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ng fanatic's genius actors RAW novel - Chapter 67
천재배우 연기에 미치다 68화
고우동이 바빠졌다.
배우진과 설강오 두 사람을
에 함께 출연시키는
황금 같은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잠깐만. 잠깐만. 막내 작가야.
그게 몇 페이지였지? 봉황 영화제 이야기?”
고우동의 프로 정신이 발동되었다.
“네. 26 페이지입니다.”
“오케이, 오케이. 알았어.”
고우동이 대본 26쪽을 펴서 내용을 다시 한번 숙지했다.
그때, FD의 안내를 받으며 설강오가 녹화장에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그냥 구경만 좀 하다가겠습니다.”
설강오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녹화장에 앉아 있는 배우진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배우진이 벌떡 일어나 설강오에게 다가왔다.
“선배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어, 나도 오늘 여기 방송국에 일이 있었거든.
근데 네가 여기서 녹화하고 있다는 거야.
얼굴을 안 보고 갈 수가 있나.
그래서 보고 갈라고 왔다.”
설강오가 배우진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고우동이 자연스럽게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설강오 씨. 반갑습니다.”
“아, 네. 고우동 씨 방송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아, 정말요?”
“네, 대한민국 사람 치고 ‘돌려라 도사야’ 안보는 사람 있겠습니까?”
고우동이 자신감을 얻었다.
“감사합니다.
오늘 봉황 영화제 괴한 습격 사건에 대한 토크가 있는데,
혹시, 잠깐 출연해 주셔서 지원 토크 부탁드려도 될까요?”
겸손하게 설강오에게 출연을 부탁했다.
설강오는 배우진 녹화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돕고 싶었다.
배우진에게 받은 은혜가 크기 때문이었다.
“뭐, 얼마든지 좋습니다.
우리 배우진이 봉황 영화제 날 얼마나 멋졌는지,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하고 얼마나 친해졌는지,
한번 썰을 풀어 보죠,
다들 많이 궁금해하시더라고.”
“감사합니다. 설강오 씨.”
고우동이 정중히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배우진도 인사를 했다.
*
“네. 계속 녹화하겠습니다.
설강오 씨 부분부터 들어가겠습니다.”
피디가 큐 싸인을 줬다.
“자, 지난번에 ‘봉황 영화제’에서의 한 영상이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먼저 그 영상부터 잠깐 보시죠.”
고우동이 화면으로 손을 가리켰다.
설강오에게 덤벼드는 한 괴한을
배우진이 순식간에 제압하는 영상이 나왔다.
“와, 정말 놀라운데요.
무슨 무술 영화의 한 장면이잖아~~”
황병지의 입이 떡 벌어졌다.
“슬로우비디오 같은 그런 거 없나요?
원래 저런 장면은 느리게 효과음을 주면서 봐야 제대론 데.”
배우진이 너스레를 떨었다.
아하하.
하하하.
“우리 스태프들은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다!! 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너희들 단디 해라.”
고우동이 세트 밖 스태프들에게 소리쳤다.
“녹화가 나갈 때는 꼭 슬로 화면으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고우동과 배우진이 예의 바르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고우동이 영상에 대해 물었다.
“저게 어떻게 된 상황입니까?”
“그날 본 시상식 끝나고, 리셉션 장에 다시 모였는데,
제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설강오 선배님이 바로 눈앞에 있는 거예요.
사람들한테서 둘러싸여서 있는 모습에 아우라가 흐르고···
어쨌든 저도 선배님께 남우주연상 받으신 거 축하 인사를 드리러 가려는데,
그때 저 괴한이 설강오 선배님에게 돌진하는 게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요?”
고우동은 두 눈을 부릅뜨고 배우진의 말을 경청했다.
“그래서, 순간 몸을 날려 바로 제압했죠.
그리고 저렇게 멋진 장면이 찍혔고요.”
“아, 네. 혹시 괴한을 제압할 때 멋있을 줄 알았어요?”
고우동이 싱거운 농담을 했다.
“하하. 아니요. 그땐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요.
1초가 급한 상황이라 다른 어떤 생각을 할 수도 없었고요.
나중에 기자님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확인하고,
‘될 놈은 되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죠.”
배우진이 자기 자랑을 했다.
“아니. 자뻑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닙니까?”
황병지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저렇게 해 보셨습니까?”
배우진이 황병지를 가만히 쳐다보며 물었다.
