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ng fanatic's genius actors RAW novel - Chapter 41
천재배우 연기에 미치다 41화
장성태 대표와 김동국 실장이 고급 일식 식당 ‘심해’에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심해입니다.”
“박상기 부장님 일행입니다.”
“아, 네.”
식당 직원은 예약 명부를 확인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장 대표와 김 실장을 ‘매화’로 안내했다.
“여기 계십니다.”
드르륵~
방문이 열리자 JC 박상기 제작부장이 일어나서 장성태를 맞았다. ‘프린스 앤 플라워’의 백한준 감독도 함께였다.
“아이고,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길이 막히지는 않던가요?”
“아닙니다. 편하게 왔습니다.”
“네, 여기로 앉으십시오. 가끔 이렇게 얼굴도 보고 해야지, 전화통화만 해서 쓰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오늘 이런 자리를 만든 겁니다.
많이 드십시오. 성의를 보인다고 신경 썼는데, 어떻게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참치, 도미, 광어 지느러미 같은 고급 회가 한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
장성태는 JC 제작부장 박상기의 환대가 부담스러워, 입맛도 없었다.
‘우진이를 프린스 앤 플라워에 넣어달라는 말을 하겠지.’
“정말 놀랐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를 누르고 가 흥행 1위를 하다니요.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었습니다.
배우진이 아니었다면 가능이나 했겠습니까? 진심으로 감동했어요. 안 그렇습니까, 백 감독님?”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역사에 그런 반전은 또 없을 겁니다.”
박상기와 백 감독은 와 배우진을 칭찬했다.
“아, 네.”
장성태는 어정쩡한 미소를 지었다.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제가 한잔씩 올리겠습니다.”
김동국 실장이 비어있는 술잔 네 개 에 술을 따랐다.
“오, 그래. 그래요. 김 실장이 옆에 있어, 장 대표님은 든든하겠어요.”
박상기 부장이 술을 털어 넣고 참치 한 점을 집어 먹었다.
탁!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장 대표님. 우리 영화에도 배우진이 필요합니다.
‘프린스 앤 플라워’는 그냥 배우진이예요.
시나리오 작가님도, 여기 백 감독님도, 그리고 나도. 우리 회사 사람 모두의 의견입니다.”
“연기력 좀 되고 얼굴 좀 되는 배우 찾으라면 찾기야 찾죠.
그런데 ‘프린스 앤 플라워’의 결이 배우진과 백 퍼센트 일치합니다.
백 퍼센트가 있는데 구십 퍼센트를 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백 감독도 적극적으로 장성태를 설득했다.
“아, 그게···.”
장성태가 앞에 놓인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
속이 바짝바짝 탔다.
박상기가 장성태의 빈 잔에 다시 술을 채웠다.
장성태는 이번 잔도 쭉 들이켰다.
빈속에 술이 두 잔 들어가니 용기가 생겼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배우진에게 권했었습니다. 김 실장과 검토했는데 좋더라고요.
근데, 우진이가 거절을 했습니다. 자기가 볼 때는 아니었겠지요.
저의 사업 마인드는 배우의 의견을 믿고 존중하는 것에 있습니다.
특히, 배우진은 지금까지 작품을 스스로 골랐고, 다 성공시켰습니다.
··· 억지로 싫다는 영화를 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매화’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장성태는 세 번째 잔을 비웠다.
“저도 안타깝습니다. 본인이 싫다고 하니··· 제가 아무리 회사 대표라 한들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거절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 좋습니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박상기의 얼굴이 석고상처럼 굳어졌다.
“만약 배우진을 영화에 출연시켜 주시면,
여자 주인공 ‘제이’ 역할에 오설기 쓰겠습니다.”
준비해온 마지막 필살기를 날렸다.
“네???”
장성태는 너무나 놀라 할 말을 잃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대표님도 오설기를 그냥 가수만 시킬 건 아닌 것 같더군요.
