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01
101화 마족 학살자(3)
승리를 자신하던 지시의 마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 뭣?”
병사들을 향해 달려든 거대한 목룡(木龍).
자신이 자랑하는 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목룡 몰테인.
들어 본 적이 있었다. 환상계에 존재하는 세계수를 수호하는 존재. 마족의 도구로 삼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근데, 그게 왜 저 인간의 손에 들어가 있는 건지.
콰득, 콰드드득!
놈이 몸을 한 번 부딪힐 때마다 수십의 병사가 전투불능이 되어 바닥을 굴렀다. 땅을 파헤치며 돌진하는 놈의 공격을 막아낼 수단이 없었다.
콰아앙!
심지어 목룡의 움직임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거대한 체구가 날렵해지고, 공격에 더 큰 힘이 실린다.
실시간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뭐, 저런 말도 안되는 놈이······.’
압도적인 병기 앞에서 병사들의 전술이나 작전은 무의미했다. 가지고 있는 병사들은 A급. 약한 수준은 아니지만, 저런 괴물에게 대응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부름에 응하라, 내 권속들이여.”
지시의 마족은 마기를 쏟아내 숨겨두고 있던 병력을 꺼내들었다. 안개처럼 퍼져나간 마기 속에서 권속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놈들까지 꺼내게 될 줄이야.’
이들은 마법을 쓸 수 있는 특수한 권속들.
진형을 잡고 파괴적인 마법을 사용한다면 전황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
“목룡을 향해 모든 마법을 들이부어라.”
지시의 마족이 내린 명령에 백 명 가량의 권속들이 후열에서 마법을 시전했다. 아니, 시전하려고 했다.
갑작스레 목룡의 입에서 브레스가 뿜어져 나오지만 않았더라면.
콰아아아——!
용의 숨결, 브레스.
대지를 녹이고 지형을 바꾸는 최상위 기술.
그것을 정면에서 견뎌내는 것은 마족이라고 해도 쉽지 않다.
그런 공격에 권속들이 버텨낼 리가 없었다.
비록 눈 앞의 목룡은 용의 형상을 빌어 만들어진 위조품에 불과하다 해도.
브레스의 위력만큼은 훌륭했다.
전열의 언데드 병사와 마법 시전을 시도하던 특수 병사들 모두 일격에 녹아내렸다.
멈출 줄 모르고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불길.
새하얀 대지가 브레스로 인해 붉게 달아올랐다. 살아남은 병사는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
그것을 바라보던 지시의 마족은 할 말을 잃었다. 자신감에 차있던 그의 눈에 공포의 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뭐냐, 대체, 뭐냐.’
무력의 마족을 처치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군대까지 몰살 시킨 놈의 정체는 도저히 인간이라 믿기 힘들었다.
브레스를 뿜는 목룡을 다스리고, 마족들을 척살할 힘을 가진 존재.
‘하.’
지시의 마족은 떨리는 손을 바라봤다. 모든 생물의 정점에 서야 할 마족이 두려움을 느낀다니. 치욕스런 일이었다.
그러나 이걸로 확실해졌다.
‘반드시 죽여야 한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마족들이 이 상황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었다.
놈은 마족의 위대한 계획을 저지하려는 방해물이자, 불순물.
없애지 않으면 후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지시의 마족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김상욱, 이 놈은 대체 뭘하고 있는거지?’
분명 계속해서 상황을 보고하라고 했을텐데. 어느샌가 연락두절이었다. 그 의문은 금방 풀렸다.
콰아앙!
마족이 있던 탑. 방 안의 문이 부숴지며 먼지가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타난 이지한과 김상욱.
그 둘을 확인한 지시의 마족이 이를 드러냈다.
“제 발로 여기까지 오다니. 죽고 싶어 환장을 한 모양이군.”
지시의 마족에게 있어선, 위기를 뒤집을 마지막 찬스였다.
권속들의 죽음은 아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 놈들은 어디선가 구하면 된다.
‘진짜 목적은······. 저 놈이다.’
대인전에는 그리 자신이 없는 편이었지만, 어디까지나 무력의 마족에 비하면 그렇다는 이야기.
‘김상욱을 활용하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지시의 마족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네 놈이 하고 있는 짓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 줄 알고 있는거냐? 마족의 계획을 방해하는 넌 무사할 수 없을 거다.”
이지한은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
“내 손에 죽은 모든 마족들이 그런 말을 하더군.”
“건방진 놈······.”
마족의 붉은 눈이 진해지기 시작했다. 양 손에서 뻗어나온 마기의 탄환이 이지한을 향해 쏘아졌다.
