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199
199화 세계를 가르는 하나의 선(1)
이지한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수도의 땅을 떠났다.
그 모습을 지켜 본 레온의 얼굴은 경악 그 자체였다.
‘미, 미친 거 아니냐고요······.’
천공 너머로 보이는 주신 알테이어.
그 크기는 하나의 행성을 뒤덮을 정도다.
그야말로 행성 멸망급의 재해.
고작 헌터 한 명이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저런 것과 싸우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눈 앞의 저 괴물은 마족의 수하일 뿐이란다.
‘마족은 도대체 얼마나 강한거지?’
기껏 S급 헌터가 되었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부모의 원수를 갚겠다던 자신의 목표가 더더욱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절망적이란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
저런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일단은 도망쳐야 한다.
그리 말하려고 했지만, 레온의 입이 떼어지지 않았다.
은빛의 날개 길드원들.
그들 모두 포기한 얼굴로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다들 진심으로 해보려는 건가?’
이미 윤서현은 재빨리 상황을 정리하고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우선 언데드 정리부터 하자. 세아는 동쪽, 레온은 서쪽, 엘리스는 남쪽 마지막으로 북쪽은 그쪽이 하고.”
“내게도 아브렐이란 이름이 있다.”
검의 마족이 윤서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윤서현은 가볍게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나는 중앙에서 각 공간을 잇고 너희들을 보조할게. 성녀님은 저랑 같이 있어요. 중앙에서 절대 신성을 도시 전역으로 퍼트릴 거에요.”
“아, 알겠어요. 할 수 있는 한 크게 신성력을 만들어 볼게요.”
“그러면 모두를 각 지점으로 옮길게요. 공간인지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테니, 돌아오고 싶으면 몸짓을 크게 해.”
“오케이, 오빠가 돌아 올 때까지 도시를 정상화 시켜보자구!”
『 윤서현이 스킬 ‘공간 이동 Lv.10’을 발휘합니다. 』
윤서현의 손짓과 동시에 공간이 크게 일렁였다.
불타오르는 도시의 각 방위로 헌터들을 보냈다.
“자, 잠깐······!”
레온이 급하게 소리쳤다.
“진짜하는 거에요?”
“그래.”
“말이 안돼요······. 저런 건······. 저런 건 몬스터조차 아니잖아요······.”
그리 말하는 레온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응, 그래도 하는 수밖에 없어.”
윤서현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할게.”
“자, 잠시만요······!”
윤서현은 공간이동으로 레온을 서쪽 지점으로 옮겼다.
레온의 대답을 듣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아니, 정확히는 잘 말해줄 방법이 없었다.
곳곳에서 자욱한 연기가 불타오르는 수도.
언데드들로 가득한 이 땅을 정상화 시켜야 했다.
윤서현이 하늘을 바라봤다.
도저히 극복 될 것 같지 않은 거대한 존재가 이곳을 바라보고 있다.
‘지한씨······.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에요?’
레온의 앞에선 태연한 척 했지만 그녀도 적잖게 동요하고 있었다.
‘너무 무모하잖아요······.’
막말로 전세계의 헌터들이 전부 달라 붙어도 이길까 말까한 적이었다.
보자마자 숨이 턱 막혀 오는데, 이지한은 망설임없이 달려나갔다.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머리 끝까지 차올랐지만 막을 수 없었다.
그녀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막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 수밖에 없어.’
첫만남때도 그랬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적을 상대로.
이지한은 무모하게 뛰어들었다.
자신이 질 거라는 계산은 조금도 머리에 넣지 않은 것처럼.
결국은 이기지 않았는가.
그때 이지한이 결단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둘 다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미래에서도 그러한 그의 판단은 유효했다.
윤서현은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깊게 고민해 봤자 의미가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그녀를 중심으로 보랏빛 마력이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성녀님, 절대 신성을 발휘해 주세요.”
“네. 부탁드릴게요.”
이지한이 올 때까지 반드시 수도를 지켜내야 한다.
* * *
‘거리가 줄어드는 느낌이 안드는군.’
