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umiho is a mag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64)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364화(364/4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 364화
너희들이 왜 여기서 나와?(4)
여름 방학 이후.
승우는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들로부터 눈길을 돌렸다.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도리어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승우를 만족시켰다. 학생치고는 매우 빠른 성장 속도.
이대로 간다면 아카데미를 졸업하기도 전에 어엿한 전사가 될 가능성이 충만했다. 그렇지만 그 무렵.
승우는 이 세계의 존망을 주연이나 조연 같은 불확실한 존재에게 맡기는 것보다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해내기로 마음먹었다.
“왜 여기서?”
“아는 사람들인가요? 저 사람들만 복장이 이상한데.”
“……알다마다.”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끝내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승우에게는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쳐 줄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굳이 승우가 가르치지 않아도 괜찮았다.
본래 주연과 조연들의 미래에는 거대한 벽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 벽을 넘으면 남들보다 더 강해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승우의 가르침과 무학은 아이들의 눈앞에 놓인 벽을 부수고, 뛰어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아예 벽의 벽. 나중에 넘어야 할 벽까지 쉽게 도약할 준비를 끝 맞췄지.’
아이들에게 재능이 충만하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재능은 내 생각보다 뛰어났고, 내가 지금까지 정리한 무학과 최전선으로 구르고 살아남은 노인들의 노하우들을 죄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덕분에 칠성 아카데미에는 전례 없는 천재들이 탄생했다.
1학년이면서 2학년을 무릎 꿇게 만들고 3학년을 패배시키는.
그런 압도적인 학생들을 말이다.
칠성 아카데미의 3학년들이 전 세계에서 무슨 취급을 받던가?
성공이 보장된 탄탄대로. 문무를 겸비한 엘리트. 당장 실전에 투입해도 1인분 이상은 해내는 경력직 신입.
3학년의 평균 실력은 C급에 준한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아카데미 외부의 발표 자료에 불과하다.
칠성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학년별로 약 2,000명. 아카데미 내부의 자체적인 평가에 따르면 3학년 2,000명 중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D+급의 실력을 보유했다. 심지어 이것도 아카데미의 잣대가 엄격해서 그렇지 플레이어 협회에서는 C급 플레이어라고 평가하고도 남았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칠성 아카데미라는 천재들의 소굴에서 3년을 버틴 게 아닐 테니 말이다.
반면 3학년들 중 유망주들은 아예 격이 다르다.
B급? A급?
그런 어중간한 위치와는 겸상하지도 않는다.
최상위 성적 10명은 차기 S급 플레이어 취급을 받는다. 막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실력은 완성됐고, 지식이 채워졌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전 경험만 채우면 충분히 S급 플레이어에 등극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학생 10명을 차례로 부순 1학년들.
그들에 대한 소문은 승우도 들었다.
그렇지만 당시 승우는 연구에 몰두하느라 소문에 반응할 여유가 존재하지 않았던 탓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냥 뭐 아이들이 잘 컸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는데.
“다들 기세가 엄청나네요. 저런 강자는 연합에도 거의 없을 거예요.”
그 성장을 이렇게 두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기세가 조금 과하게 들어갔군.”
“어. 좀 그렇네요. 어깨에 힘도 그렇고 자세도 그렇고. 마치 호랑이 소굴에 들어간 사람처럼 바짝 긴장한 사람처럼 보여요. 저 정도 수준의 강자들이 왜 저러고 있는 걸까요.”
“……글쎄다.”
“실은 제가 대화도 잘하지만 눈도 좋은 편이거든요. 저 사람들 마치 이 도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온 사람처럼 보여요.”
그야 그렇겠지.
쟤네들은 이 세계의 주민이 아니라 밖에서 왔거든.
─눈치챘지?
‘그야 당연하지.’
바로 그때 타마모가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루나가 엿들어도 상관없는 말들을 위주로 꺼냈다.
‘아이들이 저 조합으로 왔다는 것은 시험이라는 것이겠지.’
─이 시기에 치르는 시험이라면.
