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20
20화 VIP(1)
『 D등급의 최대 레벨인 ’40’ 을 달성하셨습니다. 』
『 한계 돌파 퀘스트를 받습니다. 』
레벨이 잠기는 대신 새로운 퀘스트가 생겨난다.
특성 ‘무재조정:한계돌파’의 효과였다.
잠시 레벨업을 할 수 없지만, 목표만 달성할 수 있다면 그 보상은 막대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 한계 돌파 퀘스트 』
– 목표 : 마기의 원천 회수 ( 0 / 3 )
– 클리어 보상 : 레벨당 능력치 증가량 1.3배, 지정 스킬 한계 레벨 2증가, 인과역전 상점 NEW 카테고리 개방, 특성 무재조정 신(新) 특수효과 개방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진짜 미쳤네.’
보상은 이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그러나 하나 같이 좋은 보상이란 건 변함 없다. 심지어 무재조정의 새로운 특수효과가 생긴단다.
‘무재조정의 새로운 효과라······. 기대되는 걸.’
이게 고작 D등급 한계 돌파 퀘스트라니.
‘나중에 가면 대체 어떤 보상을 주려고 이러는 건지.’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목표다. 보상을 받기 위해선 목표를 달성해야 하니까.
– 목표 : 마기의 원천 회수 ( 0 / 3 )
‘마기의 원천이라.’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우연 치고는 너무 정확해.’
퀘스트의 달성 목표는 내가 하려던 일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시스템은 무언가를 알고 내게 이런 퀘스트를 내주는 것인가. 아니면 내 의지가 시스템을 통해 나타나는 것인가.
나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고 고민하다 결론을 내렸다.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그 답을 지금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내게 도움이 된다는 거다.
‘나야 좋지. 하려던 걸 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
마족도 막고, 보상도 받고 일석이조다.
마기의 원천.
이건 마족들의 성물이다. 고농도의 마기가 압축되어 있는 아이템이라고 보면 된다.
‘이걸 모아서 전부 폐기시켜야 한다.’
현시점에서 마족들 전부가 이쪽 세계로 쳐들어오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의 환경이 마계와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건 마력, 놈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 마기.’
마기가 없는 세계에서 마족들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고위 마족은 예외다. 놈들은 체내에 마기를 쌓아 둘 수 있으니까.
이 세계에 마기가 충분히 퍼지면 그때부터 마족들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계에 마기를 퍼뜨리기 위한 마족들의 작전.
나는 회귀 전에 들었던 이야기의 한 단락을 떠올렸다.
술에 거나하게 취한 사내는 떠벌리듯 말했었다.
– 침략이 갑자기 일어났다고? 모르는 놈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 근데 그게 아니야.
– 마족 놈들은 우리 인류가 눈치 채기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던거야.
– 프로젝트 마기, 마족 놈들은 그렇게 불렀더라고.
반쯤 취해서 한 말이었지만 신뢰도는 높았다. 마족의 편에 섰었던 배신자가 한 말이라서.
– 나는 진짜 몰랐어. 마족 이 개같은 새끼들 인간을 싹다 죽여버리려고 줄은, 정말 몰랐단 말이야······.
후회하듯 중얼거리는 놈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그 죄책감 때문인지 입에 술을 달고 살았다. 그때만해도 술 같은 기호품이 남아 있을 때였다.
–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이젠 다신 배신 안한다니까! 정말로!
근데 하도 입이 가벼운 탓에 영웅들이 끌고 가버렸다. 사람들한테 공포를 조장한다는 이유였다.
하여튼 결론은 내가 마족들의 본격적인 침략 준비를 막아야 한다는 것.
‘프로젝트 : 마기’
이게 시작되는 걸 막으려면, 내가 가장 먼저 마기의 원천을 손에 넣고 파기해야 했다.
지금의 내 수준에서 마기의 원천을 전부 회수하는 게 가능한가?
‘아쉽지만 내가 막을 수 있는 건 대한민국까지다.’
이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전부 막는 건 힘들다.
알려주는 것도 곤란하다. 고래고래 위험하다고 소리쳐도 미치광이 취급 받다가 마족한테 암살 당하고 끝나겠지.
‘우선은 한국만 막자.’
이것조차 성공할지 어떨지는 미지수.
나는 곰곰히 그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 뒤 확신할 수 있었다.
‘······해볼만 하겠어.’
인간 세계에 숨어든 마족들이라고 해서,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고 마계의 도래를 외치고 다니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 틈에 숨어 헌터를 가장하고 살아간다.
놈들은 지능적이다.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힘을 아끼며 숨어 지낼 줄 알았다.
바꿔 말하면 아직은 놈들이 인류의 눈치를 볼 때라는 것. 특히 한국처럼 땅덩어리가 좁은 곳에선 더더욱.
‘그 틈을 노려서 전부 파기한다.’
목표는 정해졌다. 이제 준비만 제대로 하면 된다.
‘그 전에.’
아직 중요한 이벤트가 남아 있었다.
‘이걸 잊을 순 없지.’
나는 아직 살피지 않은 메시지 창을 눌렀다.
