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32
132화 오버 더 레전더리(2)
선혈의 마족을 죽였으니 마족들의 경각심도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인간을 무시하는 놈들이 대부분이었지.’
놈들은 인간을 그저 지배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 애초에 나에게 죽는 놈들 모두 자신의 패배를 예상하지 못했다.
‘내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마족들은 나를 대적자라고 불렀다.
‘신태양과 계속해서 착각한 걸 보면 나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아니고.’
백묵이 계속해서 정보를 차단해준다고 보는 게 맞겠지.
본래대로라면 소리 소문 없이 진행 되었어야 할 놈들의 침략 활동이 나에 의해 하나 둘 저지되고 있다.
내가 가진 미래에 대한 지식.
그 덕에 놈들의 계획을 한 발 앞서 무너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 될 일들을 생각하면······.
‘역시 나 혼자로는 부족하다.’
전 세계에 닥친 마족의 침공을 막아내려면 인류 자체가 강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그 첫걸음은 대한민국의 전력을 강화하는 것.
“그래서 지금 어디가는거에요?”
“아이템 제작자 김건. 이번에 은빛의 날개가 새로 영입한 장인이야.”
나는 진세아, 엘리스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띵.
은빛의 날개의 건물에서 두 개의 층이 통째로 아이템을 제작하는 공방이었다.
“우와, 여기는 처음 와 봐요. 이런 곳이 있었구나.”
“대한민국의 장인들이 만드는 아이템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엘리스가 눈을 빛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딱히 대한민국이라고 아이템 만드는 게 다를 것 같지 않다만.
건물 내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장소였다.
그 중 한켠에 있는 구역으로 향했다. 각 구역은 벽으로 분리되어 있어 장인 거리를 연상케 한다.
“어, 어! 이지한씨!”
용접 헬멧을 끼고 있던 김건이 나를 발견하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주변에는 각종 마수의 부산물들이 널려 있었다.
김건은 헬멧을 벗으며 나를 반겼다.
“오셨군요! 아이템은 완성해 뒀습니다. 그보다 정말 감사해요. 여기 진짜 천국이에요. S급 게이트에서 회수한 희귀 소재를 마음껏 만질 수 있다니. 크윽, 처음부터 끝까지 받기만해서 어쩌죠. 정말, 정말······.”
흥분해서 다가오는 김건을 나는 슥 밀어냈다.
“만족하신다니 다행이네요. 그보다 말씀 드렸던 아이템은 어떻게 됐나요?”
“아, 그거 말인데요.”
내 말을 들은 김건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좁혔다.
“뭔가 문제라도 생긴겁니까?”
“아, 아뇨······. 이걸 문제라고 해야 하나······. 잠시만요, ”
새로운 장비를 제작해 달라는 의뢰 비용으로 50억을 맡겼었는데.
설마 뭔가 잘못 된 건 아니겠지.
“주현양! 창고 좀 열어줄래? 그것 좀 가져와줘.”
“네네, 갈게요!”
지난번에 봤던 직원이 공방에서 나와 황급하게 나와 창고를 열고 들어갔다. 김건은 머리를 긁적였다.
“지한씨 전용 아이템을 만들던 와중 은빛의 날개로 이사하는 기간이 겹쳐져서요······.”
내가 묻는 순간, 공방에서 여직원이 낑낑대며 갑옷을 들고 나왔다. 검은색 철제 갑옷이었다.
김건은 갑옷을 받아서 들어올렸다.
“이사오고 나서 더 좋은 장비로 하다보니까······. 이런 게 나와버렸습니다.”
갑옷을 구성하는 흑색의 금속이 매끈하게 빛나 세련된 느낌을 준다. 그 위로 검은 기운이 희미하게 넘실 거린다.
“우와······.”
“이, 이걸 직접 만드셨다고요?”
엘리스가 못 믿겠다는 듯 나와 김건을 번갈아봤다. 현시점에서 레전더리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자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다.
“대, 대한민국에는 이런 분이 평범하게 있는 건가요······?”
“그렇게 대단한거야?”
“네, 무척이나요. 은빛의 날개가 이런 분을 채용하셨을 줄이야. 진작에 기사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기인 김건.
『 대상의 가능성을 파악합니다. 』
『 김건 – 신이 내린 마도공학자(SSS) 』
미래에서 최후의 10인이 거주하는 기지를 건설한 것도 그다. 이른 시기에 그에게 투자한 것은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아이템은 확실히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 묵빛 마기가 서린 풀 플레이트 메일(레전더리) 』
– 방어력 : 200
– 마기 복구 : 신체적 피해를 서서히 복구합니다.
