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94
194화 신성 제국의 심판자(2)
알테이어 신성 제국의 수도.
그 중심부에 존재하는 신성 교단의 성역.
역사적 가치와 심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한 성유물들로 꾸며져 있는 원형의 방 안.
기도를 드리던 성녀가 눈을 떴다.
“신성 제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위협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예언을 받은 그녀의 두 눈에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성녀의 가녀린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신으로부터 예지력 타고난 신성 제국의 성녀.
그 힘으로 말미암아 신성 제국의 많은 위기를 예언해 온 장본인이다.
“어째서······. 전능하신 만물의 신 알테이어여······. 어찌하여 우리를 버리셨나이까.”
그녀의 발언 하나 하나가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거란 것은 자명했다.
그럼에도 성녀는 자신이 본 것을 주교들에게 털어 놓았다.
“······알테이어께서 직접 우리를 벌하실 것입니다.”
신성 제국의 멸망.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거대한 악운이 신성제국에 드리워지고 있었다.
성녀의 말을 들은 대주교급의 사람들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신성 제국이 따르는 주신이 바로 알테이어다.
그런데, 그 주신이 신성 제국을 멸하다니?
믿음의 근간부터 흔드는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뭣이······.”
“그 말에 책임 질 수 있겠소?”
“그럴 리가. 성녀, 다시 한 번 예언을······.”
“뭔가가 잘못 된 게 틀림 없소. 알테이어께서 그런 일을 하실 리가.”
대주교들의 질책에도 성녀는 단호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올곧았다.
“틀림 없는 진실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신께 반하는 일일지라도.”
이 이야기는 빠르게 신성 제국의 황제에게까지 닿았다.
황제는 예언을 듣고서도 당황하지 않았다.
조용히 턱을 쓰다듬으며 비릿한 미소를 흘릴 뿐이었다.
“성녀가 단단히 미쳤군. 아니, 무언가에 홀린 걸지도 모르겠어.”
그들이 믿고 따르던 알테이어가 이 세계를 멸망 시킬 거라는 대예언.
선뜻 믿기 어려운 일인 것은 틀림 없었다.
그러나 황제는 예언 자체를 완전히 부정했다.
“그렇지 않은가? 성녀는 악신에게 홀리지 않고서야 그런 예언을 할 리 없지. 알테이어께서 우리를 벌하신다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의 말에 주변에 있던 가신들이 황제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렇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발언이지요.”
“성녀가 드디어 선을 넘었군요.”
이건 눈엣가시였던 성녀를 없앨 수 있는 기회였다.
성녀라는 작자 때문에 계획 했었던 많은 일이 수포로 돌아갔었다. 예언의 능력으로 얼마나 정치에 간섭해 왔던가.
“귀족들에게 성녀의 예언을 흘려라. 이번 일은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번 일은 황제 자신이 권력을 다시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알테이어가 신성 제국을 멸한다?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황제는 확신하고 있었다.
‘암, 그럴 리가 없지.’
대대로 신성한 피를 이어 받은 황제의 가문.
그들은 주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러나 증조부의 대에 그 능력은 끊어졌다.
황제들에게만 비밀스레 내려오던 추악한 진실.
‘주신 알테이어는 죽었으니까.’
그러니 알테이어가 신성 제국을 멸망 시키는 일 따위.
절대로 있을 수가 없다.
* * *
하늘이 심상치 않다. 청명했던 하늘 위로 스산한 붉은 기가 흐르고 있다.
덜컹, 덜컹.
나와 일행들을 실은 마차가 가도를 나아가고 있었다.
귀족이나 탈 법한 고급 마차는 일행 모두가 타도 자리가 남았다.
호화스런 성기사단의 호위를 받으며 제국의 수도로 향하는 중이었다.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십니까?”
말을 탄 채 마차 창을 통해 우리의 안부를 묻는 이는 신성제국의 주교 레벤트였다. 통통한 체형에 흰 수염이 썩 잘 어울려 친근한 느낌을 주는 노인이다.
“으응, 없어요. 없어. 이 과자 맛있네요.”
진세아가 마차에서 아까 받은 과자를 먹으며 대답했다.
“하하, 좋아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불편 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기사들에게 말씀해 주십쇼. 저는 앞에 가서 성기사단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겠습니다.”
레벤트는 그대로 말을 타고 앞으로 나아갔다.
엘리스가 조심스레 내게 속삭였다.
“사부님, 아무래도 단단히 오해한 것 같은데요. 우리를 이단 심문관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엘리스의 눈이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엘리스의 능력은 단순히 미래를 예지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시간을 파악하는 데에 있다.
“나쁠 거 없지.”
정말로 딱히 상관 없다.
