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5
15화 인과역전의 상점(2) (수정)
인과역전의 상점이 열렸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상점 이용에 대한 정보였다.
『 인과역전의 상점 : 유의사항 』
1. 이제 레벨을 올릴 수 없을 때, 경험치 대신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2. 포인트를 사용해 상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환불 및 교환은 불가능합니다.
간단한 내용이었다.
게임에 흔히 나오는 상점 시스템이다. 포인트로 상점에 있는 아이템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
가장 중요한 건 1번이었다.
‘레벨업을 할 수 없을 때 경험치 대신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는 건가.’
설마 포인트도 10만배는 아니겠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굳이 포인트라고 명시해 놓은 걸 보면 아닐 듯 싶다.
틱.
유의사항 창의 확인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다른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 인과역전의 상점 – 카테고리 』
– 0. 소모품
‘······상점 치고는 꽤 단출한데.’
선택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소모품 뿐이었다. 그래도 숫자가 있는 걸보니 앞으로 새로운 목록이 생길 것 같긴 했다.
‘나중에 무기나 장신구가 추가되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내 헌터 등급이 오를 때마다 종류가 추가되는 걸지도 모른다. 일단은 추측이지만.
‘중요한 건 소모품에서도 뭘 파냐지.’
바로 떠오르는 건 포션이나 영약이다. 포션은 상처나 마나를 회복 시켜주고, 영약은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상승시켜준다. 둘 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물건들이다.
그냥 얻어서 팔기만해도 이득이 된다.
‘웬만하면 나쁜 건 없을 것 같다.’
무재조정의 효과로 등장한 상점이니, 보통 이상의 물건이 있으리라 예상된다.
틱.
소모품을 누르자, 그 목록이 떠올랐다.
『 인과역전의 상점 – 소모품 』
– 재물 획득의 물약(일반) : 1/1 ( 무료 )
– 재능 획득의 물약(일반) : 1/1 ( 1000 Point )
목록을 확인하는 내 눈이 가늘어졌다.
‘뭐야, 이거.’
처음보는 아이템이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아이템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이런 아이템이 있었던가?’
헌터로서의 내 경험이 부족한 건 맞다. F급 헌터를 전전하다 결국 일반인이나 다름 없는 삶을 살아 왔으니까.
하지만 내가 살아오는 동안 보고 들어온 것들은 적지 않다.
멸망 전에는 높은 등급의 헌터가 되고 싶어서 관련 정보를 열심히 찾아보기도 했었고.
그럼에도 이 두 아이템은 듣도 보도 못했다.
‘진짜 처음 듣는 아이템이다.’
어쩌면 당연한걸지도 몰랐다.
인과역전의 상점을 개방한 사람은 이 세계에 나밖에 없을테니까. 이건 내 특성 무재조정 덕분에 생겨난 아이템일지도 몰랐다.
혹시나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지만 게임 관련 내용만 있을 뿐, 헌터 용품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시스템창을 진지하게 살피던 내 눈에 단어 하나가 들어왔다.
‘잠깐, 재물 획득의 물약은 무료라는건가?’
가격 대신 무료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지금 내가 보유한 포인트는 당연히 0 포인트. 시험삼아 하나를 구매 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재물 획득의 물약이라.’
가능하면 재능 물약을 고르고 싶었지만, 무료로 구매할 수 있는 재물 획득의 물약이 유일한 선택지다.
‘어차피 공짜로 준다고 하니까 괜히 아낄 필요는 없다.’
마침 돈이 필요하기도 했다.
게이트를 공략하는데에는 많은 돈이 든다. 기본적인 아이템만 해도 그 성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니.
띠링.
『 재물 획득의 물약(일반)을 구매하셨습니다! 』
『 무료 아이템을 구입하여 포인트를 소모하지 않습니다. 』
‘재물이니까 돈 말고 값비싼 물건도 포함되는 거겠지.’
밑천이 제대로 마련된다면 앞으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헌터가 나타났다지만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란 훌륭한 무기다.
거기에 내가 가진 미래의 지식이 결합된다면?
그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 될 거다.
‘투자를 하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해.’
지금 내 전 재산은 마족을 잡고 나온 마정석을 판다 해도 500만원 정도가 된다. 이걸론 불려 봤자 한계가 있다.
20배를 해도 1억이다.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최상위 헌터에게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생각하면 부족하기 그지없다.
