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383)
#381
첫 번째는 누구?
졸업식 전날.
3-A반 졸업 축하해! 라고 일본어로 커다랗게 적힌 칠판.
졸업식 준비 때문인지 짐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된 책상과 걸상.
그곳 뒤 게시판에는 크레파스 글씨로 삐뚤빼뚤 써진 정체불명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제1회 아내 회의]제1회 아내 회의.
주어가 생략된 이 회의의 구성원은 당연히 김덕성 하렘의 구성원들이었다.
총합 16명이 된 김덕성 하렘.
당연하게도 77억 인류의 구세주이자 전 지구의 아이돌이 된 김덕성이니만큼, 그의 하렘에 들어오려는 여자들은 넘쳐났지만, 김덕성이 하렘 계획 당시 서명에 없었던 사오리를 받아준 이후 이 이상 추가 모집은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다행히도 16명에서 그칠 수 있었다.
올리비아, 린, 에리, 마코토, 카스미, 아리스, 마유즈미, 하루, 빌헬미나, 세이라, 베아트리체, 에반젤린, 벨라, 한서진, 유세라, 사오리까지.
모두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하나.
“이제 곧 덕성은 물론, 우리 대부분이 어른이 된다.”
졸업식 이후 정식으로 성인이 되기 때문이었다.
린의 말에 아직 미성년자인 하루와 사오리를 제외한 모두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러니까 젖소. 지금 주인님의 잠자리 순번을 정하자는 이야기지?”
에리의 말에 린의 얼굴이 붉어졌다.
“크흠. 그렇다. 당연히 내가 현모양처로서, 가장 먼저 덕성의 동정을 내 처녀와 교환할 것이다.”
린이 가슴 위에 손을 올리면서 말했다.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처녀를 주겠다, 아이를 만들자고 과감한 멘트를 던지던 린이었지만, 막상 코앞으로 다가오니 부끄럽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근, 두근.
린의 가슴이 뛰었다.
그런 린을 바라보면서 에리가 볼을 부풀렸다.
“뭐야? 젖소. 누구 마음대로 주인님의 동정이 네 거야?! 주인님의 동정은 이 은하 제일 미소녀 에리링의 소유물인게 당연하잖아? 에리링, 주인님이랑 이미 야간 알몸 목줄 공원 산책 후 화장실에서 주인님에게 처녀를 바치기로 계획을 철두철미하게 짜놨다고!”
탁.
에리가 탁자를 내리치면서 말했다.
그녀의 목에 걸린 개목걸이가 살짝 흔들렸다.
“아, 알몸 목줄 공원 산책이라니요?! 부, 불건전합니다!”
에리의 말에 바로 아리스가 반발했다.
그녀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 눈을 질끈 감으며 소리쳤다.
“그런 외설적이며 공중 도덕과 사회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는 허락할 수 없습니다! 그의 동정은 김덕성 군의 학원 선배이자 인생 선배이며 연상인 제가······. 리, 리드하면서 올바른 보건체육을······.”
“후후. 아리스 선배는 입으로는 불건전하다고 말하면서 몸은 항상 후배 군을 먼저 차지하려고 드네요? 후배 군의 처음은 저도 받고 싶은 걸요.”
아리스의 말허리를 카스미가 잘랐다.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아리스의 허리를 만지자 아리스가 얼굴을 붉히면서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던 그때.
“흐음. 아-쨩. 연상의 여유라면 아-쨩보다는 이 몸이 좀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 후후. 꼬마 서방님과의 첫날밤은 연상의 어른인 이 몸이 리드해야 맞을 터.”
촤르륵.
세이라가 검은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사장 님. 아무리 그래도 그건······.”
“맞아! 반대야! 반대!”
세이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코토와 에리의 입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 순간.
“······내······. 내가 더 연상······.”
낮은 목소리가 회의실로 쓰이는 3학년 A반 교실을 울렸다.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조용히 상황을 관망하던 아이보리색 단발 미소녀, 빌헬미나 하이젠버그였다.
