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43)
“지, 지금까지 김덕성······. 님에게 제가······. 저지른 모, 모든······. 무례와 민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 하, 합니다······.”
개목걸이를 찬 니시자와 에리가 공포에 젖은 목소리로 횡설수설하며 말한다.
옆에서 열심히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노도카의 모습이 보인다.
팔짱을 낀다.
지금의 니시자와 에리는 공포에 젖어 제정신이 아닌 모습.
혀를 찬다.
아무튼, 이 정도면 조리돌림은 충분하다.
노도카가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으니 아카데미 채널은 물론 국뽕 너튜브 썸네일 박제까지는 시간 문제.
“일어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니시자와 에리가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일어난다.
붉게 부은 그녀의 이마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다.
“네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내 눈앞에서 이제 꺼져.”
손을 내젓는다.
니시자와 에리의 눈동자가 커진다.
그녀가 입술을 깨문다.
“······하지 않는 거야?”
니시자와 에리가 묻는다.
“뭘 해?”
“이 목걸이에······. 목줄을 채우고 아, 알몸으로 산책한다던가······. 내 모, 몸을······. 강제로 범한다던가 하, 하지 않는 거냐고······. 그러려고 날 노예로 사, 삼은 거 아니었어? 나, 나는 이제 네 노예니까······. 거, 거부할 권리도······.”
니시자와 에리가 헛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녀의 주황빛 눈동자가 좌우로 쉴새없이 떨린다.
아.
또 혈압 오르게 하네.
어떻게 사고방식이 저렇게 한결같이 이상할 수가 있지?
상상력도 풍부하셔라.
대사의 역겨움 이전에 분노가 치민다.
이 미친 여자가 진짜 돌았나.
“야, 니시자와 에리.”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움찔한다.
“너 같은 건 줘도 안 해. 꼴도 보기 싫어. 그러니까 꺼져.”
얼굴이 아무리 예쁘면 뭘 하나.
인성이 폐급인데.
줘도 가질 생각 없다.
그냥 최종보스전에서 노예처럼 구르기만 하면 된다.
“줘, 줘도······. 안 한다니······. 말도 안 돼······.”
니시자와가 역겨운 독백을 내뱉는다.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진짜.
“야, 에리. 지금 네가 얼굴 좀 예쁘다고 자의식 과잉이 좀 심한 거 같은데. 난 너 같은 인간이 덜 된 미친 여자는 아무리 예쁘다 해도 줘도 안 해. 면상만 봐도 토가 쏠리거든. 그러니까 자의식 과잉도 망상도 그만두고 닥치고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 지금 당장.”
손을 내젓는다.
니시자와 에리가 충격받은 표정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자리를 떠난다.
팔짱을 낀 채 미간을 좁힌다.
이 정도만 해도 상냥한 세상에서는 충분한 굴욕이고 치욕이겠지만.
나는 아직 아니다.
“올리비아.”
“왜 부르시나요?”
“니시자와한테 가서 이거 전달해.”
품에서 이사장에게 받은 징계위원회 소환장을 꺼내 올리비아에게 건넨다.
니시자와 에리의 우상인 올리비아가 직접 소환장을 건네며 퇴학 가능성을 언급한다면 그녀의 멘탈이 무너질 건 당연한 일.
소환장을 본 올리비아의 푸른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착.
그녀가 가슴 위에 손을 올린다.
“······좋아요. 당신의 전속 시녀인 저, 고귀한 프랑스의 황녀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명예를 걸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겠어요.”
아.
깜빡이 좀 켜고 들어오라고 진짜.
아직 모여 있는 생도가 몇 명인데.
그리고 이런 거에 명예를 왜 걸어, 걸기는.
차라리 평소처럼 츤츤대는 게 낫다.
얼굴이 화끈해진다.
“······그래. 갔다 와라.”
“후훗. 기대해도 좋아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의기양양한 아가씨 표정을 지으며 소환장을 들고 사라지는 올리비아.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벤치에 앉는다.
1라운드는 끝났다.
2라운드인 징계위원회로 향할 시간이다.
*
슈오우 영웅 학원.
해변 공원.
탁 트인 도쿄만의 수평선이 보이는 벤치에 니시자와 에리가 앉아 있다.
