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35
135화 오버 더 레전더리(5)
에픽 아이템은 전투의 판도를 뒤바꾼다. 한 부위 한 부위가 강력한 무기나 다름 없다.
『 찬란한 성배(불완전 에픽) 』
– 소유자의 마력양을 3배 증가 시킵니다.
– 해당 아이템은 불완전한 상태입니다.
구체의 내부에는 보석이 잔뜩 박힌 잔이 둥둥 떠 있다.
완전히 훼손되어 있던 아이템을 오르티마가 복원한 것이다.
‘진짜 에픽으로 만들려면 다른 파편이 필요하다는 건가.’
그래도 상관 없다.
마력양 3배라는 말도 안되는 옵션.
그것만 봐도 에픽 아이템으로써의 가치는 충분했다.
콰아앙—!
눈 앞의 해골들을 밀쳐낸 뒤 나는 성배를 집어 들었다. 내 시선은 채아연에게로 향했다.
『 ‘절대 신성 부여’ 재능 개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 언데드류의 마수 처치 :3468 / 10000
– 네임드 언데드 처치 : 0 / 1
메시지 창을 확인하는 내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예상보다 더 빨리 재능 개화가 가능하겠어.’
물론 그 전에 선행 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나는 다가오는 해골들을 향해 검을 크게 한 번 휘둘렀다.
콰아앙!
『 스킬 ‘영웅의 힘 Lv.11’을 발휘합니다. 』
『 일정 수준의 격을 발휘합니다. 』
『 스킬 ‘위압 Lv.11’을 발휘합니다. 』
흑색의 해골들이 주춤 거리며 물러서기 시작했다. 우리를 중심으로 원형의 큰 공간이 생겨났다.
“쉬는 시간은 이제 끝이야. 해골들을 돌파해서 언덕까지 간다.”
“······아까 오빠가 상대한 거 마족 맞죠? 괜찮은 거에요?”
진세아는 조금 초조한 듯 내게 물었다.
“물론이지.”
반전의 마족을 놓치기는 했지만 상정 범위 이내다. 어차피 그 자리에 바로 처리하는 건 어려웠을 것이다.
마계의 틈으로 도망치려하거나, 권속들을 불러냈을테니까.
듀라한이 갑작스레 나타나 놈을 구출한 건 의외였지만.
‘오히려 나쁘지 않다.’
저 멀리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뛰어 내리는 언데드 세 명.
쿠우웅! 쿵! 쿠웅!
놈들이 착지한 자리에 서 있던 해골들이 부숴지며 사방으로 비산했다.
그 셋은 썩은 피부를 가진 언데드 종족. 푸르죽죽한 피부를 가진 3m 크기의 거인이다.
그들은 각자 등에 대검을 맨 채로 우리를 노려보았다.
크르르······.
모두 반전의 마족이 거느리는 권속들이었다. 자신이 회복하는 동안 시간을 벌기 위해 불러 온 거겠지.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 저 녀석들도 똑같은 마수다. 그리고 우리한테는 채아연의 신성력이 있잖아.”
“저기요, 제 이름 막부르지 말아주세요······.”
그런 부분을 지적할 줄은 몰랐는데. 미래에서 친하게 지내다와서 헷갈렸다. 나는 정중히 말했다.
“아연양, 버프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채아연의 지팡이에서 흘러나온 빛이 우리 세 명을 감쌌다.
『 신성한 빛이 전신에 감돌기 시작합니다. 』
덜그럭, 덜그럭······.
슬슬 내가 내뿜는 격에 익숙해진 해골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럼 시작하자.”
내 말에 진세아와 엘리스가 땅을 박차고 튀어 나갔다.
콰과과과—!
신성력이 깃든 무기를 들고 일행은 빠르게 전진해나갔다. 흑골들은 무기를 들고 우리를 막기 위해 달려 들었지만, 더 이상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수 백의 파편이 되어 이리저리 솟구칠 뿐이다.
“잠깐 쉬었다 왔더니 완전 할만한데요?!”
