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umiho is a mag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6)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36화(36/4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 36화
나인테일 길드(1)
나는 택시를 타고 한 길드의 사옥으로 이동했다.
사옥에 적힌 이름은 ‘나인테일’ 길드.
국내에 다섯밖에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100개 미만의 S급 길드 중 한 곳이다. 여담이지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천호백가와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다.
‘전대 가주 시절, 천호백가에서 파생한 무력 단체였던가.’
─나인테일 길드는 대한민국 최강의 길드야. 강한 만큼 인격적으로는 하자가 있지만, 순수한 무력은 최고야. 그야, 천호백가의 무력 단체에서 파생했는걸.
음, 왜 한 가문의 무력 단체가 아무런 연관 없는 길드로 파생됐냐고? 너도 여기에 얽힌 설정이 궁금하구나?!
아인으로 구성된 구천세가는 나름대로의 기술을 후대에 전승하는데, 천호백가의 경우에는 그걸 길드의 플레이어들이나 간부들에게 가르치는 식이야!
선대 가주가 길드를 창설하면서, 그 기술들을 길드의 전유물로 내세웠거든. 그 덕분에 빠른 속도로, 강한 플레이어들을 많이 양성할 수 있게 됐지. 아, 물론 그래 봤자 너무 힘에만 집착해서 후반부에는 망할 예정이지만 말이야.
이브는 말했다.
[나인테일] 길드의 전신은 천호백가.그들의 기술을 가르치면서 일궈낸 무력 집단이라고.
그렇기에 [나인테일]은 천호백가의 명령을 받는다.
정확하게는 가문보다는 원로회의 지시.
그중에서도 5장로에게 충성한다.
그가 [나인테일]의 길드장 역할도 겸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드장은 힘의 논리를 내세우며, 자신의 입지와 위상을 넓혀갔다.
그 덕분에 [나인테일]은 세계적인 길드로 발돋움할 수 있었지만.
너무 힘에만 집착한 것이 탈이었을까.
권력(權力). 무력(武力). 금력(金力).
얻을 수 있는 모든 힘을 다 얻은 중반부부터는 천천히 쇠락하다가.
후반부에는 통째로 사라진다.
힘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에 올라서서 그런가.
필요 이상의 힘을 탐해, 내부에서부터 곪아 터져.
길드가 무너지더라도.
그들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강해질 수 있다면 뭐든지 한다. 그게 이 길드에 속한 플레이어들이지.’
무상으로 헌신하는 영웅과는 다르다.
고결함 대신, 실리와 이득을 챙긴다.
그것이 바로 [나인테일]의 본질이다.
“그런 곳이니 내가 집어삼켜도 되겠지.”
언젠가는 사라질 집단이고.
어느 순간부터는 약해질 권력이다.
그러니 [나인테일]이 망하기 전에 내가 인수해서, 마음대로 구슬려도 문제되는 것은 없으리라.
뚜벅뚜벅.
나는 길드 사옥의 정문에 섰다.
경비원들이 나를 둘러싸려 했지만, 내 얼굴을 확인했는지 소스라치며 뒤로 물러선다.
그렇게 출입증 없이 사옥에 입장한 나는 곧장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길드장, 아니, 5장로는 맨 꼭대기 층에 있으려나.
바로 그때 한 목소리가 내 귀를 스쳤다.
“회, 회장님……?!”
엘리베이터에는 나만 탑승하고 있던 것이 아니다.
정장을 입은 한 여성 사원도 있었는데.
근육이 빈약하고, 마력량도 적은 걸 보아하니 사무직인 모양이다.
그런데 회장이라니?
“이곳에 그런 직책이 있었나.”
“지, 지금 뉴스에 나오는 거 아, 아니었나?”
“아하, 여기서는 그런 명칭인가.”
그녀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흔들리는 동공으로 나를 향한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그렇군, 방금 그 회장님 소리는 나한테 한 건가.
나를 부르는 명칭이 워낙 많아서, 처음에는 나를 부르는 줄 몰랐다.
조교, 선생님, 가주님. 그리고 회장님까지.
참, 별의별 명칭들을 섭렵했다.
그래도 길드 직원이 나를 회장님이라고 부를 정도면, 이 정도는 가능하겠지?
나는 방금 그 여자 직원에게 다가갔다.
“히, 히이이익……!”
“나쁜 짓 할 생각 없으니까. 질문 하나만 하자.”
