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umiho is a mag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67)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367화(367/4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 367화
단서(2)
이면 세계에서 일주일의 시간이 더 흘렸다.
도합 이주. 그 시간 동안 이사벨과 일행은 도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자리를 잡게 되었다.
“오늘 수확이 어때?”
“좀 별로야. 그쪽은?”
“음, 우선 상층부에 접근하는 것은 실패했어. 그렇지만 마탑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아냈어. 마탑이 이 세계를 클리어할 키를 움켜쥔 상태야.”
우선 이 도시를 지배하는 것은 시장 같은 한 사람의 책임자가 아니라, 도시 정중앙에 우뚝 솟은 마탑이라는 집단이라는 것.
“그렇군. 그러면 무력으로 마탑을 강행돌파할 수 있나?”
“탑의 위용을 보면 몰라? 불가능해.”
“그렇지만 우리 많이 강해졌잖아. 이 도시 사람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마물들도 전부 다 죽였는걸.”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공성이 너무 잘 갖추어진 게 문제야.”
“내가 멀리서 창문 너머로 한 번 훑어봤는데 대충 수백 개의 마법들이 함정처럼 깔려 있었어. 거기 완전 지뢰밭이야, 지뢰밭.”
정장을 입은 신사들과 골목길에 숨어서 사는 빈민들.
중세 유럽을 떠올리게 만드는 도시의 분위기.
그런 중세 분위기와 달리 치안은 사람이 아니라 거대 로봇들이 담당한다는 점.
마탑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마법이 존재한다는 것 등.
정말 수많은 정보들을 알아냈다.
그런 정보들 중에서는 불과 2주 만에 얻은 정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고급 정보도 여럿 있었다. 아마 이 도시에 사는 주민조차 모르는 정보가 분명했다. 그 정도로 고급 정보였다.
“아무래도 오늘은 도시 내부의 정보를 많이 얻지 못한 모양이네.”
“그러면 오늘은 안이 아니라 바깥 얘기를 해보자고.”
“이지. 바깥은 어때? 뭐 특별한 변화가 있었어?”
“전혀.”
슬슬 도시 내부의 정보는 얻을 수 있는 것을 거의 다 얻었다.
그렇다면 이제 도시 바깥으로 시선을 돌릴 차례였다.
지난번의 경험을 토대로 혹시 바깥에도 무언가가 있을까 싶어서 이지가 일주일 동안 살펴봤지만 유의미한 성과는 없었다.
“평소랑 똑같아.”
“평소라면?”
“너희도 봤잖아. 마물이 득실득실한 바깥. 그 너머에 다른 마을이나 도시 같은 건 없어.”
이 도시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법에 따라서 심판을 받지만.
최고 형량을 받을 경우 사형이 아니라 추방 집행을 내린다.
처음 도시에서 추방 집행을 행하는 사람들을 봤을 때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도시치고는 생각보다 말랑말랑한 법으로 사람들을 다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유럽을 아우르는 명문가. 시리우스의 적녀인 이사벨은 첫인상으로 이 도시가 생각보다 좋은 도시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 세계에서 추방이란.
사형 그 이상의 형벌이었다.
“너희들도 그 광경 기억하지? 사람이 산 채로 뜯어먹히는데도 죽지 않았어. 심지어 사람의 가죽을 벗겨서 사용하는 마물들도 있었어.”
“야. 두 시간 전에 먹었던 저녁 튀어나오겠다.”
“맞아. 속 안 좋은 얘기 그만해.”
“미안해. 그렇지만 그 정도로 충격적인 광경이라서 그래.”
이제는 유약했던 신입생 시절과 다르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면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도시에서 추방이라고 부르는 형태의 형벌은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을 전부 겪은 학생들이 보기에도 끔찍한 광경이었다.
뼈, 살, 내장, 피. 심지어 사람의 가죽까지. 마물들은 추방당해서 밖으로 나온 사람을 잡아서 모든 부위를 의미 있게 사용했다.
“내가 고향에서 살 적 얘기인데, 진정한 사냥꾼은 사냥감의 모든 것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법이래.”
“아이시스. 또 그 고향 얘기야?”
“응. 내가 살던 곳에서는 늑대를 잡으면 내장과 살을 전부 먹고, 가죽으로는 옷을 만들고, 눈알은 말려서 간식으로…….”
“응. 그 얘기도 그만하자. 나 오늘 저녁이 거의 나오려고 그래.”
