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nistrator Kang Jin Lee RAW novel - Chapter (83)
관존 이강진 (83)
혼인
“날만 풀리면 들어오시는 거예요.”
“알았대도. 애처럼 왜 이리 보채냐?”
“사부야말로 애처럼 왜 이리 고집이 세요. 매일 이곳에 들르는 게 얼마나 귀찮은지 아세요?”
강진은 포도청에 출근하기 전 날마다 곽노의 집에 문안 인사를 올렸고, 그것 때문에 싸우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안 찾아와도 된다니까. 네놈 때문에 새벽마다 일어나는 게 얼마나 고역인 줄 아냐?”
“그래서 정말 안 찾아오면 또 뭐라 하시려고요?”
“흐흐흐흐, 똑똑한 놈.”
두 사람이 사이좋게 아웅다웅하고 있을 때 미영이 차를 가지고 들어왔다.
강진은 한 모금 마신 후에 한마디 했다.
“나 단거 싫어한다. 꿀 말고 인삼을 넣어. 칠덕네에게 물으면 알려 줄 거야.”
미영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강진이 처음으로 귀찮은 기색 없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요구한 것이다.
“집에 조금 있습니다. 금방 올리겠습니다.”
“그건 사부 거고.”
곽노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내 거 네 거가 어디 있느냐? 어차피 네놈이 준 건데. 미영아, 얼른 만들어 와라. 속이 따뜻해야 나가서도 허하지 않은 법이다.”
미영이 재빠르게 밖으로 나가자 강진이 말했다.
“저…… 여자 때문에 좋지 않은 버릇이 들었어요. 이제 아무것도 안 먹으면 조금 배고파요.”
“그게 왜 좋지 않은 버릇이냐? 좋은 버릇이지. 이래서 사내는 장가를 가야 하는 거다. 바깥일에만 집중하면 되거든. 오늘 저녁에는 미영이가 만든 요리도 좀 먹어 봐라. 어린데도 손맛이 여간한 게 아니야.”
“잘해요?”
“잘하지. 웬만한 숙수 저리 가라 할 정도다. 그러니까 오늘 저녁에 들르래도.”
강진은 곽노를 물끄러미 보다 물었다.
“사부는 장가가니까 행복해요?”
“행복하지. 내가 왜 이제야 이걸 했는지 후회스러울 정도다. 그 세월 다 어디서 보상받냐?”
“…….”
“아직도 결정이 잘 안 되냐?”
곽노가 조심스레 묻는 말에 강진은 별 표정 없이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너답지 않게 뭘 그리 고민하냐? 그리 고민하면 아무것도 안 돼. 일단 확 저질러야지.”
“많이 생각하고 현명한 판단 하라면서요.”
“판단을 못 내리니 하는 말 아니냐. 이럴 땐 사부 말 들어. 네 아버님도 기다리고 계시지 않냐? 정말 대가 끊기는 대죄를 저지를 셈이냐?”
강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어떤 핑계를 대어도 빠져나갈 수가 없는 문제였다.
“여차하면 양자라도…….”
“떽! 네놈이 고자냐? 큰일 날 소리 하고 있네. 너 자꾸 이러다 이 장주가 참지 못하고 강제로 혼인시키면 어쩌려고 그래? 너 그러면 품새 다 떨어진다.”
“아, 미치겠네.”
“미칠 게 뭐 있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돈 없어서 장가 못 가는 남자들이 어디 한둘인 줄 아느냐?”
“뭐가 좋다고 그리 목을 매는 건지 이해가 안 되네요.”
곽노는 강진에게 얼굴을 갖다 대며 말했다.
“당연히 목을 매야지. 얼마나 좋은 건데.”
“아침에 밥 차려 줄 사람은 많아요.”
“어디 그것뿐이냐? 이 사부가 딱 한 가지만 말해 주마. 결혼을 한다는 건, 확실한 네 편이 하나 생긴다는 거다. 이 불신 가득한 세상에 완전한 내 편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아느냐?”
“내 편요?”
“그래, 내 편. 정확히는 그것도 모자라지. 내 거다. 누구도 훔쳐 가지 못하는 내 거. 세상 누가 뭐라 해도 절대 나를 배반하지 않을 내 편, 내 거가 바로 마누라다. 마누라에게는 반대로 남편이 내 편, 내 것이고.”
“내 편…… 내 거…….”
