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14
114화 레전더리 투어(2)
이중던전에서 획득한 레전더리급 아이템.
붉은 보석이 영롱하게 빛나는 목걸이를 들어 올렸다.
『 가속하는 흐름(레전더리) 』
– 효과 : 지력 40% 상승, 마력양 30% 증가
– 특수효과 : 모든 스킬의 쿨타임 35% 감소
레전더리 아이템다운 놀라운 효과다. 특히 특수효과인 쿨타임 35% 감소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귀중한 옵션이었다.
“그러면 이건······. 윤서현씨가 가지는 걸로 하죠.”
내가 가진 스킬 중에는 쿨타임을 가지는 게 없다. 일자베기도 수명이나, 체력을 소모할지언정 대기시간은 없으니까.
“예?”
윤서현이 되물었다. 뭘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레전더리는 현시점에서 최강의 등급. S급 헌터들이나 착용할 수 있다는 게 세간의 인식이다.
그걸 내밀었으니, 놀랄만도 하다.
“어서요. 팔 떨어지겠습니다.”
“아, 아뇨. 그냥 받기에는······. 너무······. 지한씨가 아니었으면 여기에 아이템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텐데요.”
윤서현의 능력은 이미 미래에서 확인했다. 공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녀는 혼자서 수 만의 마수들을 막아내는 실력자였다.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윤서현의 공간이동은 쿨타임이 존재한다. 그것부터 줄여야 빠르게 다른 던전의 아이템도 회수해 올 수 있다.
“꾸물거릴 시간 없습니다.”
나는 망설이는 윤서현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려했다. 얼굴이 붉어진 그녀가 그제서야 목걸이를 받아들었다.
“자, 잠깐만요. 제가 찰게요.”
“레전더리는 더 많이 있습니다. 이건 시작일 뿐이고요.”
“더 있다고요······?”
“와우.”
그 말을 들은 진세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러면 나도 레전더리 아이템 가질 수 있는 거에요?”
“물론.”
“미쳤다······..”
미래의 영웅들의 전력 보강이 주요 목적이다. 물론 내 아이템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겠지만, 각 레전더리 아이템은 쓰임새에 맞게 각자에게 돌아갈 거다.
목걸이를 목에 찬 윤서현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나를 바라봤다.
“설마 2주 동안 이걸 조사하고 다녔던 거에요? 레전더리 아이템의 위치를?”
“헐.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두 사람 다 뭔가 감동한 눈빛이었다.
“······.”
뭐, 영 틀린 말도 아니다. 2주 동안 미래에서 레전더리 아이템의 위치를 알아오긴 했으니까.
다만 어디까지나 인류를 위해서다. 둘이 감동하는 것만큼 사적인 이유가 아니다.
레전더리 아이템의 회수의 이점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번째로, 영웅들의 전력 강화.
두번째가 마족의 견제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아이템들은 마족들도 이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마족을 약화시키고, 우리 전력을 증강 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직 공략해야 할 던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두 사람 다 고생할 각오해야 할 겁니다.”
“이런 고생이라면 백 번도 더 하죠. 그리고 고생도 아닌데요.”
“어서 다음으로 가요.”
두 사람 다 의지를 활활 불태우니 좋은 게 좋은 거다.
“그러면 이제 밖으로 나갈까요?”
“잠깐만요. 쓰레기 좀 버리고요.”
진세아가 한 손에 들고 있던 나무꼬치를 보물 상자 안에 던져 넣었다.
그러고보니 게이트를 공략하던 반석 길드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시련도 멈춰놨으니 문제는 없겠지.’
열심히 미궁을 공략한 보상이 진세아가 버린 나무꼬치라는 게 좀 허무하겠지만.
말했다시피 목숨값에 비하면 싼 거다.
* * *
레전더리 파밍은 계속 이어졌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지나 충청도까지 레전더리가 잠든 던전을 휩쓸었다.
대부분 숨겨진 A급 던전이거나, 그 내부의 이중 던전이었다.
“또 레전더리······. 대체 무슨 능력이에요? 나도 알려주면 안 돼요?”
미래의 네가 알려 준 거라, 무슨 수로 알아냈는지는 나도 모른다. 아이템을 찾아내는 일은 순조로웠다.
아니, 날로 먹는거나 다름 없었다.
레전더리 아이템을 착용하고 더 빨라진 윤서현의 공간이동.
“공간이동 스킬의 레벨이 올랐어요.”
대기 시간이 줄어든만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었다. 그건 빠른 경험치의 축적으로 이어진다.
