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umiho is a mag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76)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276화(276/4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 276화
미끼를 물었다(1)
불로불사의 비약은 진실이었다!
자극적인 뉴스의 제목과도 같은 소재가 주말 동안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렸다. 드디어 업계에서 뜬소문처럼 맴돌던 이야기가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야, 그 뉴스 봤어?”
“너도 그 얘기냐? 아까 철수가 나 붙잡고 한 시간 동안 얘기하더라.”
“그러냐? 하긴 그만큼 큰 뉴스긴 하지.”
두 사내가 대화를 나눴다.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사내들의 대화였다.
“그러니까 말이야. 설마 그 여배우가 세금을 안 낼 줄 누가 알았겠냐.”
“응? 너 무슨 소리야? 설마 뉴스 안 봤어?”
“어? 그 여배우 얘기 아니었어? 도대체 무슨 얘기길래 그래.”
“미친놈아 너 빼고 세상 사람들 다 알아! 어서 핸드폰 좀 봐봐.”
불로불사의 비약은 뉴스를 타고 널리 퍼졌다.
혹시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알고 있는 사람이 전해줬다.
늙지 않고, 죽지 않는 것은 그만큼 자극적인 소재이기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거 다 거짓말 아니야?”
“그러니까. 세상에 불로불사가 어디 있다고 그래.”
“그게 가능했다면 역사상 위대했던 마법사들이 전부 이륙했겠지.”
“솔로몬이나 멀린 같은 마법사들 말이지. 그 양반들 보면 천수도 제대로 못 누리고 갔던데.”
자극적인 소재인 것은 맞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불로불사.
지금까지 수많은 왕들이 원했고, 역사에 크나큰 발자취를 남긴 위대한 마법사들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한 분야가 바로 불로불사다.
그렇기에 신뢰감이 바닥을 기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생각이구나.
사람들은 그렇게 여겼다.
“지금 인터뷰 떴는데?”
“무슨 인터뷰? 아, 혹시 그 여배우가 입장 표명했어?”
“아니, 그 양반 말고! 불로불사의 약을 직접 체험했다는 사람 말이야!”
하지만 이 약을 먼저 경험해 본 사람의 증언이 더해지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증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심지어 그 증인이 돈도 많고 사회적인 명망까지 있다면 어떨까?
“내가 직접 시험해 봤네. 소문 같은 영약은 아니었지만, 분명 인류의 수명을 크게 늘려줄 획기적인 기술이었어.”
“기술? 마법 같은 게 아니었습니까?”
“글쎄, 자세한 건 이 노인네가 까막눈이라서 잘 모르겠군.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발품을 팔아서 알아보면 되지 않나?”
인터뷰를 진행한 노인.
그는 며칠 전 승우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시술을 받았다.
노인의 다리는 늙고 닳아서 평생 의자를 벗어나지 못할 운명이었지만, 그의 다리는 인생의 전성기처럼 튼튼해졌다.
자신이 지불한 금액 이상의 과분한 성과였다.
결국 노인은 무상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기로 결심했다.
비록 자신에게 떨어지는 콩고물은 없지만.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사람 된 도리를 잊어버리는 것만큼 추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고 있는 노인이었다.
“기자 양반,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라네. 이 기술은 분명 획기적이야. 나 같은 노인네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기술이지. 그러니 더 자세한 내용은 자네가 직접 파헤쳐 보게나.”
“아이고 어르신. 저도 발품을 팔아서 겨우 어르신의 앞까지 오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지 말고 힌트.
간단한 힌트라도 좀 주시죠.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말한다면?”
“뭐라도 말해주고 싶지만, 나도 자세한 건 몰라서 설명해 주기가 어렵군. 당시에는 나도 급해서 약의 성분도 대충 알아보고 투약했거든.”
그만큼 노인의 다리 상태는 위중했다.
지금은 손님맞이를 위해서 직접 차를 내올 정도로 건강한 다리지만, 불과 일주일전까지만 하더라도 알 사람을 알고 있었다.
노인의 다리가 곧 한계를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수많은 기득권들이 노인에게 들러붙기 위해서 고급 의족과 휠체어를 구비해 뒀지만, 전부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렇군요.”
