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umiho is a mag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09)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109화(109/4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 109화
테밀 마을(4)
각자 구야자의 장비를 붙잡기가 무섭게.
─콰득!
여기저기서 싸움을 우세하게 이끌었다.
기다란 창에 정돈된 창기를 부여해, 마을 사람 여럿을 사냥한 용병에게 서예린이 신형을 날렸다.
빠르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고속 이동.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그녀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재빠르고, 동시에 정교했다.
서가창법(徐家槍法) 이 초식(二招式) 사위추극(四緯錘極) ─휘리릭! 휙! 휙!
물결처럼 흐르는 창술.
이리저리 창을 휘두르더니, 어느새 사방의 용병들의 급소가 관통됐다.
너무나도 재빠르고 정확한 공격에 네 명의 용병이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터벅!
바로 그때 그녀의 뒤를 점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서예린보다 불과 반보 빠른 움직임.
그러나 그 짧은 차이가 그녀의 빈틈을 만들었다.
“……제기랄.”
자신의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서예린이 거친 말을 내뱉었다.
서둘러 거리를 확보하고 창으로 방어해 보려고 하지만, 한 초식이 모자라다.
저 한 대를 허용하면 갈비뼈 하나는 부러지리라.
그녀가 예정된 충격을 받아들이고는, 곧장 반격을 준비하는 그때.
누군가 방패로 서예린의 뒤를 점한 사내를 밀어버렸다.
쾅──!!
금속과 머리가 부딪치며 나는 청명한 소리.
그 대가로 비록 찬란한 황금빛 방패가 피로 물들었지만, 지금 이지는 가디언으로서 동료를 지키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제법이네.”
학생들과 용병들 양쪽 다 제법이다.
당연히 학생들이 우세할 것이라고 여겨 싱겁게 끝나리라 생각했던 전투.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남은 용병들은 나름대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설마 칠성의 엘리트들을 상대로 버틸 줄이야.”
백승우는 전황을 눈에 담았다.
전세는 학생들과 농기구로 무장한 마을 사람들에게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용병들도 이 거친 세상에서 용케 살아왔음을 증명하듯 간간이 반격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싸움이 재미있게 돌아간다.
“이거 학생들에게 구야자의 장비를 쥐여주지 않았더라면, 한 명쯤은 크게 다쳤을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말이야. 저기 창을 든 꼬마가 신성한 빛을 흩뿌리며 상처를 치유할 줄 아니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서예린, 저 아이의 「신성력」 운용은 아직 초입에 불과해.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지.”
그녀의 「신성력」은 아직까지 자가 회복 수준으로 그치는 정도다.
타인에게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아무런 가공이나 술식도 거치지 않고 제 몸에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기에는 효율 차이가 너무 심하다.
실력 있는 치유사에게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었다.
─네가 가르쳐 주면 안 돼?
“안 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신앙이나 믿음으로부터 비롯되고, 사람을 치유하는 일은 승우와 상극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어릴 적에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는 죽이는 거 전문이거든.”
지배하고 다스리고, 베고, 찌르고.
치료와 같은 선행보다는.
살육과 투쟁에 익숙한 승우에게 「신성력」이란 너무나도 먼 단어이다.
그러고 그러한 모습은 그가 가르친 학생들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봐 옆구리가 비었잖아!”
방패를 들며 이런저런 사람들을 보호하고, 거대한 양날 도끼를 단두대마냥 휘두르는 이지가 상대의 목을 노렸다.
그러자 상대는 바닥을 뒤로 박차며 도끼를 피하고는, 곧장 옆으로 돌아 옆구리를 발로 찼다.
퍽─!
생각보다 묵직한 타격에, 자세를 낮추고 방패나 도끼와 같이 무거운 무기들로 버티려고 했으나.
쿵─!
두 번째 발차기를 차올렸다.
이번에는 방패를 든 어깨를 노리는 발차기에 이지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가까스로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타박상이 꽤나 심각했다.
“와, 미쳤네. 교복을 입고도 이런 타격이라고?”
칠성 아카데미의 교복은 기본적으로 방탄과 방검.
그리고 항마(降魔)를 비롯한 방어적인 능력들로 가득하다.
아티팩트에 비교하면 C+에서 B 사이의 등급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내구성과 탄력의 교복의 대부분의 공격을 최소한으로 받는다.
그러나 방금의 발차기는 꽤나 위험했다.
그리고 상대도 그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잘 만하면.
‘위험하겠는데……!’
‘죽일 수 있겠는데……!’
서로 다른 생각을 한 둘은 상대의 얼굴과 표정을 바라보고는.
──팟바밧!
용병 쪽에서 먼저 바닥을 박차고서는 선수를 쳤다.
이번 한 방으로 끝장을 보겠다는 듯, 손과 발에 깃든 마력량이 상당하다.
‘이걸로 죽어라!’
설령 자신과 용병단을 함께 꾸린 동료들이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한 명은 데리고 간다.
그 일념만으로 펼친 일권(一拳)은 그야말로 절세의 권초에 버금가는 일격.
이 공격을 방패로 막더라도, 방패째로 몸을 뚫어버리면 그만이다.