『 ‘무재조정:한계돌파’의 효과로 아이템을 보급 받습니다. 』
레벨의 한계치에 도달 할 때마다 받는 아이템.
F급에 받았던 무기가 ‘영혼 포식자’였다. 엄청나게 잘 쓰고 있었다.
그 무기가 아니었다면 성장의 마족 처치는 어림도 없었을 거다.
그러면 과연 이번에는 무엇을 줄 것인가?
심장이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군침이 돌 정도다.
‘스읍, 과연 무슨 아이템일까.’
샤아아—!
기대하는 내 앞으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아이템의 정체를 확인한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창?’
새롭게 나타난 아이템은 창이었다.
『 아이템 정보 』
– 이름 : 회수의 창
– 등급 : 유니크
– 능력치 : 공격력 45
– 기능 : 회수 Lv.5 관통 Lv.5
‘오······.’
겉보기엔 별 다를 게 없는 창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창대의 끝에 날카로운 쇠붙이가 달린 평범한 창.
하지만 거기에 달린 스킬이 심상치가 않다.
‘회수랑 관통이라. 미쳤네.’
그것도 레벨이 각각 5다.
‘확실한 건 직접 사용 해봐야겠지만.’
수납 Lv.3의 일반 마법 가방 하나가 5400만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 창의 가치는 그보다 훨씬 뛰어나다. 최소 집 한 채 값은 나오지 않을까.
겸사겸사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을 잡고 슥슥 휘둘러봤다. 내가 봐도 어설픈 모양새였다.
‘역시 창을 쓰는 방법은 잘 모르겠네.’
그래서 그런지 창술 스킬이 새로 생겨나진 않았다. 근데 그냥 멀리서 던지기만 해도 회수 스킬이 붙어 있어 쓸모가 많아 보인다.
‘보조 무기로 유용하게 쓸 수 있겠어.’
주무기로 사용하긴 어렵다. 내 주력 기술인 일자베기는 검으로만 구현할 수 있으니까.
‘내일 훈련 센터에 가서 성능을 확실하게 테스트 해봐야겠다.’
나는 창을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 놓고 잠자리에 누웠다.
일주일간 특별한 예정은 없다. 소속된 길드가 없는 마당에 게이트를 공략하러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위 게이트에선 어영부영 넘어가줬지만, 게이트 등급이 높아질수록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관리되는 편이다.
길드의 안전과 수입에 직결되는 문제인지라.
그렇다고 마냥 놀 순 없었다.
마기의 원천을 찾으려면 몇 가지 준비가 선행 되어야 했으니까.
‘앞으로를 대비해서 스킬 레벨을 올려놔야겠어.’
백묵과의 연락이 닿을 때까지진내가 가진 스킬을 갈고 닦아야 한다.
‘빨리 강해져서 마족 놈들 전부 족쳐야 두 다리 뻗고 자지······.’
채굴을 열심히해서 그런가, 나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 * *
다음날.
나는 아침 일찍부터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바깥을 보니 아직 해가 뜨지도 않았다.
평생 일어나본 적 없는 시간대였다.
그런데도 몸과 정신이 개운함을 넘어 상쾌하다. 졸리다는 느낌이나 찌뿌둥한 기운이 일절 없다.
‘새로 얻은 정신력 스킬 때문인가.’
확실히 어제 아침과는 다른 느낌. 어렴풋한 활력마저 느껴진다.
정신력과 자연 회복 스킬까지 합쳐지니 자연스레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어색하네. 내가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이 아닌데.’
그래도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단 건 좋은 일이다. 남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수련해서 스킬 레벨을 올려야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먼저 근처 매입소에 들러 마정석을 200만원어치 팔았다. 그 정도는 추적을 당할 일도 없다. 용산보단 좀 덜 쳐주지만 시간이 금이니까.
이어서 버스를 타고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헌터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했다.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헌터들이 이용하는 시설답게 건물도 휘황찬란하다. 웬만한 종합시설 못지 않은 크기다.
이른 아침부터 여러 헌터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나는 감격스런 마음이었다.
‘내가 여기에 오게 될 줄이야.’
여기엔 헌터에게 맞춤화 된 훈련 장비가 가득하다. 헌터는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존재기에 일반적인 장비로는 기초적인 훈련도 힘들다.
여긴 그런 헌터들의 훈련을 가능케 해주는 곳이다.
물론 그 비용이 상당하다. 나 같은 F급 헌터는 발을 들일 엄두도 못내던 곳이었다보면 된다. 물론 이젠 다르지만.
“어디보자.”
감격스런 마음으로 발을 뻗는데, 뒤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끼이익.
웬 스포츠카 한 대가 급정거를 하더니 순식간에 멈춰섰다. 차문이 열리고, 훤칠한 남자 하나가 걸어 나왔다.
그는 나를 보며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스승님! 이런 곳에서 다 뵙네요! 역시 사제지간의 연이란 대단한 건가봐요.”
미래에 검성이 될 신태양이었다. 녀석은 밝은 얼굴로 꾸벅 인사를 했다. 나는 잠시 신태양과 스포츠카를 번갈아 쳐다봤다.
