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ng fanatic's genius actors RAW novel - Chapter 38
천재배우 연기에 미치다 38화
“배우진 씨. 첫 방송 나오시고 오랜만에 나오셨어요.
아니 그동안 어디 계셨어요? 우리가 엄청 찾았는데.”
김우창이 배우진에게 멘트를 날렸다.
“저번에 나온 여성 게스트 분과 찰떡같이 하시는 거 봤습니다. 너무 좋아하시던데요.
··· 섭섭했습니다.”
배우진의 독한 공격에 김우창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미스 그린’ 분들을 데려 오신 겁니까?”
유석재가 맞받았다.
“네. 제가 다시 나오려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럼 걸그룹 을 소개합니다.”
유석재의 힘찬 소개에 ‘미스 그린’이 화면에 들어왔다.
밝은 인사와 함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우. 리더시죠. 박은하 씨.”
“네.”
“너무 예쁘세요. 반짝반짝 빛나시고.”
“감사합니다. 반짝이 좀 발랐어요.”
아하하하하
흐흐흐흐
“반짝이 바르셨구나. 평상시에 책 읽는 거 좋아하세요?”
“솔직하게 말해야 되죠?”
“아, 그럼요. 당연하죠.”
“진짜 못 읽어요.”
아하하하하
으흐흐흐흐
유석재와 김우창 웃음보가 터졌다.
“못 읽어요? 한글을 못 읽나요?”
“두꺼운 책만 보면 어질어질해서요.”
“저희 프로에 나오면 일주일에 책 1권은 읽어야 하거든요.”
“일단 최선은 다해 볼 건데, 우선은 두께가 2센티 이하인 책들로만.”
하하하
흐흐흐
박은하는 솔직한 입담과 예쁜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 다음은 메인보컬 오설기 씨.”
유석재가 오설기를 소개했다.
“네. 안녕하세요. 오설기입니다.”
“보컬이면 노래를 잘 부르시겠네요.”
“네. 조금.”
오설기가 부끄러워했다.
“우리 시청자분들을 위해 노래 한곡 부탁드려도 될까요?”
와와
짝짝짝
“그럼, 이오 공감의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조금만 불러보겠습니다.”
“나 그 노래 진짜 좋아하는데.”
“나도 나도.”
유석재와 김우창이 공감하며 오설기를 격려했다.
진행 스태프가 의자와 기타를 가져왔다.
오설기는 의자에 앉아 기타를 잡았다.
시끌벅적하던 오프닝 장이 고요해졌다.
오설기가 음을 맞추고 노래를 시작했다.
[언제 오더라도 너만을 기다리고 싶어다시 처음으로 모든 걸 되돌리고 싶어
이제는 어디로 나는 어디로
아직 너의 그 고백들은 선한데
너를 닮아 주었던 장미꽃도 한 사람을 위한 마음도
모두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와, 와. 노래 정말 잘 부르시네요.
허어.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시다.”
유석재가 감동에 젖어 호들갑을 떨었다.
“석재야, 나 눈물 흘린 거 봤니?”
김우창이 안경을 벗고 우는 연기를 했다.
“형은 하루에 열두 번씩 울잖아. 크크.”
녹화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배우진 씨가 ‘춤 신동’을 알아보고, 소속사 대표님께 적극 추천하셨다면서요?”
“네, 수연이 춤을 보시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그렇담 안 볼 수 없네요. 나수연 양, 부탁드려요~~”
유석재가 소리치자 ‘마카레나’가 터져 나왔다.
나수연이 앞으로 나오면서 마카레나 춤을 췄다.
“예, 마카레나!”
“오, 마카레나!!”
유석재와 김우창이 환호성을 지르며 마카레나를 함께 췄다.
박은하 배우진 오설기까지 일심 단결하여 마카레나를 췄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나가 랩을 넣으며 끼어들었다.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흥이 많은 유석재는 정신을 놓았다.
“야, 석재야. 정신 차려. 정신.”
김우창이 유석재를 흔들어 깨웠다.
“아,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신나다 보니까···.”
유석재가 배꼽 인사를 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를 날렸다.
“오늘 저희가 방문할 곳은 강원도 영월군 구천마을 ‘월탄 초등학교’입니다.”
“학생수가 여덟 명인데 읽을 책이 없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독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마카레나를 추면서 모두 퇴장했다.
***
구천마을 입구에 촬영팀 버스가 섰다.
“무슨 일이에요?”
“전날 밤에 비가 와서 버스가 못 들어간데요. 여기서부터는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여기서? 꽤 먼데. 책은 어떻게 하고?”
“책은 트랙터 빌려서 싣고 올라간답니다.”
출연자들은 간단한 짐을 지고 산길을 올랐다.
촬영기사들이 카메라를 켰다.
“1번 카메라는 롱샷으로 가고 2번 카메라는 풀샷, 3번 카메라는 1에서 3까지 그룹 샷으로 4번 카메라는 3에서 5까지 그룹 샷으로 갑시다. 나머지는 원래 정해진 대로 무빙샷 들어갑니다.”
