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41
141화 환상을 가르는 빛(1)
이번 공략에 참여하지 않았다던 진세아가 처음부터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으으, 감쪽같이 잘 따라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땅이 없어져 버릴 줄이야······.”
진세아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윤서현이 놀라며 물었다.
“따라왔다고? 언제부터?”
“물론 처음부터죠. 후후. 어때요, 내 실력?”
“꾸, 꿈에도 몰랐어요.”
엘리스는 정말 놀랐는지 동그란 눈을 깜빡였다.
나는 중간부터 대강 눈치채고 있었다.
미래에서 얻은 정보와 달리 진세아가 없는 것부터가 말이 안됐다.
주변의 땅이나 수풀이 부자연스럽게 흔들리는 경우도 꽤 자주 있었다.
‘······그렇다곤해도 내 생각보다 많이 성장했는데.’
진세아는 자신의 모습 뿐만 아니라, 기척까지 완전히 지워내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바로 앞에 있어도 알아챌 수 없을 정도였다.
엘리스가 절벽에서 미끄러진 이유.
그것도 진세아 때문이었다.
은신 상태의 진세아가 엘리스를 미처 피하지 못한 거였겠지.
코 앞에 있어도 눈치 못챌 정도로 은신은 정교하단 의미였다.
진세아는 씩 웃으며 손으로 브이자를 만들어보였다.
“오빠하고 게이트를 다녀온 뒤로 엄청난 깨달음이 있었거든요. 이것저것 시험하다보니 되더라고요.”
리미트 해제 이후인가.
“이번 공략, 우리 아빠가 완전 반대해서 못 올 뻔 했거든요. 이런 중대한 공략에 내가 빠질 수는 없죠. 이번 공략은 지구를 구하는 거잖아요. 맞죠?”
대략 맞긴 하다.
진세아의 말을 들은 윤서현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랬던거였구나. 근데 게이트에 들어 온 뒤로부터는 모습을 드러내도 되는 거 아니었어?”
“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파밧하고 나타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꼴사납게 됐어요······.”
뭐, 등장하는 타이밍 자체는 나쁘지 않다.
“아이템부터 회수하죠.”
나는 열쇠가 사라진 장소를 바라봤다.
그러자 세 사람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놀라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오빠는 냉혈한······.”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사부님이 그런 냉혹한 면이 있기는 하죠.”
“······.”
동공의 중앙, 빛이 내리쬐는 장소에 보물 상자가 놓여 있다.
날개가 달려 도망간 열쇠를 찾아 끼우면, 잊혀진 종족이 숨긴 보물을 가져올 수 있다.
우우웅.
열쇠는 잡아 볼테면 잡아보라는 듯 유유히 내 앞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계속해서 우리를 따라다니고 있었으면 상황은 대충 알고 있다는 거겠네.”
“음, 잘은 몰라요. 리치를 쓰러뜨린 게 오빠고, 부협회장이 환상의 마족이어서 곧 우리가 먼저 공격할 거라는 것 정도······?”
그러면 다 들은 거다.
“그러면 서두르죠. 지원을 나간 협회 사람들이 돌아오기 전에 끝내야 합니다.”
내 말에 윤서현이 가장 먼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저 녀석만 붙잡으면 되는거죠? 간단하겠네요. 내부에선 순간이동도 가능할 것 같거든요.”
윤서현이 움직였다. 공간이 점멸하듯 반짝였다.
다음 순간, 윤서현은 날개 열쇠의 뒤편으로 이동해 있었다.
“잡았······!”
그녀의 손이 열쇠를 낚아 채려는 찰나.
휘릭, 휙!
열쇠는 순식간에 궤도를 바꾸어 그녀의 손을 빠져나갔다. 약올리듯 윤서현의 이마를 툭 치고 위로 올라갔다.
“큭!”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윤서현. 귀가 빨개져 있었다. 자신만만하게 나선 게 부끄러운 모양.
“하, 한 끝차이였네요.”
다시 공간이 반짝이며 윤서현이 순간이동을 사용했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공간이동과 달리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순간이동에는 시간 제약이 없다.
에잇, 에잇!
윤서현이 필사적으로 움직였지만, 열쇠는 잡힐 생각이 없어보였다. 계속해서 한끝차이로 그녀의 손을 빠져나갔다.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잡아줄테니까.”
아무래도 열쇠가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같다.
윤서현이 열쇠를 잡기 위해 시도하는 동안, 우리는 그녀를 따라 자연스레 동공 내부로 들어왔다.