저희 쪽에서 이 정도 성의를 보여드렸는데,
성의 있는 대답 기다리겠습니다.”
***
사무실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장성태는 괴로웠다.
제안을 끝까지 거절을 한다면, 폴 엔터의 운명은 장담할 수 없었다.
JC는 영화 제작 배급사일 뿐 아니라,
독자적으로 음악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대기업.
‘JC에 찍힌다면··· 어이쿠,”
생각만으로도 아찔해서 장성태는 두 눈을 꼭 감았다.
“우진이만 마음을 바꿔 준다면,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기회인데요.
오설기에게 여자 주인공을 준다니···”
김동국이 운전을 하며 말했다.
“회사가 급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는 맞아.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
장성태의 목소리가 슬펐다.
“우진이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부탁을 해보면 안 될까요?”
“나도 그러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아.
우리 회사가 누구 덕에 이렇게 성장했어?
‘미스 그린’이 이렇게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이 폴 엔터에 관심을 주는 것은?
다 우진이 덕분이야.
, 연극, 광고, 사극··· 다 우진이가 스스로 결정 내렸고, 성공시켰어.
이제 와서 우리 이익 때문에 싫다는 작품 억지로 들어가게 할 순 없지.”
장성태는 올바른 말을 했다.
그런데 속이 쓰렸다.
많이 쓰라렸다.
휴~
김동국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
장성태 대표는 무거운 마음으로 차에서 내렸다.
“어디 다녀오셨어요?”
배우진이 밴에서 내리며 장성태에게 인사를 했다.
“어, 언제 왔어?”
“방금 왔어요.”
해일이도 차에서 내리면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어떻게 주차장에서 딱 만났네. 자 다들 들어가지.”
“네.”
“네.”
일행은 사무실로 향했다.
“이제 연극 얼마 안 남았지?”
장성태가 배우진에게 근황을 물었다.
“네. 이번 주말 2회 공연만 하면 끝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세월 참 빠르네.
연극한다고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극이 끝나다니.”
“네, 시원섭섭합니다.”
“드라마 촬영도 잘했다고 이훈 피디한테서 전화 왔었어. 고맙다고.”
“임무석 선생님께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 다음 작품으로 뭐 생각해 둔 거라도 있어?”
“안 그래도 오늘 그거 상의드리러 왔습니다.
차기작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서.”
‘차기작? 차기작을 정했단 말이야?
그럼 는 진짜 끝 이구만.
아이고 두통이야.’
“들어가서 얘기하지.”
장성태의 마음은 참담했다.
장성태가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대표실 문을 열었다.
“오셨어요?”
박은하가 일어나 인사를 했다.
“어? 박은하. 무슨 일로?”
장성태가 의아하게 생각했다.
“대표님이 2시까지 오라고 하셨잖아요.
연습 중간에 끊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아! 맞다, 아, 내 정신 좀 봐라.”
장성태는 문제로 골치가 아파,
박은하와의 약속을 깜빡 잊고 있었다.
“그럼 저 나가 있을까요?”
장성태를 따라 들어오던 배우진이 자리를 피해주려 했다.
“아냐, 괜찮아. 둘이 같이 있어도 돼.
우진이와도 관련이 있는 거니까. 둘 다, 앉아. 앉아.”
“네.”
“네.”
배우진과 박은하가 소파에 앉았다.
“은하한테 좋은 소식이 있어.”
장성태는 박은하를 보면서 억지로 웃었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의 기본자세니까.
마음은 무거웠지만,
“무슨?”
박은하가 눈을 반짝였다.
“ 김영식 피디가 널 좋게 봤나 봐.
솔직한 입담이 유석재 김우창이랑 잘 맞대. 시청자들 반응도 좋고.
고정으로 쓰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
장성태의 목소리가 밋밋했다.
“네?··· 아니?··· 정말요?”
박은하가 벌떡 일어났다 다시 앉았다.
