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nistrator Kang Jin Lee RAW novel - Chapter (94)
관존 이강진 (94)
의혹
천랑대를 추적한 지 사흘.
이십여 명의 사내와 홍안의 사내만 추적해 잡아내면 곽노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흘째 되는 날, 강진은 그것이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찾기도 힘들뿐더러 찾아도 쉽사리 제압당하지 않았다. 어찌어찌해 간신히 하나를 잡으면 남은 놈들은 모조리 도망치는 형국이었다.
이만한 동료를 가볍게 버리는 걸 보며 복면인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놈들이 마을에라도 내려간다면 좋았겠지만 놈들은 끝까지 길 없는 곳으로만 골라 다녔다. 사람의 흔적이 남은 덕분에 추적은 쉬웠지만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었다.
복면인이 떨어져 나가 먹을 거라도 사 오면 좋겠지만, 아직 놈들의 숫자는 열 명이 넘었다.
강진 혼자로는 무리인 숫자다. 싸움이야 이기겠지만 여태처럼 사람을 제압해서 원하는 걸 묻기는 쉽지 않을 터였다.
결국 강진은 추적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마음만 급해 봤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인식한 것이다.
일단 마을로 내려가 먹고, 건량을 준비해서 다시 추적을 해야 할 듯싶었다.
마을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은 순간 놈들이 역습을 해 오기 시작했다.
‘늘어났어?’
강진은 놈들의 숫자가 늘어난 걸 확인했다.
문제는, 가장 껄끄러웠던 홍안의 사내만 한 고수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진은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쫓아다니는 것도 지겨운 상태였다. 무엇보다 사부가 무사한지 알아야 했다.
강진은 곽노에게 무슨 소리를 듣든 일단 그를 먼저 찾기로 마음먹었다.
반도에 살기가 바리바리 실렸다.
그 살기에 반도가 반응하는 것도 느꼈지만, 강진은 그걸 막지 않았다. 강한 놈들이었다. 필요하다면 그 힘도 이용할 생각이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자신의 주도하에 있다는 것이었다. 죽여야 하는 이유가 있었고, 그걸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했으니 실행할 뿐이다.
“네 몸을 우선시해.”
강진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복면인에게 주의를 주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저들보다 유리한 건 공력과 빠름.’
강진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십분 활용하기 시작했다. 포위망이 형성되기 전에 몸을 빼내고, 기회를 노린다는 전술에 충실했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대신 필승을 약속하는 전술.
한 번의 기회에 한 사람을 제압하고, 그 기회를 스무 번만 잡으면 된다.
물론 그의 이론은 생각만큼 쉽게 먹히지 않았다.
천랑대도 단일 전투 집단으로는 최강이라 자부하는 고수들.
강진은 끊임없이 움직여 대형을 이탈한 대원에게 무지막지한 공격을 뿌렸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거의 반 시진에 가깝게 시간을 끌며 겨우 두 명의 대원에게 자상을 낸 것이 다였다.
강진의 진기가 불순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강진만이 아니라 천랑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삼대주가 동참한 이상 쉽게 제압하리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동료들이 당하자 심리적 위축마저 생겼다.
차륜전을 펼치고 싶었으나 현 상황에서 그랬다가는 강진의 말도 안 되는 의도가 성사될 확률이 높았기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강진을 돕던 복면인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점이다.
시간이 더 지나자 강진은 괴로워지기 시작했고, 천랑대원들도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강진은 크게 뒤로 물러나 천랑대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그들 몰래 운기조식했다.
천랑대주 둘은 강진의 의도를 파악했지만 그들 역시 한계였기에 같이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대치 상황.
약간의 진기를 회복한 강진이 입을 열었다.
“너희가 찾는 거, 이 칼 맞지? 한도라고 불렸던.”
강진이 칼을 들어 보였지만 아무도 입을 여는 자가 없었다. 한도가 어떠한 칼인지 잘 알고 있는 대주들만이 강진의 칼을 노려보았다.
“좀 많이 변했을 거야. 내가 부러트리고 갈아 댔거든. 말을 안 들어서.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 사부 데리고 와. 그러면 난 이 칼을 내놓지.”
일대주이자 홍안의 사내 구량이 강진을 노려보며 대답했다.
