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ng fanatic's genius actors RAW novel - Chapter 89
천재배우 연기에 미치다 90화
오해일과 방해신이 박은하의 흑기사를 하겠다고 동시에 손을 들었다.
지직.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번뜩였다.
“신입. 너무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아도 돼.
나한테 맡기고 넌 쉬어.”
오해일이 먼저 방해신을 점잖게 타일렀다.
“아닙니다. 제가 몸도 좋고
한 살이라도 어리니까
흑기사 하겠습니다.”
방해신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아니라니까.”
오해일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괜찮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방해신도 양보는 없었다.
“우와. 우리 박은하 인기가 엄청나네.”
“은하 언니는 좋겠다.”
“부러운 걸.”
둘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상황을 정리하려 우리들은 한 마디씩 했다.
하지만 오해일 방해신의 신경전은 점점 더 가열되기만 했다.
“둘 다 양보할 마음이 없다면
게임을 해서 이긴 사람이 흑기사를 해야겠지.”
송찬기가 의견을 냈다.
“맞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
“그런데 무슨 게임으로 승부를 내지?”
“팔쒸름 오때? 간단하고 퐉끈하잖아.”
다나가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팔씨름?’
‘오해일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우리들은 해일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팔씨름에 선뜩 동의할 수 없었다.
“딱 봐도 제가 오해일 선배님보다 몸이 더 좋은데,
공평한 걸로 해야죠.”
방해신이 해일이를 위하는 척하며,
해일이의 자존심을 뭉갰다.
해일이의 표정이 비장해졌다.
“아니. 남자답게 팔씨름으로 해.”
오해일이 정면돌파 택했다.
오해일!
괜찮을까!
체급 차이가 상당한데!!
모두들 걱정의 눈빛으로 오해일을 바라봤다.
“해일이가 한다는 데 뭐가 문제야.
팔씨름으로 해.”
나는 팔씨름을 찬성했다.
오해일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보기엔 말라 보여도
나와 함께 운동을 하면서
근력이 많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근성이 장난 아니었기에
팔씨름을 이기리란 확신이 있었다.
“그래, 해일이가 한다는데 뭘.”
“우진이가 찬성이면 나도 찬성.”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여론은 금방 팔씨름 찬성으로 돌아섰다.
“해일이 선배님이 원하신다면 저도 좋습니다.”
방해신이 팔근육을 펌핑하며 준비 동작을 취했다.
“하나, 둘, 셋 하면 합니다. 단판이에요.”
오해일과 방해신이 테이블에 팔을 올리고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손을 꽉 쥐었다.
방해신의 팔 근육이 울퉁불퉁 솟았다.
오해일의 날렵한 팔이 탱탱해졌다.
“하나, 두울~~ 셋.”
순간 두 손에서 불꽃이 튀었다.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승부가 펼쳐졌다.
두 선수의 얼굴이 시뻘겋게 부풀었다.
두 몸은 팔을 넘기려는 쪽으로 기울었다.
어,
어,
역시,
처음엔 막상 막하였는데,
조금씩 조금씩 방해신 쪽으로 승부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
‘안 돼. 해일이가 지면 안 돼.’
박은하가 애가 타서
사람들 몰래 오해일의 눈을 맞췄다.
오해일과 눈빛이 마주치자,
‘지면 안 돼’라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까지 흔들었다.
박은하의 응원을 받은 오해일의 힘이 솟구쳤다.
으~얍!
온 힘을 폭발시켜
방해신의 손등을 바로 탁자에 꽂아 버렸다.
방해신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와아아아아~”
박은하는 자기도 모르게 팔짝팔짝 뛰면서 박수를 쳤다.
오해일도 박은하와 함께 손뼉을 치며 손을 잡고 뱅뱅 돌았다.
우리들은 그 둘을 보며,
그냥 그러려니 했다.
게임의 열기는 점점 무르익어갔고,
드디어 진실게임에 돌입했다.
페트병을 돌려 걸린 사람은
질문을 받고,
진실을 말하던지,
그러기 싫다면,
엉덩이로 이름 쓰는 벌칙을 수행하면 되는 게임이었다.
“간다.”
첫 번째 페트병이 힘차게 돌아갔다.
핑그르르 돌아가던 페트병이 나수연에게 멈췄다.
“오우, 나 수연이한테 궁금한 거 물어볼게.”
미스 그린 멤버 중 몸치가 있어 성질 뻗친 적이 있다?”
다나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아이~ 그건 안 돼.”
나수연은 손사래를 치며 당황했다.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화가 난 적이 있구나.”
“그냥 말해봐.”
“어차피 누군지 뻔해. 그냥 말해버려.”
“오설기 아니면 박은하겠지.”
