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100 thousand reincarnation he became a transcendent hunter RAW novel - Chapter 207
207화 SSS급 게이트(2)
투두두두두······.
뉴욕 센트럴 파크의 상공.
사전에 허가된 헬리콥터만이 그 위를 비행할 수 있었다.
헬기에 타고 있는 인물은 다름 백묵과 헨드릭스였다.
“은빛의 날개 길드장한테는 완전히 당했네요. 지한씨는 딱히 숨어 있던 게 아니었어요. 이 세계에 없었을 뿐이죠.”
“이 세계에 없었다고요······? 공략 중이었다는 겁니까.”
“그런게 있어요.”
“······. 근데, 저는 왜 여기에 온 겁니까?”
헨드릭스가 한숨과 함께 지상을 내려다 보았다.
일류 헌터들이 잔뜩 모여 있는 천막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SSS급 게이트를 공략하기 위한 인류의 결사대나 마찬가지였다.
아래를 한참 내려다보던 백묵이 입을 열었다.
“헨드릭스씨가 제게 갚아야 할 빚이 얼마였죠?”
“540억입니다······.”
타인의 재능을 알아보는 헌터 헨드릭스.
도박광인 그는 연이은 백묵과의 내기에서 패배를 거듭했다.
그렇게 빚이 늘어난 결과가 이거였다. 애시당초 가지고 있던 빚도 있었고.
어쨌든 헨드릭스 덕에 백묵의 아카데미는 빠르게 발전했다. 벌써 아카데미 단독 S급 게이트 공략에 성공하기도 했고.
새로운 천재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백묵이 헨드릭스를 자신의 옆에 늘 데리고 다니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나타날 SSS급 게이트를 공략하지 못한다면.
그 천재들이 제대로 세계에 발을 디딜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빚을 변제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죠. 내기를 하자는 겁니다.”
그 말에 헨드릭스가 눈을 빛냈다. 내기라는 한마디를 듣자마자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
“뭐든지 좋습니다.”
“그러면······. 게이트 공략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로 하죠.”
“예?”
성공과 실패?
이 게이트는 반드시 성공으로 끝나야 하는 문제 아니었던가.
실패시, SSS급 게이트의 브레이크는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될 거다.
헨드릭스가 잠시 멍하니 있는 동안.
덜컥······!
헬기의 문이 열렸다. 바깥의 바람이 세차게 헬기 내부에 휘몰아쳤다.
자리에서 일어난 백묵이 헬기의 문을 잡은 채 지상을 내려다보았다.
“직접 내려다보고 확인해 주세요. 저는 실패에 걸겠습니다. 저는 인류의 멸망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인류의 멸망이라니?
헨드릭스는 그런 걸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헨드릭스가 헬기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형형색색의 빛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대단한 재능들이 모여있구만······.’
그러고보니, 재능을 살피는 능력을 얻은 이후로 처음이었다.
일류 헌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장소에 온 것은.
그러나 헨드릭스는 알고 있었다.
이들은 이미 자신의 재능을 남김없이 발휘하고 있는 자들.
그들의 불길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야 확신이 든다. 아카데미의 헌터들 중에 이들보다 대성할 자들이 꽤 있겠어.’
아카데미의 헌터들과 관련한 내기가 몇 개 있었기에 헨드릭스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이번에 할 내기는 SSS급 게이트를 공략할 수 있냐 없냐인가.’
이만큼많은 일류 헌터들이 있는데도 실패에 건 백묵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각자의 고유한 색을 찬란히 빛내는 그들을 보라.
특히 미국의 넥스트 길드.
그곳의 헌터들은 확실하게 눈에 띄었다.
세계 1위에는 이유가 있는 거다.
다른 상위권 길드들도 마찬가지였다.
어지간한 위기는 그들의 재능으로 극복이 가능하리라.
‘그러고보니 한국도 왔겠군.’
영국에 있던 자신을 구출(?)해 준 은빛의 날개도 여기에 있으리라.
‘음······?’
한국의 수호 길드와 오성 길드에 대해선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은빛의 날개를 향해 시선을 옮긴 헨드릭스가 그 자리에서 굳어졌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 정도차이가 있었단 말이야······?’
다른 곳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막대한 양의 빛이 은빛의 날개의 천막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배, 백묵씨. 저는······. 성공에 걸겠습니다.”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없던 그때에는 몰랐지만.
저곳에선 무언가 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게이트 따위는 아무래도 좋을 정도의 빛이다.
