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nistrator Kang Jin Lee RAW novel - Chapter (152)
관존 이강진 (152)
거기다 그 많은 사람 중 마교와 황궁이 반응을 했다면 더더욱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다른 건 필요 없다. 전전대 교주의 유품만 가져간다. 막는 자, 적으로 간주하겠다.”
마교에서 무림맹에 날아든 통보 하나.
“천하의 안정을 위해서 관의 통제하에 두겠다.”
황궁의 세력이지만 무림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추밀원의 발표.
이 두 거대 세력이 소문에 반응했다면, 헛소문도 더 이상운 헛소문이 아니다.
은거 기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림맹은 물론이고, 각 성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는 세력들 모두 낙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낭인 수준의 무사들도 모두 움직이니 천하 무사들의 반은 낙양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덕분에 낙양은 호황을 맞았다.
낙양 한 허름한 가옥에 두 사람이 있었다.
“학습 능력은 눈곱만큼도 없는 놈들이로군요.”
이가상단에서 낙양을 책임지고 있는 상두, 번종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 총관은 그런 번종을 매서운 눈길로 보며 말했다.
“의심했었군.”
“의심까지 한 건 아니지만 좀 긴가민가하긴 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걸 준비하느라 기둥뿌리가 흔들릴 뻔하지 않았습니까?”
번종은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
무려 황금 십만 냥이 들어간 공사다.
황금 십만 냥.
장부상에서 움직이는 돈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움직이고 지급해야 했던 돈.
천하의 이가상단이라 하더라도 자칫하면 그대로 망할 수도 있는 금액이었다.
“솔직히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상두들이 걱정했습니다. 본전이라도 건질 수 있을지 말입니다.”
“돈 때문만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이지요. 하지만 실패하면 금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잃는 거 아니겠습니까?”
정 총관은 쓴웃음을 짓고는 소가죽 한 장을 적당한 크기로 조각내며 말했다.
“그러니 이렇게 복잡하게 하고 있지 않은가? 장보도를 찾는 것만으로도 힘들게, 절대 수월하지 않게, 손에 넣을 수 없게 말이네.”
“하긴 그렇죠. 쉽지 않으니 더더욱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선들이 그려져 있는 가죽 조각을 보며 번종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제는 좀 안심이 되는가?”
“이미 낙양의 상권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삼 할을 회수했을 뿐이지만 장보도까지 거래하고 시간만 지나면 전액 회수는 문제도 아닐 겁니다.”
“돈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걸 잊으면 안 돼, 주인께서 자네를 여기 책임자로 임명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지시받은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하는 것 때문 아닙니까?”
번종은 정 총관의 말을 자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저도 살무방의 사람입니다. 뭐가 주가 되는지는 잊지 않습니다.”
정 총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각난 가죽들을 작은 천 주머니에 나눠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주머니들을 번종에게 건네며 말했다.
“사실 놈들이 이걸 다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하나, 욕심이 결국 이것들을 뭉치게 해 줄 거야.”
“찾을 겁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장사 잘해 보게.”
번종은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시작하겠습니다.”
* * *
‘나도 아니고, 놈도 아니다!’
강력한 용의자를 잃은 강진은 포두들을 앞에 세워 두고 생각에 잠겼다.
‘놈보다 빨리 잡아야 해! 어떻게?’
여태 어렵지 않게 신의현의 치안을 유지해 온 강진이다.
흑사회를 장악했고, 오다가다 나쁜 놈처럼 보이는 놈은 다 때려잡으면 되었다.
소위 말하는 지능범들도 어렵지 않았다.
결국 목적은 돈이었고, 돈이 움직인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그리고 강진은 돈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상두들까지도 필요 없다. 이가상단의 실무자 몇 명만 불러 장부들만 던져 주면 되는 문제였다.
모든 범죄는 목적이 있어야 했다.
그 목적을 추리하고 관련된 자들을 조사하고 용의자를 좁혀 가는 것이 수사의 기본.
하지만 이번엔 극광 사건이다.
미친놈들의 목적은 돈도 아니고, 원한, 애증이 엮인 것도 아니었다. 목적은 오로지 죽인다는 것.
‘아이만 죽인다라!’
강진의 입이 열렸다.
“시체가 많아. 수없이 오고 갔다는 건데, 외지인이라면 눈에 띄었을 터. 정 포두.”
“네!”
“시체를 묻은 곳을 중심으로 백 리, 아니 이백 리 내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외지인이 있는지 확인해.”
정 포두가 기겁을 하며 말했다.
“대장님, 이백 리라면…… 현 내의 사람 전부라는 건데…… 무리가…….”
정 포두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살기 풀풀 휘날리는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강진을 발견한 것이다.
“일 년 내내 훈련할까? 훈련하는 게 낫겠어, 조사하는 게 낫겠어?”
“하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강진은 시선을 살짝 돌려 이 포두를 불렀다.