우리들은 나수연을 자극했지만,
“아이. 그걸 어떻게 얘기해.”
수연이는 진실 앞에서 계속 머뭇거렸다.
“박은하 같은데···”
내가 박은하를 지목했다.
“야! 배우진.
그래도 우리 은하는 웨이브가 되거든.
당연히 오설기지.”
오해일이 받아쳤다.
“어머. 오빠. 나 요즘 댄스곡으로 활동해요.”
오설기가 발끈했다.
“그래. 오설기는 뼈가 휘어져.”
내가 오설기를 방어했다.
“야! 그럼 내 뼈는 곧았냐!”
박은하가 나를 무섭게 째려봤다.
“아이. 그만. 그만. 그냥 내가 엉덩이로 이름 쓸게요.”
우리들의 격렬한 논쟁에
나수연이 일어나 엉덩이로 이름 쓸 준비를 했다.
춤 신동 수연이는 역시 달랐다.
엉덩이로 이름 쓸 때도 웨이브와 그루브를 탔다.
하하
잘했다.
귀엽다.
짝짝
다시 페트병이 돌아갔다.
이번에는 오설기가 걸렸다.
“오호. 오설기에게 질문한다.
오설기는 여기 있는 남자들 중,
한 번이라도 가슴이 두근거린 사람이 있습니까?”
해일이가 다소 짓궂은 질문을 했다.
모두의 시선은 설기에게 쏠렸다.
설기의 뺨이 딸기처럼 빨개졌다.
설기의 입이 멈칫거리다 조그맣게 열렸다.
“··· 두근거린 적이 있습니다.”
?!
“있다고? 그게 누구야?”
우리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설기야. 그냥 엉덩이로 이름 쓰는 게 낫지 않겠어? 위험해.”
현아가 설기를 말렸다.
“별로 어려운 얘기도 아닌데요.”
설기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래? 좋아. 그럼 누군데.”
“당연히 배우진 선배님이시죠.”
설기는 수줍어하지도 않고 냉큼 말했다.
“배우진 선배 보고 두근 안 하면 그게 이상한 거 아닌가요?”
당당한 설기의 태도에
업 됐던 분위기가 다소 차분해졌다.
“··· 생각해 보니 그러네.
솔직히 나도 우진이 얼굴에
처음 솔 터치할 때 심장이 떨리긴 했어.”
현아가 배우진을 보며 진실을 말했다.
“전 지금도 볼 때마다 두근거려요.”
경리 공은지도 진실을 말했다.
“배우진 오뽜 좋아. 오뽜, 우리 데이트 한번 해.”
다나가 사랑의 화살을 쏘며 윙크를 날렸다.
“박은하, 너도 페어리 CF 찍을 때 심쿵했었지?”
“아니거든.
그때 높은 곳에서 찍어서
무서워서 그랬던 거거든.”
박은하만 극구 진실을 부인했다.
하하
호호
모두들 배꼽이 빠져라 크게 웃었다.
페트병은 또다시 돌았다.
빙그르르
르
르
.
.
이번 페트병은 설 듯 말 듯 돌아 돌아 내 앞에 정확하게 착지했다.
“오, 배우진.”
“드디어 걸렸구나! 배우진.”
모두들 무척 좋아했다.
“난 자신 있어. 뭐든 물어봐.”
나는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여기 있는 남자 중에
배우진이 제일 잘 생겼다고 생각한다??
빨리 대답해 주십시오.”
방해신이 슬쩍 웃으며 질문했다.
“오, 질문 좋다.”
“그래, 이 대답은 꼭 들어야지.”
다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진실을 기다렸다.
‘아, 뭔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난 정말 그렇게 생각해.
우리 모두는 다 개성 있고, 소중한 존재잖아.
또 각자 생각하는 미의 기준도 다 다르고···.”
나는 진지하게 내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에, 에, 에.”
“우진아 그런 식으로는 안 된다.”
“그래서 누가 제일 잘 생겼어요?”
“말하기 싫음 엉덩이로 이름 쓰는 방법도 있어요.”
다들 내 말을 가로막고, 단답형 진실을 요구했다.
‘아, 곤란한데. 그렇다고 엉덩이로 이름을 쓸 수도 없잖아.’
어쩔 수 없는 진실의 시간이 왔다!
용기를 낼 수밖에!!
“맞아, 난 내가 여기서 제일 잘 생겼다고 생각해.
사실, 대한민국 전체에서도 밀리지 않아.
이제 됐지?
자, 빨리빨리 다음 페트병 돌려.”
아하하
호호호
히히히
다들 한바탕 크게 웃었다.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다.
게임이 끝나고
나수연의 댄스교실이 이어졌다.
“자, 지금부터 유행할 춤이에요.