– 마기 침습 : 갑옷의 마기가 사용자의 정신을 장악합니다.
– 다수의 스킬이 인챈트 되어 있습니다. (더보기)
‘무슨 능력치가······.’
200이란 방어력도 기존의 레전더리를 상회하는 수치였다.
특히 마기 복구라는 효과.
‘이건 마족들이 사용하던 거잖아.’
팔나 다리가 잘려도 그대로 수복하던 걸 똑똑히 기억한다.
‘부산물로 마족의 마정석을 많이 넘겨 주기는 했지만······.’
이런 레전더리를 뽑아낸 것은 순전히 김건의 능력이었다.
그러나 김건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이건 실패작이나 다름 없어요. 여기 마기 침습이라는 효과. 이것 때문에 이건 입을 수가 없거든요.”
“마기 침습이라······.”
갑옷의 마기가 정신을 장악한다고 쓰여 있다.
“몇 번이나 거듭해서 입어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시험삼아 길드의 S급 헌터 몇 분에게도 시착을 부탁드렸는데······. 3분을 넘기는 분이 없었어요.”
“설마 폭주하고 그런 건가요? 완전 위험하잖아요!”
진세아의 호들갑에 김건이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뇨. 활동이 불가능한 거지 폭주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 아이템이었으면 저 영웅 협회에 끌려 갔을 거에요.”
“그러면 내가 한 번 도전해 볼래요! 정신력하면 나거든요!”
진세아가 다짜고짜 갑옷을 몸에 걸쳤다. 착용 인챈트 덕분에 갑옷은 녀석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진세아는 곧바로 주저 앉았다.
“으아아······.”
“괘, 괜찮으세요?”
“아이요······.”
몸을 가누기 힘든지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워버렸다.
애초에 진세아의 멘탈은 그리 강한 편이 아닐 거다. 멸망한 세계에서 이 녀석은 환세의 도둑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기인이었다.
쑤욱.
나는 진세아가 입고 있는 갑옷을 벗겼다. 갑옷이 없어졌음에도 진세아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떨고 있었다.
“으엑······.”
엘리스가 시간을 되돌려 주고 나서야 겨우 일어났다.
“주, 죽는 줄 알았네. 이거 진짜 위험하잖아요! 오빠 그거 당장 가져다 버려요!”
“이 좋은 걸 왜 버려.”
나는 곧바로 갑옷을 장착했다.
“사, 사부님!”
착용하자마자 끈적하고 불길한 기운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런 기분은 정말 잠시 뿐이었다.
『 스킬 ‘정신력 Lv.11’을 발휘합니다. 』
『 레어 스킬 ‘불굴의 정신 LV.11’을 발휘합니다. 』
『 유니크 스킬 ‘지고의 정신 Lv.2’을 발휘합니다. 』
내 스킬들이 마기 침습을 깔끔하게 몰아냈다. 오히려 침습이 더 강하지 않은 게 아쉬울 정도다.
지고의 정신의 레벨을 올릴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좋네요. 잘 쓸게요.”
“저, 정말로 괜찮으신건가요······?”
믿기지 않는지 두 눈을 깜빡이는 김건. 나는 시험삼아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봤다. 걸리는 부분 없이 쾌적하다.
“네. 괜찮습니다. 완벽하네요.”
게다가 김건의 장비는 성장형이다.
‘여기서 더 강해질 수 있다니.’
집에 돌아가서 마력 소나무 진액에 장비를 담구면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 사실을 슬슬 밝힐 때가 되긴 했다.
“이상하다. 저건 제정신으로 견딜 수가 없는데······.”
“역시 사부님!”
“······.”
나는 두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내 아이템만 받으려고 여기에 온 게 아니다.
“이 두 명의 장비를 우선적으로 제작해주시죠.”
김건의 실력이 소문나기 전에 미리 주문을 맡겨 놔야 했다.
“사부님······!”
“진짜요······?”
감격하는 두 사람.
뭔가 착각하나본데 그렇게 좋아할 건 없다.
내 돈 아니다.
김건은 이제 은빛의 날개 소속이다. 그리고 너희는 은빛의 날개 길드원이니까 아이템을 받는 게 당연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나는 김건에게 타재간파를 발휘했다.