애초에 처음부터 눈덩이가 크면 굴리기도 쉽다.
재물의 물약을 선택하고 잠시 기다리니 상점창에서 빛의 유체가 흘러나왔다.
스르르
유체는 잘록한 호리병의 모습으로 빚어졌다. 그 겉면의 무늬는 고려 청자를 연상시켰다. 꽤 그럴듯하다.
나는 손을 뻗어 그것을 집어들었다.
‘일단은 설명이라도 보고 마셔볼까.’
『 아이템 설명 』
– 이름 : 재물 획득의 물약
– 등급 : 일반
– 효과 : 인과를 역전시켜, 사용자에게 필요한 재물을 얻을 수 있는 경로를 미리 보여줍니다. 효과는 1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인과를 역전 시킨다는 거창한 말이 적혀 있었다. 직관적인 설명은 아니었다. 그래도 먹어서 탈나는 물건이 아니란 건 확인했으니 충분하다.
내게 이득이 된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이제 마시자.’
퐁.
마개를 뽑아 주둥이를 입으로 가져다 대고 단숨에 들이켰다. 달콤한 맛의 액체가 목구멍 너머로 흘러들어왔다.
『 재물 획득의 물약을 사용하셨습니다. 』
‘······. 뭔가 달라진 건가.’
나는 슥슥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특별히 새로운 감각을 얻었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다.
그러던 찰나.
묘한 느낌의 푸른 빛이 내 시야를 스쳐 지나갔다. 나는 재빨리 그 빛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푸른색 빛은 방바닥에 놓인 스마트폰에 물방울처럼 맺혀 있었다.
‘스마트폰······?’
폰을 들어 올리자, 물방울의 크기가 줄어들더니 화면의 한쪽 구석으로 이동했다.
‘아, 이걸 누르라는 건가?’
그렇게 몇 번 빛의 물방울을 따라 터치하자 누군가의 전화번호가 떠올랐다. 물방울이 가늘게 떨린다. 통화 버튼을 누르라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상대가 영 꺼림칙하다.
– 부재중 전화(4) : 윤정수
헌터 사무소의 윤정수 소장이다. 아까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무시했었던 그 놈이다.
‘이 놈한테 다시 전화를 걸라는 건가.’
며칠 전에도 이 인간에게 전화를 받고 땜빵을 한 번 뛰었다.
‘그러고 4만 5천원을 받았지.’
회귀 전 나는 이 인간한테 잡혀서 내 헌터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F급인 나를 노예 부리듯 착취하던 쓰레기 같은 인간이다.
돌이켜보면 차라리 그 시간에 노가다를 뛰는 게 나았을텐데.
‘사람을 가장 미치게 만드는 게 희망이지. 그 애매한 희망. 조금만 더 하다보면 빌어먹을 F급에서 벗어날거란 어이없는 믿음. 그게 문제였지.’
간절함은 악독한 인간의 먹잇감이 된다. 그 당시의 나는 간절했고, 윤정수는 그걸 이용했다.
‘그냥 연을 끊으려고 그랬는데.’
재물 획득의 물약이 누르라고 하니까 누른다. 뭐, 돈이 된다면 뭔들 못하겠는가. 곧 스마트폰의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신호음이 두 번쯤 울렸을까.
윤정수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 땜빵 이 개새끼야! 뭐하고 있다가 이제 전화를 해?
잔뜩 화난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친다.
– 헌터하기 싫으면 말을 해, 오늘 안으로 이 바닥 뜨게 해줄테니까. 오갈데 없는 니 새끼 받아준 게 누군데······.
쉼 없이 쏟아지는 개소리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진다. 개소리도 이 정도로 하면 예술의 경지로 인정해줘야 하나?
– 뒤지기 싫으면 당장 사무소로 뛰어와라. 하, 이 새끼 진짜.
예전의 나였다면 용서를 빌면서 사무소로 뛰쳐 나갔을 거다. 그땐 윤정수가 헌터로서 살아가기 위한 유일한 길처럼만 보였으니까.
물론 지금의 나는 아니다.
“야, 거기서 딱 기다려.”
푸른 물방울이 현관 문에서 위아래로 요동치고 있다.
* * *
30분 뒤.
‘헌터의 정수 사무소.’