그 착각 덕분에 프리패스로 제국의 수도로 향하고 있다.
주교급의 신원 보증은 따놓은 셈이고.
우리가 직접 이단심문관이라고 주장한 것도 아니니까.
심지어 저쪽에서 직접 묻지도 않았다.
일단 수도까지 간 다음에 오해를 풀어도 늦지 않는다.
“그래, 엘리스. 고민해서 뭐하겠어. 너도 차랑 과자 좀 먹어.”
“앗, 그건 내가 먹으려던 건데······.”
“잠깐, 세아야. 들고 있는 걸 훔쳐가는 게 어딨니!”
윤서현 헌터도 어느새 적응해서 차를 마시고 있다. 마차 전체에 마법이라도 걸려 있는건지, 흔들리지도 않는데다가 온도까지 적당히 유지 되서 굉장히 쾌적하다.
주교와 성기사단장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우를 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이상하군, 마기의 흐름이 이상해.”
창에 기댄 채 하늘을 올려다보던 검의 마족이 인상을 찌푸렸다. 부패의 마족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단 거겠지.
아직은 우리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건지, 조용히 있던 레온이 손을 들었다.
“그······. 성기사들과 함께 제국으로 단번에 이동하면 안 되는 건가요?”
그게 궁금했던건가.
“우리가 있는 세계랑은 다르게 여기는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거든. 공간 이동은 군사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만큼, 엄격하게 통제 받아. 상당한 소란을 일으키겠지.”
성역 내부는 말할 것도 없이 공간 이동이 원천 차단되어 있고.
시민권도 없는 우리가 한복판에 떨어졌다간, 제국의 성기사들이 우리를 잡기 위해 뛰쳐나올 것이다.
“그런 거였군요. 이런 사실들은 미래에서 경험하신 건가요?”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레온이 입을 달싹였다.
묻고 싶은 거겠지.
자신의 부모를 죽인 마족이 누구인지 알고 있냐고.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다만, 여기서 말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레온이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레온에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차를 마시던 윤서현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도 의문스러운 점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부패의 마족은 저희가 여기에 있단 걸 어떻게 안거죠? 예언의 마족은 현재 격리되어 있을 텐데요.”
“나도 궁금하군. 예언의 마족은 마계왕의 책사. 대체할 마족은 없다.”
검의 마족이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사도 중에 그런 힘을 가진 자가 있습니다.”
“그럴리가. 사도 중에 그런 능력을 가진 자는 없다.”
“글쎄.”
마계왕의 권속인 사도.
그들의 진짜 능력은 최상위 마족과 비할 바가 안된다.
지금까지는 그만한 능력을 낼 필요가 없어서 그런 거겠다만.
일행이 탄 마차는 순조롭게 숲을 나아갔다.
으어어어······.
그어어어······.
몇 번 언데드의 습격이 있었지만, 전부 절대 신성 앞에서 녹아내렸다.
“오오, 역시 틀림 없어. 정말 대단하군.”
“주교님, 제 말이 맞지 않습니까?”
“그래, 그래. 처음부터 난 자네 말을 믿고 있었다네.”
앞서 가던 성기사단장과 주교의 잘못된 믿음은 깊어져만 갔다.
물론 마차로만 이동하는 건 아니었다.
“자, 이 분들은 수도로 가시는 중이니 급히 어떻게 좀······.”
교주의 인맥이 적극 활용되었다.
교단 내에서 허가된 공간이동 마법진을 사용해, 하루만에 수도 근방의 도시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수도까지는 마차로만 통행이 허가 되어 있습니다.”
극진한 식사를 대접 받은 뒤,
다시 마차에 올라탄 채 편하게 이동.
문제는 숲을 지날 때 발생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을 때.
“멈춰서라!”
마차의 앞쪽에서 누군가가 호통치는 소리가 들렸다.
“황제 폐하의 지시에 따라 검문이 있겠다.”
“······. 누구십니까? 폐하의 지시라니, 저희는 듣지 못했습니다만.”
“쯧, 비키라면 비킬 것이지. 주교 나부랭이가 말이 많구나.”
“주, 주교 나부랭이라니······. 신원을 밝혀주시지 않겠습니까?”
마차가 멈춰섰다.
고개를 내밀어 밖을 보니, 백색의 로브를 걸친 한 무리가 주교와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이 마차에 타고 계신 분들이 어떤 분들이신지 알고나 하는 말입니까?”
“네 놈이야말로 우리가 누군지 알면 그런 말을 했던 게 후회스러울 거다.”
황금 자수가 놓인 백색의 로브를 쓴 여섯 명의 인물.
스릉.
리더격으로 보이는 자가 백색의 검을 꺼내들었다.
