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200
200화 세계를 가르는 하나의 선(2)
신성 제국의 수도는 완전히 멸망 직전이었다.
직속 성기사단을 이끌고 황성에 도착한 황제는 절망했다.
황성의 절반은 무너져내려 형체도 알 수 없었다. 깔려 죽은 사람이 몇인지, 누가 살아남았는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큭, 교단의 원로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 사태를 진정시키고 수도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병력을 투입했어야 하건만.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었다.
황성에서 기어나온 성기사단장 하나가 부상 입은 채로 황제에게 보고 했다.
“화, 황제 폐하. 원로들은 이미 수도를 떠났습니다. 미처 떠나지 못한 자들은 교단의 지하에······.”
예상은 했지만 모든 걸 다 내팽겨치고 도망갔을 줄이야.
신성 제국은 정말 제대로 썩어 빠졌구나.
그리 말하는 자신도 떳떳하지 못하다는 게 씁쓸할 따름이었다.
쿠구구구······!
황제는 근처의 부서진 바위에 걸터앉았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장소에 올랐건만, 새빨간 하늘과 저 멀리의 산맥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하나 보인다.
기괴하고 끔찍한 모습의 거인.
거인이라는 이름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크기다. 이곳에서도 얼굴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얼굴 하나가 떠오른다.
신성 제국에 전해져 내려오는 얼굴.
알테이어?
주신 알테이어?
정말 그가 우리를 멸하고자 한단 말인가.
‘성녀의 예언, 아니 정말 그 이방인의 말대로군.’
알테이어의 유해 같은 건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였다.
“폐, 폐하. 이곳은 위험합니다. 저희도 교단의 지하로 대피를······.”
“옥체를 보존하소서. 한시라도 빨리······.”
“닥쳐라.”
황제의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성기사들의 발언을 잠재웠다.
대피? 그런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신성 제국은 이제 끝났다.
성녀의 예언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황제 자신의 잘못이었다.
주신은 죽었다.
하지만 마족에 의해 살아나 이 세계를 멸하려 하고 있었다.
전설 속의 삼인방처럼.
단죄일 수도 있고, 천벌일 수도 있지만······.
“······!”
황제의 시야에 황궁의 잔해에 깔린 팔 하나가 들어왔다.
황제는 잔해로 다가가 신성력을 발휘했다.
신성주괴가 들어간 잔해는, 황제가 안간힘을 쓰고나서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쿠구궁.
손이 까지고 피가 흘러나왔지만 그는 개의치 않은 채 잔해를 치웠다.
그렇게 구한 여기사는 죽어 있었다.
“······.”
뭐, 황제의 권력이라든가.
교단의 견제에게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라든가.
애당초 신성 제국이 없으면 대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결코 이런 결말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제국의 성기사들이여. 백성들을 구해라.”
그러나, 성기사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황제 폐하. 지금은 대피하셔야 할 때입니다.”
그들의 귀에는 도시의 비명이 들리지 않는 듯했다.
멸망해가는 도시.
그 안에서 제국을 구하고자 하는 이는 없다.
황제의 결단은 너무 뒤늦은 선택이었다.
“내 말이 들리지 않는가? 지금 당장 백성들을 구하러 가지 않으면······.”
“저, 저기······!”
황제가 호통치려는 찰나.
성기사들 중 하나가 손가락으로 전방을 가리켰다.
도시의 곳곳에서 황금빛 기둥이 솟아나고 있었다.
기둥에서 나타난 빛은 도시 전역으로 흘러들어 언데드들을 향했다.
쿠우웅!
절대 신성에 당한 바실리스크 아종의 언데드가 반쯤 남은 몸뚱이를 바닥에 눕혔다.
몽둥이를 들고 건물을 부수던 트롤의 언데드도 절대 신성에 의해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러한 일이 도시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쿠우우우웅······!
황제의 머리 위로 남아 있던 황성의 잔해가 떨어져내렸다.
“!”
“폐하!”
“위험합니다!”
황제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앞서 너무 많은 신성력을 소모했다.
피하기엔 너무 늦었다.
‘이렇게 끝인가.’
