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70
170화 새로운 세계의 법도(3)
다음날 SS급 게이트가 제주도에 발발했다.
연구자들의 예상보다 조금 이른 시기였다.
–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SS급 게이트가 발생했습니다. 현재 각국의 헌터들이 한국으로 집결 중에 있습니다.
– 대한민국의 3대 길드도 해당 공략 참여가 확정 되었습니다.
–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 등 13개국에서······.
– 전문가들은 공략 성공 확률을 97% 이상으로 예상······.
뉴스에서도 SS급 게이트에 관한 내용이 쏟아졌다.
수많은 취재진이 제주도로 모여들었다.
국내 외의 언론이 전부 모이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정부는 SS급 게이트의 중요도와 위험도가 크다고 판단.
민간인들의 출입을 막고 주변에 군인들을 배치 시켰다.
허가 받은 인물만이 게이트 근처로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인터넷 상의 반응도 뜨거웠다.
– SS급 게이트 이거 공략 가능하냐?
– 제주도 폐쇄 되고 마수 소굴 되는거지 뭐.
– 러시아,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다 왔는데 실패를 어떻게 함ㅋㅋㅋ
– 2군 보낸 데가 대부분임
현시점 대한민국의 전력은 세계 14위 정도라고 평가 받는다.
멸망한 세계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재능있는 인물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은 애초부터 강하지 않았다.
– 사최헌 있는데 무조건 이기지.
– 사최헌 ㅋㅋㅋㅋㅋ 니들이 좋아하는 사최헌은 세계 랭킹 20위권이야~
– 신태양이랑 이지한이라고 지난번에 활약한 헌터 있지 않음? 기사 봤는데.
– 세계 랭킹에는 못 비빈다니까. 10위권 헌터가 한국 헌터 언급하면 100억 기부한다.
ㄴ ??? ㅋㅋㅋㅋㅋ
한국만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SS급 게이트의 공략은 불가능하다는 게 주된 의견이었다.
뭐, 드러난 전력만을 보자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밀어내 마지막 덧글까지 확인했다.
‘공략은 해외의 헌터들이 아무도 없어도 성공 가능하다. 문제는 마족이지.’
새로운 집에서 푹 쉬고서 은빛의 날개와 함께 제주도로 넘어왔다.
공간이동 능력자 윤서현 덕분에 번거로운 이동 과정이 생략 되었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한 번에 오다니.”
“서현 신입 대단한데. 진짜 편하다. 길드장, 이래도 반대할거야?”
윤서현은 상쾌한 표정이었다.
“협회는 정말로 때려쳤어요. 이제는 은빛의 날개니까. 다들 잘 부탁해요.”
은빛의 날개 길드원들은 윤서현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애초에 윤지은 말고는 반대하는 이가 없었기도 했고.
나는 슬슬 이동할 때다.
“그러면 저는 가보겠습니다.”
“정말 가는 거에요?”
윤서현은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미리 말씀 드렸다시피 이번 공략은 길드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알겠어요. 그럼 나중에 봐요.”
은빛의 날개에는 이번 SS급 게이트의 특성을 미리 설명해 뒀다.
내가 이번에 공략을 같이 할 건······.
“이야, 스승님과 함께 공략할 수 있다니. 오늘을 위해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호 길드다.
수호 길드의 텐트 근처로 이동하니 신태양이 과장스럽게 날 반겨줬다.
길드장 사최헌도 반가운 얼굴로 날 맞이했다.
“이지한씨가 저희와 함께 해준다면 든든하죠.”
내가 수호 길드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효과적으로 부패의 마족을 막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거니와, 대한민국의 1위 길드라는 타이틀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고개를 들어 건너편을 살펴봤다. 스태프와 기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가운데, 각국의 텐트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공략에 참가하는 러시아 1위의 헌터. 그의 정체는 부패의 마족이다.’
니콜라이 스미르노프.
그는 이번 게이트 원정에 직접 참가하고자 하는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건방진 것을 넘어 하늘을 찌를 듯한 오만방자함. 왠만한 하위 헌터들과는 말도 섞지 않는다고 하니 말 다했다.
따라서 놈을 견제하려면 수호 길드라는 명함이 필요하다.
‘역시 가장 성가신 건 인간인 척하는 마족일지도 모르겠어.’
애매하게 건드렸다간 이쪽이 역풍을 맞게 된다.
역풍 수준이 아니다.
자칫하다간 국가 간의 분쟁으로 번지게 된다.
백묵이 처치가 아닌 증거 수집을 부탁한 이유도 그래서일거고.
“각국의 헌터들과 함께 공략할 수 있다니. 조금 두근거리네요. 제 실력이 어디까지 통할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신태양은 긴장하기보단 꽤 들뜬 얼굴이었다. 그런 녀석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간다.