“내가······. 세라땅보다 연상······. 최연장자······. 그러니까 내가······. 리드······. 해야해······.”
빌헬미나가 눈을 반짝이면서 좌중을 둘러봤다.
빌헬미나의 말에 세이라의 입에 서린 미소가 짙어졌다.
“어머, 언니. 이제 언니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세이라의 말에 빌헬미나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녀의 볼에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갔다.
세이라에게 언니라고 불리는 건 싫은 빌헬미나였지만, 지금은 본인 스스로 세이라보다 연상이라고 선언한 상황.
세이라가 언니라고 부르는 걸 막을 명분이 없었다.
거꾸로 말하자면, 그렇게 해서라도 빌헬미나는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뿌뿌······.”
빌헬미나가 입술을 내밀면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언니. 꼬마 서방님은 큰 가슴이 취향이랍니다.”
세이라의 말에 빌헬미나가 본인의 가슴을 힐끗 바라보았다.
15세 미소녀의 외형에 맞는, 결코 거유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가슴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수십 년 전부터 아무리 우유를 먹어도 자라지 않는 가슴이 야속했다.
삐진 빌헬미나의 볼이 더 빵빵해졌다.
“그리고 저는 꼬마 서방님의 취향에 맞는 모습으로 변할 수 있죠.”
그녀가 부채를 펼쳐서 크게 흔드는 순간, 번쩍하는 백색 섬광과 함께 세이라의 몸이 조그마한 소녀에서 순식간에 20대 후반 외형의 미녀로 성장했다.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지닌 요염하고 섹시한 미녀의 모습, 전성기 모드로 순식간에 변한 세이라를 향해 빌헬미나의 시선이 꽂혔다.
그녀의 시야에 본인의 빈약한 가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만하고 푹신푹신한 세이라의 거유가 들어왔다.
휙, 휘익.
본인의 빈약한 가슴과 세이라의 거유를 몇 번이고 대조해서 보던 빌헬미나가 시선을 돌리면서 말했다.
“흥······. 세라땅······. 어른한테······. 버릇, 예의······. 없어······. 치료······. 안 해줄 걸 그랬어······.”
그렇다.
세이라는 빌헬미나의 임모탈 하트와 사오리의 연구를 통해 마침내 프로페서가 마력로에 입힌 영구적 손상을 완전히 치료한 것이다.
덕분에 지금의 세이라는 에너지 절약 모드인 15세 미소녀 모습과 성숙한 미녀인 전성기 모습을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었다.
“우우······.”
“후후후후.”
침울한 표정을 짓는 빌헬미나와 대조적으로 세이라가 승리의 미소를 띄운 그때.
“니시시시. 세라땅 할머니, 미나땅 할머니. 둘이서 뭐해? 완전 웃겨.”
그녀들 사이를 장난기 섞인 소녀의 목소리가 강타했다.
쿠로사와 하루였다.
하루의 사이드 포니테일이 흔들렸다.
그녀가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말했다.
“니시시시. 덕성 오빠가 정말 할머니들처럼 초 늙은 사람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자신감 완전 웃겨.”
하루의 말에 세이라와 빌헬미나 둘 모두의 표정이 굳었다.
“······으으으······.”
“······.”
나이.
그렇다. 세이라와 빌헬미나 모두 외관은 미소녀였지만 그에 맞지 않는 나이가 아킬레스건이었는데, 하루가 정확히 그 부분을 저격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덕성 오빠의 처음은 초 귀엽고 초 매력적이고 초 싱싱하고 풋풋하고 탱탱한 미소녀 갸루 신부인 이 하루가······.”
“하루 양! 아직 미성년자잖아요! 선생님은 반대예요!”
뒤이어 말을 이어가는 하루를 제지한 사람은 마유즈미 마유.
“쳇.”
마유의 말에 하루가 혀를 차면서 입술을 삐죽였다.
“김 군의 처음은 서, 선생님인 제, 제가 받아 가겠어요! 서, 선생님은 이제 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 선생님의 처녀를 하루빨리······.”