“······그런가요.”
조용히 그의 시선을 확인한 백묵의 입가에 모호한 미소가 맺혔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내기하는 걸로 하죠.”
* * *
SSS급 게이트 생성 1시간 전.
대한민국 3위, 오성 길드.
그들도 센트럴 파크에 천막을 세운 뒤, 게이트의 생성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
무거운 침묵이 길드원 전체에 가라앉아 있다.
꿀꺽.
“젠장······.”
길드원 중 하나가 나지막히 내뱉었다.
막상 시간이 되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였다.
‘돌아갈 수 있으려나.’
이번 공략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향후 10년 간은 등장 예정이 없을 거라던 SSS급 게이트가 갑자기 출현했다.
지난번 SS급 게이트 공략이 이례적이었을 뿐, 본래 신생 게이트의 공략은 사상자가 속출한다.
A급 게이트를 처음 공략하던 중국에선 수십 명의 헌터가 죽었다.
S급 게이트를 공략 한 미국에서마저 사망자가 존재했고.
하물며 때에 맞지 않는 SSS급 게이트다.
길드원 전부가 S급 헌터인 지금, 자살을 하러 들어가는거나 마찬가지였다.
“후우······.”
그가 길게 한숨을 내쉬는 순간, 동료 헌터가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야, 그래도 너무 긴장하지마. 길드장은 생각이 있는 것 같으니까.”
동료 헌터가 손짓한 방향에는 오성의 길드장 김민수가 있었다.
평범한 외양이지만, 김민수 길드장의 그 얼굴이 오늘만큼 안심되는 날도 없었다.
“······우리랑은 다르네.”
“그래,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그러니 우리도 조금은 긴장을 풀자고.”
실제로 김민수는 침착했다. 불안 한 점 없는 평온한 마음이었다.
어두워진 뉴욕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중얼거렸다.
“때가 왔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뒤집히는 변혁의 날.
기존의 인류는 대체 되고, 마족들이 새롭게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겠지.
단순한 문명의 붕괴가 아닌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되리라.
“기대되는군요.”
그의 옆으로 남자 하나가 다가왔다. 김민수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우연치 않게 얻게 된 든든한 부하였다.
“정말 기대됩니다.”
그 정체는 바로 김상욱.
인간임에도 마기를 다룰 줄 알고, 뒤에선 대한민국 빌런 조직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는 김상욱.
김민수에게 김상욱은 마족이란 비밀을 함께 간직한 동료나 다름 없었다.
흐뭇한 미소를 짓는 김민수와 달리, 김상욱은 죽을 맛이었다. 김민수를 따라 허허 웃고는 있었지만 그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인류의 배신자 김상욱.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감당 안 되는데.’
이지한의 명령으로 오성의 길드장 김민수의 최측근이 되었다. 이지한의 예상대로 그는 마족과 강한 커넥션을 가지고 있었다.
그를 따라다니다보니 다가올 미래에 대해 한층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 미래는 한마디로 말해 절망적.
‘큭, 이대로라면 지한님의 명령이고 뭐고 끝장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
그는 SSS급 게이트 속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인류가 넘어설 수 없는 적이 존재하고 있단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하긴, 하던대로 해야지.’
그럼에도 김상욱은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김민수의 옆에 섰다.
그것이 김상욱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자,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어쨌든 자신의 역할은 김민수를 감시하는 것이었으니까.
“기다리죠. 다가올 새로운 세계를.”
“그래, 그래야겠지.”
김민수는 만족스럽다는 듯 턱을 쓸어내렸다.
* * *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시각이 되었다.
콰아아아—!
강력한 마기의 구름이 센트럴 파크를 뒤덮었다.
일시적으로 근처의 하늘이 붉게 변할 정도였다.
전에 없던 불길한 기운을 뿜어내는 게이트 하나.
그 크기 또한 SS급의 두 배.
고개를 들어 올려봐야 끝이 보일 정도였다.
“크으으윽······.”
“크허억······.”
천막 근처에 있던 A급 이하의 헌터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마기의 농도 때문에 게이트에 다가서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이게 SSS급 게이트인건가. 거참 존재만으로 위압감이 장난아니구만.”
“탐사 헌터들에 의하면 내부의 크기가 짐작도 안 간답니다.”
선발대가 게이트 너머의 공간을 탐사하고 올 동안 대기였다.
게이트의 붕괴에 소요되는 시간 내부의 마수들의 종류까지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한 일련의 절차가 끝나고.