『 스킬 ‘요격 Lv.11’을 발휘합니다. 』
카앙, 카앙!
이지한이 역전의 검으로 탄환을 튕겨내자, 궤도가 비틀린 탄환이 탑의 방에 쳐박히며 폭발했다.
“나를 죽인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전투의 마족께서 이곳을 향해 오고 계시지. 그 분의 힘은 우리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네 놈이 살아날 방도는 없어.”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포기해라, 포기하고 항복한다면 고통 없이 죽여주지.”
지시의 마족은 뒤쪽에 있는 김상욱에게 신호를 보냈다. 뒤로 다가간 김상욱이 몸에서 마기를 방출해냈다.
그렇게 뻗어나간 마기는 이지한의 발목과 손목을 묶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무슨?!”
당황하는 남자의 표정. 동료라고 생각했던 인간이 갑작스레 배신하다는 걸 생각하긴 어려운 일이다.
“크하하!”
지시의 마족은 웃음을 터트렸다.
“잘했다, 김상욱! 네 놈에게는 이 일이 끝나면 특별히 치하하도록 하마.”
“그거 정말 감사합니다.”
마족은 품 안에서 날카로운 쇠꼬챙이를 꺼내들었다. 남자는 마기의 속박에 단단히 묶인 상태. 힘을 주어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불가능했다.
마기를 받아들인 김상욱은 S급 헌터에 필적하니.
“항복하지 않았으니 쉽게 죽여주지 않겠다. 어떻게 마족의 계획을 알게 되었는지, 그리고 목룡에 대한 것도 차근차근 들어야겠지.’
지시의 마족이 쇠꼬챙이를 들어 올렸다.
“가장 먼저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야겠지.”
그 꼬챙이가 이지한의 팔을 향해 찔러지려는 순간.
촤아악!
속박에서 벗어난 이지한의 검이 지시의 마족을 베었다. 검붉은 피가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가슴팍을 부여 잡은 지시의 마족이 비틀거렸다.
“죄, 죄송합니다! 마기의 사용이 아직 익숙치 않아서!”
김상욱이 바닥에 머리를 박으려 하고 있었다.
“이 버러지 같은 놈······! 됐으니 다시 저 놈을 붙잡아라!”
“아, 알겠습니다!”
지시의 마족의 발밑에서 솟아난 마기가 이지한을 노리고 쏘아졌다. 동시에 김상욱이 만들어낸 마기도 이지한을 향해 날아들었다.
두 개의 마기가 허공에서 만나며 서로를 향해 간섭했다. 그 결과 마기가 바닥에 엉켜 붙었다.
가볍게 점프해 공격을 피한 이지한은 그대로 마족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커헉!”
쿠웅!
뒤쪽의 벽에 쳐박힌 지시의 마족의 입가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김상욱은 크게 분노하며 이지한을 노려봤다.
“지, 진짜 죄송합니다! 이 새끼가!”
맹렬한 분노가 느껴지는 김상욱의 표정. 그에게서 발산된 마기가 촉수처럼 뻗어나가 이지한을 노렸다.
타앗!
이지한은 잔상을 남기며 마기의 촉수를 피해냈다. 그러나 김상욱의 마기는 그 한 번 더 갈라지더니 더욱 빠르게 이지한을 추적했다.
“그래, 그거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지시의 마족이 씩 웃었다. 그 빨라진 마기의 촉수가 자신을 속박하기 전까지만 말이다.
“뭣?! 이 멍청한 자식······! 빨리 이거 풀······.”
거기까지 말하고나서야 깨달았다.
어디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배신. 왜 이제서야 떠올렸는지 모를 정도다.
지력의 마족이 죽음을 맞이한 것도, 기록의 마족이 실패한 것도.
전부 이 놈이 배신 탓이었다면 아귀가 맞아 떨어진다.
“너 배신한 거냐······?”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빠, 빨리 풀겠습니다!”
“이 새끼가 아직도 연기를······. 연기가 아니라면 빨리 풀어라!”
김상욱이 펼치는 혼신의 연기. 그것은 지시의 마족을 끝까지 혼란스럽게 했다. 상황이 막바지에 치다른 지금 마족에게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단 것도 한 몫했다.
끝까지 속박은 풀리지 않았다.
“크윽, 이······!”
지시의 마족이 마기를 방출해 속박을 풀려는 찰나.
이지한이 달려 들며 말했다.
“그러게 사람을 골라가며 믿어야지.”
