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ng fanatic's genius actors RAW novel - Chapter 66
천재배우 연기에 미치다 67화
의 흥행 이후,
대한민국 연예계에 ‘배우진 파워’가 하늘을 찔렀다.
녹화장에서도 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제작진은 톱스타에게만 내준다는
넓고 쾌적한 1인 대기실을 배우진에게 제공했다.
대기실 안에는 물, 음료수, 간식, 필기구, 담요,
안락한 일인용 소파까지 없는 것 없이 깔끔하게 갖춰져 있었다.
팬들이 보내온 꽃다발, 꽃바구니, 편지, 선물들은
몇 개만 추려 예쁘게 장식되어있었다.
나머지 꽃들을 대기실 복도 양쪽에 쭉 놓아 꽃길을 만들어 놓았다.
지나가는 방송국 사람들이 ‘이게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해하다가도
대기실 푯말에 ‘배우진’ 이름이 써져 있는 걸 보고는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
FD가 들어왔다.
“혹시 불편한 건 없으신가요?”
“없습니다. 아주 편안합니다.”
오해일이 여유롭게 말했다.
“잠시 뒤에 PD님이 오셔서
오늘 녹화 전체 진행 상황을 알려 드릴 겁니다.
혹시 불편한 거 있으심 바로 말씀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FD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나갔다.
“우진아. 여기 소파 진짜 편안하다.
톱스타 되니까 정말 좋네.
톱스타 매니저는 더 좋고. 크크.”
오해일은 소파에 몸을 푹 파묻었다.
“그동안 우리가 열심히 달렸다는 증거겠지?”
“이렇게 빨리 네가 정상에 오를 줄은 몰랐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
여기서 만족하지 않아.”
“당연하지.”
똑똑
PD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배우진 씨.”
“네, 안녕하세요.”
피디는 배우진과 간단하게 인사를 했다.
“요즘 바쁘신데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그럼 다행입니다.
오늘 녹화에 대해서 몇 가지 사항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시 예상 질문은 받으셨습니까?”
“네. 받았습니다.”
“녹화는 예상 질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MC 고우동 씨가 가끔 예상치 못한 짓궂은 질문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게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 그런 거니까, 양해 바랍니다.
만약 대답하기 곤란하다면,
그냥 웃어넘기거나, 아니면 버럭 화를 내시면 됩니다.”
PD는 자세하고 섬세하게 설명했다.
“네. 알겠습니다.”
“녹화 시간은 다섯 시간 정도 걸릴 겁니다.
그런데 고우동 씨가 웃음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가는 스타일이다 보니···.”
피디는 곤란하다는 듯 한숨을 작게 한번 쉬었다.
“···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우동 씨에게 미리 주의를 주긴 했는데,
녹화가 들어가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시간이 조금 지체되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피디는 미리 녹화 시간이 오바될 것을 사과했다.
“네, 알겠습니다.
녹화가 잘 나오는 것이 우선이니 그 정도는 이해합니다.”
“촬영 시작 10분 전입니다.”
FD가 들어와서 시간을 알렸다.
“그럼, 오늘 녹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염려 마십시오.”
PD가 배우진과 간단하게 악수를 하고,
FD와 함께 먼저 대기실을 나갔다.
배우진과 오해일도 일어섰다.
“해일아, 전쟁터 나가는 기분이다.
앞에 했던 예능들하곤 체급이 달라.”
“고우동, 만만치 않지.
그래도 배우진 자신 있지?”
“물론이지. 녹화 시간 다 됐다. 가자.”
“응.”
*
녹화장은 모든 준비가 끝나 있었다.
“배우진 씨, 저기 문을 열고 들어가시면
고우동 씨랑 황병지 씨 앉아 계실 겁니다.
녹화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네.”
배우진은 미닫이 문을 옆으로 열고,
‘도사’가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
“저, 여기가 계속 돌리고 돌리고 돌리다 보면
고민이 해결된다는 그 유명한 도사 맛집,
돌려라 도사님 댁이 맞습니까?”
배우진이 조심스럽게 첫 멘트를 날렸다.