“아니요.”
“그럼 말을 하지 마세요.”
아하하
하하하
배우진이 황병지를 보내버렸다.
황병지가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굴렀다.
고우동은 계속 진행을 했다.
“네. 그리고 설강오 씨랑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눴고요.
무슨 얘기를 나눴습니까?”
“네. 제가···”
쾅!
고우동이 갑자기 책상을 내리쳤다.
배우진이 화들짝 놀라며 가슴을 쓸었다.
“자, 여기서 시청자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진짜 진짜 놀라시면 안 됩니다.
저희 에 또 한 분의 스타가 놀러 오셨습니다.
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설강오~~~.”
와아아아
아아아아
“저, 여기가 계속 돌아간다는 도사님 댁이 맞습니까?”
설강오가 문을 빼꼼히 열고 얼굴만 살짝 들이 민 채 물었다.
“크하하하하. 네 맞습니다. 돌려라 도사 집입니다.
어서 들어오십시오.”
“네. 네.”
설강오가 어색해하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배우진이 일어나서 설강오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내주었다.
“선배님, 이쪽으로 앉으세요.”
“어, 고맙다. 우진아.”
설강오는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아니, 예능 출연은 한 번도 하지 않으셨잖아요.
저희가 알기론 오늘이 처음이시라고.”
고우동은 스피드 있게 멘트를 쳤다.
“네. 네. 맞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희 ‘돌려라, 도사야’에 방문하시게 됐나요?”
“지나가다 우진이가 여기 있다 길래.
한 번 보고 가려고.”
“아~ 후배 사랑.”
“네. 그렇죠. 우진이 등에 업혀 가볼까?”
하하하하.
푸하하하.
“요즘 인기가 많으니까···
최고 잘 나가는 배우진.”
고우동이 촐랑거렸다.
“뭐, 일종의 그런 셈이죠.”
설강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우동의 멘트를 받아주었다.
“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그때 그 괴한은 누굽니까?
혹시 아시는 분인가요?”
고우동이 괴한 습격 사건에 대해 물었다.
“아니, 전혀요. 나중에 형사님께 들었는데,
제가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계신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우선은 그분 치료가 급선무인 것 같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설강오가 그때의 상황을 담담히 말했다.
“설강오 씨가 치료비를 다 대 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고우동이 대본을 넘기며 말했다.
“무서워서. 또 그냥 나오시면 안 되니까.
치료 다 받고 나오시라고. 편안하게.”
설강오가 재치 있게 대답했다.
“오~호. 그래요.
뭔가 대스타라 대처가 다르긴 다르네요.
그 사건 전에 배우진을 따로 본 적은 있습니까?”
고우동이 팔소매를 걷어붙이며 물었다.
“아니. 그 소매 올려봤자 바로 내려오던데
왜 자꾸 걷어 올려요?”
설강오가 시청자로서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크하하하하. 습관이 돼서. 죄송합니다.
음, 음, 그전에 배우진 씨 만난 적이 있습니까?”
“아니요. 직접 만난 적은 없습니다.
영화 , 심야에 보러 갔었고,
정통 연극 을 공연한다고 해서 가서 봤죠.
저도 극단 출신이라 관심이 많았거든요.”
“배우진 씨 연기하는 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연기 기똥차게 잘한다.”
“기똥차게?”
“무슨 연기를 베테랑 뺨치듯이 하냐.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럼 뭐··· 나와 레벨이 되겠다
··· 좀 급이 맞다. 뭐 그런?”
“네. 뭐.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어쨌든 도사님 몸무게만큼은 나가겠다.”
“크흐흐흐. 그렇군요.
그럼 지난번 배우진 씨가 갑자기 나타나서
괴한의 공격에서 구해줬을 때
그때 처음 만난 건가요?”
고우동이 질문을 좁혀갔다.
“아~ 그때가 정확히 기억납니다.
사람들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뭔가 등 뒤에서 와당탕 소리가 들리길래
‘뭐지?’ 하고 뒤를 돌아봤어요.
금방 영상을 보셨으니까 어떤 상황인지는 아시죠?
검은색 수트를 딱 멋지게 차려 입고
아주 막 늑대와 같은 눈빛으로 전혀 흔들림 없이
괴한을 제압하던 배우진의 모습을 보니,
머릿속에 딱 한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그래요? 그게 뭡니까?”