리얼한 상황 그대로 담아내려 김영식 피디는 바쁘게 움직였다.
“은하랑 설기 너무 고생하는 거 아냐?”
산길을 걸으며 유석재가 미안한 듯 말했다.
“고생해야 뜬대요.”
박은하가 불쑥 대답했다.
“오~ 그런 자세 좋아. 나랑 우창이가 있으니까, 어려운 거 있음 말해요.
게스트 분들 지켜주는 건 또 우리의 즐거움 아니겠어요?
강원도 산골이라 위험한 게 많아.
멧돼지도 있고 뱀도 있고 위험한 게 많아. 그러니까 ···”
유석재가 박은하의 반응에 멘트를 이어 나갔다.
그때, 박은하가 길 앞에 있는 뭔가를 발견했다.
“어? 저거 뱀인가?”
검고 기다란 물체가 가로질러 바짝 엎드려 있었다.
유석재가 고함을 질렀다.
“우아아아. 뱀이다!!”
유석재는 박은하를 앞질러 도망쳤다.
박은하가 조심스럽게 검은 물체에 다가갔다.
터진 자전거 고무가 뱀처럼 누워있는 걸 확인하고는 웃었다.
순간, 박은하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나뭇가지로 고무를 들어 올려 유석재에게 다가갔다.
“뱀이 나와. 여기 뱀이가 마이 나와.”
박은하는 강원도 사투리를 쓰며, 서서히 서서히···
“어이 어허허허.”
유석재는 두 눈을 꼭 감고 벌벌 떨며 괴로워했다.
히히
하하
호호
“선배님, 이거 자전거 고무 타이어 터진 거예요.”
그제야 유석재가 실눈을 뜨고 고무타이어를 쳐다봤다.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히
주변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이이이.”
유석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하하
호호호
“조금 늦었습니다. 속도를 내겠습니다.”
김영식 피디의 말에 모두들 빨리 움직였다.
“그런데 은하야. 좀 전에는 예능이니까 재밌게 하려고 그런 거야.
네가 오해할 까 봐 얘기하는 거다.”
유석재는 박은하 옆을 지나치며 뱀 사건을 변명했다.
“솔직히 저는 터진 타이어 보고 놀란 것보다, 석재 선배 놀란 거에 더 놀랬다니까요.”
박은하가 털털하게 웃었다.
유석재 특유의 친화력과 박은하의 솔직함이 케미를 발산해 프로그램에 활력이 되었다.
김영식 피디는 그런 느낌을 놓치지 않았다.
***
월탄 초등학교 학생들이 운동장 나무 그늘 밑에 드러누워 잠이 들었다.
촬영팀을 기다리다 지쳐버렸다.
“아이들이 기다리다가 잠들었습니다.”
“깰 때까지 기다리죠.”
촬영팀과 선생님과의 대화 소리에 한 아이가 눈을 떴다.
카메라와 유석재를 보고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와, 귀뚜라미 아저씨다.”
아이의 외침에 다른 아이들도 모두 일어났다.
“야, 야. 귀뚜라미다.”
“귀뚜라미는 못 먹어. 메뚜기는 먹지.”
그 와중에 잠이 덜 깬 아이가 횡설수설했다.
“와와.”
“호빵맨이다.”
아이들은 반가워서 고함을 질렀다.
“피곤했던 거 아니야? 더 자도 되는데.”
김우창이 말했다.
“아니래요. 우리 다 잤어요.”
아이들은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로 대답했다.
“아저씨 누군지 알아요?”
“김우창 아저씨, 유석재 아저씨··· 그 담은 모르겠는데요.”
“애들아. 우리 핸드폰 광고에 나온 요정이랑 공주.”
박은하가 배우진과 함께 광고의 장면을 재현했다.
“맞네. 맞네. 그 형이랑 누나네. 페어리.”
“와아아아아.”
“저 형, 커피 두루미.”
“와아아아아아아아.”
아이들이 펄쩍펄쩍 뛰며 좋아서 만세를 불렀다.
“은하, 너 은근히 승부욕 있다.”
유석재가 입술을 쭉쭉 훑으면서 쌀쌀한 표정을 지었다.
“질 순 없죠.”
박은하가 새초롬하게 대답했다.
‘박은하 입담 좋아. 솔직하고. 프로그램과 잘 어울려.’
김영식 피디가 생각했다.
“우리 어린이. 잠깐만요. 손에 책이에요?”
김우창이 손에 책을 쥐고 있는 여자아이에게 다가갔다.
“네.”
“책 좋아해요?”
“네. 마이 좋아해요.”
“최근에 읽은 책이 뭐예요?”
“찰스 디킨스 아저씨가 쓴 ‘크리스마스 캐럴’하고요, 권정생 아저씨가 쓴 ‘강아지 똥’하고요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그런데 아저씨요. 지가 제일 궁금한 게 있어요.”
어린이가 손을 들었다.
“어. 뭔데요? 물어보세요.”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그림 형제가 지었데요.