강진은 중얼거렸다. 참 별 단어도 아니지만 마음에 확 와 닿는 것 같았다.
곽노는 그런 강진을 보았다.
강진에게는 남녀 간의 정 어쩌고저쩌고하는 것보다 이런 쪽이 설득이 빠르다. 그의 혼인은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일단 믿음이라는 감정이 우선해야 했다. 사랑은 그 이후다.
“그럼 결혼 많이 하면 내 편 많이 생기겠네요.”
엉뚱한 말에 곽노가 급히 말했다.
“물론 배우자를 그만큼 존중해 줄 줄도 알아야지. 이래저래 씨만 뿌린다고 다 자기 편이 되는 건 아니지.”
강진이 아무 말 하지 않자 곽노가 말을 이었다.
“이 사부도 결혼을 하니 그게 참 좋더구나. 내가 뭔 말을 해도 귀 기울여 주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자신의 생각을 말해 준다.”
“…….”
“이 사부도 그렇다. 네가 나를 그리 생각해 주는데 내가 뭔 걱정으로 이 집을 샀겠냐? 나를 걱정해서? 아니지, 내 마누라를 걱정해서다. 네가 아무리 잘 모신다고 하지만, 나만큼 생각해 주겠느냐? 그래서 난 내 마누라를 위해 이 집을 준비한 거다.”
“주고받는 거네요.”
“아니지! 상대를 염려하고 배려해 주는 거지.”
강진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어렵네요.”
“내 편 만드는 게 그리 쉬운 건 아니지. 서로 마음이 통하고 절로 배려해 주고 싶어지는 사람이 그리 많겠느냐? 너도 친구는 하나도 많다고 하지 않았더냐? 배우자도 그런 거다. 그 하나도 찾기 힘들어.”
“사부는 미영이가 저를 그리 배려하고 염려해 줄 거라 생각하는 건가요?”
“확신한다. 미영이는 그렇게 할 거다.”
“왜요? 저희는 마음이 통하지도 않았고, 저는 그녀를 염려하고 배려해 주지도 않는데요.”
곽노는 천천히 말했다.
“미영이는 너를 사랑하니까 그렇다. 그 감정은 이유가 없어. 처음에는 이유가 있었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유는 그렇게 변한다.”
“말이 안 돼요.”
“이 사부도 말이 되게 설명할 수가 없다. 그걸 말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천하에 없을 거다.”
강진은 혼란스러웠다. 아니,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딴 건 생각하지 마라. 일단 혼인부터 해. 내 편부터 만들어. 살 비비고 살면 이유는 생기게 마련이다. 거기에 아이라도 떡하니 생기면…….”
순간 강진의 얼굴이 변했다. 하지만 곽노는 이미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답도 찾아 놓았다.
“미영이가 키운다. 세상 다시없을 정으로 잘 키울 거다. 제 배 아파 낳은 제 자식이니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낳은 자식이니까. 너는 걱정할 거 없다.”
“그러다 죽으면요? 내 어머니처럼 빨리 죽으면요?”
“미영이가 얼마나 건강한지 아느냐? 그리고 네가 잘 보살펴 주면 너보다 훨씬 오래 살 거다.”
곽노는 쐐기를 박듯이 말했다.
“네 편이 될 사람이다. 네 사람이 될 것이다. 장담하건대 너도 그렇게 느끼게 될 것이고, 이 장주와 나를 대하듯이 그녀를 보호하려 할 것이다.”
강진은 생각했고 곽노는 기다렸다.
설득할 수 있는 패는 다 꺼냈다. 이래도 안되면 이 장주와 상의해서 일단 강제로 혼인을 시키기로 마음먹고 말이다.
제아무리 강진이 특별하더라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되는 순간 보살필 수밖에 없고, 위해 줄 수밖에 없다.
강진은 그걸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곽노는 확신했다.
살아 있는 사람인 이상 천륜을 거스를 수는 없는 거였다.
곽노는 말없이 생각만 하고 있는 강진을 지켜보았다.
* * *
포도청.
두 종사관은 제대로 퇴근도 하지 못하고 꼬박 며칠 밤을 새웠다. 강진이 요구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상식적으로, 그리고 법으로도 신의현의 포도청은 다른 현의 범죄자를 잡아들일 수 없다. 가끔씩 협조 요청이 있으면 공동작전을 펼칠 수는 있어도, 강진의 요구처럼 한 구역의 모든 범죄자들을 소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방법을 찾지 못하면 지옥 같은 훈련을 다시 시작한다고 협박까지 당한 이상, 반드시 찾아야 했다.