커다란 신성 벽이 그대로 낙하하려는 찰나.
우우웅—!
보랏빛 기운이 벽을 공중에 띄웠다.
이윽고,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성녀와 윤서현이 걸어나왔다.
“······이 사람을 구하는 게 맞아요?”
“네, 이 혼돈이 끝났을 때. 제국의 황제가 분명 도움이 될거에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윤서현이 손에 쥔 에픽 아이템들이 강렬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서, 성녀······.”
황제는 물론 성기사들이 굳어졌다. 그들이 죽이려했던 성녀가 눈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예언대로 세계가 무너지는 지금.
그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성녀는 그런 성기사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다들 정신차리세요. 신성 제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이 세계를 구할 희망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성녀의 눈은 한없이 진지했다.
“희, 희망이라니.”
“알테이어가 우리를 버렸소! 대체 뭘 믿고······.”
성녀는 그들을 지나서 걸어왔다.
이어서 주저 앉은 황제를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신이 우리를 버렸더라도 이곳이 우리의 세계라는 건 변치 않아요. 적어도 최선은 다해봐야죠. ”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손 내민 성녀와 주저 앉은 황제의 뒤편으로.
아니, 그것보다 아득히 더 먼 장소에서.
거대한 섬광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산맥부터 눈에 보이는 지형 전체를 뒤덮는 강렬한 빛이 그들을 덮쳐왔다. 충격파가 평야에서 도시 전체에 이르기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공간장벽을 펼친 윤서현이 힘겹게 고개를 들어 올렸다.
‘지한씨가······. 이긴건가······?’
새하얀 광휘 속에서 끝없이 뻗어나가는 한줄기의 선.
틀림없이 지금까지 이지한이 만들어냈던 그 선이었다.
* * *
나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무재조정, 경험치 10만 배.
이계 규율 칭호의 경험치 배율 5배.
도합 50만 배.
이 비상식적인 경험치 속에서.
미래의 내가 얼마나 강한지 나는 똑바로 알지 못했다.
그의 경험이 기억으로는 남아 있지만 제대로 된 체험으로 남아있지 않은 탓일 거다.
그가 내게 준 차원베기.
미래의 내가 가지고 있던 힘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시전자인 나조차 그 힘에 휘말릴 정도로.
초월자 알테이어.
대적할 길 없어보이던 초월체가 서서히 부숴져 내리고 있다.
그 뒤에 보이던 붉은 하늘도, 검은 마기의 먹구름도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차원베기로 녀석을 데려 온 건가······.’
그것조차 추측에 불과하다.
무한하게 펼쳐진 새하얀 백색의 공간 위, 알테이어는 무너져내리고 있다.
위와 아래로 정확히 반으로 나뉜 녀석은 그렇게 흩어져 간다.
【 그어어어어······. 】
놈의 단말마에서 뿜어져 나오는 격과 마기.
나는 그것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바라보는 것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손 하나 까딱할 수가 없군.’
나는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고 있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로 계속해서 떨어진다.
【 으어어어어어——! 】
기괴한 괴성이 다시 한 번 귓가를 두드렸다.
‘그걸 맞고도 소리 지를 힘이 남아 있나······.’
초월자의 언데드다운 징한 생명력이다.
녀석이 부활하는 게 아닌가, 잠시 걱정했지만.
그럴 염려는 없어보였다.
『 ‘초월급 퀘스트 : 첫번째 길’을 달성하셨습니다. 』
내 손목에 있는 검은 팔찌에서 황금빛 기류가 형성 되고 있었다.
『 달성 조건 : 초월에 다가선 존재 처치 1 / 1 』
0이었던 숫자가 1로 올라갔다.
알테이어에게 승리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 이계 규율이 보상 정산에 필요한 인과를 조정합니다. 』
『 인과 조정에 필요한 시간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
미래는 확실하게 바뀌고 있다.
내가 거쳐야 할 수 백, 수 천 개의 세계를 거치지 않고도.
나는 부패의 마족이 거느린 초월체를 쓰러뜨렸다.
