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ng fanatic's genius actors RAW novel - Chapter 36
천재배우 연기에 미치다 36화
R~R~R~R~R~
폴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전화가 왔다.
송찬기가 전화를 받았다.
“네, 폴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안녕하세요. MBS 드라마국 이훈 피디입니다.
“네, 피디님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신가요?”
– 대본을 퀵으로 보내려는데, 회사 주소 확인 좀 하려고요.
배우진 씨가 출연을 결정해 주셔서···
이훈 피디는 말끝을 흐렸다.
30분 전, 이훈 피디는 차민혁의 전화를 받았다.
차민혁은 ‘배우진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 한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그렇게 섭외하고 싶었던 배우진이 먼저 출연 의사를 내비치다니.
이훈 피디는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소속사가 반대하면 어쩌지 싶은 걱정이 슬금 올라왔다.
즉흥적인 출연 결정은 즉흥적인 취소로 이어지기 쉬우니.
머리를 굴렸다.
먼저 치고 나가 쐐기를 박는 게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배우진이 에 출연한다고요? 저는 금시초문인데··· 잠시 만요, 대표님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송찬기는 대표실로 전화를 연결했다.
“대표님, 전화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전환데?”
-배우진이 MBS 에 출연한다는 데요.‘
“뭐라고??”
장성태가 급하게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제가 장성태 대표입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안녕하세요. 대표님. 배우진 씨가 저희 드라마 출연을 결정해주셔서요. 먼저 대본부터 퀵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출연료나 스케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처음 듣는 소식이라 어안이 벙벙하군요. 일단 알겠습니다.
배우진과 먼저 얘기하고 다시 연락드리죠.”
장성태 대표가 전화를 끊고 송찬기에게 말했다.
“우진이 사무실에 들리라고 해.”
“네.”
그때, 배우진이 사무실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송찬기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 근데 우진아, 대표님 모르게 드라마 출연 결정한 거 있니?”
“네??”
“안 그래도 대표님이 너 호출하라 하셨거든. 빨리 들어가 봐.”
나는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재빨리 대표실로 들어갔다.
“제가 먼저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언짢으셨으면 용서하세요. 대표님.”
“소속 배우가 출연할 작품을 대표가 모른다는 게 말이나 돼?”
장성태는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침에 액션 스쿨에 갔다가 차민혁 선배 만나서,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입니다.
샤워하고 바로 달려왔는데, 그쪽 피디님이 먼저 전화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배우진의 설명에 장성태 대표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음음 ··· 그건 그렇고 그 . 하여튼 그거 차민혁이 주인공 아닌가? 드라마가 좀 늦어진다 했더니 차민혁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 네가 주인공으로 들어가고.”
“차민혁 선배 주인공 역 그대로 합니다.”
“응? 차민혁이 그대로 한다고?”
“전 주연이 아니라 특별출연입니다. 주인공 ‘이율’의 사형 ‘하백’ 역이에요. 1회만 나오는 역할이에요.”
“엥? 1회? 아니, 그걸 왜 우진이 네가? 차민혁이 부탁한 거야? 너 주연으로 쓰겠다는 시나리오가 백 편이 넘는데···”
“역할이 매력적이에요. 드라마 초반의 이야기가 하백으로 풀려요.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작품 전체의 결을 결정해요. 검술 액션도 좋고요.”
배우진의 말에 장성태 대표는 잠시 생각했다.
배우진이 연극을 한다고 할 때도 걱정이 앞섰지만, 결과는 대성공.
예능을 한다고 할 때도 그랬고···
‘우진이의 결정을 믿자. 우진이는 남들을 따라 하기보단 자기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야.’
“좋아. 우진이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결정 내렸다면.”
“감사합니다, 대표님.”
배우진은 자신을 믿어주는 대표님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런데 혹시···”
장성태 대표가 말끝을 흐렸다. 뭔가 곤란한 듯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
“무슨?”
“···”
좀처럼 보기 힘든 장성태의 모습에 배우진은 살짝 당황했다.
“그게, 너도 알다시피 ‘미스 그린’이 얼마 전에 데뷔를 했잖아. 출발은 나쁘지 않아.
너랑 찍은 뮤직 비디오 반응도 좋고, 라디오에서 ‘어느 날 바람’ 도 종종 나와.
그런데 요즘 걸그룹 경쟁이 보통이어야 말이지.
치고 올라가려면 화끈한 한방이 필요하거든.”
“네.”
배우진은 장 대표가 하려는 말을 알 것 같았다.
일단 에 투자한 돈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배우진은 인지도에 비해, 소속사에 아직 큰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의 성공 여부는 ‘폴 엔터’의 운명을 가르는 승부처.
혹여 라도 잘못되면·····
“혹시, 에 잠깐이라도 이 출연할 수 있을까?”
장성태 대표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김영식 피디님만 승낙하시면, 저야 당연히 좋습니다.”
“그래? 고맙다. 김영식 피디랑은 내가 통화해 볼게.”
장 대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
유니콘 스튜디오 김진숙 대표는 출근하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밤사이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혹시나 했던 일이 터졌다.
고태현 실장이 참담한 표정으로 김진숙을 뒤따라 들어왔다.
“아니,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어디에 있어?
개봉 이틀 남겨두고 개봉관을 반으로 줄인다고?
그것도 모자라서 뭐 교차 상영?”
