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Gumiho is a mag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5화(5/408)
아카데미 구미호는 마법천재 5화
망나니 여우가 되었다(5)
늦은 밤, 나는 책 한 권을 펼쳤다.
책의 제목은 [하룻밤 만에 읽는 기초 원소 마법].
오늘 이 책을 제목 그대로 하룻밤 만에 익힐 생각이다.
원소 마법은 여러 마법 학파들 중에서도 입문 난이도가 낮음에도, 위력이 높은 학파이다. 마법들이 전체적으로 전투에 치중되어 있는 원소 마법.
언제 주인공에게 죽을지 모르는 나 같은 엑스트라 악역이라면 필히 익혀야 하는 계통의 마법이다.
책의 목차는 고작 4개뿐이었다. 각각 4원소를 바탕으로 [기초 화염 마법], [기초 대지 마법], [기초 바람 마법], [기초 물 마법].
이 중 내가 특히 배우고 싶은 부분은 [기초 화염 마법]이다.
‘원작 속 백승우는 화염 마법만으로 1학년 유망주라고 불렸으니까.’
유망주의 실력이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면 화염 마법에 적성을 타고났을 것이다.
뭐, 그래 봤자 각성한 주인공한테 샌드백처럼 두들겨 맞고 전투력 측정기로 전락해 버리지만 말이다.
나는 소설 속 내용을 상기하며 책을 펼쳤다. 당연히 펼치는 페이지는 맨 앞에 있는 [기초 화염 마법]이다.
[화염 마법이란 불태우는 것이 전부인 마법이다. 그런데 불태우는 것이 전부라면, 어째서 깊게 파고들 필요가 있을까. 그냥 횃불만 잡아서 던지면 될 것을.]마도서로 하여금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실로 적절하고 타당한 질문이었다.
화염 마법은 결국 태우는 것이 전부인 마법이다. 공간을 접거나, 사물을 조작하는 고차원적인 마법과는 궤가 다른 단순무식한 마법 학파.
과연 화염 마법은 전투용에 불과한 것일까.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다.
‘그럴 리가.’
[화염 마법은 태우는 것이 전부인 마법이다. 응용이라고 해봐야 불꽃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위력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지. 하지만 화염 마법도 다른 계통의 마법처럼 무엇을 태우느냐에 따라 그 효과와 위력 따위가 달라진다.]마법이란 상식으로 재단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일으키는 힘.
화염 마법이 보통의 불길처럼 형태 있는 것만 태울 리가 없지 않은가.
[화염 마법의 극의에 오른 자들은 감정을 태우거나, 대기 중의 마력을 연소시켜서 상대방의 행동을 제약할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은 화염 마법의 심화를 연마한 자들이나 익힐 수 있는 기술로, 이 책은 기초 마도서인 만큼 불길을 다루는 법을 중심으로 저술했다. 자, 그러면 화염 마법의 가장 기초가 되는 마법인 [플레임]에 대해서…….]나는 페이지를 넘기며 감탄했다.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저술한 마도서와 그 모든 내용을 이해한 내 재능에.
마법은 분명 오늘 처음 배울 텐데.
예전에 한 번 배웠던 내용을 복습이라도 하는 것처럼, 활자로 기록된 모든 구절과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이게 「마도성」의 힘인 건가.
「마도성」
분류: 재능
설명: 마법에 관한 절대적인 재능. 그야말로 마도의 성인(聖人)이 될 만한 자질을 부여합니다.
내가 가진 여러 특성들 중에서 가장 유용해 보이는 특성, 「마도성」.
설명에 적힌 ‘자질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이렇게 마도서를 펼쳐보니 알겠다.
「마도성」은 선천적이나 후천적인 것을 가리지 않고 소유자에게 재능을 부여한다
그야말로 마법의 역사에 한 획을 능히 그을 수 있는 재능을.
이 엄청난 재능은 마법에 문외한인 나조차, 처음 읽어보는 마도서를 이해시킬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힘을 품고 있었다.
아마 「이중나선」을 얻었을 때도 이 특성의 힘을 톡톡히 본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이거 원래부터 백승우에게 있던 건가?’
「마도성」의 능력이 너무 대단해서 잠시 잊고 있었던 사항.