다행히 포도청은 모든 사건을 기록하고 보관하고 있었고, 두 종사관은 그 기록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포도청 내에서 그 기록들을 모두 읽을 수 있는 사람은 포도대장과 종사관밖에 없으니 남을 시킬 수도 없는 문제였다.
그 탓에 그들은 벌써 사흘째 퇴청도 하지 못한 채 기록들을 읽었다.
그리고 확실한 방법은 아니더라도 비벼 볼 수 있는 기록을 발견했다.
마침 딱 그 순간 강진이 포도청으로 나왔다.
“열심히들 하네. 두 종사관이 이리 모범을 보이니 포두들도 감히 게으름을 피울 생각 하지 못할 거야.”
농이나 약 올리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두 종사관은 강진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쓴웃음을 지으며 찾은 기록을 강진에게 내밀었다.
미보가 말했다.
“방법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근거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강진은 기록을 읽어 보고는 두 종사관을 향해 말했다.
“기찰포졸?”
“네. 지금은 유명무실한 자리이긴 하지만 옛날에는 그런 관직이 존재했습니다.”
“태수의 명령을 받아 특정범죄를 수사하는 관직이라…….”
유실계가 말했다.
“네. 태수 나리의 명령을 받아 특정범죄를 수사하는 관직이라 관할이란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포졸이잖아?”
“네. 그게 문제이긴 하지만, 태수 나리의 명령이니 성내 관리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합니다.”
강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시어사랑 비슷하네. 광동성 내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겠지만.”
미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특정범죄라 하지만 원래는 성내 현령들의 비리를 몰래 감찰하기 위해서 만든 거라고도 합니다. 문제는…….”
“태수에게 임명을 받아야 한다는 거겠군.”
강진의 중얼거림에 두 종사관은 걱정스러운 듯 그를 보았다.
여태 현령은 물론이고 태수에게도 그 흔한 예물 한번 보낸 적이 없는 강진이다. 아니, 임관하기 전 인사차 한번 들르지도 않았다. 거기에 사위 되는 남공진을 묵사발 내어 그 체면에 치명상을 입혔으니 태수가 강진을 좋게 볼 리 만무했다.
“뭐,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면 그리해야겠지.”
강진의 말에 유실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장님, 시기가 좋지 않습니다. 일단 시간을 두고 태수 나리께 예물을 보내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유 종사관이 나를 걱정해 주는 건 알지만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하지만…….”
“무슨 소린지 안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게 필요한 것도 이제는 잘 알았다.
멀리서 찾을 게 아니라 자신의 집부터, 무슨 날만 되면 예물이 잔뜩 쌓였다. 세상이 그런 거라면 그걸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게 하나 있었다.
자신도 주는 것보다 받는 게 익숙한 쪽이라는 것. 받는 쪽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굳이 시간 끌 것 없어. 두 사람, 수고했어. 태수를 만나면 예전처럼 포도청 일에 신경 쓰지 못할 수도 있어. 어쩌면 다시 이쪽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고. 그러니 두 종사관이 더 수고해야 할 거야.”
강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종사관은 속으로 환호성을 금치 못하며, 너무나 아쉽다는 표정으로 강진을 바라보았다.
* * *
“기찰포졸?”
“네. 그거면 관할 신경 쓸 필요 없이 나쁜 놈들을 다 잡을 수 있대요.”
“갑자기 무슨 생각이냐?”
“네?”
곽노는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갑자기 나쁜 놈들을 다 잡는다니. 혹시 너 혼인하기 싫어서 도망치려는 거냐?”
“혼인 문제는 이미 결정했어요.”
“그래? 어떻게 하기로 했냐?”
강진은 대답 대신 물었다.
“미영이는 어디 있어요?”
“음식 준비를 하고 있지. 먹어 봐라. 자고로 소박맞는 절색은 있어도, 음식 잘하는 박색이 소박맞는 법은 없다고 했으니까.”
“그럼 그녀가 오면 이야기할게요.”
곽노는 기대를 품고 소리쳤다.
“미영아, 빨리 준비하거라! 강진이 배고프단다.”