“황제 폐하의 엄명이 내려진 지금, 수상한 자는 이 자리에서 즉시 처단하겠다.”
그가 강경하게 나오자, 주교와 성기사단장의 얼굴도 굳어졌다.
창밖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엘리스가 나를 돌아봤다.
“지, 진짜 이단 심문관이에요!”
하필이면 진짜 이단 심문관한테 걸렸네.
이럴 것 같더라.
나는 마차의 문을 열고 내렸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결 되는 거 맞죠······? 또 감옥에 갇히고 싶지는 않은데요.”
“물론입니다. 진세아. 넌 들키지 않게 밖으로 나와.”
“응? 나도요?”
윤서현 헌터를 안심시키고서 나는 마차의 선두로 향했다.
“아, 오셨군요. 이 분들이 소속도 밝히지 않으시고 막무가내로 나오셔서 곤란하던 참입니다.”
주교와 성기사단장은 내게 뭔가 해달라는 얼굴이었다.
마찬가지로 이단 심문관도 당당했다.
“내가 신분을 밝힌다면 네 놈들 모두 무사치 못할텐데. 부디 그 선택을 후회하지 말길 바란다.”
나는 이단 심문관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아아, 이 자의 얼굴은 잘 알고 있다.
미래에서 살폈던 기억에 있다.
이단 심문관 유클레스.
우리랑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걸까.
그는 로브를 벗으며 소리쳤다.
“나는 이단 심문관 유클레스다. 주신 알테이어의 이름으로 네 놈들 모두 처벌 받게 될 것이다.”
“예······?”
기사단장과 주교의 눈이 커졌다.
이 사람이 이단심문관이라면, 지금까지 데리고 온 사람들은 뭐냐는 표정.
그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공교롭군.”
걱정 할 거 없다. 이쪽도 세게 나갈 거거든.
“내 신분도 이단심문관인데 말이야. 더 이상 숨길 필요는 없겠지. 나는 이단 심문관 이지하네스다.”
진실을 말하는 건 어색했을지 몰라도, 그게 거짓말이 된다면 다르다.
촤르르륵!
내겐 스킬이 있으니까.
『 스킬 ‘거짓 연기 Lv.4’를 획득합니다. 』
『 스킬 ‘거짓 연기 Lv.5’를 획득합니다. 』
···
..
.
『 스킬 ‘거짓 연기 Lv.12’를 획득합니다. 』
『 추가효과 : 당신의 거짓이 강력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
『 해당 효과는 마력 능력치에 보정을 받습니다. 』
50만배의 경험치가 쌓여 순식간에 12레벨을 달성한 거짓 연기.
과거, 황금왕 자볼을 떠볼 때 얻었던 스킬이 이런데서 다시 쓰이게 될 줄이야.
뻔뻔한 거짓이었지만, 내 눈동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진짜 이단심문관 유클레스보다 훨씬 당당한 목소리와 몸짓이었다.
약간의 격을 개방하니 그 위엄은 한층 살아났다. 뒤편의 진짜 이단 심문관들조차 움츠러들 정도였으니.
“무,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냐? 이단 심문관의 이름을 사칭하다니, 제정신인거냐?”
유클레스조차 말을 더듬을 정도였다.
옆에 서 있던 기사단장과 주교가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내 절대 신성까지 목격했다.
날 의심하는 게 더 이상한 상황.
나는 한술 더 떠서,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함께 유클레스를 노려봤다.
“최근 이단심문관을 사칭하는 자들이 있다고 하던데. 네 놈들도 그런 부류일지 모르겠군. 겉보습은 그럴 듯하게 차려 입었지만 그 뿐이군.”
“이, 이 놈이 뭔 개소리냐. 하, 살다보니 별 일을 다겪는군.”
유클레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이가 없어서 짓는 표정이겠지만, 그런 표정조차 교주와 성기사단장에겐 의심을 더해줄 뿐이다.
나는 마지막 쐐기를 가했다.
“이단 심문관이라면 증표를 보여라. 황제의 신성 인장이 찍힌 물건이니, 위조할 수도 없을테지.”
이 세계에 대한 지식이 있기에 가능한 압박이었다.
“만약 거짓으로 황제의 이름을 댔다면, 무사히 넘어갈 수 없겠습니다.”
스릉, 스릉!
성기사단장의 명령에 마차를 호위하던 수 십 명의 성기사들이 검을 뽑아들었다. 심지어는 이단심문관들을 포위하기까지 했다.
유클레스는 폭소했다.
“크하하!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나보군. 이거야 원. 살다보니 별 사기꾼에게 협박을 당하는군. 성기사단장, 주교. 네놈들 모두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차라리 추방 당하기를 빌어야 할 거야.”
