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2
12화 성장의 마족(2)
나와 윤서현이 가세하자 상황은 금세 정리됐다.
“모두 고생했어. 일단 휴식하자.”
“후우······.”
“다, 다행이다.”
고성준의 말에 로만 길드원들이 자리에 주저 앉았다. 다들 꼴이 말이 아니었다. 흙투성이에 땀으로 범벅이 되어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겨우 첫 전투인데도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슬쩍 눈치를 보고 뒤쪽으로 빠졌다. 내가 잡았던 늑대의 마정석과 부산물을 회수하기 위함이었다.
『 몬스터에게서 전리품을 갈무리합니다. 』
『 스킬 ‘해체 Lv.10’의 효과가 발휘 됩니다. 』
슥삭 슥삭.
순식간에 마정석과 가죽이 분리된다. 그 마정석을 인벤토리에 집어 넣으려는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윤서현 헌터였다.
‘······.’
못 본 척 넘어 가줄 순 없으려나. 협회의 입장이란 게 있으니 그럴 순 없겠지. 다시 마정석을 땅에 내려 놓으려는 그때였다.
슥삭.
윤서현 헌터가 나이프를 꺼내더니 옆에 남은 한 마리에게서 마정석을 꺼냈다. 그러더니 내게 건넨다.
“여기요. 가죽은 내가 챙겨도 되죠?”
“······.”
“길드 사람들 보기 전에 빨리하죠. 가뜩이나 협회 월급 쥐꼬리 같은데 이런 거라도 챙겨야죠.”
끄덕.
이상한데서 마음이 맞는구만. 뭐, 나쁘지 않다.
덕분에 D등급에 해당하는 가죽과 발톱을 챙겼다. 마정석까지 챙겼으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신속하게 갈무리를 마친 우리는 길드원들이 있는 장소로 돌아왔다.
자연스레 쉬고 있던 로만 길드에게로 시선이 간다.
“조금만 쉬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자. 이번에는 포지션을 더 제대로 잡아보면···.”
고성준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모양새였다.
“설마 계속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자는 거야?”
“성준 오빠, 이건 아닌 것 같아.”
오히려 길드원들이 만류하기 시작했다. 몇 마디가 더 오가고 길드원들의 의견은 돌아가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고성준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였다.
“왜 이래. 고작 D급 게이트에서. 이번 사냥을 제대로 끝내야 장비도 구입하고 밀린 대금도 지불할 거 아냐.”
길드장으로서 길드원들보다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단 건 알겠다. 하지만 상황 파악을 못하는데도 정도가 있다.
‘이런 식이면 파티가 전멸해도 이상하지 않지.’
고성준은 자신의 선택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지 모르고 있다.
‘이게 게임이었다면 아무래도 좋을 선택이지만······. 이건 현실이다. 한 순간의 판단으로 목숨을 잃는 게 당연한 현실.’
헌터 생활이란 게 그랬다. 게임과 같은 사냥이 계속 이어지니 감각이 무뎌진다. 게이트, 몬스터 같은 이질적인 존재들이 위험하다는 감정 자체가 메마른다.
‘결국 목숨이 걸린 일이란 걸 잊게 되는 거다.’
그러니 정작 중요한 순간에 판단을 그르치는 일이 나오는거고.
뭐, 그렇다 해도 이번 사건에서 그들은 어디까지나 피해자다. 변칙 게이트의 출현 자체가 사고니까.
변칙 게이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일종의 천재지변과도 같다. 정확한 예측이 안되는 지진 같이 말이다.
고성준의 탓만을 할 순 없겠지.
“조금만 더 가보고 돌아가면 되잖아!”
“그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쩔건데!”
길드원 사이에서도 주장이 나뉘고 있었다. 보다못한 윤서현 헌터가 나섰다.
“음, 제가 보기엔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깔끔하고 정확한 판단이었다.
“지금 여러분이 계신 게이트는 변칙 게이트예요. 직접 상대해 보셨으니 아시겠죠. 몬스터들이 제 예상보다도 훨씬 강해요. 우선 돌아가서 협회에 지원을 요청하죠.”
“봐봐! 협회 언니도 그렇게 말 하시잖아!”
길드원 박현주가 맞장구를 쳤다. 윤서현까지 나서자 길드 내부의 의견도 돌아가자는 분위기가 됐다.
참다 못한 고성준이 일어섰다. 그는 미간을 잔뜩 좁힌 채 소리쳤다.
윤서현을 향해서.
“그쪽이 뭔데 나섭니까? 변칙 게이트면 어쩌라는 거예요? 협회 소속이면 답니까? 판단은 우리가 합니다. 괜히 나서지 마세요.”