공중 기동으로 빠르게 하늘을 가로지르곤 있지만, 거리 차이는 변함이 없게만 느껴진다.
압도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크기다.
어쩌면 행성 바깥에 있는 걸지도 모른다.
초월체라는 건 그만큼 상식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다.
알테이어, 죽어 있는 신.
‘부패의 마족은 일종의 편법을 썼다.’
시스템의 억지력은 무리하게 타차원을 침범한 자의 힘을 빼앗는다.
그렇다면 본래부터 이 세계에 속해 있던 자라면 어떨까?
신성 마법계의 주신 알테이어.
그는 이 세계에서 태어난 자다.
모종의 이유로 죽게 된 그를 언데드로 만든다면······.
적어도 초월체의 언데드에 한해서는 억지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강대한 힘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거다.
하늘을 뒤덮은 검은 마기와 붉은 하늘도 전부 초월체 언데드의 짓이겠지.
‘크윽.’
놈에게 다가갈수록 격이 짙어진다. 존재만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비현실적인 힘이 나를 막아선다.
『 레전더리 스킬 ‘영웅의 격 Lv.12’를 획득 및 발휘합니다. 』
스킬이 없었더라면 진작에 피를 토하고 쓰러졌을만한 격이다.
‘영웅의 격으로 버티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상대는 한때는 신으로 군림했던 존재니까.
언데드가 된 지금은 그 힘이 격하 되었겠지만,
차원이 다른 존재인 것만큼은 맞다.
‘완전히 붙을 필요는 없다. 일자베기가 닿을만큼만 가면 된다.’
나는 이계 규율의 상점에서 마력 포션을 구매해 단숨에 들이켰다.
공중 기동은 빠르지만, 장거리를 이동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자주 포션을 마셔서 마력을 보충해야 했다.
어차피 포인트라면 넘쳐 흐르니 문제 없다.
그런데, 다음 순간이었다.
‘격이 옅어졌다?’
나를 막아서던 알테이어의 격이 옅어졌다.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캬아아아—!
전방에서 무언가가 새까맣게 몰려오고 있었다.
하늘 전체를 뒤덮은 검은 물결.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들 하나하나가 마수였다.
본 와이번 떼였다.
‘많기도하군.’
뼈가 앙상한 녀석들은 마기의 피막을 펼친채 나를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다.
“오르티마. 방패로 변해라.”
어깨의 방어구였던 오르티마가 순식간에 방패의 형상으로 변화했다.
그 방패의 정체는 다름아닌, 황금왕의 보물창고에서 얻은 에픽 아이템.
『 오르티마가 ‘절대 수호의 방패(에픽) Lv.1’로 변화합니다. 』
『 아이템 효과 ‘수호자’를 발휘 합니다. 』
『 3분간 방어력이 500% 증가합니다. 』
나는 방패에 마력을 두르고서 언데드 와이번들을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
콰과과과과과—!
놈들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박살이 난 본 와이번들의 뼛조각이 허공으로 무수하게 솟구쳤다.
촤르르륵!
『 레어 스킬 ‘방패 밀치기 Lv.1’을 획득합니다. 』
『 스킬 ‘방패 밀치기 Lv.2’를 획득합니다. 』
···
..
.
『 스킬 ‘방패 밀치기 Lv.12’를 획득합니다. 』
향상되는 건 스킬의 레벨만이 아니다.
콰과과과과—!
방패로 돌진하는 놈들은 그대로 경험치가 되어 오르티마에게 깃든다.
초고속 몰이사냥이 따로 없었다.
『 절대 수호의 방패(에픽) Lv.1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레벨이 상승합니다! 』
『 레벨이 상승합니다! 』
···
..
『 레벨이 상승합니다! 』
『 아이템의 최대 레벨(250)을 달성하셨습니다! 』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르티마, 지금이다. 목룡으로 변해라.”
오르티마는 총 두 마리.
방패로 변한 녀석 이외에도 한 마리가 남아 있다.
토옹!
반대편 어깨 보호구로 변해 있던 녀석이 하늘 위로 떠오른다.