『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업적! 』
『 이계 규율이 해당 업적에 대한 보상을 정산 중에 있습니다. 』
뭐가 되었든 간에, 빨리 내놔라.
지금 상황이 그다지 좋진 않거든.
고오오오오······.
놈의 중심부에서 블랙홀과 같은 검은 구체가 생겨났다.
초월체의 소멸.
그건 간단히 정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나의 세계를 구성하던 인과가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것.
주신 알테이어가 만들어 온 역사와 세월.
그 모든 게 하나의 무(無)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쿠구구구구······!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인력이 알테이어 본인의 초월체를 차츰차츰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차원베기와 함께 넘어왔던 본 와이번들의 잔해도 전부 블랙홀에 의해 집어 삼켜지고 있다. 주변의 땅을 구성하고 있던 대지가 그대로 빨려 들어간다.
초월체가 전부 소멸하기까지 저 블랙홀은 사라지지 않을 거다.
차원베기 덕분에 신성 마법계의 피해는 덜하다는 게 그나마의 위안이었다.
‘······.’
문제는 이대로라면 나도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
나는 아직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움직여라······.’
힘을 쥐어짜서 움직이려고 해도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 기존의 일자베기와는 차원이 다른 반동이다.
쿠우우우······!
그런 내 뒤쪽에서 굉음이 들려 왔다.
새하얀 공간을 가로질러 무언가가 날아 오고 있었다.
뀨우우—.
여전한 울음소리의 주인공은 오르티마였다.
“그래, 잘했다.”
목룡으로 변한 오르티마가 나를 머리 위에 태웠다.
나는 축 늘어진 채로 녀석에게 착 달라붙었다.
‘여기까지는 예정대로인데.’
목룡이 블랙홀의 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
고오오오오······.
그러나 인력이 너무 강하다.
이미 블랙홀의 근처로 너무 많이 들어 온 탓일까.
목룡은 전혀 나아가질 못하고 있었다.
‘아직은 괜찮다.’
차원베기의 충격과 함께 튕겨져 나갔던 다른 한 마리의 오르티마가 급하게 날아왔다. 마찬가지로 목룡의 모습이었다.
뀨우우우우——!
뀨우우우우——!
몸을 겹친 두 마리의 목룡이 일제히 인력을 거슬러 날아 올랐다. 블랙홀의 인력 또한 계속해서 거세진다.
쿠웅, 쿵!
아직 빨려들어가지 않은 초월체의 일부가 목룡 두 마리와 계속해서 부딪혔다. 조금이라도 중심을 잃으면 그대로 빨려나가고 만다.
‘그래도 이대로라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다.
그리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그어어어!
으어어어!
조각난 초월체의 시체 속에서 언데드들이 나타났다. 많은 수가 이미 블랙홀로 빨려 들어갔음에도 살아남은 몇몇의 녀석들이 목룡을 향해 달려 들었다.
힘이 완전히 빠진 내가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부패의 마족······. 초월체의 패배까지 예상한 건가?’
미래가 변화했다.
녀석은 초월체의 내부에 언데드를 숨겼다.
내가 아는 미래에선 사용하지 않았던 방법이다.
검의 마족을 움직여 부패의 마족을 한 번 죽인 탓인가.
으어어어!
다섯 마리의 상위 언데드가 목룡의 꼬리 부분에 간신히 올라탔다. 그 과정에서 착지에 실패한 몇 마리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갔지만, 놈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콰앙! 콰악!
놈들의 공격이 목룡에게 꽂히기 시작했다. 단단한 목룡의 방어력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의 공격은 유의미하다.
자그마한 틈만 있다면, 오르티마가 그대로 블랙홀에 곤두박질칠테니까.
“힘내라······.”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였다.
마력도, 체력도, 기력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차원 베기의 반동이 포션을 마신다고 해도 회복될지 모르겠다.
콰아앙!
상위 언데드의 참격이 목룡의 신체를 일부 잘라냈다. 나아가던 목룡 한 마리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크으윽!”
두 마리가 내던 추진력이 힘을 잃으며 블랙홀이 크게 우리를 끌어당겼다. 목룡 두 마리의 진형이 무너지는 순간.