이지한의 검이 놈의 목을 베었다.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가 마족의 목에 선명히 새겨졌다.
투욱.
경악한 표정 그대로 놈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 * *
『 435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나는 역전의 검에 기대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몰려오는 탈력감. 13레벨 일자베기의 후유증 때문에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고생하셨습니다. 후우, 어땠습니까 제 연기? 이 자식 비위 맞추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좋네. 잘했다.”
김상욱 덕분에 간단하게 끝났다. 동시에 체력을 온존할 수 있었다.
일단 지시의 마족이 죽었으니 김상욱이 배신자라는 사실은 아는 마족은 이제 없다.
‘잘하면 스파이로 한 번 더 써먹을 수 있을 것 같긴한데.’
한가지 떠오르는 게 있기는 하다만, 이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전투의 마족.’
놈은 높은 확률로 여기에 올 거다.
나는 탑 바깥을 내다봤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이따금씩 하늘이 밝아지며 벼락이 터져나온다.
나는 통신석을 꺼내 말했다.
“게이트의 보스로 보이는 존재를 처리했습니다.”
– 게이트 출구가 열렸나요? 입구 자리에는 게이트가 없습니다.
“여기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보스가 남아 있는 것 같네요.”
게이트가 보스로 인지하는 존재가 아직 남아 있다. 그렇기에 출구가 열리지 않은 거다.
나는 다시 어두운 하늘을 바라봤다. 원형을 그리며 모여들기 시작하는 구름. 그 원형을 따라 새빨간 붉은 선이 그어지기 시작한다.
끝없는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지독하게 불길한 연기를 흩뿌리며 땅으로 내려간다.
검은 마기를 이끌고 바닥에 도달한 존재.
그것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김상욱의 안색은 창백해져 있었다.
“나, 나타났군요.”
– 지금 출현한 마수,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통신석에서 넘어오는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다. 여지껏 느껴본 적 없는 생물로서의 격의 차이.
반대편에 있을 헌터들도 모두 동요하고 있을 거다.
중위 전투의 마족.
놈의 주변으로 검은 마기가 일대를 잠식해 나갔다. 새하얀 바닥이 어둠으로 들끓기 시작한다.
쿠구구구······!
날카로운 기둥들이 끊임없이 솟아난다, 아예 이 근처의 지형 자체가 뒤바뀌고 있었다.
“저, 저거 다 뭡니까?!”
김상욱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노란빛의 빛줄기가 수 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별똥별처럼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그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피면 감탄하고 있을 순 없었다.
그것은 무기의 비.
검, 칼, 창, 화살······.
대지를 향해 떨어지는 무수한 병장기들.
빠르게 낙하한 무기들은 내가 있는 탑을 두드렸다.
콰과과과—!
금이가고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탑. 김상욱이 급하게 마기를 펼쳐 보호막을 형성했다. 무기들은 끊임 없이 떨어져 우리를 탑의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콰아아앙!
“크으윽, 미친 거 아닙니까?!”
김상욱은 모든 마기를 방어에 치중하고 있었다. 무기의 비는 그치지 않는다. 계속해서 떨어지며 일대를 뒤덮는다.
떨어진 무기는 땅에 박혀 흙먼지를 일으키고, 바위를 부순다. 혹은 바닥에 그대로 꽂혀 나아갈 진로를 방해했다.
그 한가운데에 서 있는 내 심장이 떨리고 있었다.
저벅 저벅.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전투의 마족. 그는 붉은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마족들과 많이 마주쳤지만 이만큼 섬뜩한 느낌이 든 적은 처음이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강해보이네.”
그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과거에도 몇 번 있었지. 마족에게 저항하고, 자신의 종족을 위해 검을 들던 얼간이들. 우리는 그들을 마족 학살자라고 불렀다.”
바닥에 떨어진 무기를 주워드는 전투의 마족.
“인간아, 네가 그 이름을 받을 자격이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내가 여기까지 직접 행차해 온 보람이 있을테니.”
피부가 아려오는 살기.
마수의 범주를 벗어난 존재.
도저히 넘을 수 없어 보이는 벽.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게 내가 물러설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나는 역전의 검을 들어 올렸다.
『 타재간파의 서에 존재하는 모든 목록을 활성화 합니다. 』
『 ‘마도 : 마력 증폭 제어 장치’에 의해 마력을 증폭 시킵니다. 』
미래의 군단장이자, 수 십의 영웅을 집어 삼키는 괴물.
전투의 마족 ‘류크엘’.
나는 놈을 잡고 다음 랭크로 넘어갈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