“말이 많군. 증표를 보여라.”
성기사단장은 단호했다.
“흥, 어디의 사기꾼들인지는 몰라도, 진짜를 만날 거라곤 예상 못했겠지.”
유클레스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품 안에 손을 집어 넣었다.
더듬더듬.
“응? 잠깐.”
아무리 품 속을 뒤져도 증표는 나오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 당황한 표정을 짓는 유클레스.
“아니, 두고 왔을 리가······.”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증표는 나오지 않았다.
성기사단장이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사기꾼이었군.”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뒤쪽에 있던 이단 심문관 동료가 유클레스에게 다가왔다.
“제 것을 대신 보여주시죠.”
“그래, 그게 낫겠군. 뭐하고 있나. 빨리 건네줘라. 저 놈들을 당장이라도······.”
“자, 잠시만요. 없어졌습니다. 제 증표가······.”
“뭐?”
그들을 바라보던 성기사단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변명치고는 궁색하군.”
“아니, 기다려라.”
아무리 뒤져도 나올 리가 없다. 이 상황을 지켜 보고 있던 진세아가 이미 그들에게 증표를 모두 훔쳤을 게 분명하니까.
일행에 도둑이 있다는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아까전까지는 없었던 메달이 손에 확실하게 잡힌다.
센스가 좋다.
“쯧, 당연히 없겠지.”
나는 한껏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주머니에서 이단 심문관의 증표를 꺼냈다.
“이단 심문관이라는 건 새빨간 거짓일테니.”
샤아아아—.
황제의 신성 인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의심의 여지 없는 진짜 이단 심문관의 증표.
“뭐, 뭐?”
흰색 로브를 두른 이단 심문관들 전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게 내 주머니에서 나올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겠지.
“아니, 무슨······?!”
“잠깐 오해가 있다. 나, 나는 진짜 이단 심문관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기사단의 검이 이단심문관들을 천천히 좁히기 시작했다.
리더 격인 유클레스가 소리쳤다.
“큭, 네 놈들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군. 다들 검을 뽑아라!”
“이제 본 모습을 드러내는군!”
“그게 아니다, 이 기사단장 멍청한 놈아! 네 놈들이 속고 있는 거다!”
그들의 실력은 신성 제국 내에서도 최상급.
제대로 반항하기 시작하면, 성기사단장과 주교도 의심할 거다.
“속고 있다니? 네 놈이 사기꾼이겠지.”
“아니, 이 멍청한 놈들······!”
반항하기 전에 끝을 내야한다.
나는 능청스럽게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말이야, 유클레스라 했나? 언데드의 냄새가 나는군.”
나는 유클레스를 향해 검을 들어 올렸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분통을 터트리는 게 전부였다.
“이제는 하다하다 언데드? 내가 언데드로 보이나? 이런 사기꾼들을 상대로 봐줄 것 없다. 전부 다 죽여라!”
“글쎄, 그건 확인해 보면 알겠지.”
『 타재간파의 서를 발휘합니다. 』
『 스킬 ‘절대 신성 Lv.11’을 발휘합니다. 』
내 손끝에서 나타난 황금빛의 기류가 유클레스를 향했다.
애시당초 그들이 어떻게 내가 탄 마차를 정확히 알고 왔겠는가.
몇 있지도 않은 이단심문관이 유독 우리의 마차를 표적으로 노린데에는 이유가 있다.
유클레스.
이단 심문관의 리더인 그는 부패의 마족 수하이자,
만들어진 언데드다.
러시아의 헌터들과 마찬가지.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며 같은 외관을 가지지만 그 본질은 언데드다.
신성 제국의 이단 심문관이 언데드일거라고, 그 누가 생각하겠는가.
샤아아아——!
절대 신성이 순식간에 유클레스를 뒤덮었다.
쿠웅!
온 몸에 금빛 가루를 뒤짚어 쓴 유클레스가 심장을 움켜쥐고 말에서 떨어졌다.
“허어억······?”
그의 몸이 천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본성을 드러낸 유클레스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네, 네 놈······! 대적자······.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부패의 마족께서 네 놈을······. 멸할 것이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흰색 로브만을 남기고 놈은 사라졌다. 허무한 죽음이었다.
“저, 정말로 언데드였단 말인가······?”
“유클레스가 언데드······?”
당황스러운 건 같은 편이던 이단 심문관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손에서 나온 게 신성이라는 걸 모를 리 없기에.
나는 성기사단에게 눈짓했다.
이단 심문관들이 패닉에 빠진 지금이 기회다.
“뭐합니까, 싹 다 구속 시키죠.”
이제부터는 우리가 이단 심문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