“그나저나 보통 장소는 아니네요.”
벽면을 둘러보던 엘리스가 감탄했다. 벽에는 잊혀진 종족의 유해가 보관 되어 있었다.
정좌를 한 자세 그대로 죽어 있는 자도 있었다. 그것이 미라처럼 보관 되어 수 백 년의 세월을 견뎌 온 것처럼 보인다.
“바깥의 벽화를 보면······. 이 사람들의 세계는 마족에 의해 멸망한 걸까요?”
“그렇겠지.”
“그,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도 엄청 위험한 거 아니에요? 마족은 지금 우리 세계를 노리고 있다면서요!”
진세아의 말대로다.
마족은 위험하다. 그들의 야욕은 우리의 세계를 멸망 시킬 정도로 강하다.
“그게 지금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가 되겠지.”
“사부님은 막을 수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그래.”
미래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나는 그걸 몸소 경험했다.
털썩.
열쇠를 잡기 위해 순간이동을 연달아 쓰던 윤서현이 바닥에 주저 앉았다.
“저는 포기······.”
열쇠가 날아다니면서 윤서현의 머리를 마구 헤짚어 놨는지 머리가 엉망이었다. 엘리스가 윤서현에게 다가가 포션을 건네줬다.
“어머, 고마워. 잘 마실게.”
그 사이 중앙을 유심히 살피던 진세아가 상자 앞으로 다가갔다.
“근데 꼭 열쇠를 잡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 동료 진세아가 스킬 ‘절대 해제 Lv.8’를 발휘합니다. 』
철컥.
경첩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상자가 시원스레 열렸다.
“그렇네······.”
윤서현이 자리에 굳어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열쇠 또한 멈춰섰다. 어이 없긴 열쇠도 마찬가지인 모양.
그 순간을 윤서현은 놓치지 않았다.
“잡았다!”
그런 윤서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잊혀진 종족이 해당 시련의 부정을 감지합니다. 』
『 유적 자동 방어 시스템이 기동합니다. 』
쿠구구구······!
별안간 주변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바닥에서 정육면체의 상자들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것들의 중앙으로 붉은 빛이 모여든다.
딱봐도 심상치 않다.
“뭐, 뭐야?”
“서현 헌터. 상자에 열쇠를 집어 넣어요.”
“알았어요!”
이 장소는 잊혀진 종족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만든 장소. 진세아가 아이템을 훔쳐내더라도 마찬가지로 작동했을 거다.
그러니 그녀의 노력이 무의미하지는 않았던 셈.
철컥!
윤서현이 열쇠를 꽂아넣자.
붉은 빛을 내뿜던 방어 시스템이 일시에 정지 되었다.
스스스······.
『 정상적인 시련의 돌파를 감지합니다. 』
『 자동 방어 시스템이 정지합니다. 』
“휴우, 대체 여기에 뭘 숨겨 뒀길래 이렇게까지 해둔 거죠?”
모두가 상자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화려한 보물상자의 외관과 다르게 내부에는 석판 두 개와 활과 화살이 놓여 있었다.
“이 종족의 언어인가본데요. 전혀 못 읽겠어요. 그나마 활을 건졌다면 모를까······.”
윤서현이 무심코 활에 손을 댄 순간.
빠지직!
강렬한 푸른 전기가 솟아났다. 윤서현이 손을 털었다.
“아파라······. 만지지도 못하겠어요. 저주 아이템인가봐요. 이래서는 보상이랄 게 없네요.”
“아뇨, 충분히 보상입니다.”
나는 석판 중 하나를 들어 올렸다.
“여기에는 잊혀진 종족의 역사가 기록 되어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저한테 해석 스킬이 있거든요.”
『 스킬 ‘다세계 해석 Lv.10’을 발휘합니다. 』
엘프 학자 세레네에게서 배운 일족 특유의 해석 스킬.
그 덕에 나는 석판 위에 새겨진 글자를 쉽게 해독해낼 수 있었다.
나는 천천히 첫번째 석판을 읽어내려갔다.
“마족은 세계를 삼켰고 우리는 철저히 패배했다.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 마족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 비록 미완성이나 그것을 여기에 남긴다. 후대의 누군가가 이 기술과 힘을 이어 받아주기를 바라며.”
요약하자면, 마족에게 패배한 종족이 마족을 이길 방법을 남겨뒀단 것이다.
그들은 패배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마족을 쓰러뜨릴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게 이 활과 화살이라는 거네요.”