드디어 게이트 입장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게이트에 들어가는 건 미국의 ‘넥스트’ 길드.
명실상부 세계 1위 헌터.
그렉스가 가볍게 손을 흔들며 게이트로 나아갔다. 멀리 헬기와 빌딩 옥상에 올라 있는 취재진을 의식한 손짓이었다.
SSS급 게이트를 공략함에도 평소와 다름 없는 제스처.
다른 헌터들의 사기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래, 그렉스도 있는데 할만하지.”
“이 공략에 참가한 헌터들이 얼마나 많은데. 공략이 실패 할 리가 없잖아.”
“우리 차례다. 들어가자고.”
예정되어 있던 순서대로 각 국가의 길드들이 입장했다.
짧지 않은 행렬이 지나가고, 드디어 대한민국의 차례였다.
대한민국 1위가 된 은빛의 날개는 수호 길드보다 앞서 나간다.
“스승님! 별 일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이제야 인사드리네요! 진짜 스승님이 사라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심장이 내려 앉는 줄 알았습니다······.”
대한민국의 1위 은빛의 날개 후열에 있던 이지한은 수호 길드의 전열에 있던 신태양과 맞닿았다.
이 녀석은 한결 같다.
이지한이 희미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SS급 달성 축하한다.”
이제 신태양은 진짜 Lv.150을 넘긴 대한민국 최초의 SS급 헌터다.
기존의 리미트 해제를 통한 일시적 레벨 상승과는 결이 다르다.
“전부 스승님 덕입니다. 이번 공략이 끝나면 풀 코스로 다시 한 번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신태양이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지한은 잠시 신태양을 바라보다 물었다.
“······새로운 스킬이 있는데 배우고 싶냐?”
“스승님께서 직접 가르침을 주시는 건가요?”
“거절해도 된다. 널 좀 많이 때려야 될 것 같아서.”
미래에서 배운 기술.
태양류 검성의 힘.
“오히려 환영입니다. 강해질 수 있다면 상관 없습니다. 그 정도 각오는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냐······.”
거기까지 말한 이지한이 다시 뒤를 돌아 앞을 바라봤다.
폭력의 굴레는 역시 쉽게 끝낼 수 없는 건가.
그리 중얼거리면서.
“예, 폭력이요······?”
뒤쪽에서 신태양이 다시 물어왔지만 무시했다.
저 앞에 위풍당당하게 걸어가는 두 사람이 보였다.
이번 은빛의 날개 공략의 투톱은 ‘버서커 신아람’과 ‘붉은 혜성 천성호’다.
어느새 듬직해진 모습이다.
“형!”
앞쪽에서 뒤를 향해 손을 흔드는 천성호. 신아람도 수줍게 손을 들어 올렸다.
이지한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동안 그 둘 또한 많은 공략 경험을 쌓았다.
실질적으로 게이트를 공략하고 팀을 이끄는 일들이었다.
그들의 재능과 능력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둘이서 길드 전체를 이끌만큼의 역량이 있다는 게 윤지은의 판단이었다.
“윤서현 헌터. 미리 말했던 준비는 잘 되어 있습니까?”
“네, 아주 안전한 공간에 편안히 계세요.”
“그러면 됐습니다.”
“그보다 그 작전이라는 것 좀 자세히 설명해주면 안돼요?”
“별 거 없습니다. 자세한 건 들어가서 설명하죠.”
“작전? 나도 알려줘요!”
후열에 위치한 윤서현, 진세아, 엘리스. 거기에 더해 검의 마족까지.
이들은 이지한과 함께 움직일 특별 편성조였다.
‘준비는 완벽하다. 그 어떤 시간대보다, 나와 동료들의 힘은 강하다.’
은빛의 날개가 SSS급 게이트를 향해 발을 디뎠다.
『 SSS급 게이트에 입장하셨습니다. 』
『 열화 명계 : 죽은 자들의 땅 』
『 클리어 조건 : 부패의 마족 처치 0 / 1 』
붉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검은 땅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패의 마족이 작정을 했군.’
게이트에 달려 있는 클리어 조건이 부패의 마족 처치다.
시스템이 그를 목표로 인정하게 만들기 위해서 막대한 양의 대가를 지불했을 거다.
이지한의 입가가 슬쩍 올라갔다.
‘우리한테는 좋은 소식이지.’
SSS급 게이트 공략의 시작이다.