“근데······. 스승님 혼자 오시는 거 아니였나요? 이 꼬맹이는 왜······.”
“음, 이 사람은 여제의 부하2잖아. 오빠, 부하 나부랭이가 저한테 말을 거는데요? 어떡하죠.”
“······.”
내 옆에 서서 고개를 끄덕이는 진세아. 신태양의 미간이 좁혀진다.
“부하? 그게 뭔소리야?”
“그런 게 있어. 오빠와 나만 아는 비밀이랄까.”
“······네가 이해해라.”
진세아의 아버지인 하이텍트사 회장.
은빛의 날개의 후원자이기도 한 그는 공략을 반대했지만, 사실상 지금의 진세아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한가지 조건을 붙였다고 한다.
– 이지한 헌터와 동행한다면 허락하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오늘 아침 윤지은으로부터 전해 들은 소식이었다. 회장님도 나름대로의 정보가 있는 모양이다.
나야 진세아가 필요하니 잘 됐고.
그리고 다른 한 명.
“너도 있었구나. 동지. 넌 환영이지.”
“신태양씨. 반가워요!”
엘리스가 신태양과 반가운 듯 인사를 나눴다. 진세아는 황당한 표정이다.
“뭐야, 둘이 왜 그렇게 친해 보여?”
이전 지옥 훈련의 여파로 친해진 모양이다. 목숨걸고 선혈의 마족을 잡기도 했고.
결론적으로 엘리스와 진세아가 나와 함께 출발한다만······.
큰 의미는 없다.
이번 SS급 게이트의 시작 지점은 랜덤.
모든 헌터가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수호 길드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합류가 진척된 이후부터 의미를 가진다.
‘대략적인 준비는 끝난 것 같고······.’
취재진들이 몰려 들어 신태양의 인터뷰를 따갔다.
“세계의 유명 헌터들이 이렇게나 잔뜩······.”
찰칵, 찰칵.
“후후, 헌터가 되서 한국에 오길 잘했어요.”
엘리스는 신이 나서 스마트폰의 셔터를 눌러댔다. 대한민국의 헌터 뿐만 아니라 헌터계 전반에 대한 관심이 많은 모양.
회귀 전의 내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저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나도 필사적으로 정보를 모았었으니까.
“어?”
그런 우리의 앞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녀를 바라보는 엘리스의 눈이 커졌다.
“아, 아이돌 헌터 코하쿠! 이 분이 왜 여기에?”
지난번에 일본에 만났던 헌터였다. 그녀는 일본에서 아이돌 활동과 헌터 활동을 동시에 하는 연예게 헌터다.
엘리스가 아는 것도 당연하다.
잠시 머뭇거리던 코하쿠는 스마트폰의 번역 기능을 사용해 내게 내밀었다. 머리를 쓸어 넘긴 그녀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 지난번에 도와줘서 고마워요, 게이트 내에서도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주세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도와서 나쁠 건 없으니까.
옆에 있던 엘리스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사, 사인 부탁해요!”
코하쿠는 옅은 웃음과 함께 사인을 해주었다. 사인지를 품에 안은 엘리스가 흡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러시아의 니콜라이, 중국의 링링, 미국의 그렉스, 영국의 오스틴, 호주의 샬롯 헌터한테서 사인만 받으면 제 버킷리스트 완성이에요.”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줄이고 줄인 게 이건데······.”
진세아 말대로 많기도 하다.
돌아간 코하쿠는 일본 진영에 합류했다.
본래대로라면 선발대가 투입 되어 게이트의 상황을 조사하는 게 우선이지만, 이번 공략은 조금 다르다.
협회의 조사단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번 들어가면 공략 전까지는 돌아올 수 없는 게이트라······.”
수호 길드에도 소식이 전해졌다. 각 길드들가 분주해지는 게 눈에 보인다.
‘오성은······.’
나는 고개를 들어 오성 길드의 텐트를 확인했다.
오성의 김민수가 턱을 괸채 미간을 좁히고 있다. 평범한 인상이지만, 방심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 옆에서 실실 웃는 얼굴로 의자에 몸을 기댄 김상욱이 보인다.
‘이번에는 직접 참여하는건가.’
진짜 인류의 배신자 김민수와 과거의 배신자 김상욱.
두 사람에 대한 정보는 미래에서 확인해 두었다. 그 결과가 조금 독특하지만, 그건 당장 중요한 게 아니다.
당초 예정되어 있던 공략 시간을 앞당기기로 결정된 모양.
“입장 시작합니다!”
미국의 헌터들이 가장 먼저 게이트 안으로 무리지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기와 장비를 숨기지 않는다.
세련되고 품질 좋은 최고등급의 장비가 빛을 받아 번쩍인다.