진세아가 해골 사이를 미친 듯이 누비며 소리쳤다.
“사부님이 있으니까, 든든해서 더 잘 되는 거 아닐까요?”
둘 다 틀렸다.
두 사람은 쏟아지는 해골들을 전차처럼 부숴대고 있었다. 몰려드는 해골을 감당하지 못하던 방금 전과는 천지차이.
잠깐 쉬었다고 이 정도까지 달라질 리가 없잖은가.
‘미친 성장 속도야.’
두 사람이 내가 마족을 상대하던 잠깐 사이에 성장한 것이다. 레벨, 스킬, 전투감각까지도 한차원 달라져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내가 다 기가 찰 정도.
‘눈 깜짝하면 성장해 있다는 건가.’
『 진세아의 재능 개화가 머지 않았습니다. 』
『 엘리스의 재능 개화가 머지 않았습니다. 』
덜그럭, 덜그럭!
공동 묘지의 땅 속에서 해골들이 끊임 없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이라도 끌어보겠다는 심산인가보군.’
해골들의 수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네임드 마수가 게이트 내부에 마기를 불어넣고 있단 증거였다.
반전의 마족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놈을 못 죽인 게 이런 식으로 돌아갈 줄이야.’
이 말인 즉슨.
‘엄청난 성장이 가능하겠어.’
경험치 이벤트나 마찬가지란 의미였다.
콰드득! 콰과과!
일반적인 파티였다면 몰려드는 해골들의 해일에 집어 삼켜졌을 거다. 체력의 한계는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러나 우리에겐 미래의 성녀 채아연과 시간의 능력자 엘리스가 있다.
채아연의 버프가 우리를 회복 시키고, 엘리스는 또다시 채아연의 컨디션을 되살린다.
한마디로 무한동력!
강화된 해골이어도 결국에는 잡몹인 해골들이다. 이걸로는 우리를 막을 순 없다.
“비켜라, 이 쓸데 없는 놈들아!”
그 사실에 눈치 챈 걸까.
권속 중 하나가 높이 뛰어 일행의 바로 앞에 착지했다. 놈은 대검으로 주변에 있는 해골들을 쓸어버렸다.
푸른 피부를 가진 언데드였다.
다른 두 마리의 권속은 멀찍이서 우리를 관찰하고 있었다.
“다른 놈들은 겁쟁이어서 말이지. 난 대적자라는 놈이 얼마나 강한지 궁금하기도 했고······. 그래서 대적자가 누구냐?”
대답해 줄 이유는 없다.
“오빠, 이 녀석도 권속이에요······?”
“그래.”
지금의 진세아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진세아 본인도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 번 해 볼게요.”
“예의 없는 꼬맹이구나!”
핑그르!
단검을 돌려 역수로 잡은 진세아가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가볍고 경쾌한 몸놀림이었다.
“어딜!”
쐐액!
언데드의 대검이 진세아를 노리고 휘둘러졌지만, 진세아는 가볍게 몸을 틀어 대검을 피해냈다.
촤아악!
신성력이 담긴 단검이 언데드의 목덜미를 베어냈다. 치익하는 연기와 함께 언데드가 목을 붙잡았다.
“크아악! 이 쪼끄만 놈이······!”
녀석은 다른 한 손으로 마구잡이로 대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기가 담긴 강력한 공격이었지만 진세아는 차분하게 피해냈다.
언데드를 바라보는 진세아의 눈동자에 선홍빛의 이채가 피어 올랐다.
푸욱! 푸욱! 푹!
이어지는 건 일방적인 유린이었다.
진세아의 단검이 쉴 새 없이 언데드의 급소를 찔렀다.
언데드는 진세아를 뿌리치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진세아는 얄미울 정도로 거리를 유지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쿠웅······.
언데드는 그대로 바닥에 몸을 뉘였다.
“후우.”
한숨을 내뱉은 진세아의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생각했던 거하고 다르게 별 거 없네요. 혹시 저기 있는 놈들도 내가 상대해도 돼요?”