『 대상 김건의 재능 ‘오버 더 레전더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 해당 재능의 개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 레전더리급 아이템 제작 : 0 / 50 』
지금부터 50개의 레전더리.
나는 김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파이팅입니다.”
앞으로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전력을 크게 높여 줄 유일무이한 제작자.
그게 김건이 될테니.
* * *
다음날.
한적한 지하철역.
나는 새로운 갑옷을 입고 나왔다.
『 묵빛 마기가 서린 풀 플레이트 메일(레전더리) Lv.1 』
성장형 아이템으로 만들어놨다. 오르티마가 군침을 흘리며 노려보는 것을 막느라 고생 좀 했다.
‘먹인다면 레벨 더 높이 올릴 수 있겠지만 오르티마를 자유롭게 쓸 수가 없으니까.’
착장 인챈트 덕분에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상당히 만족스럽다.
A급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진세아가 엘리스가 얼굴을 비췄다.
“오늘부터 훈련이라 이거죠!”
“잘 부탁드립니다.”
뒤이어 기둥 뒤에서 쭈뼛쭈뼛 한 사람이 더 나왔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성녀 채아람이었다.
그녀의 재능은 이 중에서도 단연 탑급이다. 무려 최후의 5인 중 한 사람이니까.
이 세 사람의 현재 등급은 A급.
‘나약의 마족이 움직이기 전까지 S급으로 올려 둬야 한다.’
이번에 나타날 게이트는 지금까지의 게이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만큼 각자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다들 어리군.’
채아람도 고등학생이다. 진세아, 엘리스도 그 정도고.
뭐, 나이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재능이니까.
“그런데 하나만 질문해도 되나요?”
채아람이 손을 들어올렸다.
“이지한 헌터님은 은빛의 날개 소속이 아니라면서요? 저를 영입한 건 추천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제 훈련까지 맡아서 하는 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채아람다운 딱 부러진 지적이었다. 나는 엘리스에게 손짓했다.
“자자, 일단 들어가서 생각하죠! 사부님께 배우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실 거에요!”
“자, 잠깐만요. 엘리스······!”
채아람과 엘리스가 먼저 게이트 내부로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왜 안들어와요?”
“할 일이 많아서.”
나는 가볍게 답해주고 게이트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 A급 게이트 : 한이 서린 공동묘지 』
공포 영화에 나올 법한 공동묘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검푸른 하늘 위에 떠오른 달. 그 아래로 보이는 수 천 개의 묘.
드드드······.
묘 앞의 땅이 들썩이더니, 앙상한 손 뼈가 빠져나왔다. 땅을 딛고 올라오는 수 천 마리의 해골들.
진세아가 팔을 휙휙 돌리며 앞으로 나섰다.
“해골 정도는 문제 없죠.”
녀석은 빠르게 해골들을 향해 달려 갔다. 진세아의 손이 닿은 순간, 해골의 골반이 사라졌다.
진세아가 뼈의 일부를 훔쳐낸 것이다.
무게 중심을 잃은 해골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녀석이 달려나가는 길 위로 해골들의 잔해가 순식간에 쌓였다.
‘진세아는 절대은밀기동과 리미트 해제를 개화해야 한다.’
엘리스 또한 양 손에 권총을 들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콰과과과—!
엘리스의 총구에서 쏘아진 금빛 탄환이 해골들의 머리를 깨부쉈다.
‘엘리스의 재능에도 리미트 해제가 존재하고.’
두 사람의 리미트 해제는 신태양과는 다르다. 두드려 패는 야만적인 방법은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각자에게 맞는 재능 개화 방법이 존재한다.
진세아는 더 수준 높은 아이템을 강탈하는 것.
엘리스는 극한까지 시간 조작을 끌어 올릴 것.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개화할 수 있는 재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채아연.
『 채아연의 재능 ‘절대 신성 부여’의 개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 언데드류의 마수 처치 : 0 / 10000 』
『 네임드 언데드 처치 : 0 / 1 』
언데드에 대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기적인 재능.
이곳 한이 서린 공동묘지는 사실상 채아람을 위한 게이트였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이거다.
“그러면 시작해 볼까.”
나 또한 검을 들고 눈 앞의 해골을 향해 달려 들었다.
콰드드득!
역전의 검이 열 마리의 해골을 동시에 쳐부수는 순간.
『 묵빛 마기가 서린 풀 플레이트 메일에 막대한 양의 경험치가 깃듭니다! 』
『 장비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장비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
『 장비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무수한 메시지창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