“······.”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대로 침묵이 이어졌다.
자신의 말이 먹혔다고 생각한 건지, 고성준이 은근한 미소를 짓던 그 때였다.
“서, 성준 오빠···. 뒤, 뒤에···.”
길드원 박현주가 떨리는 손가락으로 고성준의 너머를 가리켰다.
크르르······.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한 고성준의 뒤로 형형한 두 개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구름에 가려졌던 달이 모습을 드러내며, 눈동자의 정체가 밝혀졌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침을 질질 흘리는 괴수.
우두머리 은빛 늑대였다.
일반 은빛 늑대의 족히 네 배는 되어 보이는 크기.
모두가 그 크기에 압도 되어 숨을 죽였다.
으르르···.
그저 으러렁 댈 뿐인데도 주변의 공기가 떨리고 있었다. 그 진동에 나조차 심장이 떨릴 정도다.
다들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고성준은 그제서야 뭔가가 잘못 되었음을 인지했다.
“뭐, 뭡니까 다들? 내 뒤에 뭔가가······.”
고성준이 천천히 고개를 뒤돌아 보는 순간, 우두머리 늑대가 울부짖었다.
크허엉!
몸이 뒤로 밀려날 정도의 박력이다. 온몸이 저릿해 움직일 수가 없다. 날아가버릴 것 같은 정신은 덤이다. 나조차 이를 악물어야 했다.
“으아악!”
불시에 터져나온 소리에 고성준이 바닥을 굴렀다.
『 우두머리 늑대가 울부짖습니다! 공포심이 스멀스멀 기어 오릅니다. 』
『 영향을 받은 대상이 ‘공포’ 상태에 빠집니다. 』
“으아아아!”
“살려줘!”
“도, 도망가야 해!”
딱 한 번 울부짖었을 뿐인데 로만 길드원 전체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크윽.’
나는 피어오르는 공포심을 억눌렀다. 정확히는 그러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나까지 패닉에 빠져선 안된다.
그러자 메시지가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다.
띠링! 띠링! 띠링!
『 스킬 ‘정신력 Lv.1’을 획득합니다. 』
『 스킬 ‘정신력 Lv.2’을 획득합니다. 』
『 스킬 ‘정신력 Lv.3’을 획득합니다. 』
『 정신계 상태이상 저항력이 9 증가합니다. 정신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
‘좋아, 버텼다.’
정신력 스킬을 획득함과 동시에 레벨이 증가했다. 기본 스탯이 높은 윤서현 헌터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다. 다행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시선은 허겁지겁 뛰어 오는 고성준을 향했다. 녀석은 길드원들을 향해 다급하게 소리쳤다.
“다, 다들 도망쳐!”
멍청한 소리. 여기서 뿔뿔이 흩어지면 절대 안된다.
내가 달려가도, 모두를 잡아두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나는 위압 스킬을 사용했다.
『 스킬 ‘위압 Lv.7’의 효과를 발휘 합니다. 』
『 주변 대상이 위압 상태에 빠집니다. 』
“허억!”
달려가던 고성준이 위압에 걸려 쓰러졌다. 녀석은 볼썽 사납게 얼굴부터 바닥에 쳐박혔다. 나는 녀석을 들어 뺨을 한 대 갈겼다.
그러곤 조용히 말했다.
“정신 차려.”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고성준이 날 올려다 본다.
스윽.
나는 녀석을 잘 보이도록 위로 들어 올렸다.
“성준 오빠!”
“헉, 성준아!”
그러자 마찬가지로 가벼운 위압 상태에 걸렸던 길드원들의 시선이 내게로 모였다. 그들의 발걸음 또한 멈췄다. 다소 강압적이긴하지만 결과는 좋았다.
우두머리가 늑대가 건 공포를 내 위압으로 덧씌우는 데 성공했다.
나는 성가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신차리고 윤서현 헌터한테 붙으십쇼.”
이렇게 말했으면 알아듣겠지. 상황을 지켜보던 윤서현 헌터가 알맞게 손을 들었다.
“다들 이리로 모이세요! 공간이동으로 빠져나갈겁니다!”
“자, 잠시만요!”
“나도 데려가요!”
나를 포함한 총 여섯 명의 헌터가 윤서현에게로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주변의 일그러기 시작했다.
물론 보스가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었다.
시야 한켠으로 달려든 우두머리 늑대가 아가리를 쫘악 벌린다. 단번에 우리를 씹어 삼켜 버릴만큼의 크기다.
“느, 늑대가!”