그리고 그 순간.
『 대상 진세아의 자신감이 최대치에 달합니다. 』
『 진세아의 재능 ‘리미트 해제’의 개화에 성공하셨습니다. 』
진세아의 한쪽 눈동자에 맺힌 이채가 더욱 진해졌다. 불꽃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질 것 같지가 않아서요.”
진세아에게 부족했던 것은 하나다.
‘자신감.’
그녀 또한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은 천재적인 재능의 소유자다.
주변의 무수한 천재들이 이미 그녀를 앞서나가고 있었기에, 진세아는 자신을 가질 기회가 없었을 거다.
자신이 강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한계를 깨부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진세아는 스스로 그 증명을 해내었다.
『 타재간파의 서에 존재하는 리미트 해제의 성능이 상승합니다. 』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다 죽여버려.”
“오케이, 잘 봐줘요!”
스슷!
진세아가 눈 앞에서 사라졌다. 리미트 해제는 단순히 레벨을 높이는 게 아닌 그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낸다.
진세아가 남긴 붉은 잔상이 해골들을 빛살처럼 가르며 쏘아져 나갔다. 해골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이었다.
어느새 권속의 코앞까지 도달한 진세아.
서걱—!
그녀의 단검이 언데드의 목을 잘라냈다. 중위 마족의 권속이 제대로 된 반항조차 못하고 허무하게 목숨을 잃은 것이다.
“뭐에요······? 어떻게 저렇게 갑자기······.”
그런 진세아를 바라보던 채아연이 경악했다. 지금까지 같이 전투를 하고 있었기에 더 잘 알거다.
진세아가 말도 안되게 성장했다는 걸.
“아연양도 곧 저렇게 될겁니다.”
“네······?”
쿠구구구······.
진세아의 이어지는 폭주!
해골로는 녀석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도, 방해할 수도 없었다. 무수한 양의 파편이 묘지를 메울 뿐이다.
두 개의 재능을 개화한 진세아의 경험치는 무려 수십 배.
해골들을 부수는만큼 계속해서 성장을 거듭한다.
『 채아연의 ‘절대 신성 부여’ 재능 개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 언데드류의 마수 처치 :4268 / 10000
– 네임드 언데드 처치 : 1 / 1
숫자 또한 빠르게 증가했다.
진세아가 해골들을 부수는만큼 새로운 수의 해골들이 계속해서 보충 되고 있었다. 마족에게 고마울 지경이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처치 판정은 꽤 너그럽다.
채아연 본인이 직접 잡지 않아도 된다. 채아연의 신성 버프가 걸려있다면 처치 카운트가 올라간다.
그런 의미에서 권속의 등장은 호재였다.
‘권속은 네임드 마수거든.’
덕분에 저 멀리에 있는 듀라한을 잡을 필요가 없어졌다.
진세아가 급격한 성장을 이룩한 가운데.
“와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엘리스의 눈가에도 이채가 어리기 시작한다. 때론 바라보는 것만으로 깨닫는 게 있는 모양.
나는 엘리스에게 에픽 아이템을 건넸다.
“엘리스, 이걸 사용해서 날 보조해라.”
“네, 네?”
성배를 받아든 엘리스가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을 했다.
마력양을 세 배 증가 시키는 에픽 아이템.
나는 한 손을 앞으로 들어 올렸다.
‘미래의 채아연이 이 기술은 크게 몸을 망친다고 했지만······.’
엘리스가 옆에 있으니 괜찮다.
“진세아, 돌아와! 아연양은 버프 부탁할게요.”
“넵.”
“사부님, 지금 뭘 하시는 건가요······?”
우우웅.
내 뒤로 복잡한 문양을 가진 검은 마법진 하나가 떠오른다.
불길한 기운이 나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왜 불렀어요? 한참 좋았는데.”
진세아까지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
“얻어야 할 게 있어서.”
『 스킬 ‘초마도파괴광선 Lv.6을 발휘합니다. 』
위력은 미래와 비교한 한참 약할 거다. 마력으로 변환할 마기가 현저히 옅기 때문이다.