“오오, 성공했어요!”
거기에 더해 진세아의 ‘절대 강탈’이 합쳐지니 그야말로 치트나 다름 없다. 레전더리 아이템을 착용해 강화된 능력치만큼 진세아가 훔칠 수 있는 폭도 늘어난다.
계속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레전더리 투어 3일차.
“이번 던전은 둘이서 공략해주세요. 위치는 알려드리겠습니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있거든요.”
“물론이죠. 맡겨만 주세요.”
경기도 근처의 던전.
나는 내부의 아이템 위치를 알려주고서 따로 빠져나왔다.
‘레전더리 아이템은 훌륭하지만······. 아이템만으로 모든 게 해결 될 거였으면 환세의 도둑 진세아는 진작에 세계 최강이 되었겠지.’
마족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써서 상대해야 한다.
숲 속에 위치한 폐건물.
쓰러져가는 콘크리트 건물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었다.
벽 뒤편으로 그의 그림자가 보였다.
인류의 배신자 김상욱이었다.
“그 동안 잘 지냈나?”
“잘 지내기는요. 불안해서 한숨도 못 잤습니다. 대체 2주 동안 어디계셨던 겁니까?”
“왜, 내가 사라져서 좋았던 거 아닌가?”
내 말에 김상욱이 한숨을 쏟아냈다.
“그럴리가요. 오히려 버려진 줄 알았습니다. 제가 말씀 안드렸나요. 지난 번 일로 확실히 깨달았다고요. 지한님을 도와 마족을 처치하는 게 제 사명······.”
“마음에도 없는 말을 잘도 하는구만.”
“아니, 답답하네. 진짜라니까요.”
김상욱이 이중 스파이로 활약해 준 덕분에 수월하게 마족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나는 억울해 하는 김상욱을 잠시 바라봤다. 나와 김상욱을 이은 검은 끈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영혼 계약은 그대로다.’
미래에서 확인한 김상욱은 마족의 편에 서 있었다. 최후의 5인 중 하나였던 김민수와 같이.
‘정말 다시 배신한 건가? 아니라면 내가 숨겨 둔 조커 카드였던걸까.’
미래의 나와 대화한 적이 없으니 그 진상은 알 수 없지만.
멸망한 세계에서 만났던 그에겐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었다.
그는 내가 안배해 둔 스파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진짜 위협은 김상욱이 아니다.’
마족의 목적이 인류의 절멸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다시 인간의 편에 섰으니까. 진짜 배신자. 인류의 마지막 희망까지 앗아간 존재는 따로 있다.
‘대마법사 김민수. 최후의 5인이면서도 마족과 교류한 그가 진짜 배신자다.’
본래 천성호가 했어야 할 회귀를 내가 하게 된 원인.
김민수를 견제해야 한다.
“휴가 기간이었다고 생각해라. 이제 쉴 틈 없을 거야.”
“좋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뭘하면 됩니까?”
“오성 길드에 들어가라.”
“오성이요······?”
대한민국 3위 길드인 오성.
대마법사 김민수는 그곳의 수장으로 있다.
“그곳에서 마기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길드장의 신임을 얻어라.”
마족과 관련있는 자라면 김상욱을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오성이면 대한민국 3대 길드 중 하나잖습니까.”
“자신 없나?”
내 말에 김상욱이 씩 웃었다.
“아뇨, 섭섭하게 무슨 소리 하시는 겁니까. 저 그 지독한 마족 놈들 아래에서도 구른 놈입니다. 너무 쉽다 이거죠.”
자신감이랑 능청스러움만큼은 일류구만.
“김민수도 너처럼 마족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자의 최측근이 되어 그 목적을 알아내라.”
“맡겨만 주십쇼.”
김상욱이 운영하고 있던 빌런 길드는 대리인을 세우면 되는 일이다.
“아주 확실하게 해내겠습니다.”
비릿한 미소를 짓는 김상욱.
인류의 배신자라는 별명이 붙었던 탓일까.
이런 방면에선 믿음직스러움마저 느껴진다.
* * *
3일차에 우리는 총 여섯개의 레전더리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건 이거였다.
『 에이나시아 영웅검(레전더리) 』
– 공격력 : 160
– 효과 : 검기의 순도가 높을수록 절삭력이 강화됩니다.
푸른 기운이 서린 한 자루의 검. 다른 레전더리 무기와 비교해서 공격력이 높음은 물론이고, 절삭력 강화 효과까지 붙어 있다.
‘나한테는 필요 없지만······. 신태양한테는 딱이겠어.’