“별 도움이 되지 않아서 미안하군.”
“아닙니다. 어르신도 급하셨으니 자세히 모르시는 게 당연하죠.”
“그런데 자네. 나를 너무 무시하는 눈빛을 하는 것 같은데? 이 늙은이가 성분에 대해서는 무지하네만. 그 영약을 처음으로 목격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기자라는 양반이 그런 건 안 물어보고 성분이나 물어보고 있으니. 이 나라의 전망이 암울하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기자는 가만히 노인이 내뱉는 말에 귀를 기울이다가, 화들짝 놀란 얼굴로 노인을 쳐다봤다.
“……아!”
그래, 맞아.
내가 왜 목격담을 안 물어봤을까.
이 인터뷰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정보는 영약의 성분과 진실 여부 같은 게 아니다.
‘나는 목격담만 받아 적어서, 최대한 흥미롭고 자극적으로 부풀리면 그만이야.’
불로불사의 영약이라는 전무후무한 기술에 잠시 정신이 팔리고 말았다. 기자는 자신의 본분을 다시금 되새겼다.
중요한 건 진실이 아니다.
얼마나 자극적이냐는 것이지.
“크흠! 그래서, 물건은 어떻던가요?”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낫겠지. 이거 보게나.”
“갑자기 바짓가랑이는 왜…… 아!”
“눈으로 보니까. 확실히 알겠지?”
자신의 바지 밑부분을 거두자, 노인의 앙상한 다리가 드러났다……?
잠깐만 앙상하다니.
아무리 흘겨봐도 근육으로 가득 찼는데?
“도, 도대체 다리에 무슨 짓을 하셨습니까?”
“뭘 했기는. 자네가 취재하러 온 그것 때문이지.”
“정말로…… 약이 실존하는 건가?”
앙상한 노인의 몸과 달리, 불편하다는 소문이 자자한 그의 오른발이 근육으로 가득했다.
중요한 점은 근육만 생긴 것이 아니다.
피부도 얼굴과 목, 손과 비교해서 색이 확연히 달랐다.
겉으로 봐도 피부에 생기와 탄력이 가득했다.
마치 20대의 피부를 보는 것과 같았다.
‘얼굴과 손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다리에는 탄력이 가득해.’
그렇다면 설마.
소문이 살짝.
아주 살짝만 과장된 거였나?
“설마…… 그 불로불사의 영약이라는 거. 그 실체가 회춘의 비약이었습니까?”
“껄껄껄껄.”
“그것도 국소 부위에 직접 투약해야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라니.”
“보여줄 건 다 보여줬으니. 이제 생각은 알아서 할 차례 아닌가?”
돌아오는 대답이 없음에도 기자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면 불로불사는 과장되고 비약적인 소문이 맞다.
하지만 그 소문의 실체가 투약한 부위가 20대처럼 회춘하는 약이라면.
‘어떤 의미로는 불로불사 같은 전설보다 훨씬 현실성이 있다.’
불로불사는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일정 경지에 다다르면 꼬부랑 할머니도 절세미인이 되는 세계에서, 회춘은 불가능한 개념이 아니었다.
아주 어려운 것과 불가능한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이건 혁명이야.”
기존의 의료 체계, 제약 산업의 모든 것을 뒤흔드는 혁명의 불씨.
전에 노인이 맞았던 주사기 속 내용물은. 그것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든 거대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 분명했다.
예를 들어서.
‘약물이 비싸다면 부자들의 전유물이 되겠지.’
신체를 20대와 같은 전성기로 되돌리는 약물.
정확하게는 의수처럼 망가지고 닳은 신체 부위를 최신의 유기화합물로 대체하는 마도 공학이었지만, 노인과 세간의 시선은 그러했다.
만일 이것을 부자들만 사용할 수 있다면 자본주의의 빈부격차 문제가 더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더 이상 빈부격차의 문제는 돈의 문제만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차별은 심해지고.
그로 인한 여러 신음들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겠지.
‘반대로 약물이 대중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면.’
인류의 수명 대폭 증가.
아무리 마력을 사용해서 대기 오염 같은 환경적인 문제를 대폭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라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마법으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힘들 정도로 인구가 많아질 것이다.