“네, 네?! 무, 무엇이든 대답할 테니, 부디 목숨만은……!”
얘 상태가 영 안 좋네.
질문만 하고 바로 가야겠다.
“여기 길드장 어디 있는지 알아?”
“기, 길드장님이요?”
“그래, 그 40대면서 흰머리에 흰 수염 기르는 양반 있잖아. 엉덩이에 꼬리 일곱 달린 아저씨.”
행여나 모를까 싶어서 지난 회의 때 봤던 모습을 묘사했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이 시퍼렇게 물들었다.
완전히 공포에 질린 표정이다.
왜 저런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가 보자.
꺄아악, 비명을 지르며 손을 저었다.
“저는 그런 사람 몰라요!”
“아니, 여기 길드장이 어디 있는지…….”
“기, 길드장님은 옥상의 가장 깊은 방에 계셔요!”
뭐야, 모른다면서 잘 알고 있잖아.
내 소문이 그렇게까지 악독한가 싶어서 머리를 긁적였는데.
생각해 보니까 좀 이상하네.
내가 저렇게까지 무서웠으면 처음부터 비명을 질렀을 텐데.
갑자기 새된 비명을 지르는 꼴이 의문스럽다.
혹시 내가 건넨 말 중에 그녀를 자극할 만한 말이 있었던가?
‘나는 그저 길드장의 생김새를 말해줬을 뿐인데……. 아, 그건가.’
여사원의 비명은 나를 향한 것이 아니다.
내가 묘사한 흰머리의 중년.
바로 [나인테일]의 길드장이다.
그 양반이 반골의 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묘사한 것만으로 이렇게까지 자지러질 정도일 줄이야.
사내 정치를 공포로 억압하기라도 하는 건가.
문득 호기심이 들었다.
그러면 바로 호기심을 해결해야겠지.
띡,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여사원이 말한 최상층.
9층의 버튼을 누르자 순식간에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나는 그녀의 말과 반응을 되새기며 꼭대기 층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거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문이 나를 반겼다.
문을 당기려 들자.
파스스, 손에 스파크가 튀겼다.
묵직한 감각에 나도 모르게 문에서 손을 뗐다.
하, 이거 데자뷰잖아.
순간 아침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거대한 문, 밖으로도 느껴지는 거대한 위압감.’
회의실에 입장하기 전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오전에 있던 회의는 9명의 장로와 두 명의 형제자매가 내뿜던 기세가 합쳐졌던 것이고.
지금은 혼자서 나머지 10명의 위압감을 메꾸고 있는 정도려나.
이거 각오 단단히 해야겠는걸.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당당하게 행동한다.’
상대에게 친절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기죽을 필요도 없다.
지금의 나는 가주다.
가주로서 장로를 만나러 온 것뿐이다.
나는 마음을 다잡으며 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길드장실이라는 팻말이 적힌 문이 비명 소리를 지르며 열렸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넓은 공간이나 값비싼 인테리어도 아니라.
공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사내였다.
“안녕하신가, 5장로.”
“가주님, 오셨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습니다. 미리 언질을 주셨다면 다과를 준비했을 텐데요.”
“언질은 무슨. 가주가 못 올 곳도 아니고.”
그는 서글서글하게 웃는 낯으로 응수했다.
이렇게만 보면 사람 좋아 보이는 미중년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그 사원은 그렇게 무서워했을까.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곧바로 답이 나왔다.
‘……무겁네.’
분위기만 무거운 것이 아니다.
일대에 퍼진 공기, 그리고 마력 하나하나가 그의 색깔로 물들어 있었다.
이 공간은 명실상부 그의 영역.
모든 것이 오직 그를 위해서 돌아가고 있었다.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는 증거다.
방금 그 여사원의 반응이 이해가 갔다.
눈앞의 사내는 무서워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존재.
상사고 나발이고, 무서워하지 않으면 제정신이 아니란 증거다.
아, 물론 나는 제정신이 아니라서 괜찮다.
* * *
나를 환영한 5장로.
아니, 이곳에서는 나인테일 길드장이라고 불러야 하려나.
딱히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의 에스코트를 따라 넓은 소파에 앉았다.
그는 내 건너편에 앉았다.
그러고는 잠시 차를 우리겠다고, 찻잔을 달그락거렸다.
잠시 대화가 끊긴 적막한 순간.
나는 여기에 뭐가 있나 싶어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때 내 눈에 띈 무언가.
‘……문패인가.’
