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umiho is a mag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108화(108/4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 108화
테밀 마을(3)
전투 준비를 마친 학생들은 곧장 전선을 향해 달리며 각각 말했다.
“그러면 다녀오겠습니다. 선생님! 밖의 길드들에게 잘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찍어주세요!”
“금방 다녀오겠어.”
그렇게 현장으로 달려 나간 학생들.
나는 높은 곳에 가만히 자리를 잡은 채, 반지 속에서 드론 한 대를 띄웠다.
마침 날씨도 조금 풀리고 있겠다.
감독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
위이잉!
철컥!!
중세 분위기의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 기계음이 몇 번 일어난 후, 드론은 고요히 하늘에서 학생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이로써 이곳의 상황은 던전 밖에 있을 교사나 평가원들, 외부 인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리라.
“다른 애들도 찾아야 하는데, 다들 어디 있는지. 뭐 이렇게 찾기가 힘들어.”
평가를 위해서는 아이들의 상황 판단 능력과 힘을 생생하게 찍어야 하는데, 설마 이면 세계에 들어온 직후부터 이런 사달이 날 줄은 몰랐다.
새삼 느끼는데, 임시 교사의 역할은 참으로 고단하다.
가뜩이나 종말의 알을 찾는 것만으로도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거늘.
아무리 나라도 이렇게까지 신경 쓸 것이 많아지면, 골치가 아프다.
이거 이번 학기에만 하고 다음 학기에는 사임해야겠다.
어차피 그때는 임시 교사 제도 자체를 시행하지 않으려나.
‘뭐가 어찌 됐든 이 골치 아픈 작업은 다신 하지 않으리라.’
그냥 방과 후에 개인적으로 얘들을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우선 촬영에 집중했다.
우우우웅──!!
먼 고도에서 전황을 카메라에 담는 드론.
족히 백 명이 얽힌 난전에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학생들이었다.
“예린아! 도와주러 왔어!”
“……이지? ……시스도?”
“선생님도 같이 왔어. 전열에 내가 서면 되지?”
“……부탁할게.”
대충 챙겨온 창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들어오는 상대의 급소만 집요하게 노리고는.
제 몸은 생채기 하나 없이 완벽하게 방어하는 서예린은 그야말로 학생 수준에서 도달할 수 있는 공방일체의 극한이었다.
“야, 저 새끼 뭐야?!”
“당장 저년부터 잡아! 창 들고 있는 애 있잖아. 아니 못 막고 지금 뭐 하자는……켁!!”
“이러다가 다 죽어! 좀 나이 든 중년부터 죽여서, 수적 우위로 포위해!!”
“그게 됐으면 진작했지. 검이랑 창을 든 연놈들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고!”
비명과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용병들.
서예린의 공방일체는 분명 상대가 제대로 된 전투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이었기에 더더욱 빛을 발했지만, 그렇다고 상대가 너무 약해서 눈에 띄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리 약하더라도 죽음을 각오하고 무장한 용병, 아니, 도적 수십 명을 동시에 상대하며 완벽에 가까운 공방을 주고받는 것은 분명 칭찬받을 일이었다.
“미숙하군. 내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을 텐데…… 다음부터는 실전에 가까운 방법으로 가르쳐야겠어.”
물론 나는 동감하지 않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저 정도면 훌륭하지 않나?
“공방만 잘하면 뭐해. 급소를 찔렀음에도 너무 얕아서, 치명타가 되질 않고 있어. 진정한 공방이라함은…… 그래, 저 둘을 예시로 들 수 있겠어.”
─어디, 어디?
“저기 전장의 중심에서 칼을 휘저으며 활로를 여는 갑주의 기사와 아이시스.”
갑주의 기사, 테르미야는 검 한 자루와 방패를 적재적소로 유용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 외에 별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그리고 그 반대쪽에서는.
꽝꽝!!
굳건하게 얼어붙은 얼음의 방벽이 아이시스를 감싸며, 그녀를 보호했다.
밖에서는 아무리 화살을 쏘고, 칼이나 도끼를 휘둘러도 팔찌의 힘으로 마력의 배열부터 견고하게 쌓은 방벽이 무너질 일은 없었다.
설령 겉면이 살짝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방에 만연한 한기의 힘을 빌려 쉽게 깨진 부분을 보수했다.
그야말로 절대적인 방어였다.
“저건 내 불로도 녹이는 것이 쉽지 않겠는걸.”
─그렇게 보이네. 저 정도면 아마 「파이로키네시스」라는 마법만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네가 가진 마력의 절반 이상은 투자해야 될걸.
물론 「요마안」으로 방벽의 약점을 찾고, 「삼중나선」으로 효율과 위력을 높이고, 「여우불」로 저주를 덧바른다면 1할의 마력도 들이지 않고 녹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를 감싼 기후가 북풍한설이라는 것이다.
엄청나게 춥고, 눈도 불어오니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빙결 마법]의 위력과 효율, 영창 속도 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
지금 아이시스는 어지간한 상급 마법사나 A급 플레이어와 싸워도 50% 이상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
얼음과 한기를 다루는 그녀의 마법 특성상, 지금이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아이시스에게 유리하다.