“으아아아!”
“제바알!”
입을 한껏 벌린 우두머리 늑대가 주둥아리를 콱 다물기 바로 직전.
우리는 그 장소를 벗어날 수 있었다.
* * *
“허, 허억······.”
“살았다.”
아무리 공간이동 스킬이라도 게이트 바깥으로 나갈 순 없다.
그래도 안전한 장소까지는 이동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첫 전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안도감이 길드원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특히 고성준은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었다.
콰아앙!
멀리 있는 장소에서 흙먼지가 솟아올랐다. 먹이를 놓친 우두머리 늑대가 성질을 부리는 것 같았다.
우리가 있는 곳이 고지대라 그 모습이 훤히 보였다. 다들 멍하니 우두머리 늑대의 난동을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렸다.
“이럴 때가 아니잖아요. 빨리 게이트 바깥으로 나가요!”
“그래요. 무슨 늑대가 저따위로 무식하게 크답니까? 살려면 나가야겠어요.”
D급에서 경험하기엔 차원이 다른 강함이었다. 울부짖기 한 번에 다들 나가떨어졌으니. 나도 동감한다.
하지만 나가자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주변을 살피던 윤서현 헌터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이상해요. 게이트가 있는 장소로 나온건데 아무것도 없어요. 설마 출구가 사라졌다거나···?”
그녀의 눈동자가 나를 향한다. 내게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이다.
“변칙 게이트이니 당연한겁니다. 사라진 게이트는 보스를 잡으면 다시 나타날 겁니다.”
“아, 아아······.”
“이런······.”
길드원들 사이에서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잠시 조용하나 싶던 고성준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아까 나한테 맞은 얼얼한 뺨을 붙잡은 채로.
“그게 말이 됩니까? 저 무지막지한 놈을 무슨 수로 잡으란—”
고성준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위쪽 바위에 숨어 있던 늑대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으헉!”
나는 알고 있었다.
촤아악!
손에 든 영혼 포식자를 휘두르자, 단칼에 늑대가 쓰러졌다. 나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어차피 잡는 건 내가 할 겁니다. 뒤지기 싫으면 조용히나 합시다.”
그제서야 고성준이 입을 다물더니 슬그머니 뒤쪽으로 물러난다.
드드드드······.
땅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저, 저게 뭐죠?”
박현주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장소에 모두의 시선이 향했다. 우두머리 늑대가 있던 곳이었다.
진동의 원인은 명확했다.
거대한 검은 파도가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
아우우!
나무, 바위 할 것 없이 뒤집어 삼킨 파도는 이윽고 우두머리 늑대를 덮쳤다.
우두머리 늑대가 거세게 저항하며 머리를 흔들어대지만 파도는 그에 맞춰서 넘실거릴 뿐이었다.
우두머리 늑대는 발광하듯 뛰어 올랐다. 그러나 점차 움직임이 느려진다. 조금씩, 조금씩 검은 액체가 늑대를 집어 삼킨다.
갑작스레 나타난 괴생명체에게 보스가 힘 없이 당하는 모습.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광경에 모두가 말을 잃었다.
그렇다.
저 놈이 내가 잡아야 할 성장의 마족이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윤서현 헌터가 나와 검은 파도를 번갈아 봤다.
“설마, 저걸? 아니죠?”
“맞는데요.”
보스가 죽으면서 자동으로 출구가 나타났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보스를 집어 삼킨 저 검은 액체, 그러니까 성장의 마족이 이젠 보스가 된다.
녀석을 잡고 출구를 만들든가, 아니면 저 녀석이 바깥으로 나갈 때까지 기다리든가. 둘 중 하나다.
“······그러면 저희는 뭘하면 됩니까?”
한결 유순해진 고성준이 나를 보곤 묻는다.
“여기서 버티고 있으시면 됩니다. 정 심심하시면 캠프파이어라도 하시든가. ”
우두머리 늑대는 마족에게 당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하울링을 했다. 그 탓에 일반 늑대들은 중심부를 향해 모여들고 있을 거다.
여기는 비교적 안전하다. 몇 마리 정도라면 이 사람들도 상대할 수 있고.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이대로 그냥 가려는데, 고성준 헌터가 눈에 걸렸다. 나는 한 걸음 다가가서 말했다.
“이제 생각났는데, 그쪽이 할 일이 하나 있었네요.”
나는 손가락으로 고성준 헌터의 가슴팍을 가리켰다.
“그것 좀 빌립시다.”
고성준이 당황한 표정과 함께 슬금슬금 물러난다.
“이, 이거요? 이거 레어급인데······.”