나는 윤정수가 운영하는 사무소 앞에 서 있었다. 낡은 상가 2층에 걸린 간판이 묘하게 정겹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뭐든지 미화된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일단 오기는 했는데.’
푸른 빛의 물방울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여기서 무슨 돈 나올 데가 있다는 거지?’
그런 의문과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 2층에 도착하자 익숙한 문이 보였다. 물방울은 그곳의 문고리에 걸쳐졌다.
끼익.
“땜빵! 이 시발새끼야!”
휘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명패 하나가 날아온다. 나는 고개를 슬쩍 숙였다. 내 머리 바로 위를 지나 벽에 부딪힌 명패가 산산조각이 났다.
‘······.’
들어오자마자 물건이 날아왔다. 던진 사람이 누군진 뻔했다. 나는 넓지 않은 사무소의 반대편에 앉아 있는 윤정수를 확인했다.
그가 이 사무소의 소장이다. 아니지, 그냥 개새끼다.
“내 연락을 씹어? 하, 니 새끼 때문에 놓친 의뢰 생각하니까 또 열받네. 오늘 각오 단단히 해라.”
윤정수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그는 헌터가 아닌 일반인이다. 그럼에도 그가 내게 한없이 거만히 굴 수 있는데엔 이유가 있다.
내가 F급 밑바닥이란 게 첫번째고.
두번째는 그가 고용하고 있는 두 명의 D급 헌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손 좀 봐줘야겠네.”
“이 새끼 표정봐라. 자다 와서 아직도 정신 못차렸나보네.”
양측의 검은 소파에 앉아 있던 덩치 두 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뚜두둑.
익숙한 일이라는 듯 손을 풀고 어깨를 돌린다.
“허, 이거 아직도 이러고 서 있네. 눈 안깔아? 형님, 이 새끼 이상한데요? 뭐 잘못먹었나.”
내가 가만히 서 있자 덩치 둘이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는 명확했다.
회귀 전 나였다면 사무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엎드려서 빌었을 거다.
‘······.’
괜히 떠올리니까 기분이 한층 나빠진다.
윤정수는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더니,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래! 내 말이 그거야. 지난번에 전화할 때도 그렇고, 갑자기 애가 이상해졌다니까. 정신 좀 차리게 적당히 손 좀 봐줘라.”
“예, 형님.”
이거 말만 사무소지 거의 깡패나 다름 없다. 이런데서 버티고 있던 과거의 내가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D급 헌터 두 명은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 중 하나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빨 다치기 싫으면 이 꽉 물어라.”
그가 다른 쪽의 주먹을 치켜 들었다. 그 단단한 주먹이 내 머리통을 향해 날아오는 순간.
『 스킬 ‘인지 Lv.10’의 효과가 발휘 됩니다. 』
나는 슬쩍 머리를 숙여 움직여 피했다.
휘익
덩치의 주먹이 허공을 지나갔다. 헛손질을 한 덩치가 고개를 우드득 꺾었다. 그의 미간이 좁혀졌다.
“하, 피해? 이 새끼 좀 붙잡아 봐.”
그러자 뒤에 서 있던 다른 헌터가 내 뒤로 다가왔다.
덥썩.
놈은 내가 옴싹달싹 못하도록 내 양팔을 꽉 붙잡았다.
“이 새끼 정신머리부터 썩어 빠졌네. 그래, 오늘 같은 날에 먼지나게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앞에 있는 덩치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슉슉 쉐도우 복싱을 한다. 이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내 안면을 향해 잽을 날렸다.
이 놈들은 착각하고 있다.
내가 아직도 F급 밑바닥인 줄 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 F급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나는 눈 앞의 녀석들과 동일한 D급이다.
애초에 여기 이 두 놈은 제대로 된 헌터가 되기를 포기한 양아치 같은 놈들. D급 밑바닥에서 F급인 나나 다른 헌터들을 괴롭히며 우월감을 느끼는 쓰레기였다.
‘기본적인 스펙은 비슷하지만 이 놈들하고 나에겐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그건 바로 스킬이다.
D급 초반에서 정체 되어 있는 헌터들이 가진 스킬이라고 해봐야, 일반 스킬 레벨 5를 넘어가지 않는다.
그 가짓수도 정말 많아봐야 3개 정도고.
반면에 내 스킬의 갯수는 12개다. 레벨은 전부 10이고.
