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ng fanatic's genius actors RAW novel - Chapter 21
찐 배우 연기에 미치다. 21화
“안녕하세요. 의 유석재.”
“김희원입니다.”
“ 특별 스페셜. 오늘 깜짝 놀라실 겁니다.”
“아니. 매주 스페셜이에요?”
MC 유석재와 김희원이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렸다.
“오늘은 특별 스페셜이잖아요. 지난번에는 그냥 스페셜이고.”
“그럼 다음 주에는 초특급 특별 스페셜이겠네요.”
밉지 않은 말장난에 방청석에서 간간히 웃음이 터졌다.
“오늘 게스트를 보시면 여러분들 입에서 악 소리가 날 겁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네, 여심을 녹이는 마성의 눈빛 소유자. 야성미 넘치는 거친 남성으로 돌아왔다. 차민혁, 배우진!”
게스트 소개가 끝나자 방청석은 난리가 났다.
아아아아악!
와아아아
짝짝짝짝
“오, 반갑습니다. 차민혁 씨 배우진 찌.”
와하하하.
유석재의 발음이 씹혔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웃음을 유발했다.
“야, 석재야. 시작부터 배우진 찌가 뭐냐 배우진 찌가. 너 그러다 여성 시청자들한테 혼나.”
김희원이 유석재를 혼내며 실수를 덮었다.
“아, 이거.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합니다. 배우진 씨. 아, 민망하네요.”
유석재는 입을 푸는 척 여러 번 입을 크게 벌리고 닫았다.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죄송합니다. 오호호호.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그런데 진짜 잘생겼다. 두 분.”
김희원이 배우진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희원 누나. 두 분이라고 해놓고 왜 배우진 씨만 쳐다봐요.”
노철홍이 깐죽거리며 김희원에게 따졌다.
“오호호호호호. 아니야. 내가 언제? 제가 차민혁 씨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김희원이 얼른 마무리했다.
정신없는 티키타카.
그들은 프로고, 찰떡호흡이었다.
오프닝이 끝나고 본격적인 토크가 시작됐다.
“촬영하면서 차민혁 씨가 배우진 씨 코피를 터트렸다면서요?”
“아, 네. 제가 코피를 터트린 건 맞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사과하겠습니다. 제가 잘못한 건 맞지만, 사고였습니다.”
“사곤데 왜 잘못했어요?”
노철홍이 꼬투리를 잡았다.
“잘못했으니까 사고가 난 거죠.”
차민혁이 부드럽게 넘겼다.
“맞고 괜찮았어요?”
유석재가 조심스럽게 나에게 첫 질문했다.
입가에 조마조마한 미소를 짓고.
“저는 맞았는지도 몰랐습니다. 솜 주먹이더라고요.”
“아하하하하.”
유석재가 크게 리액션을 하며, ‘잘 받아넘기네. 좋아.’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형이 미안했는지 아끼는 운동화를 선물로 줬어요. 처음엔 새건 줄 알았는데 집에 가서 자세히 보니까 뒤쪽이 살짝 까져 있더라고요. 옆에 새 신발도 있었는데···”
배우진이 능청스럽게 말했다.
이 부분은 재미를 위해 MSG를 치기로 차민혁과 미리 얘기가 된 부분이었다.
“야, 너. 그걸 또 집에 가서 자세히 봤어? 야. 진짜 너도.”
차민혁도 능청스럽게 받아냈다.
“아니 코피 냈는데 신던 걸 줬어요?”
유석재가 질문했다.
“갈등했나요?”
김희원도 덧붙였다.
“네. 살짝 갈등했습니다. 그게 한정판이라.”
차민혁의 대답에 방청석에서 큰 웃음이 나왔다.
아하하하
오호호호
분위기가 점점 달아올랐다.
“에 액션 씬이 많았다던데 무술 단 같은 거 있어요? 차민혁 씨.”
“저는 태권도 노란 띠.”
풉풉푸흐흐
유석재의 참으려는 웃음이 입술 끝으로 새 나왔다.
“아유. 죄송합니다. 오늘 참 실례가 많네요.”
“아니. 제가 노란 띠라는데 왜 침을 흘리세요?”
“아예. 죄송합니다. 제 구강구조상. 양해를 바랍니다.
자, 배우진 찌는요?”
유석재의 발음이 또 샜다.
“아니 형님. 또 배우진 찝니까? 발음이 그렇게 안 됩니까?”
노철홍의 틈새 공격에 유석재는 배를 잡고 두 다리를 번쩍 들어 소파에 파묻혔다.