헌터 랭킹 세계 1위가 존재하는 명실상부 강국.
지금 보이는 건 2군이지만, 그 분위기만으로 주변 헌터들을 압도하기엔 충분했다.
이어서 정해진 순서대로 헌터들이 입장한다.
SS급 게이트로 각국의 헌터들이 첫 발을 디디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두번째 입장이다.
나는 엘리스와 진세아에게 다시 한번 강조했다.
“미리 설명한대로 행동해. 그러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물론이죠.”
“넵. 사부님 말씀대로 할게요.”
“진세아 너는 절대로 아무거나 훔치지 말고.”
“잠깐, 왜 나만······.”
수호 길드의 입장.
신태양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스승님, 제게 해주실 말은 없나요?”
“너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는데, 하나가 떠올랐다.
“마수의 소재를 최대한 모아둬라.”
“공략에 필요한 거군요. 명심하겠습니다.”
아니, 김건 주려고.
소재가 필요하다잖아.
어찌되었든 수호 길드의 헌터들은 게이트 내부로 들어갔다.
게이트의 정보를 알리는 메시지창이 앞으로 떠오른다.
『 ‘SS급 게이트 – 초맹림계’에 입장하셨습니다. 』
『 공략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 맹수왕 ‘아한발타제’ 굴복 ( 0 / 1 ) 』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메시지.
『 시작 지점이 랜덤하게 지정됩니다. 』
시야가 뒤틀리고, 파란 하늘과 녹빛의 숲이 어지러이 뒤섞인다.
상하좌우가 뒤바뀌는 중력의 교란.
이어지는 잠깐의 흔들림 끝에 감각은 = 제정상으로 돌아왔다.
찌르르······.
밀림의 어둠 너머로 풀벌레 소리만이 들려온다. 나는 몸에 뭍은 풀을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군.’
나만이 아니다.
모든 헌터들이 나뉘어 랜덤한 장소에 떨어진다. 합류할 때까지는 솔로 플레이를 해야 하는 셈이었다.
크르르······.
더욱이 주변에서 맹수의 기척이 느껴진다. 살기를 이렇게나 내뿜는데 못 알아채면 이상한 거겠지.
『 레어 스킬 ‘예민한 감각 Lv.1’을 습득합니다. 』
『 레어 스킬 ‘예민한 감각 Lv.2’를 습득합니다. 』
···
..
.
『 레어 스킬 ‘예민한 감각 Lv.11’을 습득합니다. 』
단번에 11레벨까지의 스킬이 손에 들어왔다.
‘애매한 재능의 결실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군.’
심지어 현재 내 스킬 레벨은 12레벨까지 개방된 상태다. 아직 성장의 여지가 남았단 걸 생각하면 든든하다.
‘그래도 일단은 내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나는 적당한 격을 내뿜어 몰려드는 맹수들을 쫓아냈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던 맹수의 눈이 하나둘씩 사라져간다.
고지대를 향해 움직였다.
이곳은 윤서현의 초공간인지로도 다 확인하지 못할만큼 넒은 공간.
아니, 공간이라기엔······.
화아악!
수풀을 헤치고 고지대의 절벽 위로 뛰어 오르자 초맹림계의 전체적인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넓게 펼쳐진 숲과 두껍게 흐르는 강줄기.
저 멀리 반대편에는 에메랄드 빛의 바다까지 보인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에 왔다면 이런 기분일까.
‘이곳은 그냥 공간이 아니다.’
S급 이하의 게이트가 버려진 세계의 일부를 보여준다면.
SS급의 게이트는 살아 숨쉬는 세계에 우리를 내던진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우리야말로 외인이자 불청객.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소가 보인다. 이곳에 문명의 존재한다는 증거다.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은 합류다.’
내 목표는 SS급 게이트의 공략과 사도의 동시 처치다.
그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다른 헌터들이 죽어선 곤란하니.
제대로 된 미래를 위해선 그 한 명 한 명이 꼭 필요하니까.
‘그래도 일단······.’
그르르르······.
뒤쪽에서 은빛 갈기를 가진 사자들이 나를 둘러싸듯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가볍게 발산한 격에도 기죽지 않고 다가온 놈들이다.
과연 SS급 게이트다.
이만한 마수 정도는 있어줘야지.
스릉.
나는 별빛의 검을 꺼내들었다.
『 봉인된 별빛의 검 – 오르티시아 (2★) 』
『 해방 : 최상위 마수를 처치하여 경험치를 획득하시오. 』
『 필요 경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0 / 100,000,000,000,000 ) 』
눈 앞의 마수들은 틀림없는 최상위 마수.
‘최상위 마수들의 경험치부터 받아가볼까.’
사냥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