무수한 본 와이번들을 지나쳐 날아오른 녀석은 순식간에 변화했다.
『 오르티마가 ‘목룡 몰테인’으로 변화합니다. 』
콰아아—!
세계수를 수호하던 목룡 몰테인.
그 거체가 본 와이번들을 향해 브레스를 발사했다.
뭉쳐 있던 본 와이번 떼가 녹아내리며 흩어졌다.
‘나아갈 길이 생겼다.’
목룡은 그 거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져 내린다.
오르티마가 변신한 목룡은 날지 못하기에.
그럼에도 나는 오르티마를 회수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날아 올랐다.
와이번들과 함께 그대로 추락하는 목룡.
놈이 크게 몸부림치는 그 순간.
『 레벨이 상승합니다! 』
『 레벨이 상승합니다! 』
『 레벨이 상승합니다! 』
···
..
『 레벨이 상승합니다! 』
푸화악!
떨어졌던 목룡이 구름 속에서 솟아 올랐다.
『 목룡 몰테인의 레벨이 최대 레벨(Lv.250)에 도달했습니다. 』
『 몰테인의 고유 능력 ‘비행’을 획득합니다. 』
녀석은 끝까지 달라 붙는 와이번을 몸짓 한 번으로 털어낸 뒤 유유자적하게 하늘을 유영했다.
터억!
나는 녀석의 위에 올라탔다.
‘······체력과 마력을 아낄 수 있겠어.’
본래 세계수를 수호하던 목룡은 하늘을 날 수 있었다.
그 능력이 지금 해금 되었다.
환상계의 공포로 군림하던 목룡이 이제 완전한 내 것이다.
【 으어어어어——! 】
알테이어의 괴성이 붉은 하늘 전체에 울려 퍼졌다. 전신이 아려오는 격이지만, 목룡 몰테인의 위상을 되찾은 오르티마와 함께 하니 충분히 견딜만하다.
붉게 물든 하늘을 강물처럼 가르며 날아 올랐다.
콰앙! 콰아앙!
검게 물든 마기의 흐름 속에서 마기의 포탄이 끊임 없이 쏟아져내린다. 멀리서보면 흡사 검은 빗줄기가 내리는 것만 같다.
나는 황금 방패를 들어 포탄을 막아냈다.
워낙 거대한 크기이기에 막아내지 못한 부분이 피탄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조금만 견뎌라.”
최대 레벨에 도달한 오르티마는 본래의 목룡보다 훨씬 강인하고, 단단하다. 마기의 폭격을 견뎌내면서도 목룡은 계속 전진했다.
초월체의 시선이 계속해서 느껴진다.
알테이어도 나를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단 의미다.
신성 제국의 수도에 사용될 마기의 자원이 내게로 오는 건 환영이다.
‘더 가까이.’
콰르릉! 콰앙!
번개, 화염, 얼음······.
속성들로 이뤄진 고위 마법들이 끊임없이 목룡을 강타했다. 목룡이 크게 흔들렸지만, 나는 녀석의 머리를 꽉 붙잡고 정면을 응시했다.
“괜찮아. 계속 나아가라.”
『 레전더리급 스킬 ‘절대 신성 치유 Lv.14’를 발휘합니다. 』
치유의 빛이 목룡의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말라 있던 고목(古木)위로 녹색의 이파리가 자라났다. 불에 타 그을렸던 부분은 생기를 되찾고, 번개에 의해 파손 되었던 부분도 더욱 단단하게 메꿔졌다.
샤아아—!
이어서 내 품 안의 애매한 재능의 결실이 빛을 발했다.
새로운 스킬의 획득을 알리는 빛이었다.
『 유니크 스킬 ‘탑승술 Lv.1’을 획득합니다. 』
『 탑승한 대상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
···
..
.
『 유니크 스킬 ‘탑승술 Lv.12’를 획득합니다. 』
콰아아아—!
목룡이 크게 가속하기 시작했다.
일체화한 것처럼 자유롭고 빠르게 하늘을 가르고 나아간다.