책상 위에 문패가 하나 있었다.
본인의 직위와 이름을 적어 넣는 흔해 빠진 문패.
보통의 길드라면, 길드장이라는 직책을 기입했겠지만.
그는 내 예상을 길드와 전혀 관련 없는 직책을 문패에 새겼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걸 새긴 걸까.
내 상상을 뛰어넘은 기행이었다.
[하이랭커─백석호]5장로라는 지위나, 길드장이라는 위치 대신 문패에 새긴 것은 그의 찬란한 업적.
하이랭커였다.
‘하이랭커라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는 건가?’
그럴 수도 있겠다.
랭커와 하이랭커는 시스템이 선별하는 일종의 업적이다.
랭커는 무력이나 업적 따위를 시스템이 평가해, 각 분야에서 빼어난 경지에 이른 자들을 칭한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남화연이 랭커였지.
그녀는 시스템으로부터 랭커라는 업적과 함께 마왕의 칭호를 받았다.
그녀의 기록은 지금도 상태창을 열어서 확인할 수 있다.
‘랭커도 대단한 업적이지만, 하이랭커는 더 드높은 업적이지.’
랭커들이 각 분야에서 뛰어난 경지에 이른 자들이라면.
하이랭커가 의미하는 것은 각 분야의 최고뿐.
오직 100명의 플레이어만이 그 업적을 자랑할 수 있다.
‘분명히 자랑할 만한 업적이기는 하지만, 저렇게 문패로 새겨서 자랑할 줄이야. 백석호는 내 생각보다 자의식이 높은 사람이었나.’
머릿속으로 백석호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던 와중.
차를 다 우렸다며, 찻잔을 가져온 백석호가 입을 열었다.
“가주님이 이곳에 오신 것은 참 오랜만인 것 같군요.”
“그래, 선대께서 별세하신 이래로 처음이지.”
“…….”
내 대답에 백석호의 말문이 턱 막혔다.
이 공간의 전 주인이었던, 길드장은 이 몸의 생물학적 아버지였다.
그가 죽은 이후로 처음 왔다는 소리이니.
가문의 장로로서는 뭐라 대답하기 껄끄러웠을 것이다.
백석호는 타는 목을 차로 축이며, 어색한 대화 분위기를 다시금 주도했다.
“오늘 아침 회의 때 오래간만에 뵈었습니다만. 그간 정말 성장하셨더군요.”
“아, 그거야 나를 죽이고 싶어 하는 집단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거든.”
“이런 이런. 여러모로 고생이 많으시군요.”
“하하, 내가 좀 적이 많아.”
주인공과 마인들.
그리고 눈앞의 사내까지.
그 휘하의 세력까지 고려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내 목숨을 노리고 있다.
살기 위해서는 강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
자식을 절벽에 떨어뜨리는 사자도, 이렇게까지 빡센 환경에서 자라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곳까진 어인 일로 행차하셨나요.”
“그림자.”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나를 노리던 녀석들 중에 그림자가 추가됐더라고.”
그림자.
그것은 암살자를 뜻하는 은어 따위가 아니다.
말 그대로, 그림자가 내 목숨을 노렸지 않던가.
물리력을 가져, 실체화된 그림자는 날붙이처럼 서늘하게 숨통을 노렸다. 이게 가능한 집단은 내 기억 상 두 곳밖에 없다.
“암살여단(暗殺旅團)인가요?”
“아니, 그쪽은 인형처럼 감정이 절제된 집단이잖아. 내가 죽인 것들 것 감정이 확실하더라고.”
그쪽은 아니다.
앞으로 내 목숨을 노릴 집단이긴 하지만, 아직은 그 암살자 집단에게 현상금이 걸릴 차례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한 군데가 정답이겠지.
나는 테이블 너머로 고개를 뻗었다.
바로 옆에 백석호의 귀에 속삭였다.
“그림자를 다루는 능력. 그거 뭔가 눈에 익더라고.”
“……그랬습니까.”
“그랬더니, 어라? 가문의 어르신들이 사용하던 거랑 닮았더라. 동일한 능력이라고 착각할 만큼.”
“…….”
그림자. 마침 그림자는 구미호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
구미호는 달과 음영을 품는다는 요괴.
[나인테일]이라는 길드명에 딱 들어맞는다.물론, 그것만으로는 증거라고 하기 부족하다.
그렇지만 내가 제시할 수 있는 증거는 이게 전부다.