하하하하
다들 신나게 웃었다.
잠깐 숨을 고르고.
“배우진 씨는 무술 따로 하셨나요?”
김희원이 다시 질문을 했다.
“무술은 아니고 요가를 배우고 있습니다.”
“오오. 요즘 유행인데. 혹시 동작 좀 보여 줄 수 있을까요?”
유석재는 ‘아차’ 싶었다. 시켜도 될까?
긴장한 배우진이 실수라도 하면 녹화장 분위기가 썰렁해지고, 배우진은 의기소침해질 텐데···
“네. 시키실 줄 알고 준비해 왔습니다.”
배우진의 시원한 대답에 유석재는 안도했다.
‘준비 많이 해왔네.’
진행 요원이 나와 세트장 바닥에 요가 매트를 깔았다
배우진은 재킷을 벗고 준비자세를 취했다.
“오우~ 몸이 딱 좋아.”
유석재가 감탄했다.
배우진은 두 손을 땅에 짚고 발을 천천히 산 모양으로 만들어 가볍게 물구나무를 섰다. 천천히 두 발을 머리 위로 넘기며 활 모양을 만들었다.
셔츠가 내려와 탄탄한 복근이 드러났다.
그 순간, 녹화장이 난리가 났다.
와와와와
방청객들이 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어머나”
김희원이 종이로 눈을 가렸다.
“아니 김희원 씨. 뭘 그리 얼굴까지 빨개져요.”
“야, 그럼 안 빨개지게 생겼냐?”
배우진을 잡고 있던 카메라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주얼 굿입니다. 간만에 시청률 좀 올라가겠는데요.”
배우진의 모습을 카메라로 쭉 당겼다.
“배우진 목소리도 좋은데요. 귀에 착착 감깁니다.”
음향 감독도 맞장구를 쳤다.
녹화는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흥이 많은 노철홍이 대본에도 없는 진행을 하고 말았다.
“여기 보니까 두 분 다 「젊은 연극 축제」 대상 출신이세요. 대단해, 대단해.”
‘아, 노철홍이. 쟤 또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거야?’
유석재는 슬슬 긴장했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에서 연기를 제일 잘한다는 거잖아요. 맞잖아, 맞잖아. 즉흥연기 한 번 보여 주세요. 박수, 박수, 박수.”
‘아, 저거 저거. 끊을까?’ 유석재는 순간 갈등이 되었다.
‘조금만 더 가보자. 노철홍이 가끔 대박을 치는 경우도 있으니까. 아니다 싶으면 바로 끊어야지.’ 유석재는 바짝 긴장했다.
즉흥연기 얘기가 나오자 차민혁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니 즉흥 연기라니.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람 당황시키네. 엉망이 될 바에는 거절하는 게 낫겠다.’
“하하하하.”
차민혁은 웃음으로 시간을 벌며 거절의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배우진이 나섰다.
그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그거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선배님 우리 같이 한번 해보죠.”
배우진은 여유만만하게 무대 앞으로 나갔다.
연기라면 언제나 찐인 배우진이다.
웃고 떠드는 예능 무대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
‘헐, 차민혁도 저렇게 빼는데 배우진이 할 수 있을까?’
유석재는 손에 땀을 쥐었다.
“와우, 배우진 씨 예능 초보가 아니라 예능 다크호스인가요?”
유석재가 크게 호응을 했다.
차민혁은 머뭇머뭇 배우진 옆에 섰다.
그리고 조용히 귓속말로,
“어떻게 하려고?”
“그냥 절 따라오세요.”
배우진은 잠시 눈을 감고 감정을 잡았다.
그다음 대사가 입에서 터져 나왔다.
웃음기 가득했던 녹화장이 순간 진지해졌다.
“왜? 왜? 너는 나를 죽이려고 했어? 내가 그렇게 미웠나? 내가 다 가진 것 같았어? 넌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했어! 처음 나를 봤을 때부터!”
이건!
차민혁이 ‘젊은 연기 축제’ 당시 준비했던 대본.
당시 뇌에 새길 만큼 열심히 연습했던 대본이라, 배우진의 스타트에 차민혁의 온몸이 반응했다.
차민혁은 대사를 멋지게 받아쳤다.
“넌 내가 평생을 일궈 놓은 걸 단 한 번에 다 빼앗아 가버렸어. 널 본 그 순간에 널 만나기 전으로 되돌려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넌 내가 노력해서 얻은 걸 상점에서 껌을 사듯 주머니에 넣어 버렸어. 신은 내가 수확한 것을 내게 아무런 귀띔도 하지 않고 너에게 주었다고!”