그런 내 생각을 증명이라고 하듯.
쿵──!!!
거대한 우박의 덩어리가 용병단을 향해 떨어졌다.
거의 빙하 파편과 맞먹는 질량의 우박은 그대로 사람을 빈대떡 치듯 곤죽으로 만들어버렸다.
제자리에서 힘들이지 않고, 적은 양의 마력만으로 전장을 마음대로 다루는 아이시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마녀가 따로 없었다.
“나 저 얼굴 알아…… 서, 서리 마녀다! 산맥 위 산장의 서리 마녀가 나타났다!!”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야?! 살고 싶으면 헛소리랑 딴짓하지 말고 어서 얼음부터 부숴!!”
“아니야, 이 미친 새끼야! 잘 봐봐, 그년이잖아!!”
“야!!! 너 상관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그리고 서리 마녀가 여기 왜 있겠어! 혹시 몰라서 단장과 그 패거리가 산장으로 향한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았다고…….”
그 위용에 마을 사람과 용병할 것 없이 모두가 패닉에 빠졌다.
아무래도 아이시스의 역할인 서리 마녀는 이 세계에서 꽤나 무서운 존재인 것으로 보인다.
하긴, [빙결 마법]을 주로 다루는 그녀에게 지금의 환경은 마법을 발휘하기에 최상의 조건.
하지만 그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내가 잘 가르치긴 잘 가르쳤어.”
─그러게……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마법과 마력의 안배가 환상적이네.
“그렇지?”
내가 가르친 테크닉이었다.
그러나 내가 가르친 모든 학생이 저리 잘해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안 좋은 예시로는.
“그나저나…… 쟤 뭐 하냐?”
이지 녀석이 있겠다.
방패와 도끼를 험하게 다루는 녀석은, 용병들의 마력을 이용한 공격을 방패를 통해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했다.
그 결과─.
─쿵! 콰드득!! 콰직!!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이지의 방패와 도끼가 부서졌다.
순간 맨몸으로 전장에 노출된 이지의 모습에 용병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그러자 이지는 몸을 움츠렸다.
맨손으로 대적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그러면 뭐, 코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 정신을 보여주는 수밖에.
‘여기서 저기까지 날려야겠네.’
반지에 손을 뻗은 나는 장비 두 개를 꺼내, 이지를 향해 던졌다.
정확하게는 내 손으로 던진 게 아니라, [염동]으로 날렸다.
무게도 만만치 않지만, 의외로 거리도 상당해서 내 근력만으로는 던질 수 없었다.
“자, 여기 받아라.”
“아, 선생님 뭐야!? 도끼날에 찔릴 뻔했잖아!!”
“무인이라면 그 정도는 알아서 피해야지.”
“이런 미친!”
내가 날린 장비를 용케 양손으로 각각 받은 이지.
녀석의 왼손에는 제 몸만 한 타워 실드가.
오른손에는 방금까지 휘두르던 손도끼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와 무게의 양날 도끼가 들렸다.
황금색과 흰색의 장비들은 본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스럽다는 느낌을 절로 들게 했다.
「성기사의 도끼 & 방패」
등급 : S+
설명 : 장인, 구야자가 이지를 위해 만들어낸 한 쌍의 장비입니다. 신성함이 느껴지는 각각의 도끼와 방패는 A급에 불과한 무기들이지만, 이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비로소 본래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파쇄(破碎)
도끼로 내려친 사물이나 대상을 깨뜨려 부숩니다. 원소 마법의 한 계통인 [대지 마법]을 베이스로 삼고 있는 능력으로, 마법사, 백승우가 타 학파로부터 쌓아 올린 지식을 바탕으로 주물에 부여한 성수의 신성한 기운과 마법이 하나 되어 강력한 능력이 내장되었습니다. 하루에 다섯 번 이상 사용하면, 부하를 견디지 못한 도끼가 크게 상할 수 있습니다.
*태양 방패
태양처럼 뜨겁게 달군 방패로 반사 피해를 입힙니다. 방패는 방어의 수단만으로 한정할 수 없습니다. 이 방패로 동료를 지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을 잘 방어하는 요소도 있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동료들에게 위험이 갈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입니다.
“……어, 아하하! 이 정도면 내가 알아서 피하는 편이 맞았네!”
서둘러 신성한 느낌의 방패와 양날 도끼를 꼬나쥔 이지는 ‘선생님 선물 고마워요!’라는 말을 남긴 채 전선으로 달려갔다.
어찌나 발걸음이 재빠르고 경쾌한지, 누가 봐도 신난다는 것이 명확한 걸음걸이였다. 촐랑스럽기는.
내가 도끼를 던진 후, 이지 부근의 양상이 크게 뒤바뀌었다.
방패로 제 몸과 마을 사람들의 피해를 막고는, 거대한 양날 도끼의 무게를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으며 한 명 한 명씩 상대해 나가며 가디언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예린이 창을 사방으로 크게 휘둘러 시간을 벌고, 내가 있는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선생님, 제, 제 창도요.”