‘어떻게 막지?’
한편 방패를 치켜든 이지는 주먹을 막으려고 했다.
마력으로 방패를 한 단계 견고하게 만들었다.
성벽에 버금가는 견고함의 방패는 분명 단단했지만, 지금 주먹에 둘린 것은 검기상인과 버금가는 권기.
성벽 따위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단발성이겠지만, 저건 거의 공성 병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졌다.
그렇기에 이지가 도끼에 어떻게든 마력을 불어넣어 의념을 가다듬고 반격하려고 했으나. 평소에도 쉽게 되지 않았던 것이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될 리가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화르르─!
아무도 이 설원 같은 땅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화염이 돌연 사내의 권로를 가로막았다.
“이게 뭔……?”
퍼억!
화르륵, 거세게 타오르는 화염을 이내 실체를 가지더니 거대한 주먹을 휘두르며 사내를 날렸다.
“서, 선생님!”
“저 녀석은 나한테 맡겨라.”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 가만히 있을 수 없던 승우는 친히 불꽃으로 계단을 만들었다.
뚜벅뚜벅.
구두 소리를 경쾌하게 내며 전황에 가세하자 다급한 이지의 외침이 들렸다.
“이거 중간고사인데, 선생님이 이렇게 끼어들어도 되는 거예요?!”
그는 형평성에 대해 제기했다.
그야 보통은 문제가 되고말고.
감독관이 시험에 개입하는 것에 무슨 공정성이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물론이지. 지금 이거, 돌발 상황이거든.”
강력한 권기의 주인공.
저런 녀석은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없었다.
있었다면 이지와 아이시스가 합세하기 전에.
아니, 갑주의 기사와 서예린이 분투하기도 전에 적지 않은 사상자가 이미 발생했어야 한다. 녀석은 그런 정도의 실력자다.
“저거 약을 먹더니, 갑자기 마력이나 공력이 증폭하더군.”
“그렇지만, 도핑 약 정도로는…….”
“멀리서 지켜봤을 때, 알약에서 마인의 것과 비슷한 것으로 느껴지는 꺼림칙하고 역겨운 감각이 들었다.”
“!!!”
마인.
그것은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불안한 요소 중 하나였다.
인간의 사고방식과 달리, 제멋대로 행동하는 마인들은 언제 테러를 감행하거나 사건을 일으킬지 모르는 위험 분자 그 자체.
그런 마인의 것과 비슷한 감각이 느껴지는 알약이라니.
세상에 그런 것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그런데 애초에 그게 왜 이런 외진 이면 세계에 있단 말인가?
이지는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건 백승우도 마찬가지였다.
‘……뭔가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
순수한 의도로 감독관이자 선생으로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승우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전 검성의 직감이었다.
* * *
모든 용병들을 포박하거나, 죽이고 나서야 이 전투는 끝이 났다.
드론을 띄워, 던전 밖 관중들에게 보여줄 첫 번째 전투치고는 꽤나 허무할 정도로 압도적인 전세 차이.
그래도 그 주역이 학생들이라는 사실에 가산점이 붙으리라.
─흐음, 저 꼬마들이 없었어도…… 갑주의 기사가 혼자서 상황을 정리했을 것 같은데 말이지.
‘솔직히 내 생각도 그래.’
학생들 덕분에 전황이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 마을 측의 피해만 줄여줬을 뿐.
저 기사를 눈앞에 목도하면 대충 느낄 수 있다.
이 새끼, 적당히 힘을 빼고 싸우고 있었다.
사실상 승패는 처음부터 정해진 셈이다.
“고맙소, 덕분에 수월하게 적습을 막아낼 수 있었다네.”
얼굴의 윤곽조차 보이지 않는 두꺼운 투구 때문인지, 아니면 갑주에 내장된 능력인지 몰라도 기사의 목소리는 왕왕 울리는 편이었다.
나이와 성별을 추정할 수 없을 만큼 메아리처럼 들리는 목소리.
그는 꽤나 낡은 말투로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프런티어의 기사단장이자, 자작님의 기사인 테르미야일세. 이제 막 소드 익스퍼트에 입문한 검사임에도, 자작님께서 중히 써주신 덕분의 지금의 자리에 있지.”
프런티어.
기사단장.
자작님.
소드 익스퍼트.
짧은 단어의 나열임에도 처음 듣는 말들이 여럿 있었다.
대략적인 정보를 추론하며 그의 말을 듣고 있는 한편, 머릿속으로는 문맥상 올바른 표현으로 해석하며 들었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많은 고유명사 탓에 해석을 포기했다.
그냥 통째로 암기했다가,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서 해독하든가 해야지.
‘그나저나 기사단장이라. 익스퍼트가 어느 정도의 경지를 뜻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의 무학을 정리한 강자임은 확실하다.’
최소한 초절정은 넘었다.
무궁보다는 분명히 강하고, 남궁성진과 비교한다면 글쎄.
동등하거나,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표본.
내게 테르미야의 존재는 이 세계의 대략적인 수준과 난이도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었다.