아, 레어급이라고? 그럼 더더욱 좋지.
“뒤지기 싫으면 좀 빌려 씁시다.”
* * *
『 쓸만한 메탈 아머 세트 』
– 부위 : 모든 부위 (세트)
– 등급 : 레어
– 품질 : B+
– 효과 : 방어력 + 25, 야수형에게 데미지 감소 5%
상당히 만족스럽다.
고성준 헌터에게서 빌린 메탈 아머의 성능은 훌륭했다. 이러니 늑대들에게 그렇게 쳐맞아도 멀쩡하지.
내게 받은 허름한 가죽 갑옷을 억지로 걸치는 고성준의 표정이 눈에 선했다.
“협회에서 지급하는 물품을 남겨두고 왔으니까, 로만 길드가 버티는데엔 문제 없을거에요. 문제는 우리죠.”
윤서현 헌터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나와 윤서현 헌터는 아까 보았던 성장의 마족을 향해 다가가는 중이었다.
놈의 위치를 찾는 건 쉬웠다.
아우우우!
놈은 높은 절벽에 서서 줄곧 하울링을 해대고 있었으니까. 마치 자기가 원래의 보스인 척 그러고 있었다.
그러나 잘 들어보면 소리 사이 사이에 미묘한 노이즈가 끼어있다. 완벽히는 흉내내지 못하고 있다.
비탈길을 오르던 윤서현이 물어왔다.
“그래서 저게 대체 뭐예요? 보스를 집어 삼키더니 똑같은 모습으로 변했어요. 저런 몬스터는 저도 처음봐요.”
“글쎄요. 저도 처음 봅니다. 대충 때려잡으면 되겠죠.”
“와, 굉장한 작전이네요. 우리 둘 다 죽기 딱 좋은 작전.”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마족이라고 밝힐 순 없었다.
‘지금 당장 마족에 대해 협회에 알리는 건 위험하다.’
지금은 특수한 몬스터라고 말해두면 충분했다.
“삼킨 마수의 능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놈인가보죠. 해야 할 일은 어차피 같습니다. ”
쓰러뜨리고 나아갈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녀석에게로 향하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늑대 마수들을 몇 마리 마주쳤지만 금세 물리쳤다.
윤서현의 전투 능력이 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났다.
“이래보여도 저도 조금 있으면 B급 헌터거든요.”
“오.”
내가 살짝 놀란 기색을 보이자 윤서현이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일전에 쿠훌렌과의 전투에서 윤서현이 패배한 건 상성 탓도 있었던 것 같다.
‘합이 은근히 잘 맞네.’
윤서현의 마법과 내 검술이 합쳐지자 아무리 마기에 의해 강화된 늑대라고 해도 상대가 안됐다.
깨갱! 깨갱!
불쌍한 울음소리를 내며 멀어진다. 재밌는 건 그렇게 사라져서는 동료를 데려온단 것이었다.
『 영혼 포식자가 영혼을 섭취합니다. 현재 영혼의 농도 : 56% 』
몰이 사냥도 이런 몰이 사냥이 없었다. 경험치를 못 받는 게 아쉬울 따름.
‘마정석이랑 재료를 놓치는 건 더욱 아쉽다.’
최대한 빨리 성장의 마족에게 가야했다. 녀석이 완전히 소화를 끝내면 이길 방도가 사라진다.
그 거대한 파도를 이길 자신은 아무리 나여도 없다.
『 영혼 포식자가 영혼을 섭취합니다. 현재 영혼의 농도 : 83% 』
처치한 늑대가 늘어날수록 영혼 포식자가 내뿜는 한기가 강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영혼은 수월하게 모으겠어.’
성장의 마족은 하울링으로 다른 늑대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모두 집어 삼킨 뒤 영양분으로 삼으려는 거겠지.
‘그 점이 무서운 거다.’
다른 존재를 흡수하고 그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한다. 단순하지만 끝없이 강해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몬스터와 헌터들을 차례차례 집어 삼킨 성장의 마족은 결국 지성을 손에 넣는다. 그가 군단장의 지위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족들의 위에 군림하던 그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러니 처리하려면 지금밖에 없다.’
가장 성장하지 못한 때.
녀석이 막 게이트를 넘어 우리의 세계로 도착했을 때.
바로 지금이 기회였다.
촤아악!
마지막 늑대를 베어내자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 영혼 포식자가 영혼을 섭취합니다. 현재 영혼의 농도 : 100% 』
『 영혼 포식자의 특수 기능이 개방됩니다. 』
푸른 빛이 영혼 포식자를 감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