“필사적으로 막고는 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자기들도 이번 외화 놓치면 일 년 농사 망친다고 어쩔 수 없답니다.
할리우드 직배사가 밀어붙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김진숙은 열이 끓어올라 손부채로 얼굴을 식혔다.
는 류지완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고난도 리얼리티 액션으로 언론에서 연일 화제가 되었다.
시사회는 성공적이었고 올해 가장 기대되는 영화 1위에 오르며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배급도 무난했다. 화제성과 작품성만큼 들어왔다.
그런데 개봉 이틀 남겨두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배우진이 예능에 나가서 홍보도 하고 cf에 연극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를 두고 이렇게 찬밥을 먹일 수 있냐고?”
김진숙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속이 뒤집혔다.
“도대체 어떤 영화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떤 거?”
“라고 가상현실에 갇힌 인간을 다룬 영화입니다. ‘제이크 힐러’ 주연으로 지금 미국에서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태현 실장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거 우리나라 개봉이 6월 말 아니었나?”
경쟁해야 하는 작품의 규모가 너무 커서 김진숙은 숨이 턱 막혔다.
“최근에 해적판이 돌아서 워너스 코리아가 개봉을 한 달 앞당겼습니다. 아주 기습적으로. 지금 각 극장마다 를 상영 하려고 난립니다.
··· 는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고태현은 거의 울먹였다.
김진숙은 말할 힘도 없어서 고개를 숙이고 손을 휘저었다.
그만 하라는 신호였다.
그러다 번쩍 고개를 들었다.
“스크린 쿼터는 어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이미 2월에 히트한 한국 영화가 다수 있어서, 외화 상영일수가 여유가 있습니다.”
‘어쩐지 영화가 일사천리로 너무 잘 나가더라. 이렇게 한방 먹이려고!’
김진숙은 생각했다.
영화는 기세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면 관심에서 멀어진다.
개봉관 수가 반으로 준다면 아무리 잘 만든 영화라고 해도 성공하긴 어렵다.
“가 세계적인 열풍이라, 저희 가 감당하기엔···”
김진숙도 알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는 영화계 피라미드 제일 꼭대기 포식자라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유니콘 스튜디오’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다.
“고 실장님.”
“네. 대표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세요.
그게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들의 노력에 보답하는 일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김진숙 대표와 고태현 실장의 눈가가 빨개졌다.
***
한국영화 와 헐리우드 영화 가 동시 개봉했다.
극장들은 앞 다퉈 를 내걸었다.
다수의 상영관을 가진 극장만이 상영관 한두 개를 에 내줬다.
생색내기로.
4개의 상영관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네타운’ 앞이 복작거렸다.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아직 영화가 시작하려면 1시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극장주가 관리자에게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할리우드 영화라면 발로 만들어도 보니까요. 같은 대작이라면 말 다했죠. 그런데 사장님. 는 언제까지 걸어 둘까요?”
한 개의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는 의 포스터를 보며 관리자가 물었다.
“한 이틀 정도만 걸어 뒀다가 로 바꿔.
우리 극장이니까 한국영화 생각해서 이만큼이라도 하는 거야.”
“그럼요. 당연하죠. 우리니까 이 정도라도 하는 겁니다.”
영화관 매표소가 열렸다.
“몇 시 어떤 영화 드릴까요?”
매표소 직원은 표를 끊을 준비를 하며 첫 관객에게 물었다.
“파도 2장요.”
“파도요?”
“네. 파도 성인 2장.”
“아, 네.”
로 갔던 손이 로 옮겼다.
그 다음 관객이 들이밀며 말했다.
“파도 학생 5장요.”
그 다음 관객도.
“파도 성인 2장.”
간간히 를 찾기도 했다.
“사이버 스페이스 2장요.”
하지만 금세 를 찾는 관객들이 압도적으로 밀려들었다.
“파도 학생 3장요.”
“파도 성인 4장.”
“파도 3장요.”
“파도 학생 7장요.”
.
.
.
“파도 2장요.”
“죄송하지만, 매진입니다.”
매표소 문을 연지 10 분도 안 돼 가 매진되었다.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이 흥분했다.
“아니, 뭐. 한 시간 넘게 줄 서 있었는데, 벌써 매진? 어이, 지금 장난해?”
“상영관은 적은데, 많은 분이 찾으셔서 그렇습니다.”
“아니. 사람들이 다 가 보고 싶다는데, 왜 상영관이 적어?”
관객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사장 나오라고 해.”
“상영관이 4개나 되면서 는 1개뿐이라고?”
“10 분 만에 표가 동나는 게 말이나 되나?”
“아, 진짜. 얼마나 기다린 개봉인데~~~~~~~”
관객들의 거센 항의에 극장주는 사색이 되었다.
“빨리 내리고 올려. 빨리빨리 움직여.”
“네.”
극장주의 말에 관리인이 급히 움직였다.
같은 시간 JCV 강변 멀티플렉스 관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총 11개 상영관에 8개 상영관을 가 독점하고, 의 상영관은 단 1개였다.
를 보러 온 관람객들은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고, 극장주는 속이 새까맣게 탔다.
금방 암표상이 생기고, 표 값은 2배 3배 5배로 치솟았다.
영화관들은 즉각적으로 의 상영관을 늘렸다.
한 개는 두 개로, 두 개는 세 개로, 세 개는 네 개로.
그래도 밀려드는 관객을 다 수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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