 그대들의 손으로 지켜내라!”
독타 쉬나벨과 이치로의 외침이 교차한 순간.
콰광! 쾅! 콰광!
빌딩 옥상에 설치된 대공포가 폭음과 함께 포구에서 불을 뿜었다.
그와 함께 소련군 VDV가 수송기에서 전투 모드로 강하하기 시작했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대공포 사격에 엊어맞은 이계종, 드레이크가 울부짖으며 브레스를 발사했다.
콰-과-과-과-광!
폭음과 함께 대공포 진지와 빌딩이 박살났다.
대공 사격을 거대한 몸집과 마력장을 사용해 탱킹하면서 브레스로 폭격하는 비행형 이계종 무리 사이로 전원 능력자로 구성된 소련군 VDV와 스페츠나츠, 공수전차와 공수장갑차가 강철의 비가 되어 도쿄를 향해 내리꽂혔다.
“놈들을 막아라! 가족과 친구를! 도쿄를! 세계를 지켜라!”
그 모습을 본 이치로가 외쳤다.
그와 함께 방어군 측의 영웅들이 하늘로 솟구쳤다.
번쩍!
콰-과-과-과-광!
형형색색의 섬광이 터지고 공중에서 수없이 폭발이 터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도쿄 상공에 끝없이 열리고 있는 게이트를 통해 이계종과 소련군, 빌런과 테러리스트들이 끝없이 도쿄로 향해 눈처럼 쏟아져 내렸다.
심판의 날.
세계의 운명을 건 최후의 전쟁이 도쿄에서 시작된 순간이었다.
*
브로큰 월드 내부.
한국어로 번역하면 부서진 세계라는 이름 그대로, 유적 내부는 하나의 세계가 잘려진 모습이었다.
지하 유적 안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푸르게 반짝이는 하늘.
그 아래 펼쳐진, 고대 그리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낡은 석조 유적의 흔적.
거기에는 그것이 있었다.
동그란 원형 제단 위로 떠오른, 기하학적인 문양이 아로새겨진 반투명한 초대형 구체.
근처에 있기만 해도 저릿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그것이 지맥의 원천.
전 지구에 마력 에너지를 공급하는 마력 지맥의 근원이자 마력 에너지의 근원이었다.
원작 애니메이션 최종장 에피소드의 배경 장소.
나는 그 앞에 있었다.
콰광! 콰광!
저 멀리서 울리는 충격음이 귓가에 들렸다.
본격적으로 바깥에서 전쟁이 시작된 모양.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도, 메사이어도 알고 있었다.
바깥의 싸움은 그저 이 지맥의 원천에 서로의 지원 병력 접근을 차단하는 역할일 뿐.
진짜 운명을 결정지을 결전의 무대는 여기라는 사실을.
뭐, 적 병력을 물리치고 아군이 여기까지 도와주러 오면 나야 좋겠지만 메사이어도 바보는 아니기에 그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대부대를 끌고 온 거다.
[파트너, 떨려?]머릿속에서 흑태자가 말했다.
떨리냐고? 안 떨린다면 거짓말이지.
하지만 해야 했다.
결국 유지가 심상전개를 각성하지 못한 이상, 메사이어를 막을 수 있는 상대는 나뿐이니까.
그래도 되도록 적 병력을 빨리 조지고 이쪽으로 지원 와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파츠츠츠츠츠츠츳!
콰-과-과-광!
굉음과 함께 유적을 뒤덮은 푸른 하늘이 갈라졌다.
오메가 랭크 이계종의 파멸기까지 방어 가능한 유적의 방어 결계를 오직 힘으로 잘라낼 수 있는 존재는 이 세계에 오직 하나.
메사이어뿐이었다.
잘려진 하늘 사이로 그가 나타났다.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검은 전신장갑을 착용하고, 손에 날 없는 검을 들고 있는 상냥한 인상의 미남자.
메사이어가 하늘에서 떨어져 지상에 소리없이 착지했다.
스르르르.
유적의 결계 자가 수복 기능이 발현되면서 갈라진 하늘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예상대로 여기 있었군요······.”