아무리 체격과 외모가 나와 똑같아도, 이 몸은 빙의한 육체이다. 등 뒤에 달린 꼬리와 머리 위의 여우 귀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마도성」도 본래의 백승우가 가지고 있던 특성일까.
엑스트라 악역이 가지고 있기에는 과분한 힘. 이브가 나를 모티브로 삼은 캐릭터이기에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가 어찌 됐든 나한테는 좋은 일이니까.’
깊이 생각할 것 없다.
지금은 그보다도 마도서를 익히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도서관에서 가져온 책은 [하룻밤 만에 읽는 기초 원소 마법] 한 권만이 아니다.
서둘러 책을 읽은 나는 중요한 부분은 종이에 적는 식으로 마도서를 읽어나갔다. 그리하여 밤새 세 권의 마도서를 읽었다.
전부 원소 마법, 특히 화염에 치중된 마도서들.
기초에 불과한 내용들이었지만, 하룻밤 만에 기틀을 쌓아 올리기에는 충분했다.
[플레임], [파이어볼], [버스트] 등등. 기초 화염 마법들을 머릿속에 익혔으니, 이제 몸으로 체득할 차례이다.“……잠을 자기에도 늦었으니, 수련실에나 가 볼까.”
대여한 마도서를 하룻밤 만에 읽은 나는 창문과 시계를 확인했다. 아직 어두운 하늘, 그러나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침잠이 없는 사람은 하루를 시작할 시간.
출근 시간이 오전 8시였으니, 2시간의 여유가 있다.
잠을 자기에는 촉박하니, 오늘 익힌 마법들이나 확인해 봐야겠다.
스르륵.
곧장 수련에 적절한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등 뒤에 꼬리가 거슬렸지만, 어떻게든 입었다.
와, 이거 꼬리 하나만 있어도 힘든데, 나중에 구미호 되면 옷 한 번 입을 때마다 고생 좀 하겠네.
운동복의 매무새를 단정히 한 나는 잊지 않고 검은 장갑도 꼈다.
중세 시대의 신사를 연상케 하는 검은 장갑.
귀족의 품격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장갑을 끼다 보니, 문득 가문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민주주의 사회로 돌입하며 귀족들이 대거 사라진 것과 다르게, 이 세계에서는 나처럼 여우 따위의 피를 계승한 아인들의 귀족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천호백가는 남은 아홉 가문의 일각.
그 특수성 탓에 가문의 구성원, 특히 가주인 내게는 여러 소문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이 소문들은 진실과 악의적인 거짓이 섞였지만.
배후의 가문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었다.
‘가문 내부의 문제도 나중에 고민해야 될 텐데.’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일 중 대표적인 것이 정치질과 가족 문제인데, 백승우는 그 두 개의 문제를 동시에 품고 있다.
가주의 권위를 노리는 원로회, 가주의 자리를 노리는 가족들.
생각만 해도 절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귀찮은 고민을 나중으로 미루자.
벌컥, 기숙사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차가운 새벽 공기가 나를 맞이했다.
어우 추워.
빨리 수련실 가야겠다.
* * *
조교 기숙사와 수련실까지의 거리는 상당했다.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아무래도 조교 기숙사와 학생 기숙사가 떨어져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애초에 수련실이 학생들을 위해 지어진 장소니까.’
학생만 출입해야 된다는 규칙은 없지만, 대부분의 인식이 그렇다.
이용 자체는 경비원이나 조교, 교수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지만 보통 아카데미에서 수련실 하면 학생들의 전유물이지 않나. 애초에 단련하고 강해지는 것은 학생의 역할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시간에 사용하기에는 눈치가 보인다.
물론 칠성 아카데미 부지는 넓기 때문에 수련실 말고도 마법을 연습할 수 있는 장소는 많지만.
‘수련실만큼은 못하지.’
수백 명을 수용 가능한 넓은 공간에, 1인실을 기본으로 하는 센스.
고전적인 수련 방식인 아령, 러닝 머신, 바벨은 기본이고. 억 단위를 가뿐히 호가하는 최신식 마력 훈련 장비도 갖추고 있는 수련실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나.
이렇게 이른 아침에라도 가야지.
“……벌써 일어나서 훈련하는 학생들도 있네.”