그녀의 목에는 김덕성의 이름이 새겨진 개목걸이가 채워져 있다.
“말도 안 돼······.”
니시자와 에리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개목걸이와 도게자는 패배했을 때부터 이미 각오했었다.
김덕성이 조리돌림할 거라는 사실 역시, 어느 정도 각오했었다.
하지만 단 하나, 그녀의 각오를 빗나간 게 있었다.
“내가······. 내가 꼴도 보기 싫다고······.”
니시자와 에리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그녀의 머릿속에 방금 있던 김덕성과의 일이 떠오른다.
“말도 안 돼······. 남자는······. 전부······.”
늑대고 짐승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도내 최고 미소녀인 그녀의 미모를 탐내지 않은 남자는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단지 흑심을 드러내냐, 숨기냐의 차이일 뿐.
김덕성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몸을 내건 내기를 바로 받은 걸 보면 흑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최악의 남자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짐승······이어야 하는데······.”
그가 몸을 요구한다면, 노예로 전락한 그녀에게는 거부할 권리 따위는 없었다.
김덕성은 당연히 자신을 요구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일본의 모든 남자들이 탐내는 은하 랭크 미소녀를 앞에 두고도 그의 눈빛에는 한 점 음심도 없었다.
꺼지라는 폭언을 내뱉으며 그녀를 바라보던 김덕성의 눈빛에는 오직 역겨움과 증오뿐이었다.
그 누구보다 남자의 욕망어린 시선과 눈빛에 익숙했던 그녀였기에 알 수 있다.
김덕성은 자신에게 흑심 따윈 갖고 있지 않다고.
“그럼 대체 나는 지금까지 무얼······. 착각한······.”
니시자와 에리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당연히 음심을 품은 최악의 남자라는 전제하에 지금까지 김덕성을 대했다.
하지만 오늘, 그 대전제가 완전히 무너졌다.
“대체 무얼······.”
니시자와 에리를 둘러싼 세계가 무너졌다.
그녀의 머릿속에 모든 일의 시작이었던 방과 후, 올리비아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그는 확실히 바보 멍청이 변태에, 파렴치한이고, 예의도 범절도 눈치도 매너도 없고 세계에서 최고로 얄미운 최저최악의 남자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귀한 프랑스의 황녀를 전속 시녀로 둘 자격은 갖춘 남자예요.]자격을 갖춘 남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그 발언이 어쩌면 사실이었다면.
처음부터 전부 오해였다면.
전부 내 잘못이라면.
“으으으으으······.”
니시자와 에리가 머리를 쥐어뜯고 있던 그때.
“그쪽. . 하필이면 여기 있었군요······.”
그녀의 귓가에 싸늘한 목소리가 들린다.
니시자와 에리가 고개를 돌린다.
거기에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분노하는 백금발의 미소녀, 올리비아가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전부 내 잘못
올리비아가 입술을 삐죽인다.
해변 공원.
하필이면 그와 전속 시녀의 인연을 맺었던 기억이 깃든 장소에 있다니.
뭐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기분이 더 나빠진다.
올리비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화, 황녀님······.”
니시자와 에리의 목소리가 떨린다.
“벚꽃축제 이후 그쪽에 대해 조사를 좀 했어요. 니시자와 에리라는 사람의 가정환경부터 좋아하는 것까지 전부. 확실히 그쪽의 불우한 어린 시절은 안타까워요. 동정할 만해요. 하지만.”
올리비아가 차갑게 말을 자른다.
“그렇다고 그쪽의 불행한 사정이 지금의 무례함과 무책임함, 민폐를 정당화할 수는 없어요. 그날, 당신의 행동은 명백한 명령 불복종. 영웅으로서의 결격 사유.”
올리비아의 말이 비수처럼 니시자와 에리의 가슴을 난도질한다.
니시자와 에리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이노카시라 공원 카페에서도 이미 들었던 말.
하지만 김덕성이라는 사람에 대해 완전히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니시자와 에리의 멘탈을 무너뜨리기에는 충분한 일격이었다.
“그건······.”
“시답잖은 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아요. 영웅의 자격조차 없는 최저최악의 인간한테 발언권은 없어요.”