엉덩이를 소파에 붙이고 있을 수 없었다.
“오늘 아침에 연락이 왔어. 어때, 할 수 있겠어?”
“네, 당연하죠. 저도 예능이 재미있더라고요.”
“축하한다. 박은하. 넌 예능 체질이야.”
배우진은 저번 녹화 때 비타민 같았던 박은하의 활약을 생각했다.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잘했었다.
“그래, 그래. 박은하 너는 예능이 맞아.
김 실장이 방송국 미팅 날짜랑 스케줄을 알려 줄 거야.”
“감사합니다.”
박은하가 일어나서 90도 인사를 했다.
“지금 김 실장님께 가 봐도 될까요?”
“그래.”
박은하는 대표실을 나가기 전, 장 대표와 배우진을 향해 사랑의 화살을 쏘았다.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장성태는 박은하의 애교에 껄껄 웃었지만,
이내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리고 배우진을 돌아보며
“차기작 정한 거야?”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우진이 얘기를 들을 차례구나.
’프린스 앤 플라워‘ 한 번만 읽어달라고 해 볼까?
아니야. 아니야.
자기 사업하려고 배우 팔아먹는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되지.’
“네, 정했습니다.”
배우진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 장성태는 ‘포기하자’라고 생각했다.
“무슨 작품으로?”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대표님 이 작품 계약할 때는 꼭 ‘러닝 개런티’로 하십시오.”
배우진은 가방에서 차기작 시나리오를 꺼냈다.
‘전생에서도 이 작품 후에 사무실을 강남으로 옮겼었지.
이번엔 빌딩을 세울 수 있을 거야.’
“이 작품을 하겠습니다.”
‘프린스 앤 플라워’ 시나리오가 장성태 앞에 펼쳐졌다.
꿈인지 생시인지!!
장성태는 순간 코끝이 찡했다.
“아니, 이 시나리오, 그때 버리지 않았었나?”
“설기가 보고 있더라고요. 함께 읽었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작품 배우가 아직 안 정해졌다면 제가 하겠습니다.”
“아니, 아니, 당연히 안 정해졌지. 이 시나리오는 오매불망 너만 기다리고 있었는걸.”
“네?”
“아니, 그런데 설기가 이 시나리오를 보고 있었어?”
“네, 재활용 박스에 있는 걸 꺼내서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재밌어서 몇 번을 읽었대요.”
“거 참, 인연이네.”
“네?”
“아니, 거기 여자 주인공 설기가 하기로 했거든. 하하하.”
장성태는 모처럼 통쾌하게 웃었다.
*
박은하가 대표실에서 나왔다.
하늘을 날 것 같았다.
‘내가 고정이라고? 유석재, 김우창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박은하에게 예능은 어렵지 않았다.
쉽고 편안했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반응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재밌어했다.
이런 게 재능이란 건가!
그렇담 박은하도 재능을 찾은 것이다.
‘김 실장님은 어디 계시지?’
박은하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좀이 쑤셨다.
김 실장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탕비실 문을 빼꼼 열어보았다.
“안녕.”
오해일이 박은하를 보며 웃었다.
‘아, 오해일. 고마운 오해일.’
“좋은 일 있어? 기분 좋아 보인다.”
해일이가 커피를 저으며 말했다.
‘해일이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겠지. 그날 그렇게 위로해주지 않았다면···’
“응, 그게···”
박은하가 오해일에게 살며시 다가갔다.
“나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아.”
“무슨.”
해일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뮤직 비디오 찍던 날 아침에, 나 진짜 진지하게 ‘미스 그린’ 탈퇴할까 생각했었거든.
그런데 네가 나타나, 마술도 보여주고, 내가 미스 그린 뮤즈라고 위로도 해주고,”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얘기?”
“네 덕분에 내 길을 찾았어. 나 고정됐어.”
“정말? 진짜 진짜 축하해.”
“응, 정말 고마워. 해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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