오전 6시 정도면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몇몇 1인 수련실에 빛이 들어와 있다. 보통 저 나이대면 자고 있을 시간인데.
역시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아카데미는 다른 법인가.
과연 칠성 아카데미의 재학생들.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내가 아는 17살하고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다들 열심히 사는구만.
‘그러면 나도 슬슬 들어갈까.’
나는 학생들이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단련하는 모습을 보며, 수련실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갔는데.
“여기도 사람이 있네.”
가장 끝에 있는 수련실.
그곳에 불이 켜져 있었다.
아, 조금 아쉽다. 내가 저기서 수련하고 싶었는데.
나는 하는 수 없이 바로 옆 수련실에 자리를 잡고 마력을 발산했다.
몸에서 빠져나와 연기처럼 넘실거리는 푸른 빛깔의 마력.
이 마력을 오른손에 집중해서 작은 불씨를 피웠다.
─화르르.
모닥불과 비슷한 크기의 불씨가 손 위에서 넘실거렸다.
이제 이걸 통제하고, 투척해야 되는데.
어떻게 하는 거지?
‘책으로만 배워서 그런가.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안 잡히네…….’
밤새 책을 읽어서 이론으로는 알겠지만, 몸으로는 어떻게 체득해야 될지 모르겠다.
분명 책에서는 불꽃을 만들고, 원하는 형태로 조형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했는데.
내건 그렇게 안 된다.
──화르르륵!!
화력을 조금 키워서 빙글빙글 도는 원형으로 만들어보려고 해도, 자꾸만 실수를 반복한다.
처음에는 화력 조절에 실패해서 내 몸보다도 거대한 불꽃을 만들었고, 다음에는 원형을 만들려다가 타원형이 되었다. 이후에도 마찬가지.
정말이지 오늘따라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재능이 있어서 쉽게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진 않네.”
「마도성」의 재능 때문에 기대치가 높았는데, 내 생각보다 저조한 실력에 한숨이 나왔다. 그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기초부터 천천히 쌓아나간다고 생각하자.
그런 의미에서 [파이어볼]이나 [버스트]처럼 응용을 요구하는 기술은 배제하고, 오로지 한 가지 마법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플레임]불꽃을 생성하고 다루는, 기초 중에서도 가장 기초인 마법.
그러나 가장 기초적인 마법임과 동시에, 화염 마법에서 가장 핵심적인 마법이기도 하다.
화염 마법이란 불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위력과 난이도가 갈린다.
결국 불꽃을 다룬다는 요소는 공통적이기에, [플레임]은 모든 화염 마법에 들어가는 필수적인 술식이다.
“…….”
나는 눈을 감고 오른손을 뻗었다.
그 위에 타오르는 자그마한 불씨. 이제 이걸 원하는 수준까지 키워야 한다.
‘크기는 사람 머리만 하게, 모양은 동그란 원형으로…….’
아주 조금씩.
불씨의 크기를 키우고, 형태를 깔끔하게 다듬었다.
가스의 밸브를 열고, 가스레인지의 다이얼을 조금씩 돌리는 감각.
이제 테니스 공 정도의 크기로 키웠으려나. 눈을 찔끔 떠서 확인해 보려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스레인지의 다이얼을 최대로 키워 버린 느낌이 들었다.
───화르르르륵!!!
테니스 공을 넘어 수련실을 불바다로 만들 법한 크기의 불꽃.
다행히 벽에 닿자마자 기세를 잃고, 주춤거리다가 소화가 되었다.
“……이런 제기랄.”
하지만 내 마음속의 불씨는 소화되지 않고 거세게 타올랐다.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아예 진전이 안 보이면 모를까. 아슬아슬하게 될 법하다가, 아쉽게 실패하는 행동을 반복하다 보니 미치겠다.
‘……오늘은 이쯤하고 슬슬 갈까.’
굳이 안 되는 짓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을 여유는 없다.
지금 시각은 7시 15분. 슬슬 연구실에 출근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도 막상 가려고 하니 아쉬운 기분이 든다.
기왕 수련실에 온 거, 내 최대 화력이나 시험해 보고 가야지.
A+ 등급의 마력.
과연 이 마력을 전부 하나의 불씨에 집중하면 어떻게 될까.