창칼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성에 비해, 서예린의 말은 너무 작은 목소리라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입가를 읽어서 겨우 알아차렸다.
다들 나한테 물건 맡겨뒀나.
어째 선생이나 감독관이 아니라 짐꾼이 된 것 같지만, 나를 향해 손을 뻗은 그녀의 뒤로 단검은 든 사내가 달려들길래, 그쪽을 향해 [염동]으로 쏘았다.
“그래, 옜다.”
──쿠욱!
길게 날아온 창은 그대로 뒤에서 달려드는 사내의 미간을 꿰뚫었다.
그와 동시에 멈춘 사내의 움직임.
즉사였다.
그 광경에 서예린은 창의 날카로움과 관통력이 예사롭지 않음을 깨닫고는, 정중히 이름 모를 사내의 미간에서 창을 뽑았다.
그녀의 작품은 특별히 발주한 것.
아이시스와 팔찌나 이지의 도끼와 다르게, 아무런 능력도 내장되지 않은 단순한 장창이다.
「금강 순창(金剛純槍)」
등급 : S+
설명 : 장인, 구야자가 성연화를 위해 만들어낸 장창입니다. 순백의 미스릴을 수만 번 두들기며 만든 순수한 창으로, 미스릴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부산물을 덧대거나 술식을 새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만큼 강도와 내구성을 비롯한 무기 본연의 능력을 챙겼고, 순수한 순백의 미스릴 특성상 외부의 자극을 쉽게 받아들여 창기(槍氣)나 기타 기운들을 쉽게 흡수하여 다룹니다.
*금강불괴(金剛不壞)
금강불괴란, 몸이 금강처럼 단단하여 부서지지 않는 몸을 말합니다. 이를 본떠 순창에 잡기를 내장하는 대신에 창체(槍體)를 금강처럼 가공하여 단단하고 견고하게, 또 나름대로 탄성에도 신경 써서 잘 휘어지되 꺾이지는 않습니다.
*순백의 미스릴
흰 도화지와 같은 성질을 내포한 미스릴을 아무런 영향 없이 있는 그대로 가공해서, 탄생한 능력입니다. 의념을 가다듬어 마력을 덧씌우면 평소보다 강력한 창기를 다룰 수 있고, 신성력을 불어넣으면 성창이, 마기를 주입하면 마창이 됩니다.
풀어 말하면 금강과 같은 단단함의 순수한 창이라는 이름의 장창은 이지나 아이시스의 것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단출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별다른 장식은 없다.
무기를 아우르는 색도 흰색이 끝이다.
그냥 창날 부분을 멋들어지게 깎아둔 것이 디자인의 전부였다.
이 어찌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망해 버린 외관 대신 실속을 챙긴 것이 바로 이 「금강 순창」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창은 다른 창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특별한 마법과 권능은 없지만, 그건 오히려 내 쪽에서 구야자에게 요구한 부분이다. 신비를 넣는 대신, 가능한 최고의 창을 만들어 달라고.
‘그때 구야자에게 늙은 노친네한테 무슨 지랄이냐며 욕 좀 먹었지만, 돈으로 입을 막으니 설마 이런 작품이 탄생할 줄은 몰랐지.’
역시 돈이 최고야.
나는 새삼 세상의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며, 그때를 떠올렸다.
당시 서예린 본인도 제 무기에 특별한 능력을 원하지 않았고, 나도 그녀가 실력이 아닌 잡기에 너무 의존하는 상황은 사전에 방지하고 싶었다.
그래서 탄성과 내구성, 절삭력, 무게.
창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극대화한 이 작품이 탄생했다.
대신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창의 주재료인 미스릴의 특성상, 기운을 너무 오랫동안 주입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금강 순창」의 메커니즘상 창기를 너무 오랫동안 덧씌우면 앞으로 유례없을 절삭력과 내구성을 지닌 절세의 보창(寶槍)이, 신성력은 일정 시간 이상 주입하면 신성만을 띄는 성창으로 성질이 영구적으로 변질된다.
‘흰 도화지에 색을 칠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과해서 다른 색으로 물들어버리면 더 이상 다른 색을 칠할 수 없지.’
물론 이게 진짜 도화지라면 더 진한 색으로 덮을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비유에 불과하다 보니 한 번 성질이 고정되면 쉽게 바뀔 수 없다.
사실상 바꿀 수 없는 셈이다.
성창으로 고정된 「금강 순창」을 귀족급 마인이 공을 들여서, 마창으로 변질시키면 모를까.
그럴 가능성은 한없이 0에 수렴하니 말끔하게 머릿속에서 지웠다.
“나머지 것들도 어서 빨리 주인을 찾아가야 할 텐데.”
나는 반지 속에서 총 한 자루와 검 한 자루를 들었다 놨다.
설마 이렇게 뿔뿔이 흩어질 줄 알았다면 진작에 쥐여줄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