“······.”
니시자와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뭘 잘했다고 우는 거죠? 가증스러워요.”
올리비아의 눈이 싸늘하게 식는다.
“거기에 그쪽이 김덕성한테 결투를 신청한 이유도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올리비아가 허리에 양손을 올린다.
“당사자인 제 의사는 물어보셨나요? 그쪽이 대체 뭔데, 고귀한 프랑스의 황녀인 이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직접 결정한 일을 저와 완전히 무관계한 타인인 그쪽이 고작 결투 따위로 뒤엎으려 하는 거죠?”
올리비아의 목소리에 차가운 분노가 묻어난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김덕성의 전속 시녀가 되기로 한 건 온전히 그녀 본인의 결정.
아무 관계도 없는 타인이 간섭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건 올리비아의 자존심과도 관계된 일.
그 누가 감히 고귀한 프랑스의 황녀가 내린 결정을 뒤집으려 한단 말인가?
“그건······.”
니시자와 에리가 고개를 떨군다.
결투를 신청한 이유는 김덕성과 올리비아 사이에 도는 온갖 낯뜨거운 소문 때문.
그렇지만 그 소문은 정말 사실이었을까?
자신을 앞에 두고도 한 점 음심도 품지 않고 혐오를 내비치던 그가 그랬을 거라고?
“보나마나 세간에 도는 천박한 소문들 때문이겠죠. 제가 메, 메이드복을 입고 밤에 사, 산책을 한다느니······. 치, 침대 위에서 그를 주, 주인님이라고 부른다느니······. 하는 것들.”
소문을 언급하는 올리비아의 얼굴이 붉어진다.
“무, 물론 저, 전속 시녀로서 메이드복을 입어볼까 하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소, 손 정도는 잡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올리비아가 심호흡을 하며 뛰는 심장을 가라앉힌다.
“······적어도 당신의 추악한 망상 속에서 일어날 법한 일은 전혀 없었어요. 소문은 전부 근거 없는 헛소리란 이야기에요. 못 믿겠다면 보나파르트 황실의 명예를 걸고 이 자리에서 자신 있게 말씀드리죠. 그와의 사이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다시 차갑게 돌아간 올리비아의 목소리.
아무 일도 없었다.
자존심 높은 프랑스의 황녀가 보나파르트 황실의 명예까지 걸 정도면 틀림없는 사실이 분명하다.
올리비아를 동경하던 니시자와 에리였기에,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전부 오해고, 본인의 잘못이다.
그 사실은 방금부터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올리비아에게 확인 사살당하자 니시자와 에리는 현기증이 오는 걸 느꼈다.
“설령 이번 대련에서 그쪽이 이겼더라도, 그쪽 망상대로 제가 그의 전속 시녀를 그만두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왜냐하면······.”
니시자와 에리의 떨리는 눈동자가 올리비아를 향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이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직접 결정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이 학원에서 저를 전속 시녀로 둘 자격이 있는 자는 오직 그밖에 없어요.”
올리비아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그녀가 입술을 깨문다.
“그런데 감히, 그쪽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그쪽은 영웅의 자격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격도 실격이네요.”
니시자와 에리가 떨리는 목소리를 내뱉는다.
“전부······. 내 잘못······.”
니시자와 에리는 이제야 스스로의 잘못을 자각했다.
남자는 다 별로라는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상대에게 커다란 잘못을 했다는 사실을.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사실도.
한참 늦었다는 사실도.
후회와 회한이 봇물 터지듯 밀려든다.
니시자와 에리의 눈가에 눈물이 흐른다.
“이제야 진심으로 인정하는 건가요? 그쪽의 잘못을? 우는 모습조차 가증스럽군요.”
올리비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린다.
그녀가 품에서 봉투를 꺼내 니시자와 에리의 무릎 위로 던진다.
툭.
눈물로 흐려진 니시자와 에리의 시야에 봉투 겉표지에 쓰인 한자가 눈에 들어온다.
“징계위원회 소, 소환장······.”
“그쪽의 현장 지시 불이행 행위에 대해 학원에서는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어요. 처분은······. 아마도 퇴학이겠죠. 학원을 나가기 전에 그한테 진심으로 사과라도 하는 건 어때요?”