“칼의 진위 확인이 먼저다.”
“바보냐, 무기부터 건네주게? 사부부터 데리고 와. 그리고 네가 직접 그를 데리고 나와 마을로 내려간다. 거기서 교환하자. 어떠냐?”
구량이 삼대주 곤담에게 의견을 묻는 듯이 시선을 돌리자 곤담은 곧바로 전음을 보냈다.
-가능하면 좋겠지만 이미 그는 이대가 데리고 본산으로 가고 있네.
-그러면 계속 싸워야 하나?
-이런 촌구석에 저런 고수가 있을 줄은……. 거기다 포졸이라니, 왠지 불길하네.
곤담도 어찌할 방법을 내지 못하자 구량은 망설이다 대답했다.
“칼을 먼저 보내라. 그게 한도가 맞다면 내 명예를 걸고 그 노인은 무사히 돌려보낼 것이다.”
강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네 명예가 어떤지 내가 어찌 알고? 차라리 사부부터 안전한 곳으로 보내라. 너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본관의 명예를 걸고 보내 주지.”
“포졸 따위의 명예를 내가 어찌 알지?”
“본관이 바로 이강진이다. 그런 조사도 안 하고 다짜고짜 사람을 납치했나? 본관의 높은 이름은 광동성 전체에 알려져 있다. 그러니 사람부터 보내!”
“불가한 일!”
말을 꺼낸 강진도, 그리고 대답한 천랑대주들도 대화로는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 어차피 양쪽 모두 진기를 되돌릴 시간을 벌기 위한 대화일 뿐.
강진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천랑대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그들의 무공은 강진과 대주들에 비교하여 차이가 났기에, 그들만큼 내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강진의 전술이 필승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사실은 또 그렇지 않았다.
신선도 아니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종일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사흘째 아무것도 먹지 않은 강진이었다.
지금이야 흥분에 잊고 있을지 모르지만, 몸은 정직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공과는 다른 기력이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양측 모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일어났다. 강진에게 무척 불리한 쪽으로.
“이대가 왔다!”
천랑대원 중 누군가가 천랑이대를 발견하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강진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하지만 그의 안색이 변한 이유는 적의 지원병이 와서가 아니었다. 적의 지원병 말고 또 다른 무리가 오고 있었다. 그들은 강진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이었다.
“대장님!”
눈에 익숙한 사람들. 미보가 포두들과 포졸들을 이끌고 온 것이다.
“야! 이 미친……!”
순간 강진은 욕지거리를 내뱉을 뻔했다. 현 상황에서는 짐 덩어리들이 올라온 것이다.
여하간 포졸들이 우르르 올라오니 천랑대원들도 잠시 주춤했다.
포졸들이야 수백이 올라온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었으나, 그들을 어찌하기에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무림과 관은 불가침이라 하나 현의 관원들이 모두 죽어 버린다면 관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할 터. 거기다 절대 관인과 충돌하지 말라는 교주의 지엄한 명령이 있었다.
몇 정도야 죽이지 않고 어찌어찌할 수 있다고 해도, 올라오는 인원은 족히 쉰은 넘어 보였다.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미보가 급히 달려오며 하는 말에 강진은 할 말을 잃었다.
“왜 올라왔냐? 다시 올라올 생각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강진의 외침에 미보는 움찔하면서도 대답했다.
“그렇다고 그냥 있으면 저희가 뭐가 됩니까? 저희는 포도청 관원들입니다. 납치범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들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지 않습니까? 거기다 놈들은 많고 대장님은 혼자이신데…… 그래도 저희가 뭉치면 조금 낫지 않겠습니까? 대장님을 찾느라 한참 헤맸습니다.”
“너희가 언제부터 그렇게 직업 정신이 투철했다고!”
강진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분명 자신의 명령을 불이행한 괘씸한 놈들이었다. 그리고 싸울 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터였다. 아니, 짐이 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화는 나지 않았다.
一. 내 명령을 어겼다.
二. 그렇다고 이 싸움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三. 그런데 화는 나지 않는다. 화가 나야 하는 거 아닌가?
四. 아니, 그 전에 이놈들은 왜 올라온 걸까?
五. 다른 놈들은 몰라도 미보 저놈은 알잖아, 싸워야 할 놈들이 누구인지? 뻔히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는 것도.