“이 포두.”
“네, 대장님.”
“현 내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실종 신고를 낸 사람들이 있을 거야.”
“조사했습니다. 올해 신고는 스무 건이었고, 그중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실종 신고는 여덟 건이었습니다.”
미리 조사했음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며 대답하는 이 포두의 말에 강진은 고개를 저었다.
“미리 조사한 건 좋은데, 올해만 조사하면 안 되지. 최소 삼 년 내에 실종 신고 낸 사람들을 만나 봐. 아직 썩지…… 썩지 않은 시체의 특징들을 파악해서 그 부모를 찾아보고.”
“네.”
이 포두가 고개를 숙이자 그 옆에 있던 박 포두가 물었다.
“대장님, 폭행으로 벌을 받았던 놈들 명단도 작성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놈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해서 이런 일을 벌일 만한 놈들을 찾아보는 게…….”
강진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 * *
“폭행과 살인은 그 느낌이 달라.”
장 포두의 물음에 구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또한 목적이 있어 사람 죽이는 놈들과 이렇게 살인을 저지르는 놈은 근본적으로 달라. 조사할 인원도 모자라는데 쓸데없는 일을 할 필요는 없지.”
구진호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살인은 광주에서 일어났지만, 아이들은 현 내에 사는 아이들만이 아닐 거야. 성내 실종 사건들 전부 확인해.”
“그러면 지금 인원으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걱정하지 말게. 현 내에 있는 무관들에게 협조 요청을 할 테니까. 살인마가 날뛰고 있는데 무인이라는 자들이 그냥 두고 보면 창피할 테니 적극 나서 줄 거야.”
* * *
강진이 말했다.
“어쩌면 외지인이 아니라 현 내에 사는 놈일지도 몰라. 최소 이 성에 사는 사람이라는 게 더 확실할 거야. 수사 범위를 넓힌다. 주변 현민들에게 밤에 자주 돌아다니는 놈이 있는지도 확인해.”
정 포두는 기겁을 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주문이었다.
이강진에게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해야 했다. 알겠다고 했다가 미적거린다고 깨지는 것보다는 지금 깨지는 게 더 나을 듯했다.
“대장님, 지금 인원의 열 배가 되더라도 무리입니다.”
곧바로 날아올 강진의 호통을 예감하며, 정 포두는 말을 끝내는 순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호통은 날아오지 않았다. 강진은 오히려 수긍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렇겠군. 걱정하지 마. 본가에 연락하겠다. 객잔, 상점 등은 따로 보고받을 테니, 그 외의 사람들만 만나 봐. 그래도 사람이 모자라면 조사할 사람들을 구해.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내가 지불한다.”
“그래도 수사 범위를 조금 좁혔으면 합니다. 너무 광범위합니다.”
* * *
구진호가 말했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어린아이에게 접근이 용이한 사람부터 조사해.”
강진이 말했다.
“일단은 어린아이들이 자주 오는 장소에 사는 사람들부터 조사해.”
구진호가 말했다.
“겉모양에 속아서는 안 돼. 죄 없는 아이들을 수십 명이나 죽인 놈이다.”
강진이 말했다.
“똑똑한 놈이야! 오히려 벌레 한 마리 못 죽일 사람이라는 평판을 가진 놈일 거야.”
구진호가 말했다.
“그리고 먹고살 만한 놈일 거야.”
강진이 말했다.
“먹고사는 데 바쁘면 수십 명이나 죽일 시간이 없지. 부유한 놈이야.”
* * *
정 포두가 입을 열었다.
“대장님, 광주 포도청과 협조를 한다면…….”
장 포두가 입을 열었다.
“대장님, 신의현 포두들과 공조하여 수사하는 것이…….”
* * *
강진과 구진호가 말했다.
“불가!”
* * *
포두들이 우르르 나간 후 구진호는 생각했다.
“내가 놈이라면?”
一. 나는 살인마다.
二. 나는 아이들을 죽임으로써 삶의 이유를 찾는다.
三. 이 즐거움을 즐기기 위해서는 발각되지 말아야 한다.
四. 어떻게?
五. 일단은 항상 먹잇감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자연스레 접근해야 의심을 사지 않는다.
六. 얻을 걸 얻고 난 후에는 조심스레 처리해야 한다.
七. 시체를 남기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八. 아이들을 자주 접하면서 시체를 태워 없앨 수 있는 장소, 직업은 마땅치 않다.
시체를 확실하게 처리하지 않고 묻었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해졌다. 이놈은 사람 사는 곳에 숨어 있는 놈이다.
‘어떻게 걸리지 않고 그 많은 아이들을 죽일 수 있었을까?’
사건 현장에는 토막 난 시체들도 있지만 온전한 시체들도 있었다. 그건 통째로 들어 옮겼다는 것이다.
‘내가 놈이라면?’
구진호는 철저하게 자신이 범인이라는 가정하에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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