상대가 안되는 게 당연하다.
『 스킬 ‘근력 Lv.10’의 효과가 발휘 됩니다. 』
『 스킬 ‘체술 Lv.10’의 효과가 발휘 됩니다. 』
“커헉?!”
내가 몸을 틀자 나를 붙잡은 놈이 그대로 딸려왔다.
퍼억.
덩치가 날린 잽이 그대로 녀석의 안면에 명중했다.
“어, 미안. 이 새끼가······!”
잠시 당황하는 듯 했지만 금세 덩치가 주먹을 크게 휘둘러온다. 그 움직임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느릿하다. 장난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스윽.
나는 그냥 인사를 하듯 상체를 숙였다.
“어엇?!”
날 붙잡은 놈이 그대로 날아가 덩치에게 부딪혔다. 뒤엉킨 둘은 바닥에 쓰러졌다. 덩치가 동료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야, 뭐해? 저거 하나 똑바로 못 잡고!”
“잠깐만 뭔가 이상한데. 저 놈 힘이 왜 이렇게······. ”
그래 이상하긴 할 거다.
뚜두둑.
이번에는 내가 손을 풀었다. 그런데 쓰러진 녀석이 일어서려한다.
“어딜.”
거창한 동작까지도 필요 없었다. 놈의 복부를 발로 세게 찼다.
“끄윽!”
신음소리가 들려 왔다. 녀석은 고통에 말도 못하고 배를 붙잡은 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렇게 아픈가 싶다.
“으으—-!”
“야, 무슨 엄살이야. 이 새끼 장난치지 말고······.”
옆에 나란히 누워 있던 덩치가 눈썹을 일그러뜨린다. 장난이 아니란 건 직접 맞아보면 알거다.
쿵!
덩치 놈의 안면에 잽을 먹여줬다.
“크아악!”
바닥과 뒤통수를 크게 부딪힌 덩치가 머리를 붙잡고 좌우로 데구르르 굴렀다. 얼굴이 시뻘게진 덩치가 나를 노려본다.
“이, 이 새끼가!”
“이 새끼?”
쿵! 쿵! 쿵!
솔직히 복수 같은 거 구차하다고 생각했다. 마족 놈들 쓸어버리는 게 중요하지 이런 놈들따위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랬는데 막상 때리니까 가슴에 있던 십년 묵은 원한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다.
‘휴. 이 좋은 걸 참을 뻔했네.’
그래 이왕 온 김에 회귀 전에 맞았던 것까지 때려야겠다.
『 스킬 ‘기억 탐색 Lv.10’를 사용 합니다. 』
스킬 덕분에 아주 세세하게 생각난다. 이 놈들한테 맞은 게 한 두번이 아니었구만 이거. 한 대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패줘야겠다.
쾅! 쾅! 쾅!
“크헉!”
“다시 말해봐.”
“혀, 형님······.”
아참, 잊을 뻔했다.
“누가 니 형님인데?”
“크헉! 서, 선생님······!”
쾅.
두 놈 다 골고루 때려야지.
복부를 붙잡고 쓰러진 놈에게도 철저한 응징을 가했다. 괜히 일어나서 무기라도 꺼내들면 곤란해진다.
특히 나중에 복수한다고 설치면 아주 곤란해진다.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도 못하게 전신을 골고루 두드려 팼다.
이윽고 두 헌터가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손을 대충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억······.”
윤정수가 자리에 앉아 입을 벌리고 있었다.
당황스러울 법도 하다. 믿고 있던 D급 헌터 두 명을 며칠 전까지 F급이었던 헌터가 개박살을 내놨으니.
“너, 너······.”
“응. 말해.”
“대체, 대체 어떻게······.”
당혹감과 좌절감이 교차되어 굳어진 표정이다. 여기서 용서라도 빌면 몇 대 덜 팰까 생각까지 했는데, 녀석은 끝까지 발악했다.
“나, 날 때리면 니 헌터 인생 그대로 끝나는 거야. 이렇게 깽판치고도 니가 괜찮을 것 같아? 이 바닥 좁은 거 알지?”
되도 않는 협박을 한다. 나는 씩 웃었다.
“그래?”
그런 것치고는 푸른빛의 물방울이 녀석의 턱 주변을 미친 듯이 가리킨다. 마치 이곳을 강하게 타격하라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