배우진, 고우동, 황병지 모두 궁금해서 몸을 기울였다.
설강오가 입을 떼려다가
“저는 이제 가 봐야 할 시간이네요.
뒤에 스케줄이 있어서.”
시계를 보며 일어날 준비를 했다.
“아이 진짜. 뭐야? 그런 게 어딨어.
말을 꺼냈으면 끝까지 하셔야지.”
고우동이 소매를 걷어붙이며 능청스럽게 애교를 떨었다.
“아잉. 빨리 해죵. 뭐에용? 어서, 어서.”
“아악. 눈 버렸어.
설강오 씨 빨리 눈이 썩기 전에 빨리 얘기해 주세요.”
황병지가 눈을 가리며 깝죽거렸다.
“선배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고구마 열 개를 동시에 먹은 기분이에요.”
배우진 마저 거들었다.
“네. 네. 잘못했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죽을죄를 진 것 같네요.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설강오가 카메라를 향해 정중히 인사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제가 요즘 진지하게 보고 있는 영화 시나리오가 있는데,
제 상대 배역에 딱 맞는 주인공을 찾은 거죠.
바로 그때.”
설강오가 흐뭇하게 배우진을 바라봤다.
“아니. 지금 괴한한테 당할 뻔했는데,
배우진이랑 영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요??”
“네. 진짜.
우진이가 그 역할을 맡아준다면,
나도 이 영화 한다.”
설강오가 확신에 차서 말했다.
“오오, 그래요. 어떤 시나리오입니까?”
“그건 비밀입니다.”
고우동이 다시 저질 애교를 떨려고 발동을 슬슬 걸었다.
설강오가 지체 없이 계속 말을 이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북한에서 내려온 북파 공작원과 국정원 소속 요원 사이에
발생하는 뜨거운 우정에 관한 얘기입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스포가 되기에,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설강오가 말이 끝나자, 배우진이 바로 받았다.
“그때 제 손을 꼭 잡고 이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그 배역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평소 설강오 선배님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선배님이 먼저 제안해 주셔서 너무 좋았죠.”
고우동이 대본을 넘기며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그런데 배우진 씨 오늘 고민이 ‘예술 영화를 찍어도 될까요?’인데,
··· 바로 버리고 공작원 영화로 넘어가나요?”
“아니요. 예술 영화는 길어도 한 달 안에
다 찍을 거라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배우진이 대답했다.
“저는 우진이 스케줄 빌 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일 년도 기다릴 수 있어요.”
설강오가 배우진을 믿음직스럽게 바라봤다.
“어떻게 우리나라 남바 완!! 남바 완!! 배우가,
남바 쓰리도 아니고!
아직 갓 신인 배우진의 스케줄을 기다려 준다니.”
고우동이 흥분해서 마구 날뛰었다.
“배우진 씨. 솔직히 생각했습니까?
설강오 씨랑 영화를 찍게 될 줄.”
“··· 아니요. 전혀 생각 못했습니다.
전 ‘봉황 영화제’에서 소유나 선배님이
언제 기회 되면 같이 작업 한번 하자 시길래
소유나 선배님이랑 다음에 기회가 있으려나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배우진이 얼떨떨해했다.
그 틈을 황병지가 비집고 들어왔다.
“결국은 예쁜 소유나 씨랑? 아하하하핫.”
건방지고 능글맞게 웃으며 황병지가 선을 넘었다.
“아니, 아니.”
배우진이 당황해서 손사래를 치고,
“고만해!”
고우동이 벌떡 일어서서 황병지를 무섭게 윽박질렀다.
황병지가 배우진에게 급사과하며 깨갱되었다.
하하
하하하
“자, 그럼 저는 모든 썰을 풀었으니, 이만 퇴장하겠습니다.
우진아! 잘 놀다 가라.”
설강오가 나갈 준비를 했다.
“네. 선배님. 오늘 감사했습니다.”
“이 시대 최고의 배우 설강오씨였습니다~
박수 주세요.”
고우동이 설강오에 대한 마무리 멘트를 날렸다.
짝짝짝
와와와
“그런데 이거 어디로 나가는 거야?”
설강오는 이리저리 헤매다가
세트장 밖으로 겨우 튀어 나갔다.
아하하하하.
“아, 마지막까지 큰 웃음 주시네요.
오늘 녹화 정말 엄청납니다.
자, 배우진 씨.”
“네. 도사님.”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