“아…… 미안해. 아는 얘기가 나와서 너무 신나서 그랬어.”
“아니야. 괜찮아. 그냥 내가 그런 얘기는 좀 거북해서 그래.”
일행들의 분위기가 영 칙칙하다.
확실히 이런 환경에 2주 동안 활동해서 그런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이사벨이 아이시스의 말을 받아쳤다.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지? 마물은 사냥꾼으로서 도시에서 추방당한 인간을 사냥감으로 여기고 있다고.”
“맞아. 비록 종족은 다르지만 그들은 진정한 사냥꾼이야. 그렇다는 건.”
“사냥꾼들이 사냥감이 잔뜩 몰린 이 도시에 손을 뻗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지.”
이지가 말했다.
1주일 동안 밖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고. 이는 곧 말 그대로 마물들의 활동과 동태에도 일절 변화가 없었음을 의미했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인간을 먹잇감으로 아는 마물들이 왜 도시 내부로 들어오지 않지?
“어라? 지금까지 우리가 도시에서 잡은 마물이 그거 아니었어?”
“나는 지금까지 우리가 잡은 마물들이, 당연히 바깥에서 침투한 마물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이에 의문을 품은 몇몇 일행들.
특히 이지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상대한 마물들이 도시 내부에서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구멍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오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아니야. 도시 내부의 마물은 밖에서 온 개체가 아니야.”
“어떻게 확신할 수 있어? 무슨 단서나 정보라도 있었어?”
“이 도시에 한 가지 단서가 있었어.”
그것은 바로 벽 어디에도 구멍이 없다는 점이었다.
“도시를 에워싸는 벽에는 그 어떤 구멍도 없었어.”
“중세에서 보기 흔한 쥐구멍도?”
“응, 그 흔한 쥐구멍도 없었어.”
도시에는 문이 없었다.
추방할 때도 사람을 투석기에 돌 대신 올려서 발사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밖으로 추방된 사람들은 벽 위에 올라타면 그 최후를 볼 수 있었다.
“그러면 위로 올라오는 것은 어때?”
“맞아. 이 벽에 특별한 마법이 걸린 것도 아니고. 우리도 전에 벽 위에 올라탄 경험이 있잖아.”
“……그리고 다들 벽 위에 주저앉아서 속을 게워냈지.”
“썩 좋은 경험과 기억은 아니지만 아무튼 사람도 벽을 올라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마물이라고 못할 것은 없잖아.”
그래, 구멍이 없으면 벽을 타고 올라가면 되지.
벽이 엄청나게 높지만 마물 특유의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활용한다면 오르지 못할 높이는 아니었다. 벽에 마물들을 해치우고 쫓아내는 모종의 장치나 마법이 설치된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게 말이지…….”
일행의 의문에 이지가 긁적거리며 나섰다.
그는 말하기 조금 쉽지 않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마치 본인조차 이에 대해 믿기지 않는다는 것 같은데.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거지?
“내가 계속 지켜봤는데 아무도 벽에 관심을 안 주더라고.”
“벽에 관심을 안 준다고? 그게 말이 돼? 사람을 추방시키면 한 달은 굶은 것처럼 득달같이 달려드는 놈들이잖아. 그런 놈들이 자신들의 먹잇감이 나오는 곳에 관심을 안 준다고?”
“이지야 네 말을 믿기 싫은 게 아니라. 솔직히 잘 안 믿겨서 그래. 정말로 네가 본 게 사실이야?”
“어. 맞다니까. 심지어 내가 벽 위에 올라서서 마물들의 시선을 끌어보려고 스킬도 쓰고 막 움직였는데, 아무도 내게 관심을 안 주더라.”
아니, 그게 말이 되나?
아무리 친한 친구고, 신뢰하는 동료라고 하지만.
방금 이지의 말은 신뢰하기 살짝 힘들었다.
마물이 모두 똑똑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먹잇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있는데 관심을 일절 주지 않을 정도로 멍청한 생물이 아니다.
“음…… 내가 듣기에는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말로 들리는데.”
“이사벨? 아무리 그래도 그런 중요한 정보는 2번 이상 검토하고 신뢰하는 게 좋지 않을까?”
“나도 그럴 생각이야. 하지만 무작정 이지의 말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야. 너희들은 지금 이지가 벽에 올라간 사이 얕은 환각에 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한번 생각해 봐.