“그 활을 사용하려면 이 두번째 석판을 이용해야 한답니다.”
“애초에 누가 여기서 아이템을 가져갈 줄 알고······.”
그들에게 예언가라도 있었나.
그건 모르겠다만.
“실제로 저희한테 도움이 되고 있단 건 사실이니까요.”
나는 석판을 읽어내려갔다. 다세계 해석으로 읽어낸 글자들이 푸른 빛을 내며 허공에 부유했다.
화아악—!
내 주위를 감싸기 시작한 푸른 글자들.
기술에 관한 정보가 내게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이것은 다세계 해석의 능력이 아닌, 석판 자체가 가진 힘이다.
팅.
이윽고 글자들 사이로 메시지 하나가 떠올랐다.
『 유니크 스킬 ‘항마의 술 Lv.1’을 획득합니다. 』
『 항마의 비전이 담긴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
이거면 충분하다.
처억.
나는 상자에 있는 활과 화살을 주워들었다. 윤서현이 건드렸을 때와 달리 아무런 저항이 없다. 오히려 손에 착 달라 붙는 느낌.
“그러면 이제 올라가죠.”
환상의 마족을 상대할 준비는 모두 끝났다.
* * *
네 개의 단체, 200명의 헌터들이 협곡 앞에 모여들었다.
『 네번째 시련을 클리어하셨습니다. 』
『 협곡을 가로막은 장벽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
협회의 지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그들은 보스인 리치를 상대하지 않고 곧장 게이트를 클리어 했기에 체력도 비교적 많이 남아 있었다.
길드와 비교하면 약하다곤 해도, 그들도 A급 상위에서 S급까지의 헌터.
결과적으로 모든 길드가 빠르게 이중 게이트를 공략했다.
“저 장벽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는 거군요.”
수호 길드의 마스터 사최헌이 말했다. 협곡의 사이를 가로 막은 보랏빛 장벽이 중심에서부터 허물어지고 있었다.
“수호 길드는 게이트 공략의 단서도 찾아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습니까?”
“은빛의 날개도 단서가 담긴 파편을 발견했어요.”
“오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쉽지만, 협회는 딱히 별 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네.”
“그런가요. 뭐가 되었든 빨리 결정해야겠네요.”
길드를 대표하는 이들의 얼굴이 썩 밝지는 않았다.
하늘에서 시선을 빼앗는 거대한 운석.
그것이 주는 시간적 압박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공간이동 능력자는 전체에서 총 두 명······. 이거 시간이 촉박하겠는데요.”
“그 점에 관해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 게, 저희 쪽에서 얻은 단서에 따르면 막바지에 다리가 생겨난다고 하네요.”
“100% 신뢰하기는 어렵지 않나요.”
대표들 가운데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사람들이 누군가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대부분이 협회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었다.
“지금입니다. 움직이시죠. 이 땅을 넘어가면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팀장 마성철.
그가 방패와 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묵의 수하인 그들의 목적은 부협회장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 그가 마족이라는 정보는 충분히 입수했기에, 남은 것은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도망칠 장소도 없는 지금이 적기였다.
그를 중심으로 스무 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협회에 속해 있던 백묵의 수하들만 그 정도.
다른 길드의 산하에 들어 가 있는 자들까지 합친다면 그 수는 더욱 많다. 그들은 바람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었다.
‘지금입니다.’
마성철의 시선이 잠시 구석에 있는 이지한을 향했다.
이지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타이밍이다.’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고.
협곡 건너편에 있을 나약의 마족은 움직이지 않을 거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아포칼립스의 성공.
때문에 이곳 어딘가에 위치한 심연에서 몸을 숨기고 있을 거다.
“대표분들, 잠시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
마성철과 부하인 그들이 대표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다가갔다. 부협회장이 미간을 좁히며 그들에게 말했다.
“지금은 논의 중이니, 할 말이 있다면 잠시 뒤에······.”
그리고 그 순간.
콰득!
뒤쪽에 있던 백묵의 수하 하나가 부협회장을 검으로 찔렀다. 복부를 관통한 검날이 부협회장의 가슴을 꿰뚫고 나왔다.
“커헉! 이, 이게 무슨······?!”
환상의 마족.
그는 몰랐을 것이다.
사냥꾼이 사냥감에게 역으로 사냥 당할 리가 있겠는가?
그 사냥감이 고라니 같은 약한 존재라면 더욱이. 그러한 주의가 있을 리가 없었다.