내가 가진 역전의 검 ‘오르티시아’의 공격력은 200이다. 등급은 무성(無星).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단위다.
선공권이라는 말도 안되는 특수 기능까지 생각하면 무기를 바꿀 이유는 없다.
‘물론 그냥 줄 수는 없지.’
미래의 신태양은 분명 자신을 굴려달라고 말했다. 나는 그 약속을 무시할 수가 없다.
“그러면 다음은 어디로 갈까요?”
윤서현 헌터도 레전더리 아이템을 파밍하는데 맛이 들린 모양이다. 아이템을 획득할 때의 그 희열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들긴 하다.
“우선은 레전더리 아이템을 착용하죠.”
나머지는 팔목 보호대와 장갑, 팔찌, 반지다.
레전더리 아이템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으니 비현실적이긴 하다.
“지한씨는 아무것도 안 쓰나요?”
“이제부터 가는 곳이 제 아이템 구하러 가는 겁니다.”
내 갑옷은 유니크 등급이지만, 레전더리급에 필적한다. 김건이 만들어 준 아이템은 성장형이니까.
“그리고 지금부터는 사냥도 할거고요.”
『 타재간파의 서를 발휘합니다. 』
『 대상 ‘진세아’의 재능 절대은밀기동의 개화 난이도는 S입니다. 』
『 대상 ‘윤서현’의 재능 절대공간창조의 개화 난이도는 SS입니다. 』
두 사람의 재능을 빠르게 개화 시키는 것도 전력 증강의 일종이다. 더불어 이건 내가 능력을 획득하는 길이기도 하다.
‘프로젝트 아포칼립스의 시동 전까지 최선을 다해 기반을 닦아 놔야 한다.’
상위 마족은 지금까지 상대해 왔던 마족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어중간한 태도로는 허무하게 목숨을 잃을 뿐이다.
그리하여 시작 된 사냥과 던전 공략.
S급 게이트는 현재 그 출현 빈도도 적고 공략한다는 사실만으로 큰 주목을 끌게 된다. 노리는 건 A급 게이트다.
“으아악, 서현 언니 도와줘요!”
“잠깐만 기다려! ······지금이야!”
수 백 마리의 정령들이 그녀들을 쫓아 달려들었다. 윤서현이 차분하게 공간을 가르고, 진세아가 단검을 들고 종횡무진 그 속을 누빈다.
타재간파의 영향을 받은 두 사람.
『 동료 진세아의 레벨이 오릅니다. 』
『 동료 진세아의 레벨이 오릅니다. 』
『 동료 진세아의 레벨이 오릅니다. 』
윤서현도 마찬가지로 어마무시한 레벨업 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성장세구만.’
나는 뒤쪽의 바위에 앉아 그 광경을 구경했다. 괜히 경험치를 빼앗을 필요는 없다. 오르티마의 레벨도 전부 만렙이었기도 하고.
목룡 몰테인의 레벨도 120, 마공학 드래곤의 레벨도 120이다.
‘슬슬 새로운 마수를 흡수할 때가 됐다.’
한마디로 내 성장은 최대치다.
S급 게이트를 공략할 때가 되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그게 있었지.’
이계 규율의 상점에 있던 이계규율 1★ 부여권.
현재 무성 등급인 역전의 검 오르티시아에 사용할 때가 되었다.
10만 포인트라는 어마무시한 가격에 사용을 미루고 있었지만······.
지금쯤 되면 포인트도 충분히 쌓였겠지.
그리 생각하며 이계 규율 상점을 불러오는 순간이었다.
파직, 파지직!
강렬한 스파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나도 모르게 팔로 앞을 가릴 정도였다. 스파크 정도야 흔히 있는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
‘큭. 이번에는 또 뭐가······.’
거기까지 생각하고서 깨달았다.
미래에서 휩쓸었던 수 만의 군세.
마도파괴광선에 의해 녹아내린 수 없이 많은 마물들.
그 포인트를 잊고 있었다.
『 대상 이지한이 획득한 포인트가 해당 시간선의 인과 한계치를 아득히 초월합니다. 』
『 시스템이 해당 인과 타당성을 검토합니다. 』
『 이계 규율이 시스템에 간섭합니다. 』
붉은 스파크와 금빛 스파크가 난립하는 가운데.
촤르르륵!
포인트가 끝없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10만대였던 포인트가 20만, 50만을 넘어······. 100만대에 도달한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상승한다.
상승하는 숫자가 점차 느려지기 시작한 순간.
새하얀 빛이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