‘중간고사는 이미 때가 지났으니. 기말고사가 분명해.’
1학년 마지막 시험. 2학기 기말고사.
이 시험이 끝나면 곧 2학년이 되겠지.
벌써 저 아이들이 1학년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있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그런데 감개가 무량한 것과는 별개로.
‘왜 기말고사를 이런 곳에서 치르는 것이지?’
─뭐 이상한 게 있나?
‘당연히 이상하지. 던전에 진입하는 시험은 이미 1학기에 끝냈어. 다른 시험할 것도 많은데 굳이 또 치를 이유가 없다.’
칠성 아카데미의 가장 큰 시험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그 볼륨이 남다르다.
섬을 통째로 개조하고, 학생들이 도전하기 부적절한 던전에 들어가서 실전을 겪는 등 다른 사관학교나 교육기관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을 자랑하다.
그러니까 아카데미 입장에서는 굳이 했던 시험을 또 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였다. 차라리 2학년에 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1학년 때 중간고사와 동일한 방식의 기말고사를 치르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
─그 말을 듣고 보니까. 아이들을 지켜보는 교사도 없어.
‘그래, 나도 인지했다.’
─그 말인즉.
‘아이들이 여기 온 이유는 학교 시험 때문이 아니다.’
뭔가 있다.
나도 아카데미도 모르는 무언가가.
그렇지 않고서야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교관도 없이 이런 위험천만한 곳에 학생들끼리 발을 들이겠는가?
“루나. 너 우리 대화하는 거 들었지.”
“예? 아, 그 대놓고 대화하시길래 들었죠. 혹시 들으면 안 되는 종류의 얘기였나요? 방금 그 ‘아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들었는데…… 혹시!”
두 분 사이의 자식.
뭐 그런 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너는 유령이 아이 낳는 것도 봤니?
루나의 말을 들은 나와 타마모는 정신이 어리둥절 말도 못 했다.
그사이 학생들은 앞으로 전진하며 나아갔다.
* * *
졸지에 칠성 아카데미 최고의 유망주가 된 1학년들.
그런 유망주들이 모인 조의 헤드와 캐스터를 맡고 있는 이사벨은 고심이 깊었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참. 그녀의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진짜, 이게 벌써 몇 번째 실패지?”
이사벨이 믿을 수 없다는 말투로 중얼거리자 그녀의 뒤를 따르던 학생들이 제각각 입을 열었다.
“스물세 번째 실패.”
“많이도 실패했네. 우리 이 짓거리 언제까지 할 셈이야?”
“그렇지만 성공도 몇 번 했어.”
“성공보다 실패가 많지만 말이지.”
3번 성공. 23번 실패.
이는 이사벨과 그녀의 일행들이 이 세계의 주민들의 협력을 요구했을 때 얻어낸 결과였다. 지금까지 그녀들은 세 개 이상의 집단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고, 스물세 번의 퇴짜를 맞았다.
지연, 학연, 혈연.
그 어떤 접점도 없는 세계에서 무려 세 개의 집단에서 협력 및 협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지만.
“그래, 다 내 잘못이야.”
이사벨은 자신의 성과에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이면 세계에 온 지 겨우 사흘이 지났어. 나는 우리가 벌써 3개의 집단과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지야. 맞는 말이야. 다만, 우리가 그들의 저의를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솔직히 말해도 돼? 나는 고작 사흘 만에 손을 잡은 집단들은 믿을 수 없어. 아무것도 없는 우리와 손을 잡다니. 분명 우리들의 뒤통수를 칠 생각이 분명해.”
“그냥 우리끼리 해결할 순 없나?”
다른 조원들은 이사벨이 주선한 집단들을 믿지 못했다.
그야 당연하다. 이사벨도 놈들을 믿지 못했거든. 신뢰 관계가 구축된 것도 아니고, 믿음이 축적된 것도 아니었다.
솔직히 이런 어둡고 우중충한 도시에서 연을 맺은 집단들은 도저히 신뢰가 가질 않는다. 뭐라고 할까?