온 관심이 대적자에게만 쏠려 있었기에 이러한 기습은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짓입니까!”
그 자리에 있었던 사최헌과 윤지은, 김상욱까지 모두 놀라며 무기를 꺼내들었다. 사최헌이 가장 먼저 검을 휘둘렀지만.
콰아앙—!
마성철의 방패가 그들을 막아섰다. 동시에 사최헌의 검을 완벽히 튕겨냈다.
자신의 검이 밀려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지 사최헌은 당황한 표정이었다.
“뭐······?”
“부협회장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닙니다. 그 증거를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커헉······. 이게 무슨 짓인가······. 마성철······.”
부협회장이 피를 울컥 쏟아내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갑작스런 상황에 모든 헌터들의 이목이 쏠린 상황.
“기다려요, 치료를······!”
누군가가 그렇게 소리치는 순간이었다.
“끝까지 연기라니. 마족 놈들은 자존심도 없나보군.”
서걱—!
마성철이 단번에 부협회장의 목을 베어냈다.
“꺄아악!”
“미, 미친······!”
부협회장의 머리가 하늘 위로 솟구칠 줄 알았으나.
그런 일은 없었다.
마성철의 칼날은 부협회장의 목을 조금 파고들었을 뿐이었다.
“이 빌어먹을 인간들이······. 정말이지 열 받게 하는구나······.”
눈이 붉게 물든 부협회장의 양 이마로 검은 뿔이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었다.
“네 놈들에게 자비를 베푸려고 했건만······.”
인간의 모습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외통수였다.
콰드득!
환상의 마족은 가슴을 꿰뚫은 검을 손으로 쥐었다. 그의 악력에 검이 그대로 조각나며 떨어졌다.
콰아아아—!
강렬한 마기의 폭풍이 일대를 뒤덮었다. 근처에 있던 마성철과 길드장들이 뒤로 밀려날 정도의 강력한 힘이었다.
검은 날개를 펼친 채 하늘 위로 날아 오르는 환상의 마족.
그것을 바라보는 헌터들의 얼굴은 당혹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저, 정말이잖아.”
“부협회장이 마족이었다고······?”
“말도 안돼······.”
마족의 증명은 간단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이 모든 상황은 다른 이의 손에 의해 녹화되고 있을 것이고.
그러나 상위 마족을 죽인다는 것.
그것만큼은 간단하지 않다.
콰아아아—!
환상의 마족이 내뿜어내는 검은 마기가 일대를 완벽히 뒤덮기 시작했다. 눈 앞에 보이던 협곡을 가리고, 운석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그의 격이 담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차라리 잘 되었다. 네 놈들이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대적자, 네 녀석도 보고 있겠지. 전부 없애주마. 특히 마성철······. 네 놈만큼은 갈기갈기 찢어주지. 】
모든 헌터들이 갈팡질팡 길을 잃었다.
그들의 앞으로 펼쳐지는 무한한 환상이 그들을 가두기 시작했다.
그런 어둠 속에서 단 한 사람만이 차분했다.
이지한은 항마의 활을 들어 올렸다.
활에 매겨진 화살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 이지한의 팔이 미친 듯이 떨리고 있었다.
화살을 놓고 싶어도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부족한 레벨의 항마의 술 때문이었다.
잊혀진 종족은, 마(魔)를 꿰뚫기 위한 단 한 발의 화살을 남겼다.
준비되지 않은 자는 손대지도 못하며 쏘아내는 것조차 불허한다.
‘크으윽······.’
콰아아—!
활을 잡은 팔 위로 거센 반발력이 느껴졌다. 옷을 찢고, 살을 파헤치는 강렬한 반발. 팔이 부숴지는 듯한 고통이 엄습하고 있었다.
『 스킬 ‘지고의 정신 Lv.2’를 발휘합니다. 』
그럼에도 이지한은 끝까지 상대를 조준한 채 활을 놓치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20만배의 경험치로 한없이 부풀려진다.
『 스킬 ‘항마의 술 Lv.2’를 획득합니다. 』
『 스킬 ‘항마의 술 Lv.3’를 획득합니다. 』
『 스킬 ‘항마의 술 Lv.4’를 획득합니다. 』
···
..
.
『 스킬 ‘항마의 술 Lv.10’를 획득합니다. 』
잊혀진 종족은 완성하지 못한 비전의 기술이.
이지한의 손 끝에서 지금 이 순간 완성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어둠 속.
파아아——!
새하얀 빛줄기가 어둠을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