“!”
나는 목룡에서 떨어져 나갔다.
내부를 가늠할 수 없는 무한한 암흑이 나를 급속도로 끌어당겼다. 백색 공간을 부유하는 무수한 잔해물들과 함께 나는 심연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그 속도는 계속해서 빨라진다.
저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무수한 차원을 넘나든 미래의 내가 얻은 단편적인 지식에 의하면.
저 너머에 존재하는 건 영원한 소멸 뿐이다.
그러니까, 살기 위해선 발버둥쳐야 했다.
콰아아아아——!
빨려들어가는 부유물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인력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해졌다.
블랙홀의 근처에 도달했단 의미였다.
‘움직여라······. 움직여······.’
지금쯤이면 움직일 때도 되었잖아.
그 간절함이 닿은 걸까.
까딱!
손 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서 손 전체가 차츰차츰 움직인다. 팔 하나를 간신히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구출의 가능성은 없다.’
엘리스는 내 미래를 완벽히 예지할 수 없고.
윤서현 헌터의 힘으론 아직 차원을 넘지 못한다.
유일하게 차원 조작이 가능한 레온도 나를 구해줄만큼의 능력은 없다.
무엇보다 그들은 신성 제국의 수도를 지켜야 한다.
‘그래도 아직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나는 회복 된 한쪽 팔을 이용해 인벤토리에서 구체 하나를 꺼내들었다.
차원 격리의 구.
예언의 마족을 가두는데 썼던 바로 그 에픽 아이템.
‘도박이지만······.’
격리 차원 안에 나를 가둔다.
그 방법 밖에는 없었다.
“뀨우우우——!”
두 마리의 오르티마가 나를 향해 뛰어 들었다.
녀석들은 슬라임 형태로 내게 딱 달라붙었다.
해보는 수밖에 없다.
강한 인력에 의해, 초월체의 시체의 잔여물이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백색의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하다.
‘통해라.’
손에 쥔 구체에 얼마 안 남은 마력을 끌어 모아 불어넣으려는 그 순간.
파아아아——!
내 팔찌에서 방대한 양의 빛이 방출되었다.
『 이계 규율에 의한 인과의 조정이 완료되었습니다. 』
『 ‘초월급 퀘스트 : 첫번째 길’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
초월급 퀘스트가 클리어 되었단 알림이었다.
‘지금······?’
『 보상 – 초월의 권리를 지급 받습니다. 』
『 보상 – 아카식 레코드에 대한 접근 권한을 지급 받습니다. 』
하지만, 내 앞에 떠오른 하나의 메시지 창.
이것만큼은 달랐다.
『 차원 이탈을 통해 아카식 레코드에 접근하시겠습니까? 』
– YES / NO
‘큭!’
진작에 나왔으면 어디 덧나는가.
자연스레 불평이 나왔지만 생각할 것도 없다.
당연히 YES다.
콰아아아아——!
더없이 거세진 블랙홀의 인력이 내 팔마저 잡아당기고 있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이 아슬아슬하게 시스템 창에 닿지 않는다.
“뀨우우우!”
두 마리의 오르티마가 다시 한 번 내 팔을 감쌌다.
‘닿아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의 끝이 가까스로 메시지창을 터치했다.
『 아카식 레코드가 사용자의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
『 해당 차원을 이탈합니다. 』
샤아아아아······.
터치와 동시에,
나를 둘러싼 광경이 일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초월체의 시체와 블랙홀에 의해 깜깜했던 배경이 커텐처럼 걷어졌다.
몸을 지배하던 거센 인력 또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사라졌다.
귀를 먹먹하게 하던 굉음도, 초월체의 시체에서 쏟아지던 마기의 압박도 전부 없어졌다.
주변으로 한없이 고요한 침묵이 내려 앉았다.
‘후우······.’
안전을 확인하자 강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이번에는 정말 위험했다.
나뿐만 아니라, 오르티마까지 사라질 뻔했으니.
그래도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 어서오세요, 다중 차원의 모든 지식이 기록된 무한의 서고에. 』
담담히 메시지를 출력하는 아카식 레코드.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