‘길드에서 돈 많이 받았나보네.’
묻지도 않았는데, 녀석이 술술 말한다.
“저거요? 길드 계약금으로 하나 질렀습니다. 역시, 스타 헌터하면 스포츠카니까요. 주차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여기 발레파킹해주거든요. 으하하.”
“어디 길드.”
“아, 제가 길드에 들어갔다는 걸 먼저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수호 길드요. 저한테 와달라고 얼마나 극성이던지.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수호 길드.
대한민국 3대 길드 중 하나였다.
‘돈 많이 받을만 했네.’
한편으로는 안심했다. 이 점은 과거와 같았다. 내 개입이 있었음에도 신태양은 이전과 같은 수호 길드에 들어갔다.
수호자의 검, 은빛의 날개, 오성(五星).
현 대한민국에선 이렇게 세 개의 길드가 최상위 길드로써 군림한다. 수호자의 검, 줄여서 수호 길드에선 검성의 재능을 잘 알아본 거다.
“여기서 이럴게 아니네요. 들어가시죠, 스승님.”
“잠깐.”
“네?”
“스승이라고 부르지마라.”
“왜요?”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오히려 내가 묻고 싶다. 내가 무슨 스승이냐. 고작 일자베기 스킬 하나 신태양을 뛰어넘었을 뿐이다.
과거의 검성 신태양에게는 중요한 스킬이 맞지만, 지금 이 시점에선 본인도 그 잠재력을 모르고 있었을텐데.
괜한 어그로가 끌린다. 어디 듣보잡 헌터였으면 몰라도 이 놈은 나중에 검성이 될 자질까지 가졌다.
그리고 외관상으론 나이 차이도 얼마 안나는구만. 스승은 무슨 스승.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부르지말라면 부르지마.”
“윽, 그러면 뭐라고 부르면 좋죠?”
“형······. 아니다. 평범하게 불러 평범하게.”
“이지한씨? 이것도 좀······.”
나는 신태양과 함께 센터 로비로 입장했다. 처음 와보는 장소에 입이 살짝 벌어진다. 여느 호텔 로비 못지 않게 고급스럽다.
“어서오세요. 어떤 방에서 훈련하시겠습니까?”
로비에 있는 직원이 친절한 표정으로 묻는다.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뒤쪽의 화면으로 가격표가 보인다.
‘얼마나 하나 보자.’
트레이닝 룸은 A랭크부터 SSS랭크까지 있다. 여기에 붙은 랭크는 그냥 기분 좋으라고 붙인 이름일 뿐, 실제 헌터 등급과는 상관 없다.
트레이닝 룸의 설비 차이일 뿐이다.
제일 낮은 A랭크가 1회 50만원.
가장 높은 SSS랭크가 1회 500만원이다.
한 번 들어가면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기는 하다만.
‘가격이 정상은 아니네.’
마정석을 조금 팔고 남은 돈이 200만원 뿐이다. 아니, 1억이 있어도 SSS랭크는 못 가겠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은 자기네 길드 놔두고 왜 여기에 온거지?’
분명 대형 길드에 가입했을텐데.
내가 의뭉스런 눈빛으로 슬쩍 보자, 신태양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인다.
“아, 저희 길드 그러니까, 수호 길드 트레이닝 센터가 당분간 리모델링 중이거든요. 길드에서도 외부 트레이닝 센터를 이용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거였다.
대형 길드의 경우는 대부분 트레이닝 룸이 완비되어 있다. 그런 게 없는 중소형 길드는 이런 식으로 따로 센터를 방문해 훈련을 한다. 그게 더 싸게 먹힌다나.
신태양이 여기에 있는 이유는 알았다.
이제 각자 갈 길 가면 되겠구나 싶은 때였다.
신태양이 손에 든 카드를 자연스레 직원에게 내밀었다.
“VIP룸으로 주세요.”
가격표에도 없는 등급을 부른다. 직원이 카드를 확인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네, 알겠습니다. 수호 길드분이시군요. 비용은 삼천만 원입니다. 두 분이서 사용하시는 건가요?”
삼천만 원.
하루 쓰는데 삼천만 원이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가격이지만······.
S랭크 이상 되는 헌터라면 개인적으로도 쓸만 하다.
대형 길드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신태양이 든 카드도 길드에서 받은 거겠지.
가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신태양이 나를 쳐다본다.
“저랑 가실거죠? 물론 비용은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응?”
같이 가자고 할 줄은 몰랐다.
‘으음······.’
잠시 고민하는 척 눈을 감았다.
궁금했다. 삼천만원짜리 VIP 트레이닝 룸은 얼마나 좋을지. VIP룸이면 일반 헌터는 이용도 못하는 곳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 공짜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썅, 삼천만원짜리를 어떻게 거절해.
나는 짐짓 근엄한 투로 말했다.
“그래, 제자야. 가보자.”
잠시 멍하니 날보던 신태양이 뒤늦게 입을 열었다.
“어······.”
“뭐해. 안내해.”
“이, 이쪽으로 가시죠. 스승님.”
내가 언제 공짜 VIP룸을 이용해 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