사람은 계속 태어나고, 노인은 죽지 회춘하여 자연사할 확률이 줄어들 테니까.
생명은 순환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일 터.
그리고 어느 순간에 환경, 주거, 정치와 같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뻥 터져 버리겠지.
‘이건 특종이다!’
기자는 본능적으로 인지했다.
이 소식은 돈이 된다는 것을.
그리하려 기자는 이를 신문이나 방송에 내보냈고, 결국 그의 인터뷰는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 * *
어떤 기자가 인터뷰로 돈을 벌었다면, 세상에는 굳이 돈을 벌지 않는 유형의 사람도 존재한다.
아주 희소하긴 하지만 자신의 신념이나 목적에 따라 돈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한 가지 웃긴 점은.
“이건 억지입니다!”
“가격의 책정은 내가 하기로 했잖아. 서류 안 읽어봤어?”
“그야 읽어봤죠. 저희는 설마 회장님이 이렇게 나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기자가 승우가 만든 약을 소재로 돈을 번 것과 대조되게.
승우는 돈을 벌 생각이 없었다.
“왜? 마음에 안 들어? 그러게 서명은 서류를 제대로 읽고 해야지.”
보다 정확하게는 돈을 벌어다 줄 생각이 없었다.
자신과 대면한 거구의 사내.
거대한 근육이 옷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위협적인 사내가 승우를 노려보고 있음에도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말씀.”
사내는 나인테일 길드에서 온 사람이었다.
서류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렇게 승우를 만나러 왔는데.
말투가 살짝 거슬리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라도 평정을 잃으면 안 되지. 비록 별동 소속이지만 나 또한 나인테일의 팀장인걸.”
“……방금 그걸 말씀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옳지 잘하네.”
빠직!
말투를 짚어주자 사내가 커피잔을 세게 쥐었다.
유리잔의 표면에 살짝 금이 갔다.
에잇, 힘 조절 좀 할 것이지.
“회장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이건 일확천금의 기회입니다.”
“돈을 쓸어 담을 수 있는 기회라고?”
“예, 그렇습니다.”
“나도 잘 알아.”
오늘 사내가 이렇게 승우를 찾아온 것은 서류에 적힌 내용의 수정을 위한 설득 때문이었다.
“잘 알고 계신 분이 어째서 단가와 수지타산을 맞추시지 않으신 겁니까?!”
“왜? 귀한 걸 싸게 팔면 좋잖아.”
“그게 문제라고요!”
서류에 의거하면 약의 납품과 가격 책정을 오롯이 승우의 권한이었다.
왜냐하면 그 기술이 승우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대기업이라면 뺏을 수도 있지만, 나인테일 길드는 생산이 아닌 제휴를 원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이상 독촉하지 않았다.
게다가 승우는 무력적으로 완성된 인물임이 검증된 마법사다.
그에게서 기술을 뺏고 싶다고 뺏을 수 없다.
그래서 나인테일 길드는 이 조항만으로 만족했다.
그렇지만 지금에 이르러서야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전날 메일로 보낸 납품과 가격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납품은 한 달에 1개. 가격은 개당 10만 원. 그 정도면 적당하잖아.”
“저희도 성분은 모르지만, 그 효과는 익히 들었습니다. 투약한 부위를 전성기 수준으로 회춘시키는 약. 한 달에 1개 공급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가격이 10만 원이라뇨!”
싸다.
가격이 싸도 지나치게 싸다.
그 정도면 아예 시장 경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도 남을 정도였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서류 속 조항에 의하면, 나인테일 길드는 결코 이 약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속이 탄다.
“10억 원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물건입니다. 아니, 오히려 그 가격이어야지 정상적인 순항을 탈 수 있을 것입니다.”
“10만 원.”
“그, 그렇다면 1억! 아니지. 딱 1,000만 원만 합시다!”
“10만 원.”
“백! 제발 백으로 합시다!”
“10만 원이라니까. 왜들 이럴까.”
어째서 이 귀한 물건을.
이 엄청난 보물을 이렇게 헐값에 내놓는 걸까.
사내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 사내를 보며 승우는 감출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돈 같은 거 필요 없어.”
그러니까 10만 원이면 충분해.
물론, 너희들은 아니겠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