그래도 충분하다.
저 해골들을 쳐부수기에는.
* * *
살아남은 언데드 권속 렌달은 허겁지겁 언덕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고······!’
단 한 명의 꼬맹이한테 동료들이 무참히 살해 당했다. 심지어 그 둘 중 하나는 자신보다 강했다.
그런데 그렇게 무력하게 당하다니.
심지어 그가 보기엔 그 꼬맹이는 대적자가 아닌 것 같았다. 남다른 격을 가진 존재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대적자의 일행 전체가 괴물들이야······. 우리의 손에서 벗어난 존재다. 아무리 임무가 중요하다고 해도 이건 미친 짓이라고.”
빨리 돌아가서 반전의 마족에게 알려야 했다.
그는 어렵지 않게 뼈가 쌓인 언덕에 도착했다.
뼈로 만들어진 침대 위에서 누워 있던 금발의 마족이 몸을 일으켰다.
“크윽, 뭐야. 시간이나 끌라고 내가 말했잖아!”
“주인이시여, 큰일 났습니다. 벌써 두 명의 권속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큭, 대적자. 이 새끼······.”
“대적자가 아닙니다. 그 부하한테 당했습니다.”
“뭐?”
반전의 마족이 상황을 자세히 물으려던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강렬한 충격이 언덕 전체를 뒤덮었다. 온 몸이 찢어지는 듯한 마력이 반전의 마족과 권속을 지나쳤다.
츠즛, 츠즈즈···.
먼 거리에 있는 권속과 마족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는 아니었다. 피부가 새까맣게 타는 정도로 그쳤다.
“하······.”
반전의 마족이 이를 악물었다.
“나를 얼마나 우습게 아는거야······? 이딴 공격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나?”
“그,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응?”
권속이 떨리는 손을 들어 공동묘지 쪽을 가리켰다. 해골들이 빽빽하던 땅에 고속도로가 쭉 나 있었다.
마력 광선이 해골들을 전부 집어 삼킨 것이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콰아아앙——!
콰아아아——!
광선은 두 번이나 더 묘지를 뒤덮었다. 땅을 가득 메우던 해골들이 사라졌다.
“······.”
유일한 이점이던 물량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빠득.
이를 악문 반전의 마족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여기까지 오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반전의 마족이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근데 말이야. 넌 왜 여기에 있냐.”
“예?”
“말했잖아. 앞에서 시간이나 끌라고. 근데 그걸 못했네?”
콰득!
반전의 마족의 손이 언데드의 심장을 꿰뚫었다. 언데드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쯧.”
손에 묻은 검은 피를 털어낸 반전의 마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능한 권속만큼 짜증나는 것도 없었다.
“마의 주인이시여,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느새 다가온 듀라한이 그의 뒤에 섰다.
“아이템을 회수하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다. 다른 마족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 무능을 인정할 뿐이고.”
그는 듀라한이 준비한 다른 뼈다귀 말 위에 올라탔다.
“모든 마력을 사용해서 해골들을 소환해라. 내 마기도 빌려주마.”
“해골들로 저들에게 대항할 수 있을지요.”
“아, 그건 상관없지. 오히려 약할수록 좋다.”
반전의 마족은 모든 마기를 끌어 모았다. 몸에 난 상처를 치료하는 동안, 마계의 틈에 모아두었던 마기를 전부 가져왔다.
“나는 반전의 마족이니까.”
중위 마족이 상위 마족보다 나은 점 하나.
그것은 마기의 운용이 자유롭다는 것.
문명계의 억지력이 중위 마족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드드드드······!
깔끔하게 정리 되었던 땅 위로 무수한 수의 해골들이 솟아났다. 땅에 손을 짚고 올라오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
1만에 가까운 해골들이 바글거리는 광경에 발전의 마족이 광소를 터트렸다.
“이번에는 다를 거다!”
그는 가지고 있는 모든 마기를 터트렸다. 불길하고 음습한 기운이 게이트 내부로 퍼져나갔다.