그러니까 블러핑을 하는 수밖에.
거짓된 정보를 진짜처럼 허세를 부려서 녀석의 눈을 가린다.
어째 요즘 실력은 없는데 배짱만 늘어나는 기분이다.
“그렇지? 내 착각이 맞겠지. 아니, 맞으려나?”
“허허, 분명 그럴 것입니다. 어찌 저희 늙은이들이 가주께 애먼 짓을 하겠습니…….”
“과연 1장로도 그렇게 생각할까.”
1장로, 천호백가의 중심이자 가장 권위가 높은 대장로.
그는 백석호의 천적이었다.
비슷한 재능, 동등한 능력. 그러나 정반대의 성향.
둘이 서로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백석호는 1장로의 얘기가 나온 것만으로, 순간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
공기가 비명을 질렀다.
백석호의 몸에서 은연중에 새어 나오는 기운이 거세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숨통을 옥죄는 감각에 기절했을지도 모르는 일.
그러나 나는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
도리어 불쾌하다는 눈치로 말했다.
“살기를 죽여.”
“…….”
“기세를 줄이란 소리는 하지 않겠지만, 살기는 죽여. 그게 장로가 가주에게 보일 최소한의 예의일 텐데.”
예의.
고작 그 한 단어가 그의 행동을 강제했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힘에 집착하는 [나인테일]의 수장인 만큼 묘하게 힘의 법칙에 엄격한 걸까.
더불어 장로가 가주에게 살기를 드러내는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내 말을 듣고 난 뒤, 백석호에게서 새어 나오는 기운이 가라앉았다.
이제야 제대로 대화할 수 있겠네.
“이런, 잠시 추태를 보였군요.”
“그 정도는 괜찮아. 원래 늙으면 그러는 법이잖아.”
“아까부터 농이 지나치시군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잘은 모르지만 들은 기억이 있다.
[나인테일]에서는 입사할 때, 모두에게 한 가지 스킬을 가르치고.실적을 쌓아 간부가 되면, 아홉 가지 스킬 중 한 가지로 진화할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고.
아마 그중에 분명 그림자가 있었을 거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찔러봤다.
“우리 거래를 하나 해볼까.”
“……무엇을 말입니까.”
확연히 싸늘해진 백석호의 말투.
아무래도 정답을 제대로 찌른 모양이다.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나를 네 길드에 넣어줘.”
‘네’ 길드.
우리 길드도 아니고, 네 길드라고 명명하자 백석호의 눈이 감겼다.
이건 명백히 간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대답은 쉽지 않다.
‘설마 길드의 실권이 내게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걸까.”
아니, 그건 아니다.
아무런 전조도, 움직임도 없었다.
일부 장로들도 모르는 것을 백승우가 알 리가 없다.
한때 전대 가주가 나인테일의 독단을 막고자 채운 목줄.
그 목줄이 더 이상 그들을 옭아맬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은 오직 최고위 간부인 ‘아홉 꼬리’뿐.
설령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저 무력한 가주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에 백석호는 웃는 낯으로 고했다.
“하하, 어찌 가주님께서 제 밑으로 들어오신단 말입니까.”
“에이 너무 딱딱하게 생각한다. 연수한다는 느낌으로 네 밑에 들어갈 수도 있잖아.”
“연수라……. 확실히 가주님께는 그런 이점이 있겠지요. 그러나 저에게는 무슨 이점이 있길래, 가주님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이점? 저기 있잖아.”
완곡해서 거절하는 백석호.
그래, 원래라면 녀석에게는 아무 이점도 없었겠지.
내가 오늘 한 일만 없었더라면.
잠시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리모컨을 찾았다.
길드장실 한 구석의 커다란 TV를 조작하는 리모컨.
삑, 전원이 켜지며 선명한 화면과 함께 여러 뉴스 헤드라인이 떠오른다.
마침 좋은 타이밍에 켰네.
[대한민국 3대 미공략 던전, ‘에프넬의 화원’이 클리어. 던전 안에서는 무슨 일이?!] [안에서 거대한 무언가를 봤다는 제보. 그것이 바로 던전의 보스 몬스터였나.] [이지(만 16세)/서울 은평구. ‘던전은 선생, 아니, 백승우가 혼자서 클리어했습니다.’라고 밝혀 SNS에 화제 중!] [‘에프넬의 화원’을 클리어한 장본인, 백승우로 밝혀져!]“어때 이 정도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