드디어, 드디어 왔구나~~~ 왔어~~~~~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궁금하면 돌리고 심심하면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돌려라
이렇게 돌리고, 저렇게 돌리면
모든 게 다 밝혀지게 될 것이다. 돌려랴 도사야~~~~~
메인 MC 고우동과 보조 MC 황병지가
양손을 허공에 마구 저으며 오두방정 춤을 쳤다.
‘돌려라 도사야’의 대표곡을 목청껏 부르며.
배우진도 덩달아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가 끝나는 순간,
“찍었다 하면 홈런!
그것도 그랜드~~ 그랜드 슬램 홈런!
연기면 연기!
외모면 외모!!
인성이면 인성!!!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는 완벽 남!
반항심 많은 요정 왕자!
에 드디어, 드디어 그가 왔다!!!!
배우진~~~~~”
고우동의 정신없는 소개 멘트.
한 마리의 호랑이가 포효하듯 기세가 엄청났다.
“하하, 아이고, 감사합니다.”
배우진은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90도 인사를 했다.
“아~ 예, 예, 예, 예.”
고우동과 황병지도 함께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일단 앉으시죠.”
“네.”
오프닝이 끝나고 세 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아니. 이 춤이 쉬운 게 아닌데
완전 잘 추시더라고요.
연습이라도 하셨어요?”
고우동이 물었다.
“에 나오는데 이 정도는 기본 아닙니까?”
배우진이 여유 있게 대답했다.
“오호~ 배우진. 역시 배우진. 뭔가를 좀 안다.
근데, 텔레비전에서 오늘 녹화 보시면, 당장 끄고 싶어질 걸요.
저희 엄마도 이 춤 때문에 지금 2년간 이 프로 안 보시잖아요.
아들이 나오는데도. 아 하하하하하.”
보조 엠씨 황병지가 특유의 건방진 화법으로 끼어들었다.
“네. 같이 추면서 각오는 했습니다.
이 영상 평생 따라다니겠구나.”
배우진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에 헤헤헤헤. 그래도 은근히 중독돼요. 귀엽고.”
고우동이 간단하게 춤을 다시 선보였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술을 쭉 내밀어 깜찍하게.
“아하하하하.”
눈앞에서 고우동의 애교를 보니,
배우진이 배꼽을 잡고 넘어갔다.
“여기 나오기 전까진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직접 앞에서 보니까 너무 무서운데요.
아마 전 귀엽게 나왔을 겁니다.”
배우진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아, 하하하하하.”
고우동이 바닥에 쓰러져 웃다가,
벌떡 일어나 정색을 했다.
“만만찮네요. 오늘 한 번 두고 봅시다.”
“계속 볼 사인데요. 뭘.”
“에 헤헤헤헤.”
“자, 조용! 조용!”
황병지가 진행을 시작했다.
“이름 배우진, 출생 1980년 4월 10일생.
나이 21살. 21살.
난 25살인데 느낌은 얘가 형 같아.
젊은 연기 축제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대상!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대 흥행,
으로 정통 연극을 부활,
한국 영화 최초 서울 관객 300만 돌파.
‘봉황 영화제’에서 인기상과 신인 연기상 2관왕.
예능도 떴다 하면 지붕 뚫고 하이킥.
핸드폰 광고로 최초 국민 남자 요정 탄생,
심지어 두루미와 말도 하는 남자.”
배우진의 경력에 대해서 쭉 읊었다.
큭큭큭큭
아하하하
황병지 특유의 말투와 추임새에 배우진이 크게 웃었다.
“손만 댔다 하면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어 버리는
영화계의 미다스 손.
나도 좀 만져줘요.”
황병지는 진지하게 멘트를 계속 이어가다,
귀엽게 머리를 배우진에게 갖다 댔다.
킥킥킥
배우진은 어쩔 줄 몰라하며
황병지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었다.
“충무로의 블루 블루 블루칩. 배우진.”
와아아아아
짝짝짝
와우우
녹화장에 있는 작가들과 스태프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아니 그런데 이게 놀라운 게
경력이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정말 대단한 거 아닙니까?”
고우동이 정색하고 말했다.
“네. 저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냥은 몰랐는데 이렇게 읊어 주시니까
뭔가 대단한 것 같네요.”
배우진이 웃음기를 정리하며 대답했다.