『 마(魔)를 따르는 자의 권역에 진입하셨습니다. 』
『 마도 : 계약에 의거하여 제약이 발생합니다. 』
『 약자 반란 : 게이트 내부의 모든 생물은 약함에 비례하여 강해집니다. 』
약함과 강함은 상대적인 것.
대적자와 일행의 힘이 강할수록.
해골들은 높은 수준의 버프를 획득한다.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1만의 해골들이 일사불란하게 정렬한다. 그들의 눈가에 지성이 깃들고, 뼈 위로는 붉은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들이 주워든 무기에도 제약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낡았던 방패가 튼튼해지고, 이가 빠진 검이 날카롭게 벼려진다.
그야말로 1만 명의 잘 훈련된 군사나 다름 없는 모습.
“어떠냐!”
“마족이시여, 잠시 뒤쪽으로.”
듀라한이 말을 움직여 반전의 마족 앞으로 나섰다.
콰아아앙—!
아까와 같은 강렬한 검은 광선이 일대를 훑고 지나갔다. 듀라한은 몸으로 공격을 받아냈다.
듀라한은 멀쩡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해골 병사들도 꿈쩍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조금 그슬린 것을 제외한다면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훌륭하게 공격을 버텨냈다.
심지어 그들 하나하나가 가진 무력은 A급 헌터에 맞먹는다.
A급 잡몹이 아니라, 게이트를 공략하는 헌터.
그러한 존재가 1만이 모였다.
“크하하하하!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해주마!”
반전의 마족은 입이 찢어져라 웃어젖혔다.
“그래, 예언의 마족께서 나를 여기로 부른 것은 전부 이유가 있었던 거였어! 고작 운반이나 시키려고 날 보냈을 리가 없지. 대적자여! 나는 널 죽이고 상위 마족이 되겠다!”
마기를 담은 그의 목소리가 게이트 전체로 퍼져나갔다.
“자, 가라! 내 충실한 해골 군사들이여!”
쿠웅! 쿠웅!
발을 맞추어 진격하는 해골 군사들.
그 압도적인 존재감은 반전의 마족 본인도 전율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모든 마기를 이곳에 끌어다 썼다. 실패란 용납되지 않았다.
“대적자의 일행에 신성력을 가진 자가 있었으니, 그 자를 먼저 처치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괜찮다. 방금도 봤잖아. 어지간한 신성력은 통하지 않는다고.”
남은 것은 대적자 일행을 그대로 쓸어버리는 일 뿐.
“으하하, 이제 이 승리를 만끽하자고!”
반전의 마족이 그리 말하는 순간이었다.
샤아아아—!
황금빛의 오로라가 밤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오로라는 죽음이 감도는 공동묘지의 땅 전체로 천천히 내려 앉기 시작했다. 황금빛의 가루가 반짝이며 떨어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최후의 발악인가? 이해 못할 짓을 하는군.”
반전의 마족이 비웃음을 머금은 그 순간.
“크아아아아······!”
옆에 있던 듀라한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뭐, 뭐냐?! 갑자기!”
“크아아! 마, 마의 주인이시여······!”
츠즈즈즈즈!
황금 가루에 닿은 듀라한의 색이 옅어지고 있었다. 동시에 몸 전체가 녹아내리고 있었다.
황급히 듀라한에게 마기를 불어넣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회복은 커녕 상태는 악화될 뿐이었다.
반전의 마족이 얼굴이 새하얘졌다. 그제서야 알아챈 것이다.
“서, 서, 서, 설마······!”
이 빛은 그냥 빛이 아니었다.
언데드에 대한 절대적인 우위를 가진 ‘절대 신성’ 그 자체였다.
반전의 마족, 그는 짐작도 못했겠지만.
일반 해골들이 쓸려 나갔을 때 거기서부터 승패는 결정되어 있었다.
그 순간, 성녀 채아연의 재능 ‘절대 신성 부여’은 이미 개화했다.
1만에 달하는 군사들이.
샤아아——!
녹아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