六. 그런데도 올라온 건 무슨 이유일까?
七.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밖에 없는데…….
순간 강진은 깨달았다.
‘이놈들도 내 편이었구나.’
강진은 미보와 포두들 그리고 포졸들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편이라는 사실에 살기가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아니지. 이러다가 다 죽는다!’
이제 더더욱 살려야 할 놈들이었다.
이놈들이 자신의 편이라고 목숨으로 증명하려고 했는데 자신이 그들을 내칠 수는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해져야 했다.
‘사부도 이해해 줄 거야.’
강진은 천랑대원들을 보며 최후통첩을 했다.
“본관은 끝없는 인내심과 넓은 아량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너희를 죽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황이 변하면 나도 변해야겠지. 그러니 마지막으로 말한다. 너희가 납치한 사람을 이리 데리고 와.”
구량이 곤담을 보더니 다시 이대주 허덕수에게 전음을 날렸다.
-덕수, 삼십일 번의 인물은 회수했나?
-지금 교로 향하는 중이야. 어찌할까?
-관원들이 너무 많아. 다 죽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다고 작전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 어차피 지금 데리고 올 수도 없다고.
-젠장, 일반인들이라니…… 거기다 관원…….
세 명의 대주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싸울 수도, 그렇다고 싸우지 않을 수도 없었다.
“본관의 말을 너무 무시하는군. 그럼 방법을 하나 알려 주지. 싸우되 여기 관원들은 건드리지 마. 너희 실력이라면 가능하겠지.”
자신의 말이 통할지 모르지만 일단 주의는 줘야 했다. 그리고 보아하니 놈들도 포졸들을 껄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포졸들과 내려가는 것.
하지만 곽노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놈들을 놓치면 찾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수하들도 중요했지만 곽노는 더 중요했다.
결국 양측이 제각기의 이유로 서로 노려보기만 할 뿐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은 싸울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충돌이 일어나는 순간, 누군가 크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
“소주, 안 됩니다! 신교분들은 거기까지만 하는 게 좋겠소!”
양측의 중앙으로 달려온 사내.
“정 총관! 총관이 여기 어떻게?”
강진은 갑자기 끼어든 정 총관을 보며 놀랐다.
“공자님, 더 이상 싸우시면 안 됩니다.”
싸우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던 복면인이 강진의 옆에 오며 말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네가 정 총관을 부르러 간 거였어? 왜?”
“그들이 누군지 알았고, 싸우면 안 될 상대이니까요.”
“저들이 누군데?”
복면인은 천랑대원들에게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정 총관을 보며 말했다.
“일단 정 총관이 수습부터 한 후에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 포졸분들은 내려보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진은 궁금했지만 수하들을 내려보내는 데에는 크게 동감하는 바였다.
강진은 미보를 불러 내려가라 했고, 내려가지 않으려 버티는 그의 엉덩이를 한번 차 주어야 했다.
“내려가. 그리고 다음에 또 명령 어기면 곡소리 나게 해 준다.”
미보가 마지못해 포두들을 데리고 내려가는 순간 뒤에서 강진이 불렀다.
“종사관!”
고개를 돌리자 뭔가 휙 날아왔다. 미보는 반사적으로 그걸 잡았다.
“고생했어. 며칠 헤맸을 텐데, 내려가서 배 좀 채워. 그리고 나 없다고 게으름 피우면 죽는다.”
미보가 뭐라 말하려 했지만 강진은 손을 홱홱 저으며 내려가라 재촉했다.
미보가 포졸들을 데리고 내려가자 강진은 다시 무표정으로 복면인을 보며 물었다.
“이게 어찌 된 거지?”
“정 총관이 부르는군요. 가 보시지요.”
강진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정 총관과 홍안의 사내 쪽으로 걸어갔다.
정 총관은 강진과 구량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 순간부터 더 이상은 싸워서는 안 됩니다.”
“정 총관, 이놈들이 사부를 데리고 있다. 이놈들 누구지?”
정 총관은 강진에게 급히 말했다.
“소주! 주인어른의 명령입니다. 일단 제 말을 따라 주십시오.”
강진이 입을 다물자 구량이 물었다.
“귀하에게 잡혔던 우리 대원은 어찌 되었소?”