“오호. 그럼 솔직히 인기가 실감 나잖아요.
막 주위에서 ‘오오, 악악’ 거리고.
어떻습니까?”
고우동이 유명세에 대한 질문을 했다.
배우진이 생각을 정리하느라 잠시 주춤한 사이,
황병지가 치고 들어왔다.
“그러면 막 어깨가 올라가고 걸음걸이도 막 바뀌고 그러잖아.”
황병지가 껌을 씹으며 건방지게 걷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과하게 어깨를 올리며 배우진의 어깨에 손을 댔다.
배우진의 어깨는 무척 탄탄했다.
“아니, 이거 어깨 뽕 아닙니까?”
황병지가 깜짝 놀라 배우진의 어깨를 확인했다.
“제 어깨 근육입니다.”
“와, 이게 어깨 근육이라고요?”
단단하게 올라와 있는 배우진의 어깨 근육.
황병지는 진심으로 놀랐다.
그래서 급 겸손 모드가 되어,
“운동하세요?”
“네. 요즘 복싱을 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함부로 어깨를 만진 점 사과드립니다.”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용서를 빌었다.
“아 아니. 괜찮습니다.
남자의 수명이 짧은 이유가 다 있으니까요.”
배우진이 재치 있게 대답했다.
“아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오호, 배우진 이 정도 순발력과 내공이라면,
오늘 맘껏 퍼부어도 잘 받아 내겠다.
유석재가 배우진 예능 감각 보통 아니라더니, 진짜네.
오늘 녹화 한 번 제대로 해 보자.’
고우동은 오늘 녹화의 견적을 뽑았다.
고우동이 다시 차분하게 진행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인기가 있으면 어깨도 저절로 이렇게 올라가고 그러잖아요.
어때요? 2년이면 아주 짧은 시간인데
스스로 좀 변한 것 같습니까?”
처음 질문으로 돌아왔다.
“솔직히 저는 변한 게 없어요.
변했다면 연기를 하기 전에 변했었죠.
마음을 새롭게 먹고 연기를 시작했으니까.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 같아요.
다들 너무 잘해주세요.
아, 내가 옛날 하고는 다른 가보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그게 불편하세요?”
“아니요. 오히려 감사하죠.
톱배우 배우진 그런 타이틀 보단,
그냥 인간 배우진으로 편하게 대해 주시면 감사하죠.”
“아하, 그럼 오늘 막 해도 된다는 얘기죠?”
고우동이 벌떡 책상에 손을 짚고
배우진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고, 깜짝이야!”
배우진이 심장을 부여잡았다.
“아, 네. 저는 괜찮습니다.
저희 팬들은 잘 모르겠고요.”
“아하하하. 죄송합니다.”
고우동이 다시 찌그러졌다.
*
그때, 갑자기 세트장 밖이 웅성웅성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FD가 급하게 밖으로 뛰어가고
작가들이 노트를 꺼내 들추며 뭔가를 체크했다.
“배우진 씨 잠시 만요.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으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고우동이 녹화를 중단했다.
그리고 피디에게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인데? 무슨 일?”
“아, 지금, 설강오 씨가 여기 녹화장에 잠깐 들른답니다.
설강오 씨 매니저가 방금 와서 전달하고 갔어요.
오늘 ‘뉴스 후?’ 인터뷰 차 방송국 왔는데,
여기 배우진 녹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잠깐 오신답니다.”
“지··· 진짜. 진짜가? 설강오가 진짜 여기 온다고?”
“네, 그냥 배우진 씨 녹화하는 거 잠깐 구경 온다는 데,
어쩌면 짧게라도 출연해주실 것 같아요.”
“와~ 이거. 오늘 무슨 일이고? 설강오가 ‘돌려라 도사야’에 나온다꼬?
그러면, 뜨거운 라이징 배우진과 대배우 설강오가 한 화면에 잡힌다는 거가!!
그것도 예능 프로에.”
고우동이 너무 놀라서 눈이 튀어나왔다.
“진짜 배우진 파워 대단하네.
대배우 설강오를 움직이네.
우리가 몇 년 동안 그렇게 공을 들여도 씨알도 안 먹혔는데.
배우진이 나오니까 한 방에 해결되네.
배우진. 엄청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