그에 대해서 흥미가 든 나는 눈 위에 천안(天眼)을 덧씌웠다.
[<천안통>이 ‘테르미야’의 상태창을 엿봅니다.] [시스템의 은혜가 닿지 못하는 외곽 구역입니다.] [지금까지 <천안통> 너머로 봐온 주관에 따라서, 임의적인 상태창을 구현합니다!]「이름 : 테르미야」
「나이 : 27세」
「종족 : 인간」
「칭호 : 프런티어의 기사.」
「등급 : ——」
「상태 이상 : 충군애국(忠君愛國), 광신(狂信)」
<특성>
「기사도」
<능력치>
「체력 : A」 「근력 : B+」
「내구 : C (A+)」 「민첩 : B (C+)」
「마력 : B-」 「감각 : A」
*‘불가침의 갑주’를 착용하여 내구가 일곱 단계 상승했습니다.
*갑주의 내구와 비례하는 무게 탓에 민첩이 두 단계 하락했습니다.
<스킬>
「신성불가침 (S)」, 「충의의 가호 (A)」, 「일로 (A)」, 「간의 성역 (A)」, 「제국 검법 (B)」
전체적으로 모난 곳 없이 빼어난 능력들.
그중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높은 능력치였다.
마력과 감각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내 능력과 다르게, 녀석은 고르게 분배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이상적인 능력치 배분. 그래도 마력과 감각은 내가 몇 수 위다. 신체 능력이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민첩은 동등한가.’
물론 그 민첩도 장갑 속의 반지들을 이용한 상승효과와 상대의 갑주가 가진 무게 때문에 동등한 것이다.
아마 녀석이 갑옷을 벗는다면 속도에서도 밀린다.
마력이 뛰어난 대신, 몸이 극단적으로 약한 나와 다르게 테르미야라는 이름의 기사는 모든 면에서 육각형을 이루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무인이었다.
“그대들의 원조의 감사를 표하오. 그래서 이름을 여쭤보고 싶소만.”
“모험가 협회의 B급 모험가인 이지입니다.”
“아하, 모험가이셨구먼.”
27살에 초절정 이상의 경지에 오른 이상적인 무인.
아마 그가 한 길만 파고들었으면, 이 세계에서 이름 좀 날리는 인물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나 그런 그가 이런 외딴 마을에 있는 것은.
그의 성향이 극단적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었다.
주군에게 충성을 다하고 제 땅을 사랑하는, 「충군애국」.
특정 사상에 극단적으로 심취하고 신뢰하는, 「광신」.
마지막으로 특성, 「기사도」를 비롯해 세 개의 시너지는 그를 무인이 아닌 기사로 완성시켰다.
‘S급 스킬, 「신성불가침」이 무슨 능력인지까지는 모르겠다만 급이 급인 만큼 성능은 확실하겠지.’
어지간하면 S급 스킬은 좋다.
좋은 걸 넘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불리한 상황도 단번에 역전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권능이다.
다만 관건은 숙련도다.
나처럼 「매혹」의 숙련도가 낮아 어떻게 다루는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계륵이다.
아니, 그래도 계륵까지는 아닌가.
여하튼 자신의 소유물일지라도 능력은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지만 진정으로 제 것이 된다.
“그나저나 기사님은 어디서 오신 건가요?”
“나 말인가? 하하, 방금 자기소개하면서 말했다시피 프런티어에서 왔다네. 프런티어는 요즘같이 흉흉한 세상에도 잘 닦인 도시이지.”
“도시요? 여기까지 오면서 도시는 못 본 것 같은데…….”
이지의 태연한 질문에 테르미야가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리고는, 모험가라면 그럴 수도 있다면서 웃는 낯으로 답했다.
“하긴, 세상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모험가라면 이 부근의 지리에 대해서 모를 법도 하겠어. 프런티어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도시라네. 가려면 금방까지는 아니더라도, 나흘간 천천히 걸어가면 도착할 수 있지.”
말을 타거나 달리면 하루 정도면 충분하고.
그렇게 말한 그는 허허, 웃고는 잠시 다친 마을 사람들을 보고 오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그를 붙잡거나, 이 자리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 우리의 시선과 집중은 오직 망막에 비치는 상태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을급’ 이면 세계가 시나리오에 의해, ‘도시급’ 이면 세계로 확장됩니다!] [세계 내의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매핑의 완성도가 대폭 감소합니다.] [49.9% → 4.7%]최소 10배 이상 늘어난 세계.
그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 내 동공이 흔들렸다.
‘뭘 어떡해야 하지?’
더 이상은…… 나도 이 세계에 대해서 모른다.
내가 희미하게나마 아는 것과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장자의 나비는, 그 가련한 날갯짓으로 하여금 폭풍을 불러일으키며 전야(前夜)의 고요함에 사시나무 떨듯 고공하니.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겠구나.’
나는 스스로 자조하듯 독백했다.
이 정도 날갯짓으로 폭풍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던 나비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고 나서야 끔찍한 광경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한 것인지 깨달았다.
……내 날갯짓 같이 미약하기 짝이 없는 발버둥이 너무 많은 것을 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