즉흥 연기가 끝나자 스튜디오에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잠시 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와아아
짝짝짝짝
노철홍은 무대 위를 왔다 갔다 하며 ‘우와, 내 말이 맞지? 최고지?’라며 촐싹촐싹 거렸다. 시켜놓고 제일 조마조마했던 건 노철홍이었기에 감동도 몇 배나 더 컸다.
“배우진 씨, 차민혁 씨 정말 놀랍습니다.”
마음 졸이던 유석재가 벌떡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배우진 방송 잘하네. 즐기는 것 같아. 차민혁까지 챙기면서 리드하다니···’
유석재는 배우진의 방송 감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번 코너는 ‘이건 내가 최고’입니다.”
와아아아아.
방청객의 함성 소리와 함께 개인기 코너가 시작됐다.
“자, 말 그대로 이건 내가 제일 잘한다. 먼저 차민혁 씨부터.”
차민혁에겐 데뷔 때부터 해오던 장기자랑이 있었다.
손가락으로 병 따는 소리 흉내 내기.
그것도 연속으로.
“손가락으로 병 따기 연속 5번 해보겠습니다.”
퐁, 퐁, 퐁, 퐁, 퐁.
와아.
호응이 적었다.
“네. 잘 봤습니다. 이거 저번에도 한번 하셨던 거죠? 그땐 연속 세 번 성공했었는데, 오늘은 다섯 번으로 늘었네요. 더 갈고닦아서 열 번 할 수 있을 때 또 보여주세요.”
유석재의 말에 차민혁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번에는 배우진 씨 한 번 봐야죠.”
‘이제 기대가 된다. 무슨 개인기를 할까?’
유석재는 생각했다.
“어··· 저는 여자분한테 눈싸움을 진 적이 없습니다.”
“어? 진짜요. 김희원 씨 눈싸움 진짜 잘하는데.”
“뭐. 저는 싸움을 다 잘합니다. 그럼 저하고 한 번 해봐요.”
김희원이 적극적으로 나왔다.
배우진과 김희원이 마주 앉아, 일단 눈을 아래로 가져갔다가,
시작!
눈을 마주쳤다.
배우진의 눈빛이 반짝 빛나자 김희원은 심쿵했다.
갑자기 김희원은 너무 부끄러워 배우진의 눈을 쳐다볼 수 없었다.
눈을 피하고 고개를 숙여버렸다.
아하하하하하하
“아니, 고개를 왜 숙였어요? 네?”
유석재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좋아, 좋아. 좋아서 못 견디겠어.”
김희원이 손을 막 흔들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뺨을 양손으로 쥐었다.
“이거 눈으로 이긴 거야? 얼굴로 이긴 거야?”
노철홍이 배우진에게 따지듯 물었다.
“저는 룰을 지켰습니다. 정정당당하게.”
하하하
‘오, 배우진. 이 놈 진짜 물건이네.’
유석재는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 배우진을 유심히 바라봤다.
녹화 막바지,
유석재가 배우진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배우진 씨.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우리 팬 분들이 엄청 궁금해하시거든요.”
“지금 연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 연극도 하십니까?”
“네.”
“어떤 연극인가요?”
“셰익스피어의 입니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여러분도 다 아실 거예요.”
“언제쯤 공연을 하나요?”
“아마 오월쯤에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래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저도 꼭 보러 가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우진은 소파에서 일어나 유석재에게 인사를 했다. 연극을 보러 온다는 말이 너무나 감사했기 때문이다.
“네. 오늘 차민혁, 배우진 씨 두 분과 재밌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는 이만 여기서 인사드려야겠네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희원과 노철홍도 카메라를 보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오늘 녹화 대박이다!
유석재가 배우진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오늘 정말 수고 많았어요.”
“말씀 낮추십시오.”
“그럴까? 얼마 만에 이렇게 재밌게 녹화했는지 몰라. 오늘 정말 너무 좋았고, 분위기 최고였어. 고마워.”
“잘 이끌어주신 덕분입니다.”
“겸손하기까지 하네.”
유석재가 배우진의 손을 꼭 잡았다.
“하여튼 난 배우진이랑 나오면 무조건 마이너스야 마이너스.”
차민혁이 투덜거렸다.
유석재가 웃으며 차민혁 등을 탁탁 쳤다.
“너도 오늘 좋았어. 이렇게 나와 줘서 고맙고.”
“잘한다. 잘해. 프로다. 프로야.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보자.”
유석재는 녹화장을 나갈 때까지 배우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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