아무리 환각에 걸렸어도 이지가 스킬을 사용하는 감각을 잊었을 리는 만무하다. 그리고 이지가 벽 위에서 스킬을 사용했다면 적어도 두세 마리 이상의 마물들은 그의 스킬에 반응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지는 일행을 지키는 가디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킬에 마물들의 주의를 끄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덕분에 평소에도 수십 마리의 마물들이 꼬이는 이지였다.
“그 말은 즉.”
“마물들이 도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종의 이유가 이 도시에 있을 거야. 그것도 아주 높은 확률로 마탑에 있겠지.”
일행은 동시에 생각했다.
이제 이 도시에 얻을 수 있는 단서와 정보는 전부 다 얻은 것 같다고.
그렇다면 이제는 정말로 마탑에 들어가야 할 차례인 것 같다.
“……내일은 정비하고, 내일모레는 좀 쉬자.”
“나는 그 의견에 찬성이야.”
“거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비와 적잘한 휴식이 필요한 법이지. 나도 예린이의 의견에 찬성해.”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틀 후 일행은 마탑에 들어가기로 정했다.
우선은 인간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우리가 마탑에 조금 알아볼 것이 있는데, 잠시 실례하겠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뭐 안 봐도 뻔하다. 마탑 관계자들에게 면박받고, 십중팔구 몰래 침입하게 되겠지.
“침입 경로는 어떻게 구상하지?”
“마법을 사용해야 되는 잡다한 업무는 내가 처리할게.”
“아, 이사벨. 역시 마법은 너에게 맡길게.”
“그렇다면 다음은 방금 전에 말했던 마탑의 수상한 것인데. 설마 그게 마물의 관심으로 도시로부터 돌리는 물건 같은 게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수상한 함부로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
일행들은 밤새 대화를 나누며 구체적인 계획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다음 날 그들은 계획을 위한 물건들을 입수하고, 빛을 이용해서 탑 내부를 역산하는 방식으로 마탑의 지도를 만드는 등. 온갖 수고를 들였다.
이윽고 내일모레.
거사를 하루 앞둔 학생들은 온종일 편히 휴식을 취했다.
핸드폰도 없는 이 세계에서 휴식이라고 해봤자. 하루 종일 밀린 잠을 자두고, 한가롭게 음식을 먹는 것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다들 준비됐어?”
“어. 아침부터 빠뜨린 것은 없는지. 일곱 번이나 확인했어.”
“괜히 힘 빠지게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에이, 철두철미하면 좋잖아. 그러면 바로 출발하자!”
만반의 준비를 마친 일행이 마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몰래 침입하는 경로까지 확보한 그들이었지만.
“어?”
어째서인지 정신을 차리고 있을 때는 이미 당당하게 마탑 내부를 활보하고 있었다.
이런 전개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다들 멍 때린 채로 연구원의 뒤를 따라서 걸었다. 흰색 가운을 입은 사내는 자신을 수석 연구원이라고 소개한 뒤, 방문객들을 환영한다면서 마탑 곳곳을 소개했다.
“자, 여러분들의 앞에 있는 것은 제67연구실이고, 그 앞에 있는 게 91연구실입니다. 저 두 연구실에서는 각각 마물을 내쫓는 향과 마물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처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 이 위에는……!”
뭐라고 열심히 설명하는 연구원이었다.
혹시 그가 일부로 자신들을 유인하게 위해 마탑 내부로 끌어들인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 자세도 그렇고 적의도 없는 게 영락없는 일반인이었다.
“나 저 사람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 도시에 2주 동안 있었는데 무의식중에 얼굴 정도는 기억할 수도 있지.”
결국 연구원의 뒤를 따르는 것이 좋겠다고 평가한 학생들.
학생들의 관심사는 연구원이 소개해 주는 마탑이 아니라 ‘마탑을 소개하는 연구원’이었다.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길래 자신들에게 이렇게 친절히 마탑을 소개해 주는가?
그리고 왜 이렇게 낯익은 것 같지?
“그나저나 되게 독특한 분위기네. 뭐라고 해야 되지. 인상에서 약간 동물 같은 느낌이 들어.”
“……여우?”
“그래 맞아! 딱 그런 이미지야?”
“약간 요망한 느낌?”
“그런 것보다는 여자 많이 홀릴 것 같은 얼굴이었어. 진짜 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