마력의 원천을 지키고 있는 나를 바라보면서 메사이어가 웃었다.
“거짓된 구세계의 망령이자 나의 대적자, 구세의 방해자이자 나의 사탄, 나의 마라 파피야스인 검은 귀축이여.”
메사이어가 더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
기가 찬다.
검은 귀축?
전에도 생각했지만 어이가 없다.
“야, 이 새끼야. 다 좋은데 넌 전에도 그렇고 끝판왕이라는 놈이 검은 귀축이 뭐냐. 검은 귀축이. 그 엿 같이 손발이 오글거리는 이명 느끼한 목소리로 입에 담을 때마다 쪽팔리지도 않냐?”
나는 듀랜달의 칼끝으로 메사이어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원작에서도 그랬지만 메사이어의 목소리는 쓸데없이 스윗하고 느끼했다.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을 정도.
그런 목소리로 자꾸 검은 귀축, 검은 귀축 하니까 토가 쏠렸다.
미소녀도 아니고 시커먼 남자 놈이.
무슨 게이도 아니고. 으. 오늘 먹은 아침이 식도로 역류할 것 같다.
“이제 와서 호칭 따위에 신경 쓰는 겁니까? 어이가 없군요. 검은 귀축. 저는 멋있는 이명이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세계의 운명, 구세계와 신세계의 존속과 운명을 놓고 싸우는, 대업의 끝을 장식하는 성스러운 결전에서 이런 품위 없는 언행······.”
메사이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하던 그때.
“누가 너 같은 미친놈이 늘어놓는 헛소리 다 들어준대? 좆까고 다들 공격해!”
나는 라노벨 빌런이 싫다.
특히 그 라노벨 빌런의 정수만 농축한, 이 미친 세계에서 최고로 미친 새끼인 메사이어는 더 싫다.
내가 지금까지 저 놈 때문에 고생한 게 얼마인데.
원작처럼 싸우기 전에 메사이어와 말장난을 늘어놓을 생각 따위는 없다.
나는 놈의 말허리를 끊으면서 소리쳤다.
그와 함께 풀숲에, 유적에 숨어 있던 히로인들이 하늘을 날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듀랜달을 들었다.
[파트너, 지금이야!]머릿속에서 흑태자가 외쳤다.
나는 눈을 떴다.
내 명령에 따라 메사이어를 향해 돌격하는 히로인들.
그리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다정한 미소를 잃지 않은 채로 당당하게 서 있는 메사이어의 모습이 보였다.
놈의 느끼한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역시 저 빌어먹을 눈동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심상전개의 진언을 내뱉었다.
[모두를 구원하는 현실]【Break The Fourth Wall】
우웅!
가슴 속의 블랙 스톤이 진동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뭔가 느낀 모양인지, 평소보다 유난히 더 세게 진동하는 블랙 스톤이 폭발적으로 마력을 뽑아냈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블랙 스톤에 자극받은 마력로가 끈임없이 마력을 토해냈다.
폭발적인 양의 마력이 마력회로에 휘몰아쳤다.
휘몰아치는 마력이 듀랜달을 통해 세계로 발산했다.
파츠츠츠츠츠츳!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세계에 새겨진 진언, 내 신념을 상징하는 문장이 유적 전체를 진동시켰다.
유적의 맑은 하늘이 검푸르게 물들었다.
반짝이는 별, 성운, 은하가 하나 둘, 셋 끝없이 무한하게 하늘에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커다란 지구가 하늘 위에 떠올랐다.
무한하게 펼쳐진 우주 공간이, 끝없이 확장된 마력과 인지가 내게 전율감을 선사했다.
나는 여전히 웃고 있는 메사이어를 향해 선언했다.
“별의 세례.”
우우우우우우우웅!
내가 내뱉은 스킬명이 언령이 되어 우주 공간을 구속하며 뒤흔들었다.
우주에 뜬 별, 은하, 행성, 성운에서 쏟아진 별빛의 세례가 무한한 별의 힘으로 화해 히로인들에게 파도처럼 쏟아졌다.
마침내, 결전의 시작이었다.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