퇴학.
다른 사람도 아닌 올리비아에게 들은 두 글자 단어에 니시자와 에리의 시야가 아득해진다.
그건 안 된다.
그것만큼은······.
홀로 힘들게 그녀를 키운 어머니의 얼굴을 봐서라도, 슈오우 영웅 학원 입학 통지서를 받고 기뻐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해서라도.
퇴학만큼은 안 된다.
하지만 선처를 탄원하기에는, 그녀가 저지른 잘못이 너무 크다.
선처를 주장할 염치도, 이유도, 명분도, 단 하나도 없다.
“끄윽···.”
다가올 암울한 미래와 후회, 상실감,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자기 혐오와 자괴감이 뒤섞인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가 받아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쪽이 아직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쓴 짐승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으면 말이죠.”
할 말을 마친 올리비아는 경멸의 시선을 던지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해변 공원을 떠났다.
홀로 남겨진 니시자와 에리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목에 채워진 개목걸이, 김덕성의 이름이 새겨진 부분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
다음 날.
아침에 등교한 후, 스마트폰으로 너튜브를 들어간다.
[K-영웅 김덕성! 또다시 일본 열도를 뒤흔들다! K-영웅 김덕성이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실 매일 먹는 김치였다? 지금 일본에서는 김치가 대인기? 일본도 깜짝 놀란 김덕성의 승리 원인 집중분석!] [김덕성! 연이은 한일전 승리! 시노자키 린, 이시하라 다이키에 이어 니시자와 에리도 한국 앞에 무릎꿇었다! 니시자와 에리, 치욕의 도게자로 굴복을 선언하다! 연이은 패배에 침몰하는 일본 열도! 일본 영웅 협회장. “우리는 왜 김덕성 같은 영웅 후보생이 없나?” 분노의 질책! 슈오우 영웅 학원 입학 성적 3위인 니시자와 에리가 김덕성에게 완패한 이유는?]오늘만큼은 이 어지러운 썸네일이 더없이 반갑다.
예상대로 국뽕 너튜브 썸네일에 니시자와 에리의 개목걸이 도게자 사진이 박제된 모습을 보자 아침으로 먹은 카레라이스가 다 소화되는 기분이다.
슬슬 신문부 기레기가 돌린 떡밥에 입질이 올 때다.
아카데미 채널도 접속한다.
[(특보) 학원의 아이돌, 니시자와 에리! 현장 명령 불이행으로 징계위원회 회부! 예상되는 처분은 퇴학!] [니시자와 쨩이 퇴학? 정말이야? (⊙ᗜ⊙)(⊙ᗜ⊙)] [>> 니시자와가 한 짓을 보라구 www 명령 불이행이라니 ww 완전 최악 ww] [>> 니시자와 팬이냐 ww 무리하게 가드하지 말라구 ww] [>> 팬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퇴학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ww 그동안 인성질 한 거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 [명령 불이행이라니 완전 영웅 실격 ww] [슈오우 학원의 수치 ww] [이번만큼은 김덕성의 편에 서고 싶은 ww] [김 군 응원할게 o((*^▽^*))oo((*^▽^*))o] [개목걸이는 정당한 ww] [퇴학 키타~~ (´• ω •`)ノ(´• ω •`)ノ(´• ω •`)ノ(´• ω •`)ノ]어제 뜬 노도카의 기사 밑에 달린 건 오로지 악플뿐.
내 예상대로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생도는 아무도 없다.
원래 잘 나가는 사람일수록, 추락할 때 따라오는 반동도 큰 법.
하물며 니시자와 에리는 평소에도 특유의 혐성 때문에 학원에서도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던 인물이다.
‘단지 미모와 팬덤 때문에 안티들이 숨죽이고 있었을 뿐이지.’
이번 징계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억눌렸던 여론이 화산처럼 폭발한 상황.
옆자리를 본다.
아직 오지 않은 니시자와 에리.
그녀의 책상은 온통 칼로 난도질되어 있고, 최악, 최저, 학원의 수치, 꺼져라 등등 낙서가 어지럽게 되어 있으며 썩은 우유가 위에 흩뿌려져 있다.
과연 집단 따돌림의 원조국다운 품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