‘산불을 일으킬 정도는 되려나.’
주인공이 소설 중반부에서나 도달한 높은 수치의 마력.
높다는 것만 알지,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진 않는다.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마력을 응축한 순간, 한 가지 스킬이 떠올랐다.
마력을 공명시켜서 두 배로 증폭시키는 스킬, 「이중나선」.
이걸 사용하면 더 높은 화력을 낼 수 있으리라.
우우웅───!
나는 별생각 없이 마력을 나선의 형태로 꼬았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나선이 교차하며 공명하기 시작하고, 그 위에 [플레임]의 술식을 덧씌운 순간.
“……!!”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급히 손에 응축된 마력을 편산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손에 응축된 대량의 마력이 증폭하며 거대한 화마를 불러일으켰다.
────!!!
거대한 불꽃이 로켓처럼 뿜어져 나오자 내 몸을 추진력을 받아 뒤로 튕겨져 나갔다.
수련실을 불사를 것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간 화염. 다행히 벽에 닿자, 벽에 부여된 방어 마법으로 인해 순식간에 진화됐다.
“하아, 하아!”
뒤로 튕겨져 나가 벽에 부딪힌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다행히 몸에 큰 상처는 없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몸이 깜짝 놀란 모양이다.
벽에 부딪히면서 든 생각인데. 내 몸은 내 생각보다 훨씬 약한 모양이다.
고작 이 정도 충격에 몸이 뒤로 밀려나고, 깜짝 놀라다니.
문득 수련실 구석에 있는 런닝머신과 덤벨이 눈에 들어왔지만, 내 몸 상태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태양절맥(太陽絶脈)」
등급: 전설
설명: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던 질병입니다. 병인(病人)의 혈맥과 세맥에 양강(陽强)의 기운이 가득 차, 신체의 균형을 점점 망가뜨립니다. 보통의 방법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이며, 모든 신체 능력의 성장에 제약을 가합니다.
저 병이 있는 이상, 내게 운동은 무의미하다.
「태양절맥」이란 그런 병이니까.
소설에 흔히 나오는 구음절맥(九陰絶脈)이 혈맥과 세맥에 차가운 음기가 가득 차는 병이라면, 「태양절맥」은 타오르는 듯한 양기가 몸에 가득한 병이다.
이 덕분에 백승우의 육체는 잘생긴 외모와 화(火) 속성에 대한 재능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장점이 무색하도록 「태양절맥」의 병증은 심각하다.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신체 능력을 성장시킬 수 없다.
기이할 만큼 마력과 감각이 신체 능력보다 높았던 것은 그 때문이다.
더군다나 혈맥(血脈)과 세맥(細脈)에 기운이 가득하다는 뜻은, 곧 혈액이 원활히 순환되지 않는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혈액이 원활히 순환하지 못하면 산소가 모자라게 되고, 격한 운동은 물론 힘든 행동도 버거워지게 된다.
내가 여전히 숨을 몰아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아, 하아……. 조만간 방법을 찾아야겠어.”
언제까지고 낮은 신체 능력에 발목이 잡힐 순 없다.
「태양절맥」이 불치병이긴 하지만, 치료 방법이 아예 전무한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이 병을 고칠 기회가 올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낮은 체력이 약점이 되지 않도록,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강력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을 만큼 강해지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겠지.
나는 하늘 위로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연약하고 처량하기 그지없는 팔뚝.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꼴이다.
화르르, 손 위로 불꽃이 타올랐다.
방금 것과 비교했을 때, 작고 초라한 불길이지만.
이건 분명한 나의 힘이다.
“……이 힘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만 있다면.”
나는 살 수 있어.
스스로 자조적인 생각을 하는 그때.
내 목을 향해 무언가 빠르게 날아왔다.
──후웅!
인지는 했지만 반응이 느렸다.
역시 신입생 평균 이하의 느려 터진 민첩. 느려도 너무 느렸다.
움직이기도 전에, 내 시야에 학생 한 명이 들어왔다.
“당신 누구야……?”
꾸욱, 목창을 들고서 내 목젖을 지그시 누르고 있는 소녀.
그녀가 어서 대답하라고 채근하는 눈치를 보낸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갑자기 습격해 놓고는 이게 무슨 짓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