폴 엔터 가족들은 뻣뻣한 게 문제야.
모두 일어서세요.”
최신 댄스 음악이 흘렀다.
비트만 들어도 엉덩이가 저절로 들썩여졌다.
“절 따라 하세요.
우리 언니, 오빠들 스텝 들어가면 꼬이니까 아주 쉬운 걸로.
어깨 넓이로 발을 벌려서
발뒤꿈치만 왔다 갔다 하면 돼요.
팔자를 만들었다가 반대로.”
수연이는 누구나 알기 쉽게 천천히 동작을 선보였다.
“오, 쉽네.”
“간단한데.”
우리는 쉽게 동작을 따라 했다.
“그렇죠. 그다음에 손을 하늘로 쭉 뻗고
다시 내려서 옆으로 쭉.
펜싱 하듯이.
하나, 둘, 셋, 넷.
옆으로 다시 교차하고
하나, 둘, 셋, 넷,
다시 위로. 오케이.
잘하고 있어요.”
“오호. 된다 돼.”
해일이가 자기 동작에 자기가 놀랐다.
“하지운. 쭉쭉 뻗어. 쭉쭉.
방송국 가면 장기 하나는 있어야 될 것 아냐.”
“열심히 하고 있어.”
나수연은 속도를 높여 리듬을 타며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짚었고,
우리들은 삐그덕 대면서도 곧잘 따라 했다.
“쉽죠. 이제 마지막.
늑골을 움직이면서 상체만 왔다 갔다.
이렇게. 이렇게.”
“아니. 같은 동작인데
수연이는 어떻게 저렇게 느낌이 다르지?”
공은지의 스탭이 꼬였다.
동작이 합쳐지니 점점 헷갈렸다.
“리듬을 타면서. 은하 언니.
엉덩이는 움직이지 마.”
“알았어. 오호, 된다.
다음 예능 녹화 때 써먹어야지.
석재 오빠 깜짝 놀라겠지.”
“좋아요. 모두 음악을 타고.
이게 바로 대한민국을 강타할 복고 댄스입니다.”
모두들 일자로 서서
앞으로 대유행하게 될
복고 댄스에 몸을 맡겼다.
하하
호호
그날 밤,
우리 모두는 날 새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흔들었다.
***
장성태 대표와 김동국 실장이
이층 난간에서 거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회사가 대표님이 원했던 방향으로 잘 흘러가고 있습니다.”
김동국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 내가 처음 회사를 차릴 때 꿈꿨던 모습이야.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같이 웃고 떠들고
함께 축하하고 위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어.”
장성태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께서 같이 나가서 일하자고 했을 때
망설임 없이 나오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그땐 도저히 견딜 수 없었지.
회사 이익을 위해서라면
소속 연예인이 쓰러져 죽든 말든,
한 톨 남은 기름까지도
다 짜내 버리는 회사에 진절머리 났었어.
지금도 할 수만 있다면,
저들의 울타리가 되어 주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
장성태 대표의 초심은 흔들림 없었다.
“지금도 잘하고 계십니다.”
“자네가 없었으면 이렇게까지는 못했을 거야.
결정적으로 배우진을 잡을 수 있도록
내게 용기를 준 것도 자네였지.
정말 고마워.”
장성태가 김동국의 어깨를 두드렸다.
“배우진···
그러고 보면, 배우진이 아니었다면,
회사가 이렇게까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어떻게 저런 복덩이가 ‘폴 엔터’에 굴러들어 왔을까요?
솔직히 미스터리합니다.”
김동국은 배우진이 회사로 찾아왔던 그 첫 순간을 기억했다.
이삿짐도 다 풀지 못해
어수선했던 그 작은 사무실에서
무슨 희망을 보았길래
그렇게 순순히 계약을 했을까?
“그래. 작정하고 우리한테 굴러온 느낌이었어.
다른 큰 회사 다 놔두고
주소록에도 없는 우리 회사를 선택하다니···
나도 우진이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장성태는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놀고 있는
탑배우 배우진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참, 김 실장.
우진이 팬미팅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장성태는 코앞에 닥친 배우진의 팬미팅을 성공적으로 치러 내리라 결심했다.
“네. 현재까지는 완벽합니다.
대행사 스카이 라인에서 세부 사항을 알려 왔는데요.
장소가 ‘종실 야구장’으로 최종 결정됐답니다.”
“원래 장소가 어디였지?”
“장현 실내 체육관이었는데
매표하자마자 바로 매진이 돼서,
팬들이 심하게 들고일어나는 바람에···
아, 그리고 사회자 섭외도 순조롭게 정해졌습니다.
요즘 많이 바쁜 개그맨인데,
배우진이라는 말에 바로 오케이 했답니다.”
“사회자가 누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