강진이 콧방귀를 뀌는 시늉을 하자, 옆에서 복면인이 급히 말했다.
“모두 모처에 안전하게 있습니다. 많이 다쳤을지언정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겁니다. 또한 불구도 아니고요.”
구량은 포권을 해 보이며 말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정 총관이 말했다.
“귀하들이 찾고 있는 한도는 소주의 손에 있소이다. 소주, 그 칼을 제게 주십시오.”
강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부 먼저. 사부부터 데리고 오라고 해.”
“소주! 주인어른께서…….”
“안 돼! 이 칼 때문에 이 난리가 난 것 같은데, 일단 사부부터 데리고 오라고 해.”
정 총관은 난처한 표정으로 구량에게 말했다.
“모양새가 변했지만 저것이 귀하들이 찾고 있는 한도가 맞습니다. 제가 직접 도병에 가죽을 감싸고 칼집을 준비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그렇게 변할 칼이 아니오!”
“그렇게 변했습니다. 주인께서 직접 확인하신 일입니다. 또 신교의 보물이 훼손된 죄는 반드시 갚아 드리겠다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진작 알려 주었다면…….”
정 총관은 단호하게 구량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칼에 대한 책임은 나중에 따져 보면 될 일. 그리고 여긴 우리 방의 영역. 귀하들도 진작 우리에게 협조를 요청했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오!”
구량은 입을 다물었다. 그의 말이 틀린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 총관이 다시 말했다.
“귀하들이 데리고 간 노인을 돌려주시오. 그럼 내 책임지고 한도를 돌려 드리리다.”
구량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 그건 좀 곤란하오. 노인은 이미 본교로 가고 있는 중. 작전을 나왔던 인원이 모두 여기 있는 관계로 연락도 불가하오. 결국 우리가 다시 본교로 연락하여 데리고 오는 수밖에 없소.”
“사부 몸에 조금이라도 해가 가해졌다면…….”
강진이 입을 여는 순간 구량이 말을 잘랐다.
“우리는 명예를 아는 무인. 무공을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해치진 않소.”
강진과 구량이 서로를 노려보자 정 총관이 입을 열었다.
“소주, 곽 노사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잠시 기다려 주시면 제가 직접 곽 노사를 모시고 오겠습니다. 하지만 그 칼을 먼저 제게 주셨으면 합니다.”
“아니, 내가 간다. 내 눈으로 보고 내 손으로 모시고 올 거야.”
“소주, 하지만…….”
“더 말하지 마. 아버님이 말씀하셔도 안 돼.”
강진은 정 총관에게 어떠한 여지도 주지 않았다. 그러고는 구량에게 말했다.
“너희가 말하는 그 교로 가자. 거기서 사부의 안전을 확인한 후에 이 칼을 돌려주지. 그럼 되겠지?”
정 총관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곽노가 강진에게 어떠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탓이었다. 그의 말대로 주인이 나서도 안 될 문제였다.
“그럼 벌이신 일은 어찌합니까?”
“큰 걸 정리했으니 큰 문제 없을 거야. 유실계라는 종사관이 있어. 그에게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하면 알아서 할 거야. 정 총관은 그리 전하기만 하면 돼.”
“네. 그럼 마님에게는?”
강진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그냥 사부 찾아온다고 해. 그리 오래 걸리진 않겠지.”
“청해성입니다. 아무리 빨라도 두 달은 걸릴 겁니다.”
“몇 년이 걸린다고 해도 이해해 줄 거야. 그 사람에게는 아버지니까.”
“그럼 그리하겠습니다.”
정 총관은 그리 대답하고는 구량에게 전음을 날렸다.
-구 대주, 우리의 소주요. 혹여 소주께 무슨 불상사라도 생긴다면 귀교와 우리 방의 관계는 아주 급격히 변할 거요.
-교를 찾는 손님에게 뭔 일이 일어나게 둘 정도로 작은 곳이 아니오.
정 총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복면인에게 말했다.
“네가 더 수고를 해야겠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모시고 다녀오겠습니다.”
강진이 옆에서 투덜거렸다.
“뭐야, 그 말뜻은? 내가 무슨 애야?”
강진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 총관과 복면인은 서로를 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그렇게 강진은 구량과 함께 신교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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