도시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곳 사람들은 언제든지 그녀들의 뒤통수를 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느낌이 좋지 않아도.
“그건 안 돼.”
“이사벨.”
“우리는 이 도시에 대해서 무지해. 아는 사람도 없고, 애초에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
답답한 기색의 서예린에게 이사벨이 말했다.
“지금 너만 답답한 거 아니야. 나도 답답해.”
“그러면 서둘러 움직이면…….”
“너 여기가 어떤 곳인지 몰라서 물어? 아니잖아. 우리 모두 꿈에 나올 정도로 격하게 겪었잖아.”
폭풍 같던 1학기 이후.
여름 방학을 함께 보내며 돈독한 친구 사이로 발전한 서예린과 이사벨이었지만, 1달 전을 기점으로 성향 차이 때문에 많이 다투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였을까?
서예린은 무력을 동반한 빠르고 강경한 행동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사벨은 돌다리를 수십 차례 두들기로 건널 정도로 철저하고 치밀한 성격이 되었다. 여전히 둘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였지만 이렇게 대립하게 되는 순간들이 점점 늘어났다.
“도시급이 얼마나 위험한지 너도 뼈저리게 느꼈잖아.”
“……응. 그렇지.”
1학기 중간고사. 제대로 된 친분도 없었던 학생들이 절친한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
그 이면에는 목숨을 걸었던 그날의 강렬한 기억이 새겨져 있었다.
정말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화룡점정으로. 드디어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등장한 거대한 마수까지.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고, 그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니 함부로 안주할 수 없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녀석이 없잖아.”
“……버릇없기는. 녀석이 아니야. 선생님이라고 불러.”
“내가 어떻게 부르던 무슨 상관이야. 너한테는 선생님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더할 나위 없이 나쁜 새끼였거든.”
“……선생님의 과거가 어땠는지는 관심 없어. 나는 내가 경험한 선생님만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말해주는 거잖아. 그 녀석. 네가 경험한 만큼 착한 녀석이 아니라니까. 물론…… 최근에는 좀 나아지던 것 같았지만, 그래도 결국 실종됐잖아.”
“……그런 거 관심 없어.”
“진짜 말 안 통하네.”
“……그냥 우리가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이겠지.”
둘의 다툼은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다툼의 중심에는 언제나 승우가 있었고, 승우를 해석하는 둘의 관점에 따라서 말다툼이 일어났다. 그렇지만 말다툼은 몸싸움으로 번지지 않았다.
둘의 다툼은 어디까지나 의견 충돌일 뿐.
위급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친구 다운 호흡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서.
크르르르르륵──!
마물의 무리가 나타날 때 말이다.
“갑자기 마물이 나타났지?”
“한두 마리가 아니야. 수십 마리야.”
“무리를 이루고 있어.”
마을 변경으로 발을 돌리던 일행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늑대 마물들의 무리를 발견했다. 마물들의 입과 코에 붉은 피가 묻은 것을 보아하니 최근 무언가를 먹을 모양이다.
그리고 정황상.
“저거 사람을 먹었네.”
“그렇게 추측하는 근거는?”
“저기 뒤에서 세 번째 줄에 있는 마물 보여? 입가에 사람 손가락이 있어. 쭈글쭈글한 걸 보면 노인의 손가락이야.”
“환각이나 인간으로 의태한 마물일 가능성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저놈들 반응을 좀 봐봐.”
먹잇감은 사람일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왜냐하면 마물들이 이사벨 일행을 향해 살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먹잇감을 바라보는 포식자와 눈빛과 살기. 저 녀석들은 분명 방금 전 사람을 먹고 온 것이 분명했다.
“……명령을 내려줘.”
“앞에 있는 놈 둘은 마음대로 쓰러뜨려도 돼. 대신 쓰러뜨리고 곧장 대열에 합류해. 최대한 빨리 처치하고 와.”
“……알았어.”
눈앞의 적을 죽여야 한다는 확신이 든 순간.
이사벨과 서예린은 언제 싸웠냐는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동시에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