잠시 후 이 씨와 미영이 탁상에 음식을 차리기 시작했다.
“미영이가 공자님 온다고 정성을 얼마나 쏟는지. 맛을 봤는데 저보다 훨씬 낫네요.”
이 씨의 말에 곽노가 강진을 보며 말했다.
“공자님이 뭐야. 내 제자이면 당신에게도 아랫사람인데.”
“사부 말이 맞습니다. 사모, 말 편히 하세요.”
“그래도…….”
“사모가 그리 대하면 사부가 저만 타박하니까 편히 하세요.”
“강진이 말이 맞아. 그리고 이제 우리 사위가 될지도 모르는데 공자님, 공자님 할 건가?”
곽노의 말에 미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모두가 자리에 앉자 강진이 미영을 보며 말했다.
“본관이 물어볼 게 있다.”
“본관이 뭐냐, 본관이? 여기가 포도청이냐?”
“이이도…… 가만히 좀 있어요.”
이씨가 옆에서 곽노를 말리자 강진이 다시 말했다.
“나에게는 사부와 사모가 있는 자리이고, 너에게 있어서는 부모님이 있는 자리이니 솔직히 말했으면 한다. 너 정말 나랑 혼인하고 싶은 것이냐?”
미영은 강진을 보며 말했다.
“이미 상공을 모시고 있는걸요.”
“그리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말고. 난 확실한 걸 좋아해. 너 정말 내 거가, 내 편이 되어 줄 마음이 있는 거냐?”
여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물음일지도 모르나 미영은 전혀 부끄러운 기색 없이 대답했다.
“상공이 소첩을 받아만 주신다면요.”
“왜? 나는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다. 오늘 그 이유 좀 솔직히 듣자.”
미영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상공은 능력이 대단하시고 집도 부자이지 않습니까? 그 이외에 다른 이유가 필요합니까?”
“아니. 그건 확실히 대단한 이유가 되긴 해. 하지만 너도 능력 좋고 재물도 많이 모았다면서? 그렇다면 네가 좋은 사람을 고를 수 있지 않아? 네가 사랑인가 뭔가 하는 사람을 말이야.”
“사랑이 설명할 수 없는 거라고들 하지만, 그 없는 가운데에서도 이유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걸 물으시는 거라면 소첩은 상공을 사랑합니다. 설명할 수 없는 이유라서 소첩도 뭐라 대답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강진은 자신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미영을 보며 다시 물었다.
“난 그런 거 못 할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으냐?”
“그런 건 제가 할 테니 상공은 상공이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됩니다. 그런 상공을 제가 사랑하는 거니까요.”
“내 부친께서는 내 어머님을 보살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사랑하셨다고 했다. 나도 언젠가 그런 여자를 만나면 그렇게 할 거야. 그래도 괜찮으냐?”
“소첩도 여자이니 질투야 하겠지요. 하지만 보살 같은 여인이 있다면 당연히 취하셔야지요. 그게 상공에게 도움이 될 테니까요.”
바로바로 대답하는 미영을 보며 강진이 다시 물었다.
“너에게 무관심할지도 몰라. 마음고생이라는 거 할지도 모르지. 나는 자신이 없는데도 너는 자신 있느냐?”
“그런 고생은 제가 할 테니 상공은 상공이 뜻하신 대로 하시면 됩니다.”
“네가 무슨 보살이라도 되겠다는 소리네.”
“그래야 상공의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강진은 미영을 노려보듯이 하였다.
여전히 그녀에 대해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편이 되어 줄 거라고 확실히 말하는 그녀에게 나쁜 소리는 하기 싫었다.
“좋아. 내가 이리 말해도 내 말대로 해 준다면 노력은 해 본다.”
미영은 물론이고 곽노도 뛸 듯이 기뻐했다.
강진은 최소한 허튼소리는 하지 않는다. 노력은 해 보겠다고 했으니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미영이가 똑똑하니 그 노력하는 시간 내에 강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 둬야 할 게 있다.”
모두가 강진의 다음 말에 집중했다.
“아버님은 내 배우자로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계시다. 그 아이의 오라비가 내 하나밖에 없는 친구고, 나 역시 싫을 이유가 없다. 내 친구가 승낙하면 아마 정실은 그 아이가 될 거야. 그래도 괜찮으냐?”
미영의 미소가 짙어졌다.
“당연하지요. 소첩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