왜 작가 선생님 이름은 없고, 그림 그리는 사람만 말하는 거래요?”
아이는 진정 궁금한 표정이었다.
“그러네. 형제가 그림을 너무 잘 그려서 그림 형제인가?”
김우창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오설기가 나섰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차분하게 설명했다.
“그림 형제의 그림은 그림을 그리다의 그림이 아니라, 독일인 성(姓) 씨예요. 형은 야콥 그림, 동생은 빌헬름 그림이에요.”
김우창이 신나영 작가를 쳐다봤다.
신나영 작가는 두 손으로 동그라미를 크게 만들었다.
“진짜래요? 그림 그리는 게 아니고 성이 그림이래요? 야콥 그림, 빌헬름 그림. 아이고 속이 확 뚫렸다. 야.”
어린이가 가슴을 치면서 활짝 웃었다.
“아하하하하. 아니 그동안 그렇게 답답했어요?”
“네에. 아무도 모른데요. 아빠도 모르고 엠미도 할아부지도 모르고 다 모른대요.”
“그랬어요? 이제 알았으니까 속 푸세요.”
“야.”
그때 옆에서 한 아이가 그물을 들고 다리를 배배 꼬고 있는 것을 배우진이 발견했다.
“우리 친구는 왜 그물을 들고 있어요?”
“빨리 끝내고 수수종개랑 골뱅이 잡으러 갈기래요.”
“다리는 왜 꼬고 있었어요?”
“김우창 아저씨 얘기가 끝이 안 나요.”
아하하하하
“계곡은 어디 있어요?”
“학교 바로 뒤에 있어요.”
“그래요?”
배우진이 김영식 피디를 쳐다봤다.
피디는 ‘그곳으로 가죠’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모두 계곡으로 갑시다.”
아이들과 촬영팀 모두 계곡으로 갔다.
투명한 계곡물에 조약돌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했다.
아이들은 물을 보자마자 뛰어들어 출연자들에게 물싸움을 걸었다.
아이들과 출연자들 사이에 물 전투가 벌어졌다.
“받아랏!!”
아이들은 신발에 물을 담아 뿌렸다.
“우와. 우리도 공격이다.”
유석재가 뒤를 돌아서 따발총 공격을 퍼부었다.
박은하도 유석재를 도와 물 뿌리기 공격을 했다.
앙앙앙
앗! 힘 조절 실패.
한 아이가 물을 흠뻑 뒤집어쓰고 울었다.
유석재와 박은하가 사색이 되어 아이에게 달려갔다.
“공격.”
아이가 태도를 돌변하며 공격을 개시했다.
여덟 명의 아이들이 유석재와 박은하를 둘러싸고 집중 공격했다.
“속았지.”
“야! 비겁하게.”
“물싸움에는 비겁한 게 없어요.”
‘동화 같은 장면이 연출됐어! 좋았어!!’
김영식 피디는 대박을 확신했다.
***
학교 강당에 여덟 명의 아이들이 배우진을 빙 둘러앉았다.
오설기는 기타로 잔잔한 배경음을 깔았다.
한결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기타 선율에 배우진이 목소리를 얹었다.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기대하며 배우진의 얼굴을 바라봤다.
배우진은 의 첫 페이지를 폈다.
*
마취가 서서히 풀리자 사자가 벌떡 일어났어요.
사자는 ‘크와왕’ 화가 나서 울부짖었어요.
사육사들은 깜짝 놀라 도망을 쳤지요.
은비 아빠도 당황해서 그 자리에 얼어붙었어요.
사자는 입을 크게 벌리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천천히 아빠에게 다가갔어요.
사람들은 비명을 질러댔고 사자도 큰 소리로 울부짖었죠.
은비와 엄마도 그 장면을 보고 있었어요.
엄마는 너무 놀라서 기절해버리고 말았어요.
은비는 곧장 사자 우리로 뛰어들었어요.
그리곤 사자를 가로막았죠.
사자는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은비를 한입에 삼켜버릴 것만 같았어요.
“은··· 은비야, 도망쳐.”
아빠는 힘없이 말했어요.
하지만 은비는 물러서지 않았어요.
그때
사자가 입을 크게 벌린 채 은비에게 다가와 말했어요.
“제발 내 혀 밑에 있는 가시 좀 빼줘, 아파 죽겠어.
의사 아저씨는 자꾸 딴 곳만 살피구. 엉엉”
사자는 혀 밑에 박혀있는 가시가 너무 아파 엉엉 울었어요.
은비는 사자가 나쁜 사자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알았어, 내가 빼줄게. 입을 조금만 더 크게 벌려볼래?”
사자는 더욱 크게 입을 벌렸어요.
은비는 사자 입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혀 밑에 박혀있는 날카로운 가시를 빼냈어요.
“아이고… 이제야 시원하네.. 고마워 ”
사자는 기분이 좋아졌어요.
사자가 은비의 얼굴을 핥았어요.
은비는 간지러워 웃었어요.
*
월탄 초등학교 전교생은
자기들만큼이나 용감한 은비의 이야기에 홀딱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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