마유즈미가 눈을 반짝이던 그때.
“다들 조용히 하세요!”
올리비아의 목소리가 교실 전체를 울렸다.
그녀의 말에 모두가 입을 다물고 올리비아를 봤다.
척.
올리비아가 가슴 위에 오른손을 올렸다.
“그의 첫 밤시중은 당연히 전속 시녀인 이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몫이에요! 이견은 용납할 수 없어요!”
“누구 마음대로지. 보나파르트?”
올리비아의 말에 가장 먼저 반발한 건 린이었다.
올리비아가 실질적으로 가장 정실에 가깝다는 건 모두가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암묵적이었다.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정실의 자리는 바뀔 수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밤시중을 통해 내가 정실이자 진정한 현모양처로 거듭날 때······!’
린의 차가운 눈동자가 뜨겁게 타올랐다.
이날을 위해 지금까지 시노자키류 비전 신부수업을 받은 린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올리비아가 가장 먼저라니.
린은 용납할 수 없었다.
린의 말에 올리비아가 왼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아가씨 웃음을 흘렸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왜 그렇게 웃는 거죠? 보나파르트 양.”
아리스의 말에 올리비아가 웃음을 멈추면서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야 제게는 1학년 겨울방학 때 받은, 아직 쓰지 않은 데이트 신청권이 있으니까요!”
팔랑.
올리비아가 품에서 데이트 신청권 티켓을 꺼내서 흔들었다.
올리비아의 말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1학년 겨울방학.
스키 여행 당시, 스키 레이스의 우승자에게 주어진 보상은 분명 김덕성과의 데이트 신청권이었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벨라의 조언으로 데이트 신청권을 바로 쓰지 않았다.
바로 오늘을 위해서였다.
“큿······.”
린이 입술을 깨물면서 물러났다.
“설마 데이트 신청권을 2년이나 쓰지 않다니······. 분하지만 어쩔 수 없군. 나의 완패다. 보나파르트.”
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린의 말에 다른 열다섯 히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덕성 하렘에서 데이트 신청권의 효력은 절대적이었다.
그 모습을 본 올리비아가 기분 좋게 웃으면서 말했다.
“좋아요! 저의 승리군요!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역시 1등은 전속 시녀인 이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몫인 게 당연해요!”
“축하드립니다. 아가씨.”
올리비아의 말에 뒤에 그림자처럼 서 있던 벨라가 건조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웃음을 끝낸 올리비아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앉은 자리에서 다리를 꼬면서 말했다.
“그럼 제가 먼저인 걸로 하죠. 대신······.”
그녀가 말끝을 흐리자 모두의 시선이 올리비아에게 집중됐다.
올리비아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저는 고귀하면서도 관대한 프랑스의 황녀. 톨레랑스(Tolérance)의 정신으로 그대들한테 자비를 베풀어 특별히 김덕성, 그 바보와 단 한 번, 제가 데이트한 이후에 한해서 원하는 날짜에 일대일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어요!”
올리비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데이트.
말이 데이트지 사실상 원하는 날짜에 그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첫 번째가 너라면 그 다음 순서는 어떻게 되건 상관없겠지. 수락하겠다. 큿, 다음에는 내가 이길 거다. 보나파르트.”
올리비아의 말에 린이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난 황녀님의 결정에 불만도 반대도 없어!”
올리비아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에리가 손을 번쩍 들고 동의 의사를 표현했다.
린과 에리에 이어 다른 히로인들이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올리비아가 웃으면서 오른손으로 의사봉을 쥐었다.
“좋아요! 그럼 다들 동의한 걸로 하고, 이 안건은 통과시키도록 하겠어요!”
땅땅.
의사봉을 두드리는 맑은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
그런 올리비아의 뒷모습을 보던 갈색 단발 메이드 미녀, 벨라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그려졌다.
‘모든 게 계획대로군요. 후후.’
그녀의 밤색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그렇게 졸업식 전날, 김덕성이 알았다면 몇 번이나 뒷목을 잡을 내용의 히로인 회의가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건 실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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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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