하늘의 검은 구름이 순식간에 나를 스쳐 지나갔다.
도저히 좁혀지지 않던 초월체 알테이어와의 거리가 이제서야 줄어드는 기분이다.
【 아아아아아아——! 】
알테이어가 발악하듯 괴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마기로 빨갛게 물들었던 하늘마저 벗어났다.
태양은 완전히 지평선을 넘어가 검은 밤하늘이 보이는 이 지점에서.
에메랄드 색의 별빛의 검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빛이 검을 향해 쏟아져내리는 지금.
나는 별빛의 검을 들어 올렸다.
은하수를 가르는 목룡의 위에서.
“알테이어.”
신성제국의 시조이자, 초월자로써 이 세계를 다스리던 존재.
그가 어째서 죽었는지 나는 모른다.
초월자가 죽는다는 것 자체가 분명 생소한 일이기에.
어떤 사고에 휘말린 걸 수도 있고, 부패의 마족이 그를 죽인 걸지도 모른다.
그게 이 신성 제국에 신이 없던 이유다.
“너도 고통스럽겠지.”
나는 머리 위로 검을 들어 올렸다.
검끝에서 퍼져나오는 마력이 반짝이며 흘러간다.
『 ‘절대 스킬 재현의 명약’에 의해 습득한 스킬을 사용하시겠습니까? 』
『 습득한 기술은 1회 사용시 사라집니다. 』
미래의 나에게 받았던 이 기술을 드디어 사용할 차례다.
콰아아아—!
막대한 양의 마력이 검에서 뿜어 나왔다.
“크으윽······.”
15레벨의 일자베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무게감이다. 밀도 높은 마력에 의해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할 정도다.
검을 쥔 내 손 위로 핏줄이 솟아오른다. 팔이 끊어질 것 같은 격통이 전신을 지배했다. 그럼에도 나는 검을 놓지 않았다.
투콰앙! 콰앙!
주변의 마기 구체에서 생성된 수 백 발의 마기 탄환이 목룡을 덮쳤다.
몸을 비트는 오르티마에게서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검을 휘두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런 걸······. 나보고 쓰라고 줬단 말이냐.’
미래의 나도 어지간히 미친 놈이다.
몸이 부숴져 내릴 것 같다. 실제로 역류하는 마력 때문에 몸 곳곳이 멍과 피로 가득 들어차고 있다.
드드득.
나는 끊어질 것 같은 팔을 억지로 움직였다.
많이도 필요 없다.
단 한 번만 베어내면 된다.
저 초월체를 향해서 딱 한 번 먹여주기만 하면 되는데······.
‘젠장······.’
눈 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어디서 흘러나온 건지 모를 피와 땀이 시야를 완전히 방해한다.
울컥.
입가에서 비릿한 피가 솟아나왔다.
한계에 다다른 몸이지만, 여기서 휘두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하지만 안간힘을 다해도 휘둘러지지 않는다.
검이 무거운 쇳덩이가 된 것처럼 꿈쩍도 않는다.
“빌어먹을······!”
그때였다.
뀨우!
방패로 변해 있던 오르티마가 내 팔에 꽉 달라 붙었다. 녀석은 넓게 퍼져서 내 팔을 지탱했다.
내가 스킬을 마저 사용할 수 있도록.
오르티마의 도움은 결정적이었다.
“······!”
방금 그걸로 부족하던 1%가 채워졌다.
‘잘했다, 오르티마.’
도저히 움직일 것 같지 않던 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한계를 뛰어 넘은 지금은 도달할 수조차 없는 경지의 스킬이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
눈을 제대로 뜰 수조차 없는 압도적인 광휘.
지금의 내게는 똑바로 바라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궁극의 비기.
여지껏 없던 강대한 빛이 나와 오르티마를 집어 삼켰다.
그 눈부시게 밝은 빛 속에서 나는 보았다.
『 에픽급 스킬 ‘차원베기’를 발휘합니다. 』
이 세계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무한하게 뻗어나가는 한 줄기의 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